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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75] 구양수(歐陽修) 상주주금당기(相州晝錦堂記)

by प्रज्ञा 2025.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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仕宦而至將相, 富貴而歸故鄉, 此人情之所榮, 而今昔之所同也. 葢士方窮時, 困阨閭里, 庸人孺子, 皆得易而侮之. 若季子不禮於其嫂, 買臣見棄於其妻. 一旦高車駟馬, 旗旄導前, 而騎卒擁後, 夾道之人, 相與駢肩累迹, 瞻望咨嗟; 而所謂庸夫愚婦者, 奔走駭汗, 羞愧俯伏, 以自悔罪於車塵馬足之閒, 此一介之士, 得志於當時, 而意氣之盛, 昔人比之衣錦之榮者也. 

벼슬길에 올라(仕宦而) 장군과 재상에 이르고(至將相), 부귀하게 되어(富貴而) 고향에 돌아가는 것은(歸故鄉), 이것을(此) 사람의 정이(人情之) 영광스럽게 여기는 것은(所榮, 而) 지금이나 옛날이나(今昔之) 같은 것이다(所同也). 대개(葢) 사가(士) 바야흐로 곤궁한 시절에(方窮時), 마을에서 힘들게 지낼 때는(困阨閭里), 보통사람과 어린아이도(庸人孺子), 모두(皆) 쉽게 모욕한다(得易而侮之). 마치(若) 계자가(季子) 형수에게 예의를 받지 못하고(不禮於其嫂), 매신이(買臣) 아내에게(於其妻) 버림받은 것과 같다(見棄). 하루아침에(一旦) 네 마리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高車駟馬), 깃발이(旗旄) 앞에서 인도하고(導前, 而) 병사들이(騎卒) 뒤에서 호위하여(擁後), 좁은 길에 있는 사람들이(夾道之人), 서로(相) 어깨가 겹치고(與駢肩) 발자국을 쌓고서(累迹), 우러러보며(瞻望) 찬탄하고(咨嗟; 而) 이른바(所謂) 보통사람과 어리석은 부인이(庸夫愚婦者), 달아나며(奔走) 놀라 땀을 흘리고(駭汗), 부끄러워하며(羞愧) 엎드리고(俯伏, 以) 스스로(自) 수레 먼지와 말발굽 사이에서(於車塵馬足之閒) 죄를 뉘우치는 것은(悔罪), 이것은(此) 한 사람의 선비가(一介之士), 당시에(於當時) 뜻을 얻어(得志, 而) 의기가 왕성한 것을(意氣之盛), 옛사람이(昔人) 비단옷을 입은 영광에(衣錦之榮) 비유한 것이다(比之者也). 

 

* 仕宦(사환): 벼슬살이를 함.

* 閭里(여리): 백성()의 살림집이 많이 모여 있는 곳.

* 一旦(일단): 한번, 일조(一朝), 우선(于先) 잠깐.

* 騎卒(기졸): 말을 타고 싸우는 군사(軍士).

* 瞻望(첨망): 높은 곳을 멀거니 바라다봄.

* 咨嗟(자차): 한숨을 쉬며 한탄(歎, )함.

* 羞愧(수괴): 부끄럽고 창피()스러워 볼 낯이 없음.

* 一介之士(일개지사): 보잘것없는 선비, 식견()이 얕은 완고()한 사람.

 

惟大丞相魏國公則不然. 公, 相人也. 世有令德, 爲時名卿. 自公少時, 已擢高科, 登顯仕; 海內之士, 聞下風而望餘光者, 葢亦有年矣. 所謂將相而富貴, 皆公所宜素有, 非如窮阨之人, 僥倖得志於一時, 出於庸夫愚婦之不意, 以驚駭而誇耀之也. 然則高牙大纛, 不足爲公榮; 桓圭袞裳, 不足爲公貴; 惟德被生民, 而功施社稷, 勒之金石, 播之聲詩, 以耀後世, 而垂無窮; 此公之志, 而士亦以此望於公也; 豈止夸一時而榮一鄉哉! 

