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한서에 나오는 고사성어이며 대들보 위의 군자라는 뜻으로 도둑을 점잖게 표현한 말이다. 들보 위를 돌아다니는 쥐를 뜻하기도 한다.
후한 말에 진식이라는 사람이 태구현 현령으로 있었는데 공과 사를 분명히 밝혔고 자식들에게도 매우 엄격했습니다. 이러한 훌륭한 인품 때문에 고을 사람들에게 존경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에 가뭄이 들어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었습니다. 진식이 책을 읽는 방으로 도둑이 몰래 들어와서 천장 대들보 위에 숨었습니다. 진식은 도둑이 들어왔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모른 척하고 계속 책을 읽다가 아들과 손자들을 불러들여 훈계했습니다.
“사람이란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래 악한 사람은 없지만 평소의 잘못된 버릇이 오래가면 그것이 성품으로 굳어서 나쁜 짓을 하게 된다. 그래서 처음 군자였던 사람이 소인이 되어 결국에는 지금 대들보 위에 있는 군자처럼 된다(梁上君子).”
이 말을 듣고 있던 도둑은 진식의 말에 감동되어 대들보에서 내려와 머리를 조아리며 벌을 받기를 자청했습니다. 그러자 진식이 말하길 "요즘 같은 흉년에 오죽하면 우리 집에 들어왔겠소. 모든 것이 다 가난 탓이지.”라고 하면서 도둑에게 비단 두필을 주어 돌려보냈습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백성들이 진식의 덕을 칭송하였으며 그 뒤 진식이 다스리는 고을에는 도둑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유의어: 초두천자(草頭天子), 무본대상(無本大商), 녹림호걸(綠林豪傑)
陳寔, 字仲弓, 潁川許人也. … (중략) … 寔在鄕閭, 平心率物. 其有爭訟, 輒求判正, 曉譬曲直, 退無怨者. 至乃歎曰: “寧爲刑罰所加, 不爲陳君所短.”
진식은(陳寔), 자가 중궁이고(字仲弓), 영천 허 사람이다(潁川許人也). … (중략) …
진식이(寔) 마을에 있을 때(在鄕閭),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平心) 사람들의 모범이 되었다(率物). 그에게(其) 쟁송이 있으면(有爭訟), 바로(輒) 구하면(求) 판정을 바르게 했고(判正), 잘잘못을 환하게 깨우쳐주니(曉譬曲直), 물어나(退) 원망하는 사람이 없었다(無怨者).
이에(至乃) 감탄하여 말하길(歎曰): “차라리(寧) 형벌이 가해질지언정(爲刑罰所加), 진식이 야단치는 것을 당하지 않겠다(不爲陳君所短).”라고 했다.
時歲荒民儉. 有盜夜入其室, 止於梁上, 寔陰見, 乃起自整拂, 呼命子孫, 正色訓之曰: “夫人不可不自勉. 不善之人, 未必本惡, 習以性成, 遂至於此, 梁上君子者是矣.” 盜大驚, 自投於地, 稽顙歸罪.
이 해에(時歲) 흉년이 들어(荒) 백성들이 넉넉하지 못했다(民儉). 도둑이 있어(有盜) 밤에(夜) 그 집에 들어가(入其室), 대들보 위에 머물렀는데(止於梁上), 진식이 보았지만(寔陰見, 乃) 일어나(起自) 주변을 정리하고(整拂), 자식과 손자를 불러(呼命子孫), 얼굴빛을 바르게 하고(正色) 훈계하여 말하길(訓之曰): “무릇(夫) 사람은(人) 스스로 힘쓰지 않을 수 없다(不可不自勉). 착하지 않은 사람은(不善之人), 반드시 본래 악하지 않았는데(未必本惡), 습관으로(習以) 성품이 이루어져(性成), 마침내(遂) 이런 지경에 이르렀으니(至於此), 대들보 위의(梁上) 군자가(君子者) 이런 사람이다(是矣).”라고 했다.
도둑이 놀라서(盜大驚), 스스로(自) 땅에 뛰어 내려와(投於地), 엎드려 절하고(稽顙) 죄를 빌었다(歸罪).
* 整拂(정불): 먼지를 떨어내고 잘 정돈함.
* 稽顙(계상): 꿇어 엎드려 이마를 땅에 대고 절함. 또는 그 절.
寔徐譬之曰: “視君狀貌, 不似惡人. 宜深剋己反善, 然此當由貧困.” 令遺絹二匹, 自是一縣無復盜竊. 『후한서(後漢書)』 「진식열전(陳寔列傳)」
진식이(寔徐) 그를 경계하여 말하길(譬之曰): “그대의 모습을 보니(視君狀貌), 나쁜 사람 같지 않다(不似惡人). 마땅히(宜) 깊이(深) 자기를 이기고(剋己) 선으로 돌아가야 하는데(反善), 그런데(然) 이것은(此) 당연히(當) 빈곤 때문일 것이다(由貧困).”라고 했다.
영을 내려(令) 비단 두 필을 주었고(遺絹二匹), 이것으로부터(自是) 한 마을에(一縣) 다시 도둑이 없었다(無復盜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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