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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사기열전(史記列傳)

[사기열전(史記列傳) 83 노중련추양열전(魯仲連鄒陽列傳) 2/2] 중구삭금(衆口鑠金) / 여러 사람의 입은 무쇠도 녹인다

by प्रज्ञा 202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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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鄒陽者, 齊人也. 游於梁, 與故吳人莊忌夫子·淮陰枚生之徒交. 上書而介於羊勝·公孫詭之閒. 勝等嫉鄒陽, 惡之梁孝王. 孝王怒, 下之吏, 將欲殺之. 鄒陽客游, 以讒見禽, 恐死而負累, 乃從獄中上書曰: 

15 추양은(鄒陽者), 제나라 사람이다(齊人也). 양나라에서 떠돌면서(游於梁), 옛 오나라 사람인 장기부자와 (與故吳人莊忌夫子) 회음 사람인 매생의 무리와(淮陰枚生之徒) 사귀었다(交). 글을 올려(上書而) 양승과 공손궤의 틈에 끼었다(介於羊勝·公孫詭之閒), 양승 등이(勝等) 추양을 질투해서(嫉鄒陽), 양 효왕에게(梁孝王) 그를 험담했다(惡之). 효왕이 노하여(孝王怒), 그를 옥리에게 내려보내(下之吏), 장차(將) 죽이려고 했다(欲殺之). 추양이(鄒陽) 빈객으로 유세하다가(客游, 以) 참소를 당해(讒) 붙잡히게 되었지만(見禽), 죽어서도(死而) 억울한 죄를 뒤집어쓸까 걱정하고(負累), 이에(乃) 따라서(從) 옥중에서(獄中) 글을 올려 말하길(上書曰): 

 

* 負累(부루): 억울한 죄를 쓰다. 연루되다.


백홍관일(白虹貫日) 태백융묘( 太白蝕昴)

16 臣聞忠無不報, 信不見疑, 臣常以爲然, 徒虛語耳. 昔者荊軻慕燕丹之義, 白虹貫日, 太子畏之; 衛先生爲秦畫長平之事, 太白蝕昴, 而昭王疑之. 夫精變天地而信不喻兩主, 豈不哀哉! 今臣盡忠竭誠, 畢議願知, 左右不明, 卒從吏訊, 爲世所疑, 是使荊軻·衛先生復起, 而燕·秦不悟也. 願大王孰察之. 

16 신이 듣기로(臣聞) 충성을 다하는 사람에게(忠) 보답이 없을 수 없고(無不報), 믿음직한 사람은(信) 의심을 받지 않는다고 했으니(不見疑), 신이(臣) 늘(常) 옳다고 여겼지만(以爲然), 다만(徒) 빈말일 뿐입니다(虛語耳). 옛날(昔者) 형가는(荊軻) 연나라 태자 단의 의로움을 사모하여(慕燕丹之義), 흰 무지개가(白虹) 해를 꿰뚫었지만(貫日), 태자는 그것을 두려워했고(太子畏之); 위선생은(衛先生) 진나라를 위해(爲秦) 장평의 전쟁을 계획할 때(畫長平之事), 태백성이(太白) 묘성을 먹어 들어갔지만(蝕昴, 而) 소왕은 그를 의심했습니다(昭王疑之). 무릇(夫) 정성은(精) 천지를 변화시켰지만(變天地而) 믿음으로도(信) 두 군주를 깨우치지 못했으니(不喻兩主), 어찌(豈) 슬프지 않겠습니까(不哀哉)! 지금(今) 신은(臣) 충성을 다하고(盡忠) 정성을 다해(竭誠), 계책을 모두 마치고(畢議) 알아주기를 바랐지만(願知), 주위 신하들이 밝지 못하여(左右不明), 마침내(卒) 옥리의 신문을 당하고(從吏訊), 세상의 의심을 받게 되었으니(爲世所疑), 이것은(是) 형가와 위선생으로 하여금(使荊軻·衛先生) 다시 일어나도록 하더라도(復起, 而) 연나라와 진나라는(燕·秦) 깨닫지 못할 것입니다(不悟也). 원컨대(願) 대왕께서(大王) 깊이 살피시기 바랍니다(孰察之). 

 

* 白虹貫日(백홍관일): 흰 무지개가 해를 꿰뚫다. 군왕이 위해를 당할 조짐 또는 병란(兵亂)이 일어날 조짐(兆朕)을 말한다.

