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可必乎? 賢者不必貴, 仁者不必壽. 天不可必乎? 仁者必有後. 二者將安取衷哉? 吾聞之, 申包胥曰: “人衆者勝天, 天定亦能勝人.” 世之論天者皆不待其定而求之. 故以天爲茫茫, 善者以怠, 惡者以肆, 盜跖之壽, 孔ㆍ顔之厄, 此皆天之未定者也.
하늘이 옳은 것이(天可) 반드시 그런가(必乎)? 현자가(賢者) 반드시 귀하게 되지 않고(不必貴), 인자가 반드시 장수하지 않는다(仁者不必壽). 하늘이 옳지 않은 것이(天不可) 반드시 그런가(必乎)? 인자에게(仁者) 반드시(必) 뒤따르는 것이 있다(有後). 두 가지가(二者) 장차(將) 어찌(安) 절충을 취하겠는가(取衷哉)? 내가 듣기로(吾聞之), 신포서가 말하길(申包胥曰): “사람이 많으면(人衆者) 하늘을 이기고(勝天), 하늘이 정하면(天定) 또한(亦) 사람을 이길 수 있다(能勝人).”라고 했다. 세상의(世之) 하늘을 논하는 사람들은(論天者) 모두(皆) 그 정해짐을 기다리지 않고(不待其定而) 추구한다(求之). 그러므로(故) 하늘을(以天) 아득하고 어둡게 여기고(爲茫茫), 착한 사람은(善者) 태연하고(以怠), 악한 사람은(惡者) 제멋대로이고(以肆), 도척이 장수하고(盜跖之壽), 공자와 안연이 재난을 당한 것은(孔ㆍ顔之厄), 이것이(此) 모두(皆) 하늘이(天之) 정하지 않은 것이다(未定者也).
* 天可必乎(천가필): 직역하면 '하늘은 반드시 ~한다고 할 수 있다'라고 할 수 있다. 하늘의 뜻이 반드시 실현된다라고 의역하면 된다.
* 取衷(취충): '절충하다'는 올바름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 茫茫(망망): 넓고 멀어 아득한 모양(模樣), 어둡고 아득함.
松栢生於山林, 其始也, 困於蓬蒿, 厄於牛羊, 而其終也, 貫四時閱千歲而不改者, 其天定也. 善惡之報, 至於子孫, 則其定也久矣. 吾以所見所聞而考之, 其可必也審矣. 國之將興, 必有世德之臣, 厚施而不食其報, 然後其子孫, 能與守文太平之主, 共天下之福. 故兵部侍郞晉國王公, 顯於漢周之餘, 歷事太祖太宗, 文武忠孝, 天下望以爲相, 而公卒以直道, 不容於時.
소나무와 잣나무가(松栢) 산에서 나서(生於山林), 그 처음에는(其始也), 쑥 때문에 곤란하고(困於蓬蒿), 소왕 양 때문에 재난을 당하지만(厄於牛羊, 而) 그 끝에는(其終也), 사계절을 뚫고(貫四時) 천 년을 지나서도(閱千歲而) 바뀌지 않는 것은(不改者), 아마(其) 하늘이 정한 것이다(天定也). 선과 악의 응보가(善惡之報), 자손에게 이르면(至於子孫, 則) 그 정한 것이(其定也) 오래된 것이다(久矣). 내가(吾) 보고 들은 것으로(以所見所聞而) 고찰해 보면(考之), 그 그러함이(其可) 반드시(必也) 깊다(審矣). 나라가(國之) 장차 흥하려고 하면(將興), 반드시(必) 대대로 덕을 쌓은 신하가 있고(有世德之臣), 두텁게 베풀고도(厚施而) 그 보답을 다 먹지 않고 나서(不食其報, 然後) 그 자손이(其子孫), 문을 지키고(守文) 태평한 군주와(太平之主) 함께(與), 천하의 복을 함께할 수 있다(能共天下之福). 그러므로(故) 병부시랑(兵部侍郞) 진국왕공이(晉國王公), 후한과 후주에서 드러났고(顯於漢周之餘), 태조와 태종을 연이어 섬기고(歷事太祖太宗), 문무를 겸비하고(文武) 충성스럽고 효성스러워(忠孝), 천하가(天下) 재상이 되기를 바랐지만(望以爲相, 而) 공이(公) 끝내(卒) 강직한 도로(以直道), 세상에 용납되지 않았다(不容於時).
* 蓬蒿(봉호): 쑥
蓋嘗手植三槐於庭曰: “吾子孫, 必有爲三公者.” 已而. 其子魏國文正公, 相眞宗皇帝於景德祥符之間, 朝廷淸明, 天下無事之時, 享其福祿榮名者, 十有八年. 今夫寓物於人, 明日而取之, 有得有否, 而晉公修德於身, 責報於天, 取必於數十年之後, 如持左契, 交手相付, 吾以是, 知天之果可必也.
