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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故事成語)

[고사성어(故事成語) 우둔(愚鈍) 47] 수주대토(守株待兎) - 선왕의 정치를 지금 시행하려는 것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by प्रज्ञा 2024.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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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힘을 들이지 않고 요행으로 일이 성취되기를 바라거나 되지도 않을 일을 공연히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춘추전국시대 송(宋)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다. 하루는 밭을 가는데 토끼 한 마리가 달려가다 밭 가운데 있는 그루터기에 머리를 들이받고 죽었다. 뜻하지 않게 토끼 한 마리를 잡은 농부는 다른 토끼도 그렇게 달려와 죽을 줄 알고 쟁기를 세워둔 채 그루터기만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루터기에 부딪쳐 죽는 토끼는 다시 나오지 않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밭에 가 보았지만 이미 잡초가 우거진 뒤였다. 결국 일 년 농사를 망친 농부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한비자》 오두편에 나오는 얘기다.

 

한비자(韓非子)는 요순(堯舜)을 이상으로 하는 왕도(王道) 정치는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수주대토(守株待兎)의 비유를 들었다.

 

유의어: 각주구검(刻舟求劍), 교주고슬(膠柱鼓瑟)

 

上古之世, 人民少而禽獸衆, 人民不勝禽獸蟲蛇. 有聖人作, 搆木爲巢以避群害, 而民悅之, 使王天下, 號之曰: ‘有巢氏.’ 民食果蓏蚌蛤, 腥臊惡臭而傷害腹胃, 民多疾病. 有聖人作, 鑽燧取火以化腥臊, 而民說之, 使王天下, 號之曰: ‘燧人氏.’ 中古之世, 天下大水, 而鯀ㆍ禹決瀆. 近古之世, 桀ㆍ紂暴亂, 而湯ㆍ武征伐. 今有搆木鑽燧於夏後氏之世者, 必爲鯀ㆍ禹笑矣; 有決瀆於殷ㆍ周之世者, 必爲湯ㆍ武笑矣. 然則今有美堯ㆍ舜ㆍ湯ㆍ武ㆍ禹之道於當今之世者, 必爲新聖笑矣. 是以聖人不期修古, 不法常可, 論世之事, 因爲之備. 宋人有耕田者, 田中有株, 兎走觸株, 折頸而死, 因釋其耒而守株, 冀復得兎, 兎不可復得, 而身爲宋國笑. 今欲以先王之政, 治當世之民, 皆守株之類也. 『한비자(韓非子)』 「오두(五蠹)」

상고 시대에(上古之世), 사람이 적고(人民少而) 동물이 많아서(禽獸衆), 사람들이(人民) 짐승과 벌레, 뱀을(禽獸蟲蛇) 이길 수 없었다(不勝). 성인이 일어남이 있어(有聖人作), 나무를 얽어(搆木) 집을 만들고(爲巢以) 여러 해로움을 피하게 하니(避群害, 而) 백성들이 좋아했고(民悅之), 천하에 왕 노릇 하도록 하고(使王天下), 불러 말하길(號之曰): ‘유소씨(有巢氏).’라고 했다.

사람들이(民) 나무 열매와 조개를 먹고(食果蓏蚌蛤), 비린내와 악취가 나고(腥臊惡臭而) 배와 위장을 상해서(傷害腹胃), 백성들에게(民) 질병이 많았다(多疾病). 성인이 일어남이 있어(有聖人作), 부싯돌로(鑽燧) 불을 얻어서(取火以) 날고기를 익히도록 하니(化腥臊, 而) 백성들이 좋아하고(民說之), 천하에 왕 노릇 하도록 하고(使王天下), 불러 말하길(號之曰): ‘수인씨(燧人氏).’라고 했다.

중고 시대에(中古之世), 천하에(天下) 큰 물난리가 나고(大水, 而) 곤과 우가(鯀ㆍ禹) 도랑을 뚫었다(決瀆). 근고 시대에(近古之世), 걸왕과 주왕이(桀紂) 난폭하게 굴자(暴亂, 而) 탕왕과 무왕이(湯武) 정벌했다(征伐). 지금(今) 하후씨의 세상에서(於夏後氏之世) 나무집을 짓고 부싯돌을 쓰는 사람이 있다면(有搆木鑽燧者), 반드시(必) 곤과 우가 비웃을 것이고(爲鯀禹笑矣); 은주 시대에(於殷周之世) 도랑을 뚫는 사람이 있다면(有決瀆者), 반드시(必) 탕왕과 무왕이 비웃을 것이다(爲湯武笑矣). 그렇다면(然則) 지금(今) 이 시대에(當今之世) 요임금과 순임금, 탕왕과 무왕, 우왕의 도를 아름답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有美堯舜湯武禹之道於者), 반드시(必) 새로운 성인이 비웃을 것이다(爲新聖笑矣). 이 때문에(是以) 성인은(聖人) 옛것을 닦기를 바라지 않고(不期修古), 늘 옳은 것을 본받지 않고(不法常可), 세상의 일을 논하고(論世之事), 그것에 따라(因) 대비를 한다(爲之備).

송나라 사람 가운데(宋人) 밭 가는 사람이 있어(有耕田者), 밭 가운데(田中) 그루터기가 있었는데(有株), 토끼가 달려와(兎走) 그루터기를 들이받고(觸株), 목이 꺾여 죽으니(折頸而死), 이에(因) 그 쟁기를 풀어놓고(釋其耒而) 그루터기를 지키며(守株), 다시(復) 토끼 얻기를 바랐지만(得兎), 토끼를(兎) 다시 얻지 못하고(不可復得, 而) 자신은(身) 송나라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爲宋國笑). 지금(今) 선왕의 정치로(以先王之政), 지금 백성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은(治當世之民), 모두(皆) 그루터기를 지키는 따위의 일이다(守株之類也).

 

* 腥臊(상조): 비린내. 곧 상스러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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