* 太白蝕昴(태백식묘): 태백성은 금성(金星) 또는 계명성(啓明星)이라고도 하는데 옛날의 점성술에서 이 별은 살벌(殺伐)을 주관한다고 한다. 이 별이 나타난 것을 두고 전란이 일어날 징조로 본 것이다. 또한, 묘성(昴星)은 오랑캐를 상징한다고 여겼으므로, 오랑캐가 전멸하는 것을 뜻한다. 백기가 장평을 치기 위하여 위선생을 진 소양왕에게 보내 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그 정성이 하늘에 전달되어 태백이 묘성을 침범했다고 한 것이다.

* 吏訊(리신) : 형리에게 심문을 당하다.


17 昔卞和獻寶, 楚王刖之; 李斯竭忠, 胡亥極刑. 是以箕子詳狂, 接輿辟世, 恐遭此患也. 願大王孰察卞和·李斯之意, 而後楚王·胡亥之聽, 無使臣爲箕子·接輿所笑. 臣聞比干剖心, 子胥鴟夷, 臣始不信, 乃今知之. 願大王孰察, 少加憐焉. 

17 옛날(昔) 변화가(卞和) 보물을 바쳤지만(獻寶), 초왕은(楚王) 그를 발꿈치를 자르는 형에 처했고(刖之); 이사가(李斯) 충성을 다했지만(竭忠), 호해가(胡亥) 극형에 처했습니다(極刑). 이 때문에(是以) 기자는 거짓으로 미친 척하고(箕子詳狂), 접여가 세상을 피한 것은(接輿辟世), 이런 걱정을 만날까(遭此患) 걱정해서입니다(恐也). 원컨대(願) 대왕께서(大王) 변화와 이사의 뜻을(卞和·李斯之意) 깊이 살피고 나서(孰察, 而後) 초왕과 호해가(楚王·胡亥之) 듣는 것처럼 해서(聽), 신으로 하여금(使臣) 기자와 접여가 비웃는 일이 없도록(爲箕子·接輿所笑) 하시기 바랍니다. 신이 듣건대(臣聞) 비간은(比干) 심장을 도려냈고(剖心), 오자서는 가죽에 싸여 던져졌다고 하는데(子胥鴟夷), 신은(臣) 처음에(始) 믿지 않았지만(不信), 이에(乃) 지금(今) 알게 되었습니다(知之). 원컨대(願) 대왕께서 깊이 살펴(大王孰察), 조금이라도(少) 가엾게 여겨 주시기 바랍니다(加憐焉). 


18 諺曰: "有白頭如新, 傾蓋如故." 何則? 知與不知也. 故昔樊於期逃秦之燕, 藉荊軻首以奉丹之事; 王奢去齊之魏, 臨城自剄以卻齊而存魏. 夫王奢·樊於期非新於齊·秦而故於燕·魏也, 所以去二國死兩君者, 行合於志而慕義無窮也. 是以蘇秦不信於天下, 而爲燕尾生; 白圭戰亡六城, 爲魏取中山. 何則? 誠有以相知也. 蘇秦相燕, 燕人惡之於王, 王按劍而怒, 食以駃騠; 白圭顯於中山, 中山人惡之魏文侯, 文侯投之以夜光之璧. 何則? 兩主二臣, 剖心坼肝相信, 豈移於浮辭哉! 

