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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8] 소식(蘇軾) 능허대기(凌虛臺記): 능허대에 부치는 글

by प्रज्ञा 2025.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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臺於南山之下, 宜若起居飮食, 與山接也. 四方之山, 莫高於終南, 而都邑之最麗者, 莫近於扶風. 以至近, 求最高, 其勢必得, 以太守之居, 未嘗知有山焉. 雖非事之所以損益, 而物理有不當然者, 此凌虛之所爲築也.

대가(臺) 남산 아래에 있어(於南山之下), 마땅히(宜) 자고 먹는 일과 같은 것은(若起居飮食), 산과(與山) 접할 것이다(接也). 사방의 산 가운데(四方之山), 무엇도(莫) 종남보다 높은 것이 없고(高於終南, 而) 도읍의 가장 가까운 것은(都邑之最麗者), 무엇도(莫) 부풍보다 가까운 것이 없다(近於扶風). 지극히 가까운 것으로(以至近), 가장 높은 것을 찾는다면(求最高), 그 세가(其勢) 반드시 얻을 것이니(必得), 태수가 머물면서(以太守之居), 일찍이 산이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未嘗知有山焉). 비록(雖) 일의 손해나 이익되는 것은(事之所以損益) 아니지만(, 而) 만물의 이치에서(物理) 마땅히 그러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有不當然者), 이것이(此) 능허가(凌虛之) 쌓인 까닭이다(所爲築也).

 

方其未築也, 太守陳公, 杖屨逍遙於其下, 見其山之出於林木之上者, 壘壘然如人之旅行於墻外而見其髻也, 曰: “是必有異.” 使工鑿其前, 爲方池, 以其土築臺, 出於屋之簷而止. 然後人之至於其上者, 怳然不知臺之高, 而以爲山之踴躍奮迅而出也. 公曰: “是宜名凌虛.” 以告其從事蘇軾而俾爲之記.

바야흐로(方) 그것이 쌓이지 않았을 때(其未築也), 태수 진공이(太守陳公), 지팡이 짚고 짚신 신고(杖屨) 그 아래서 노닐다가(逍遙於其下), 그 산이(其山之) 수풀 나무 위로(於林木之上) 나온 것을(者) 보았고(見), 첩첩하게(壘壘然) 사람이(人之) 담 밖에서(於墻外) 지나갈 때(旅行而) 그 상투가 보이는 듯하니(見其髻也), 말하길(曰): “이것은(是) 반드시(必) 특이한 것이 있다(有異).”라고 했다.

공인을 시켜(使工) 그 앞을 파고(鑿其前), 네모난 연못을 만들고(爲方池), 그 흙으로(以其土) 대를 쌓고(築臺), 지붕 처마 위로 나와서(出於屋之簷而) 그쳤다(止). 나중에(然後) 사람들이(人之) 그 위에 이르러(至於其上者), 황홀하게(怳然) 대가 높은 것을 알지 못하고(不知臺之高, 而) 산이 뛰다가(山之踴躍) 맹렬하게 솟아 나왔다고 여겼다(以爲奮迅而出也).

공이 말하길(公曰): “이것은(是) 마땅히(宜) 능허라고 이름 붙일 것이다(名凌虛).”라고 했다. 이것을(以) 그 종사 소식에게 일러주고(告其從事蘇軾而) 기록하도록 시켰다(俾爲之記).

 

* 杖屨(장구): 지팡이와 신, 이름난 사람이 머무른 자취를 이르는 말.

* 簷(첨): 처마.

* 奮迅(분신): 맹렬()한 힘으로 분기()함.

* 俾(비): '시키다'란 뜻으로 사(使)와 같다. 