오직(惟) 대승상(大丞相) 위국공은 그렇지 않았다(魏國公則不然). 공은 상주 사람이다(公, 相人也). 대대로(世) 아름다운 덕이 있었고(有令德), 당시 이름난 경이었다(爲時名卿). 공이 어려서부터(自公少時), 이미(已) 과거에 급제하여 발탁되어(擢高科), 이름난 고관에 올랐고(登顯仕); 해내의 선비들이(海內之士), 소문을 듣고(聞下風而) 멀리서 우러러본 것이(望餘光者), 대체로 또한(葢亦) 여러 해였다(有年矣). 이른바(所謂) 장군이 되고 재상이 되어(將相而) 부유하고 귀한 것은(富貴), 모두(皆) 공이(公) 본래 가진 것이고(所宜素有), 곤궁한 사람이(窮阨之人), 요행으로(僥倖) 한 때 뜻을 얻은 것과(得志於一時) 같지 않고(非如), 보통사람과 우매한 부인이(於庸夫愚婦之) 생각지 못하게(不意), 놀라고(以驚駭而) 그것을 과시한 것을(誇耀之) 넘어서는 것이다(也). 그렇다면(然則) 큰 깃발은(高牙大纛), 공을 영광스럽게 만들기에 부족하고(不足爲公榮); 홀과 예복은(桓圭袞裳), 공을 귀하게 만들기에 부족하며(不足爲公貴); 오직(惟) 덕이(德) 백성에게 베풀어지고(被生民, 而) 공적이(功) 사직에 베풀어져(施社稷), 금석에 새겨지고(勒之金石), 노래로 퍼뜨려져서(播之聲詩, 以) 후세에 빛나고(耀後世, 而) 영원히 내려지는 것이니(垂無窮); 이것이(此) 공의 뜻이고(公之志, 而) 선비가 또한(士亦) 이것으로(以此) 공에게 바라는 것이니(望於公也); 어찌(豈) 한때에 과시하고(夸一時而) 한 고을에서 영광으로 여겨지는 것에(榮一鄉) 그치겠는가(哉)! 

 

* 令德(영덕): 아름다운 덕.

* 高科(고과): 과거()에서의 우등 급제().

* 僥倖(요행): 뜻밖에 얻는 행운().

* 桓圭袞裳(환규곤상) : 桓圭(환규)는 천자가 삼공(三公)에게 수여하는 9촌(寸)의 홀(笏)이며, 袞裳(곤상)은 삼공이 입는 예복을 말한다.

* 高牙大纛(고아대독) : 고관의 의장대. 高牙(고아)와 大纛(대독)은 둘 다 높고 큰 깃발로 의장대에서 사용하는 큰 깃발을 말한다. 

 

公在至和中, 嘗以武康之節, 來治於相. 乃作晝錦之堂於後圃; 既又刻詩於石, 以遺相人. 其言以快恩讎、矜名譽爲可薄. 葢不以昔人所誇者爲榮, 而以爲戒. 於此見公之視富貴爲何如? 而其志豈易量哉! 故能出入將相, 勤勞王家, 而夷險一節. 至於臨大事, 決大議, 垂紳正笏, 不動聲色, 而措天下於泰山之安, 可謂社稷之臣矣! 其豐功盛烈, 所以銘彝鼎而被絃歌者, 乃邦家之光, 非閭里之榮也. 余雖不獲登公之堂, 幸嘗竊誦公之詩, 樂公之志有成, 而喜爲天下道也. 於是乎書. 

공이(公) 지화 연간에(在至和中), 일찍이(嘗) 무경의 절도사로(以武康之節), 와서(來) 상주에서 다스렸다(治於相). 이에(乃) 뒤뜰에(於後圃) 주금당을 지었고(作晝錦之堂); 이미(既) 또(又) 돌에 시를 새겨(刻詩於石, 以) 상주 사람들에게 남겼다(遺相人). 그 말은(其言) 은혜와 원수를 명쾌하게 하고(以快恩讎), 명성과 명예를 자랑하는 것을(矜名譽) 가볍게 여겼다(爲可薄). 대개(葢) 옛사람이 자랑으로 여기던 것으로(以昔人所誇者) 영광으로 삼지 않았고(爲榮, 而) 경계로 삼은 것이다(以爲戒). 여기에서(於此) 공이(公之) 부귀를 본 것이(視富貴) 어떠했는지를(爲何如) 알 수 있으니(見, 而) 그 뜻이(其志) 어찌(豈) 쉽게 헤아려지겠는가(易量哉)! 그러므로(故) 안팎으로 장군과 재상이 되어(能出入將相), 왕가를 위해 애써 노력했고(勤勞王家, 而) 태평한 시절과 어려운 시절에도(夷險) 절개를 한결같이 했다(一節). 큰 일에 임해서(至於臨大事), 대의를 결정할 때도(決大議), 큰 띠를 드리우고(垂紳) 홀을 바르게 잡으며(正笏), 말소리와 얼굴빛을 움직이지 않고(不動聲色, 而) 태산의 평안함에(於泰山之安) 천하를 두었으니(措天下), 사직의 신하라고 할만하다(可謂社稷之臣矣)! 그(其) 많은 공과(豐功) 성대한 업적이(盛烈), 솥에 새겨지고(所以銘彝鼎而) 노래로 불린 것은(被絃歌者), 곧(乃) 국가의 영광이고(邦家之光), 마을의 영예가 아닌 것이다(非閭里之榮也). 내가(余) 비록(雖) 공의 당에 올라가지 못했지만(不獲登公之堂), 다행히(幸) 일찍이(嘗) 공의 시를 슬며시 외우고 있어서(竊誦公之詩), 공의 뜻에 성취가 있음을(公之志有成) 기뻐하고(, 而) 천하를 위해(爲天下) 말하는 것을(道) 기쁘게 여긴다(也). 이에(於是) 글을 쓴다(乎書). 

 

* 至和(지화) : 송 인종(宋 仁宗)의 연호(1010~1063) 
* 夷險(이험): 평탄()함과 험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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