18 속담에 이르길(諺曰): "흰머리가 되도록 사귀었는데(白頭) 새로운 사람 같고(如新), <길에서> 덮개를 기울여 만나도(傾蓋) 오래된 친구 같다(如故)란 말이 있습니다(有)." 어째서 그런가요(何則)? <마음을> 아는 것과(知與) 모르는 것입니다(不知也). 그러므로(故) 옛날(昔) 번오기가(樊於期) 진나라에서 도망쳐(逃秦) 연나라에 가서(之燕), 형가에게 머리를 베어주며(藉荊軻首以) 태자 단의 일을 받들도록 했고(奉丹之事); 왕사는(王奢) 제나라를 떠나 위나라로 가서(去齊之魏), 성에 임하여(臨城) 스스로 목숨을 끊어(自剄以) 제나라를 물리치고(卻齊而) 위나라를 보존했습니다(存魏). 저(夫) 왕사와 번오기는(王奢·樊於期) 제나라와 진나라에 새롭고(新於齊·秦而) 연나라와 위나라에 오래된 것도 아니지만(故於燕·魏也), 두 나라를 떠나 두 군주를 위해 죽은 까닭은(所以去二國死兩君者), <군주의> 행동이(行) 뜻에 맞고(合於志而) 의리가 무궁한 것을 사모해서입니다(慕義無窮也). 이 때문에(是以) 소진이(蘇秦) 천하에  믿음을 주지 못했지만(不信於天下, 而) 연나라를 위해서는(爲燕) 미생과 같았고(尾生); 백규가 싸워서(白圭戰) 6개 성을 잃었지만(亡六城), 위나라를 위해 중산을 취했습니다(爲魏取中山). 어째서 그런가요(何則)? 진실로(誠) 서로 <마음을> 알 수 있어서입니다(有以相知也). 소진이(蘇秦) 연나라에서 재상 하면서(相燕), 연나라 사람들이(燕人) 왕에게 그를 모함했지만(惡之於王), 왕이 칼을 어루만지며(王按劍而) 노하여(怒), 결제로 대접했고(食以駃騠); 백규가(白圭) 중산에서 <명성을> 드러내자(顯於中山), 중산 사람들이(中山人) 위문후에게 그를 모함했지만(惡之魏文侯), 문후가(文侯) 야광벽을 그에게 주었습니다(投之以夜光之璧). 어째서 그런가요(何則)? 두 군주와 두 신하가(兩主二臣), 가슴을 쪼개(剖心) 간을 드러내고(坼肝) 서로 믿었으니(相信), 어찌(豈) 떠도는 말에(於浮辭) <마음을> 움직이겠습니까(哉)! 

 

* 白頭如新(백두여신): 백발이  되도록 사귀었어도 서로 마음을 알지 못하면 새로 사귄 사람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다는 뜻으로, 오래 사귀어  사이지만 정이 두텁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 傾蓋如故(경개여고): 처음 만나 잠깐 사귀었음에도 마치 오래 사귄 것처럼 친함

* 傾蓋(경개): 우연히 길에서 만난 사람과 수레를 멈추고 덮개를 기울여 잠시 이야기한다는 뜻으로, 우연히 한번 보고 서로 친해짐을 이르는 

* 食以駃騠(식이결제) : 결제(駃騠)는 중국 북방의 소수민족이 수말과 암 노새를 교접시켜 낳은 말이다. 거친 사료를 거뜬하게 먹고 노역을 견디며 질병에 강하고 지구력이 좋아 준마로 분류된다. 여기서는 연왕이 자신의 준마를 소진에게 먹게 하였으니 소진을 더욱 후대한 것이다.

* 夜光璧(야광벽) : 구슬 이름으로 옛날 서역(西域)에서 많이 나왔다.

* 剖心坼肝(부심탁간): 가슴을 쪼개어 간을 드러냄, 서로 마음을 열고 믿는다는 뜻이다. 剖心은 가슴을 쪼개다. 坼肝(탁간)은 간을 드러냄.


편청생간 독임성란(偏聽生姦 獨任成亂) / 중구삭금( 眾口鑠金 積毀銷骨)

19 故女無美惡, 入宮見妒; 士無賢不肖, 入朝見嫉. 昔者司馬喜髕腳於宋, 卒相中山; 范睢摺脅折齒於魏, 卒爲應侯. 此二人者, 皆信必然之畫, 捐朋黨之私, 挾孤獨之位, 故不能自免於嫉妒之人也. 是以申徒狄自沈於河, 徐衍負石入海. 不容於世, 義不茍取, 比周於朝, 以移主上之心. 故百里奚乞食於路, 繆公委之以政; 甯戚飯牛車下, 而桓公任之以國. 此二人者, 豈借宦於朝, 假譽於左右, 然後二主用之哉? 感於心, 合於行, 親於膠漆, 昆弟不能離, 豈惑於眾口哉? 故偏聽生姦, 獨任成亂. 昔者魯聽季孫之說而逐孔子, 宋信子罕之計而囚墨翟. 夫以孔·墨之辯, 不能自免於讒諛, 而二國以危. 何則? 眾口鑠金, 積毀銷骨也. 是以秦用戎人由余而霸中國, 齊用越人蒙而彊威·宣. 此二國, 豈拘於俗, 牽於世, 系阿偏之辭哉? 公聽并觀, 垂名當世. 故意合則胡越爲昆弟, 由余·越人蒙是矣; 不合, 則骨肉出逐不收, 朱·象·管·蔡是矣. 今人主誠能用齊·秦之義, 後宋·魯之聽, 則五伯不足稱, 三王易爲也. 

