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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사기열전(史記列傳)

[사기열전(史記列傳) 오자서열전(伍子胥列傳) 5/5] 일이 이루어지면 경이 되고 이루어지지 않으니 삶아지는구나 / 사성이경 불성이팽(事成爲卿 不成而亨)

by प्रज्ञा 2024.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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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오나라는 오자서가 죽고 10년도 지나지 않아 멸망한다. 부차가 오자서를 죽인 후 제나라를 공격하여 굴복시키고 패자로 인정받으려는 회맹을 벌이던 중에 월나라가 오나라의 수도인 고소를 말 그대로 빈집털이 해버렸다. 부차가 급하게 군대를 이끌고 돌아와 월나라에 맞섰지만 처참하게 패배한 뒤 포로로 잡히게 된다. 부차는 저승에서 오자서를 볼 낯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천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뒤 자결했다고 한다. 오자서와 함께 정나라를 탈출했던 초나라 태자 건의 아들인 승이 초혜왕의 부름을 받고 다시 초나라로 가서 반란을 꾀하다가 죽임을 당했다. 사마천은 “오자서는 모든 고초를 참고 견디며 공명을 이루었다. 강인한 대장부가 아니면 누가 이런 일을 이룰 수 있겠는가?”라고 평하고, 또한 태자 건의 아들인 백공 승도 자신이 군주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면 그의 공적과 계책은 훌륭했다고 평했다.

吳王旣誅伍子胥, 遂伐齊. 齊鮑氏殺其君悼公而立陽生. 吳王欲討其賊, 不勝而去. 其後二年, 吳王召魯衛之君會之橐皋. 其明年, 因北大會諸侯於黃池, 以令周室. 越王句踐襲殺吳太子, 破吳兵. 吳王聞之, 乃歸, 使使厚幣與越平. 後九年, 越王句踐遂滅吳, 殺王夫差;而誅太宰嚭, 以不忠於其君, 而外受重賂, 與己比周也. 

오왕이(吳王) 오자서를 죽이고 나서(旣誅伍子胥), 마침내(遂) 제나라를 쳐들어갔다(伐齊). 제나라의 포씨가(齊鮑氏) 그 군주 탁공을 죽이고(殺其君悼公而) 양생을 세웠다(立陽生). 오왕이(吳王) 그 도적을 토벌하려고 했지만(欲討其賊), 이기지 못하고(不勝而) 물러났다(去). 그 뒤 2년이 지나(其後二年), 오왕이(吳王) 노나라와 위나라의 군주를 불러(召魯衛之君) 탁고에서 그들과 만났다(會之橐皋). 그다음 해(其明年), 잇달아(因) 북쪽(北) 황지에서(於黃池) 제후들을 크게 모아(大會諸侯, 以) 주실을 명령으로 삼았다(令周室). 월왕 구천이(越王句踐) 습격하여(襲) 오나라 태자를 죽이고(殺吳太子), 오나라 군대를 격파했다(破吳兵). 오왕이 이것을 듣고(吳王聞之), 바로 돌아와(乃歸), 사자를 시켜(使使) 후한 예물을 보내고(厚幣) 월나라와 화친했다(與越平). 9년 뒤에(後九年), 월왕 구천이(越王句踐) 마침내(遂) 오나라를 멸망시키고(滅吳), 왕 부차를 죽였고(殺王夫差); 이어(而) 태재 백비를 죽였는데(誅太宰嚭), 그 임금에게 불충하고(不忠於其君, 而) 밖으로(外) 많은 뇌물을 받고(受重賂), 자기와 패거리를 만들었기(與己比周) 때문이라고 했다(也). 

伍子胥初所與俱亡故楚太子建之子勝者, 在於吳. 吳王夫差之時, 楚惠王欲召勝歸楚. 葉公諫曰: "勝好勇而陰求死士, 殆有私乎!" 惠王不聽. 遂召勝, 使居楚之邊邑鄢, 號爲白公. 白公歸楚三年而吳誅子胥. 

오자서가(伍子胥) 처음에(初) 함께 도망쳤기 때문에(所與俱亡故) 초나라 태자 건의 아들 승은(楚太子建之子勝者), 오나라에 있었다(在於吳). 오나라 왕(吳王) 부차의 시절에(夫差之時), 초나라 혜왕이(楚惠王) 승을 불러(召勝) 초나라로 귀국시키려고 했다(歸楚). 섭공이 간하여 말하길(葉公諫曰): "승은(勝) 용맹을 좋아하고(好勇而) 은밀하게(陰) 결사대를 구하고 있으니(求死士), 거의(殆) 사적인 일이 있을 것입니다(有私乎)!"라고 했다. 혜왕이 듣지 않았다(惠王不聽). 마침내(遂) 승을 불러들여(召勝), 초나라의 변경인 언읍에 살게 하고(使居楚之邊邑鄢), 호를(號) 백공으로 했다(爲白公). 백공이(白公) 초나라에 돌아와(歸楚) 3년이 지나서(三年而) 오나라가 오자서를 죽였다(吳誅子胥). 

白公勝旣歸楚, 怨鄭之殺其父, 乃陰養死士求報鄭. 歸楚五年, 請伐鄭, 楚令尹子西許之. 兵未發而晉伐鄭, 鄭請救於楚. 楚使子西往救, 與盟而還. 白公勝怒曰: "非鄭之仇, 乃子西也." 勝自礪劍, 人問曰: "何以爲?" 勝曰: "欲以殺子西." 子西聞之, 笑曰: "勝如卵耳, 何能爲也." 