 

軾復於公曰: “物之廢興成毁, 不可得而知也. 昔者荒草野田, 霜露之所蒙翳, 狐虺之所竄伏, 方是時, 豈知有凌虛臺耶. 廢興成毁, 相尋於無窮, 則臺之復爲荒草野田, 皆不可知也. 嘗試與公, 登臺而望, 其東則秦穆公之祈年槖泉也, 其南則漢武之長楊五柞, 而其北則隋之仁壽, 唐之九成也. 計其一時之盛, 宏傑詭麗, 堅固而不可動者, 豈特百倍於臺而已哉. 然而數世之後, 欲求其彷彿, 而破瓦頹垣, 無復存者, 旣已化爲禾黍荊棘, 丘墟隴畝矣, 而況於此臺歟. 夫臺猶不足恃以長久, 而況於人事之得喪, 忽往而忽來者歟. 而或者欲以夸世而自足則過矣. 蓋世有足恃者而不在乎臺之存亡也.” 旣已言於公, 退而爲之記.

소식이(軾) 공에게 아뢰길(復於公曰): “만물이(物之) 없어지고 흥하고(廢興)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것을(成毁), 알 수 없습니다(不可得而知也). 옛날(昔者) 무성한 풀로 덮인(荒草) 들판과 밭이(野田), 서리와 이슬이 덮이고(霜露之所蒙翳), 여우와 뱀이(狐虺之) 숨던 곳이었는데(所竄伏), 바야흐로 지금(方是時), 어찌(豈) 능허대가 있을 것을 알았을까요(知有凌虛臺耶). 없어지고 흥하고(廢興) 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것이(成毁), 끝이 없음으로(於無窮) 서로 이어지면(相尋, 則) 대가(臺之) 다시(復) 무성이 풀 덮인 들과 밭이 될 것인지를(爲荒草野田), 모두(皆) 알 수 없습니다(不可知也). 일찍이(嘗) 시험 삼아(試) 공과 함께(與公), 대에 올라(登臺而) 바라보니(望), 그 동쪽은(其東則) 진목공의(秦穆公之) 기년궁과 탁천궁이 있고(祈年槖泉也), 그 남쪽은(其南則) 한무제의(漢武之) 장양궁과 오조궁이 있고(長楊五柞, 而) 그 북쪽에는(其北則) 수나라의 인수궁과(隋之仁壽), 당나라의 구성궁이 있었다(唐之九成也). 그 한 때의 융성함을 헤아려보면(計其一時之盛), 크고 뛰어나며(宏傑) 화려하고(詭麗), 견고해서(堅固而) 움직일 수 없는 것이(不可動者), 어찌(豈) 특히(特) 능허대보다(於臺) 백배일 뿐이겠습니까(百倍而已哉). 그러나(然而) 몇 세대 뒤에(數世之後), 그 비슷한 것을 찾으려고 해도(欲求其彷彿, 而) 깨진 기와와(破瓦) 무너진 담장도(頹垣), 남겨진 것이 없고(無復存者), 이미(旣已) 변해서(化) 벼와 기장, 가시덤불이 되고(爲禾黍荊棘), 언덕과 밭이랑으로 되었으니(丘墟隴畝矣, 而) 하물며(況) 이 대라면 어떻겠습니까(於此臺歟). 무릇(夫) 대는 오히려(臺猶) 오래간다고(以長久) 믿을 수 없는데(不足恃, 而) 하물며(況) 사람 일의 득실에 대해서라면(於人事之得喪), 갑자기 왔다(忽往而) 갑자기 가는 것이 아닌가요(忽來者歟). 그런데(而) 누군가는(或者) 세상에 자랑하면서(欲以夸世而) 만족한다면(自足則) 잘못입니다(過矣). 대개(蓋) 세상에(世) 믿을 것이 있지만(有足恃者而) 대의 존망과 <관계가> 있지 않습니다(不在乎臺之存亡也).”라고 했다.

공에게(於公) 말하고 나서(旣已言), 물러나(退而) 이것을 기록한다(爲之記).

 

* 竄伏(찬복): 몰래 달아나 숨음.

* 宏傑(굉걸): 광대하고 빼어나며 장대한 것.

* 詭麗(괴려): 특이하게 화려한 것.

* 丘墟(구허): 언덕 위의 옛 성터(-), 예전에는 번화()하던 곳이 뒤에 쓸쓸하게 변한 곳.

* 隴畝(농묘): ‘밭이나 시골’이라는 뜻으로, ‘백성()’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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