19 그러므로(故) 여자에게(女) 아름다움이나 추함이 없더라도(無美惡), 궁에 들어가면(入宮) 질투를 드러내고(見妒); 선비에게(士) 현명함이나 모자람이 없더라도(無賢不肖), 조정에 들어가면(入朝) 질시를 드러냅니다(見嫉). 옛날(昔者) 사마희는(司馬喜) 송나라에서 종지뼈가 잘려나가는 형벌을 받고(髕腳於宋), 마침내(卒) 중산에서 재상이 되었고(相中山); 범저는(范睢) 위나라에서(於魏) 갈비뼉 부러지고(摺脅) 이빨이 깨졌지만(折齒), 마침내(卒) 응후가 되었습니다(爲應侯). 이 두 사람은(此二人者), 모두(皆)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계책을 믿고(信必然之畫), 붕당의 사사로움을 버리고(捐朋黨之私), 고독한 자리를 지켰고(挾孤獨之位), 그러므로(故) 스스로(自) 질투하는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不能免於嫉妒之人也). 이 때문에(是以) 신도적은(申徒狄) 스스로(自) 강물에 뛰어들었고(沈於河), 서연은(徐衍) 돌을 짊어지고(負石) 바다에 들어갔습니다(入海). 세상에서 용납되지 않더라도(不容於世), 의리상(義) 구차하게 취하지 않았고(不茍取), 조정에서 당파를 만들어(比周於朝, 以) 주군의 마음을 옮기지 않았습니다(移主上之心). 그러므로(故) 백리해가(百里奚) 길에서 음식을 빌어 먹었지만(乞食於路), 목공은(繆公) 그에게 정치를 맡겼고(委之以政); 영척은(甯戚) 수레 아래서 소를 먹였지만(飯牛車下, 而) 환공이(桓公) 그에게 나라를 맡겼습니다(任之以國). 이 두 사람이(此二人者), 어찌(豈) 옛날(借) 조정에서 추천을 받거나(宦於朝), 좌우에서 명예를 빌리고 나서(假譽於左右, 然後) 두 주군이(二主) 그들을 등용했습니까(用之哉)? 마음에서 통하고(感於心), 행동에서 서로 맞으면(合於行), 아교와 옻을 칠한 것보다 친하고(親於膠漆), 형제도(昆弟) 떨어뜨릴 수 없으니(不能離), 어찌(豈) 여러 사람의 말에 현혹되겠습니까(惑於眾口哉)? 그러므로(故) 한쪽의 말만 들으면(偏聽) 간사한 일이 생기고(生姦), 한 사람에게 모두 맡기면(獨任) 혼란이 만들어집니다(成亂). 옛날(昔者) 노나라가(魯) 계손의 말만 듣고(聽季孫之說而) 공자를 쫓아냈고(逐孔子), 송나라가(宋) 자한의 계책을 믿고(信子罕之計而) 묵적을 가두었습니다(囚墨翟). 무릇(夫) 공자의 묵적의 말재주로도(以孔·墨之辯), 스스로 아첨과 참소를 벗어나지 못했고(不能自免於讒諛, 而) 두 나라가 위태로워졌습니다(二國以危). 어째서 그런가요(何則)? 여러 사람의 입은(眾口) 무쇠도 녹이고(鑠金), 헐뜯는 말을 쌓으면(積毀) 뼈도 녹입니다(銷骨也). 이 때문에(是以) 진나라는(秦) 오랑캐(戎人) 유여를 등용해서(由余而) 중국에서 패자가 되었고(霸中國), 제나라는(齊) 월나라 사람 몽을 등용해서(用越人蒙而) 위왕과 선왕의 <위세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彊威·宣). 이 두 나라가(此二國), 어찌(豈) 세속에 얽매이고(拘於俗), 세상에 이끌려(牽於世), 아첨하고 치우친 말에 매였겠습니까(系阿偏之辭哉)? 공정하게 듣고(公聽) 아울러 보고(并觀), 당사에 이름을 드리웠습니다(垂名當世). 그러므로(故) 뜻이 맞으면(意合則) 호나 월도 형제가 되니(胡越爲昆弟), 유여와 월나라 사람 몽이(由余·越人蒙) 이런 경우이고(是矣); 맞지 않으면(不合, 則) 골육지간이라도(骨肉出) 쫓아내고(逐) 받아들이지 않으니(不收), 주와 상, 관숙과 채숙이(朱·象·管·蔡) 이련 경우입니다(是矣). 지금(今) 임금이(人主) 진실로(誠) 제나라와 진나라의 의리를 쓰고(能用齊·秦之義), 송나라의 노나라의 말 들어주는 것을 뒤로한다면(後宋·魯之聽, 則) 오패를 칭하기에 부족하고(五伯不足稱), 삼왕<의 공적>도(三王) 쉽게 할 수 있습니다(易爲也). 