백공 승이(白公勝) 초나라로 돌아오고 나서(旣歸楚), 정나라가(鄭之) 자기 아버지를 죽인 것을(殺其父) 원망하여(怨), 이에(乃) 은밀하게(陰) 결사대를 길러(養死士) 정나라에 보복하려고 했다(求報鄭). 초나라에 돌아와 5년이 지나(歸楚五年), 정나라를 토벌할 것을 청했는데(請伐鄭), 영윤자서가 허락했다(楚令尹子西許之). 군대가 출발하지 않았는데(兵未發而) 진나라가 정나라를 쳐들어가자(晉伐鄭), 정나라가(鄭) 초나라에 구원을 요청했다(請救於楚). 초나라가(楚) 자서로 하여금 가서 구하도록 하고(使子西往救), 맹약을 맺고(與盟而) 돌아왔다(還). 백공 승이 노하여 말하길(白公勝怒曰): "정나라가 원수가 아니라(非鄭之仇), 곧(乃) 자서가 원수다(子西也)."라고 했다. 승이(勝) 스스로(自) 칼을 갈자(礪劍), 사람들이 물어 말하길(人問曰): "어째서 그러십니까(何以爲)?"라고 했다. 승이 말하길(勝曰): "자서를 죽이려 한다(欲以殺子西)."라고 했다. 자서가 그것을 듣고(子西聞之), 웃으며 말하길(笑曰): "승은(勝) 알과 같을 뿐이니(如卵耳),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何能爲也)."라고 했다. 

其後四歲, 白公勝與石乞襲殺楚令尹子西、司馬子綦於朝. 石乞曰: "不殺王, 不可." 乃劫(之)王如高府. 石乞從者屈固負楚惠王亡走昭夫人之宮. 葉公聞白公爲亂, 率其國人攻白公. 白公之徒敗, 亡走山中, 自殺. 而虜石乞, 而問白公尸處, 不言將亨. 石乞曰: "事成爲卿, 不成而亨, 固其職也." 終不肯告其尸處. 遂亨石乞, 而求惠王復立之. 

그 뒤로(其後) 4년이 지나(四歲), 백공 승이(白公勝) 석걸과 함께(與石乞) 습격하여(襲) 초나라 영윤자서와 사마자기를(楚令尹子西司馬子綦) 조정에서 죽였다(於朝). 석걸이 말하길(石乞曰): "왕을 죽이지 않으면(不殺王), 안된다(不可)."라고 했다. 이에(乃) 협락하려고 했는데(劫之) 왕이 고부로 달아났다(王如高府). 석걸의 종자인 굴고가(石乞從者屈固) 초 혜왕을 없고(負楚惠王) 부인의 궁으로 도망갔다(亡走昭夫人之宮). 섭공이(葉公) 백공 승이 난을 일으킨 것을 듣고(聞白公爲亂), 그 나라 사람을 이끌고(率其國人) 백공을 공격했다(攻白公). 백공이 패주 하여(白公之徒敗), 산중으로 도망가서(亡走山中), 자살했다(自殺). 그리고(而) 석걸을 잡아서(虜石乞, 而) 백공의 시체가 있는 곳을 물었는데(問白公尸處), 말하지 않자(不言) 장차 삶아 죽이려 했다(將亨). 석걸이 말하길(石乞曰): "일이 이루어지면(事成) 경이 되고(爲卿),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不成而) 삶아지니(亨), 진실로(固) 마땅하다(其職也)."라고 했다. 끝내(終) 그 시체가 있는 곳을(其尸處) 말하려고 하지 않았다(不肯告). 마침내(遂) 석걸을 삶아 죽이고(亨石乞, 而) 혜왕을 찾아서(求惠王) 다시 세웠다(復立之). 

太史公曰: 怨毒之於人甚矣哉! 王者尙不能行之於臣下, 況同列乎! 向令伍子胥從奢俱死, 何異螻蟻. 棄小義, 雪大恥, 名垂於後世, 悲夫! 方子胥窘於江上, 道乞食, 志豈嘗須臾忘郢邪? 故隱忍就功名, 非烈丈夫孰能致此哉? 白公如不自立爲君者, 其功謀亦不可勝道者哉! 

태사공이 말하길(太史公曰): 원망이(怨毒之) 사람에 대한 <영향이>(於人) 심하구나(甚矣哉)! 왕이라도(王者) 오히려(尙) 그 신하에게(於臣下) 그런 행동을 할 수 없으니(不能行之), 하물며(況) 같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게서랴(同列乎)! 만약(向) 오자서로 하여금(令伍子胥) 오사를 따라(從奢) 함께 죽도록 했다면(俱死), 땅강아지나 개미와 무엇이 다르겠는가(何異螻蟻). 작은 의를 버리고(棄小義), 큰 치욕을 씻고서(雪大恥), 이름이(名) 후세에 남았으니(垂於後世), 슬프구나(悲夫)! 바야흐로(方) 오자서가(子胥) 강가에서 궁색하게 되어(窘於江上), 길에서(道) 밥을 빌었지만(乞食), 뜻이 어찌(志豈) 일찍이(嘗) 잠시라도(須臾) <초나라> 영을 잊었겠는가(忘郢邪)? 그러므로(故) 참고 견디며(隱忍) 공명을 이루었으니(就功名), 강한 장부가 아니라면(非烈丈夫) 누가(孰) 이것에 이를 수 있겠는가(能致此哉)? 백공이(白公) 만약(如) 스스로 일어나(自立) 군자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면(爲君者), 그 공과 계책이(其功謀) 또한(亦)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인데(不可勝道者哉)! 

 

* 怨毒(원독): 원망()이 지극()하여 생긴 독기().

* 螻蟻(누의): 「땅강아지와 개미」라는 뜻으로, 작은 힘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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