 

* 膠漆(교칠): 아교와 옻, 서로 떨어질 수 없을 정도로 사이가 아주 친밀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偏聽生姦(편청생간) 獨任成亂(독임성란) : 한쪽의 말만 들으면 간사함이 생겨나고 한 사람에게 권력을 맡기면 난이 이루어지게 된다. 어느 한쪽 이야기만을 듣고 처리하면 치우치거나 불공평한 결과가 생기며, 혼자 권력을 갖게 되면 권력을 남용하여 어지러워진다는 뜻.

* 衆口鑠金(중구삭금):  뭇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는 뜻으로여론(與論) 힘이 큼을 이르는 .

* 積毁銷骨(적훼소골): 험담이나 비방을 자꾸 하면 뼈도 녹는다는 뜻으로, 남들이 헐뜯는 말의 무서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阿偏(아편): 아첨하여 한쪽으로 치우침


20 是以聖王覺寤, 捐子之之心, 而能不說於田常之賢; 封比干之後, 修孕婦之墓, 故功業復就於天下. 何則? 欲善無厭也. 夫晉文公親其讎, 彊霸諸侯; 齊桓公用其仇, 而一匡天下. 何則, 慈仁慇勤, 誠加於心, 不可以虛辭借也. 

20 이 때문에(是以) 성왕이(聖王) 잠에서 깨어(깨달아서)(覺寤), 자지의 마음을 버리고(捐子之之心, 而) 전상의 현명함을 좋아하지 않고(能不說於田常之賢); <무왕은> 비간의 후손을 봉하고(封比干之後), 잉부의 무덤을 손질했고(修孕婦之墓), 그러므로(故) 공업이(功業) 다시 천하에 이루어졌습니다(復就於天下). 어째서 그런가요(何則)? 선을 행하는 것에(欲善) 싫증내지 않아서입니다(無厭也). 무릇(夫) 진 문공이(晉文公) 그 원수와 친하게 지내고(親其讎), 제후에서 패자가 되었고(彊霸諸侯); 제 환공은(齊桓公) 관중을 등용해서(用其仇, 而) 천하를 바로잡았습니다(一匡天下). 어째서인가요(何則)?, 자애와 인자함(慈仁) 친절함과 근면함이(慇勤), 진실로(誠) 마음에 가해졌으니(加於心), 헛된 말로 빌릴 수 없는 것입니다(不可以虛辭借也). 

 

* 捐子之之心(연자자지심) : 연나라 왕 쾌(噲)가 계책을 쓰는데 어리석어서 소대(蘇代)의 유세를 따라 요순이 선양한 것을 본받아 음모가인 재상 자지(子之)에게 임금 자리를 양보했다가 3년 만에 연나라가 어지러워졌다. 제나라는 이 기회를 틈타 연나라를 공격하여 연왕 쾌와 자지를 모두 죽여 버렸다.

* 封比干之後(봉비간지후) : 비간의 자손에게 봉상(封賞)을 하였다. 주 무왕은 주왕(紂王)에게 간언하다 가슴을 찢겨 죽은 비간의 무덤에 봉분을 덮었다. <史記 殷本紀>

* 修孕婦之墓(수잉부지묘) : 주 무왕(周 武王)은 주왕(紂王)에게 배를 찢겨 죽은 임신한 여인의 무덤을 손질해 주었다. 孕婦(잉부)는 임신부.


걸견폐요(桀犬吠堯)

21 至夫秦用商鞅之法, 東弱韓·魏, 兵彊天下, 而卒車裂之; 越用大夫種之謀, 禽勁吳, 霸中國, 而卒誅其身. 是以孫叔敖三去相而不悔, 於陵子仲辭三公爲人灌園. 今人主誠能去驕傲之心, 懷可報之意, 披心腹, 見情素, 墮肝膽, 施德厚, 終與之窮達, 無愛於士, 則桀之狗可使吠堯, 而蹠之客可使刺由; 況因萬乘之權, 假聖王之資乎? 然則荊軻之湛七族, 要離之燒妻子, 豈足道哉! 

21 진나라가(夫秦) 상앙의 법을 씀에 이르러(用商鞅之法), 동으로(東) 한나라와 위나라를 약하게 만들고(弱韓·魏), 군대는(兵) 천하에서 강하게 만들었지만(彊天下, 而) 마침내(卒) 그를 거열형에 처했고(車裂之); 월나라가(越) 대부 문종의 계책을 써서(用大夫種之謀), 힘센 오왕을 사로잡고(禽勁吳), 중국을 제패했지만(霸中國, 而) 마침내(卒) 그 자신을 죽게 만들었습니다(誅其身). 이 때문에(是以) 손숙오는(孫叔敖) 세 번 재상에서 물러났지만(三去相而) 후회하지 않았고(不悔), 오릉의 자중은(於陵子仲) 삼공을 사용하고(辭三公) 남을 위해(爲人) 정원에 물을 주었습니다(灌園). 지금(今) 세상의 주인이(人主) 진실로(誠)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能去驕傲之心), 보답하는 마음을 품고(懷可報之意), 가슴과 배를 갈라(披心腹), 본마음을 보여주고(見情素), 간담을 털어(墮肝膽), 덕을 베푸는 것이 두터워(施德厚), 마침내(終) 그와 함께 궁박하거나 영달하거나(與之窮達), 선비에게 아끼는 것이 없다면(無愛於士, 則) 걸왕의 개라도(桀之狗) 요임금을 보고 짖게 할 수 있고(可使吠堯, 而) 도척의 자객이라도(蹠之客) 허유를 찌르게 할 수 있으니(可使刺由); 하물며(況) 만승지국의 권세를 통하여(因萬乘之權), 성왕의 자질을 빌린 분이라면 어떻겠습니까(假聖王之資乎)? 그렇다면(然則) 형가가(荊軻之) 죽게한 일이나(湛七族), 요리가(要離之) 처자식을 불타게 한 것이(燒妻子), 어찌(豈)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足道哉)! 

 

* 桀之狗可使吠堯(걸지구가사폐요): =桀犬吠堯(걸견폐요). 하나라의 폭군 걸왕의 개가 성왕(聖王) 요임금을 보고 짖는다는 말이다. 아랫사람을 성심껏 대하면 감화돼 선악에 관계없이 주인을 위하여 저절로 충성을 다하게 된다는 뜻이다.

* 要離(요리) : 춘추 시대 오(吳)나라 사람. 요리(要離)는 공자(公子) 광(光)의 명을 받고 오왕(吳王) 요(僚)의 아들 경기(慶忌)를 찔러 죽였다.


22 臣聞明月之珠, 夜光之璧, 以闇投人於道路, 人無不按劍相眄者. 何則? 無因而至前也. 蟠木根柢, 輪囷離詭, 而爲萬乘器者. 何則? 以左右先爲之容也. 故無因至前, 雖出隨侯之珠, 夜光之璧, 猶結怨而不見德. 故有人先談, 則以枯木朽株樹功而不忘. 今夫天下布衣窮居之士, 身在貧賤, 雖蒙堯·舜之術, 挾伊·管之辯, 懷龍逢·比干之意, 欲盡忠當世之君, 而素無根柢之容, 雖竭精思, 欲開忠信, 輔人主之治, 則人主必有按劍相眄之跡, 是使布衣不得爲枯木朽株之資也. 

22 신이 듣건대(臣聞) 명월주와(明月之珠), 야광벽으로(夜光之璧, 以) 어두울 때(闇) 길에서 사람에게 던지면(投人於道路), 사람 중에(人) 칼을 잡고 노려보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無不按劍相眄者) 합니다. 어째서 그런가요(何則)? 까닭 없이(無因而) 앞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至前也). 뒤틀린 나무(蟠木) 뿌리가(根柢), 괴이하더라도(輪囷離詭, 而) 만승의 그릇이 될 수 있습니다(爲萬乘器者). 어째서 그런가요(何則)? 주변 사람이 먼저 그것을 꾸미기 때문입니다(以左右先爲之容也). 그러므로(故) 까닭 없이 앞에 이른 것은(無因至前), 비록(雖) 수후주나 야광벽이라도(出隨侯之珠, 夜光之璧), 오히려(猶) 원한을 맺고(結怨而) 은덕을 드러내지 못합니다(不見德). 그러므로(故) 사람이 있어(有人) 먼저 이야기한다면(先談, 則) 고목이나 썩은 나무라도(以枯木朽株樹) 공을 세워(功而) 잊지 않습니다(不忘). 지금(今) 천하의 벼슬하지 않고 궁벽한 선비가(夫天下布衣窮居之士), 몸은(身) 빈천에 있지만(在貧賤), 비록(雖) 요순의 도를 깨우치고(蒙堯·舜之術), 이윤과 관중의 말재주를 가지고(挾伊·管之辯), 용봉과 비간을 뜻을 품고서( 懷龍逢·比干之意), 당세의 군주에게 충성을 다하려고 해도(欲盡忠當世之君, 而) 본래(素) 뿌리를 다듬는 사람이 없고(無根柢之容), 비록(雖) 정성과 생각을 다하고(竭精思), 충성과 신의를 열려고 해도(欲開忠信), 군주의 다스림을 도우려고 해도(輔人主之治, 則) 임금에게는(人主) 반드시(必) 칼을 잡고 노려보는 자취가 있으니(有按劍相眄之跡), 이것은(是) 벼슬하지 않는 선비로 하여금(使布衣不得) 고목과 썩은 나무의 쓰임이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爲枯木朽株之資也). 

 

* 輪囷離詭(윤균리궤): 뒤틀리고 기이하다. 離詭(이궤)는 괴이하다. 진기하다.


23 是以聖王制世御俗, 獨化於陶鈞之上, 而不牽於卑亂之語, 不奪於眾多之口. 故秦皇帝任中庶子蒙嘉之言, 以信荊軻之說, 而匕首竊發; 周文王獵涇·渭, 載呂尚而歸, 以王天下. 故秦信左右而殺, 周用烏集而王. 何則? 以其能越攣拘之語, 馳域外之議, 獨觀於昭曠之道也. 

23 이 때문에(是以) 성왕이(聖王) 세상을 다스리고(制世) 풍속을 바로잡을 때(御俗), 물레 위에서 홀로 교화시키고(獨化於陶鈞之上, 而) 천박하고 혼란스러운 말에 이끌리지 않고(不牽於卑亂之語), 여러 사람의 말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습니다(不奪於眾多之口). 그러므로(故) 시황제가(秦皇帝) 중서자 몽가의 말을 믿고(任中庶子蒙嘉之言, 以) 형가를 믿었다가(信荊軻之說, 而) 비수가(匕首) 슬며시 찌를 뻔했고(竊發); 주 문왕이(周文王) 경수와 위수에서 사냥하다가(獵涇·渭), 여상을 싣고(載呂尚而) 돌아와서(歸, 以) 천하에서 왕이 되었습니다(王天下). 그러므로(故) 진나라는(秦) 측근을 믿고 죽을 뻔했고(信左右而殺), 주나라는(周) 까마귀가 모이듯 왕이 되었습니다(用烏集而王). 어째서 그런가요(何則)? 그 속박하는 말을 넘어서(以其能越攣拘之語), 경계를 넘는 의논으로(馳域外之議), 밝고 넓은 길을(於昭曠之道) 홀로 보았기 때문입니다(獨觀)也. 

 

* 陶鈞(도균): 1. 도기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선반, 2. 임금이 천하를 다스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4 今人主沈於諂諛之辭, 牽於帷裳之制, 使不羈之士與牛驥同皁, 此鮑焦所以忿於世而不留富貴之樂也. 

24 지금(今) 임금이(人主) 아첨하는 말에 빠져(沈於諂諛之辭), 휘장 안에 있는 사람(측근)의 견제에 이끌려(牽於帷裳之制), 뛰어난 선비로 하여금(使不羈之士) 소와 천리마를 같은 우리에 둔 것처럼 대하니(與牛驥同皁), 이것은(此) 포초가(鮑焦) 세상에 분노하고(忿於世而) 부귀의 즐거움에 머물지 않은(不留富貴之樂) 까닭입니다(所以也). 

 

* 諂諛(침유): 1.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알랑거리며 아부함, 2. 아첨을 잘하는 사람.

* 帷裳(유상): 수레의 천막. 여기서는 제후의 첩과 근신을 말한다.

* 不羈(불기): 재능이나 학식이 남달리 뛰어나 일반 상식으로는 억누르기 어려움.

* 牛驥同皁(우기동조): 느린 소와 천리마가 같은 마구간에 매여 있다는 뜻으로, 불초한 사람과 준재를 같이 취급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5 臣聞盛飾入朝者不以利汙義, 砥厲名號者不以欲傷行, 故縣名勝母而曾子不入, 邑號朝歌而墨子回車. 今欲使天下寥廓之士, 攝於威重之權, 主於位勢之貴, 故回面汙行以事諂諛之人而求親近於左右, 則士伏死堀穴巖(巖)[藪]之中耳, 安肯有盡忠信而趨闕下者哉! 書奏梁孝王, 孝王使人出之, 卒爲上客. 

25 신이 듣건대(臣聞) 성대하게 꾸미고(盛飾) 조정에 들어간 사람은(入朝者) 이익을 위해 의를 더럽히지 않고(不以利汙義), 명예를 갈고닦는 사람은(砥厲名號者) 욕심으로 행실을 그르치지 않고(不以欲傷行), 그러므로(故) 고을 이름이 승모라서(縣名勝母而) 증자가 들어가지 않았고(曾子不入), 마을 이름이 조가라서(邑號朝歌而) 묵자가 마차를 돌렸습니다(墨子回車). 지금(今) 천하의 뛰어난 선비로 하여금(欲使天下寥廓之士), 무겁고 위엄 있는 권세에 엎드리게 하고(攝於威重之權), 지위의 권세가 귀한 것을 제일로 하고(主於位勢之貴), 그러므로(故) 얼굴을 돌리고(回面) 행실을 더럽혀서(汙行以) 아첨하는 사람을 섬기게 하고(事諂諛之人而) 측근에게 가깝고 친하게 지내기를 요구한다면(求親近於左右, 則) 선비들이(士) 바위 굴 안에서(堀穴巖(巖)[藪]之中) 엎드려 죽을 뿐이니(伏死耳), 어찌(安) 기꺼이(肯) 충성과 신의를 다하고(盡忠信而) 궐 아래로 달려가는 사람이 있겠습니까(趨闕下者哉)!"라고 했다.

글이(書) 양 효왕에게 올라가자(奏梁孝王), 효왕이(孝王) 사람을 시켜(使人) 그를 나오도록 해서(出之), 마침내(卒) 상객으로 삼았다(爲上客).


26 太史公曰: 魯連其指意雖不合大義, 然余多其在布衣之位, 蕩然肆志, 不詘於諸侯, 談說於當世, 折卿相之權. 鄒陽辭雖不遜, 然其比物連類, 有足悲者, 亦可謂抗直不橈矣, 吾是以附之列傳焉. 

26 태사공이 말하길(太史公曰): 노중련은(魯連) 그 뜻을 가리킨 것이(其指意) 비록(雖) 대의에 맞지 않았지만(不合大義), 그러나(然) 나는(余) 그가 벼슬도 없는 지위에 있으면서(其在布衣之位), 거리낌 없이(蕩然) 뜻을 나타내고(肆志), 제후에게 굽히지 않으며(不詘於諸侯), 당세에 담론하고 유세해서(談說於當世), 경상의 권세를 꺾은 것을(折卿相之權) 칭찬한다(多). 추양의 말은(鄒陽辭) 비록(雖) 겸손하지 않지만(不遜), 그러나(然) 그(其) 물이 비슷한 류를 비유한 것이(比物連類), 비장함이 있고(有足悲者), 또한(亦) 맞서는 것이 굳세고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고 할 수 있으니(可謂抗直不橈矣), 나는 이 때문에(吾是以) 그를 열전에 덧붙였다(附之列傳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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