일찍이(蓋嘗) 마당에(於庭) 느티나무 세 그루를 직접 심고(手植三槐) 말하길(曰): “내 자손 가운데(吾子孫), 반드시(必) 삼공이 될 사람이 있을 것이다(有爲三公者).”라고 했을 뿐이다(已而). 그 아들(其子) 위국문정공이(魏國文正公), 진종황의(眞宗皇帝) 경덕상부 사이에(於景德祥符之間) 재상이 되어(相), 조정이 맑고 밝았으며(朝廷淸明), 천하에(天下) 일이 없던 시절이라(無事之時), 그 복록과 영예로운 명성을 누린 것이(享其福祿榮名者), 18년이었다(十有八年). 지금(今夫) 남에게(於人) 물건을 맡겼다가(寓物), 다음날이 되어(明日而) 찾으면(取之), 득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有得有否, 而) 진공이(晉公) 몸에(於身) 덕을 닦고(修德), 하늘에(於天) 보답을 맡기고(責報), 반드시(必) 수십 년 뒤에(於數十年之後) 취한다는 것이(取), 계약을 가진 것처럼(如持左契), 그대로 들어맞았으니(交手相付), 내가(吾) 이 때문에(以是), 하늘이(天之) 결국(果) 반드시 그러한 것을(可必) 알았다(知也).
* 三槐(삼괴): ‘삼공(三公)’을 달리 이르는 말. 중국(中國) 주나라(周--) 때에 조정(朝廷)의 뜰에 세 그루의 회화나무를 심고 삼공(三公)이 이를 향(向)하여 앉았다는 데서 유래(由來)한다.
* 左契(좌계): 노자(老子)에 나온 말로, 둘로 나눈 부신(符信)의 왼쪽의 것 하나를 자기(自己) 손에 두어 좌계로 하고, 다른 것을 상대방(相對方)에게 주어 우계(右契)로 함.
吾不及見魏公, 而見其子懿敏公, 以直諫, 事仁宗皇帝, 出入侍從將帥三十餘年, 位不滿其德, 天將復興王氏也歟. 何其子孫之多賢也. 世有以晉公, 比李棲筠者, 其雄才直氣, 眞不相上下, 而棲筠之子吉甫, 其孫德裕, 功明富貴, 略如王氏等, 而忠信仁厚, 不及魏公父子, 由此觀之, 王氏之福, 蓋未艾也. 懿敏公之子鞏, 與吾遊, 好德而文, 以世其家, 吾是以錄之.
내가(吾) 위공을 보는 것에 이르지 못했고(不及見魏公, 而) 그 아들(其子) 의민공을 보았는데(見懿敏公), 곧은 간언으로(以直諫), 인종황제를 섬기고(事仁宗皇帝), <조정에> 출입하며(出入) 시종과 장수 노릇한 것이(侍從將帥) 30여 년인데(三十餘年), 지위가(位) 그 덕을 채우지 못했으니(不滿其德), 하늘이 장차(天將) 왕씨를(王氏) 다시 흥하게 하려는 것인가(復興也歟). 어찌(何) 그 자손 가운데(其子孫之) 현명한 사람이 많은가(多賢也). 세상에(世) 진국공으로(以晉公), 이서균에 비교하는 살마이 있으니(有比李棲筠者), 그 뛰어난 재주와(其雄才) 곧은 기상이(直氣), 참으로(眞) 서로 상하가 아니고(비슷하고)(不相上下, 而) 서균의 아들 길보와(棲筠之子吉甫), 그 손자 덕유가(其孫德裕), 공명이 있고 부귀한 것이(功明富貴), 대략(略) 왕씨 등과 같지만(如王氏等, 而) 충성스럽고 신의 있고(忠信) 인자하고 후덕한 것은(仁厚), 위국공 부자에 미치지 못하니(不及魏公父子), 이것으로 본다면(由此觀之), 왕씨의 복이(王氏之福), 대체로(蓋) 끝나지 않았다(未艾也). 의민공의 아들(懿敏公之子) 공은(鞏), 나와 함께 교유하며(與吾遊), 덕과 문을 좋아하며(好德而文, 以) 그 집안을 이었으니(世其家), 내가(吾) 이 때문에(是以) 그것을 기록한다(錄之).
銘曰: “嗚呼休哉. 魏公之業, 與槐俱萌. 封植之功, 必世乃成. 旣相眞宗, 四方砥平, 歸視其家, 槐陰滿庭. 吾儕小人, 朝不謀夕, 相時射利, 皇恤厥德. 庶幾僥倖, 不種而穫. 不有君子, 其何能國. 王城之東, 晉公所廬, 鬱鬱三槐, 惟德之符. 嗚呼, 休哉.”
명으로 말하길(銘曰): “아(嗚呼) 아름답구나(休哉). 위공의 업적이(魏公之業), 느티나무와 더불어(與槐) 함께 싹이 텄다(俱萌). 북돋아 심은 공이(封植之功), 반드시(必) 세대를 이어 이루어졌다(世乃成). 이미(旣) 진종의 재상이 되어(相眞宗), 사방이(四方) 편안하고(砥平), 돌아와(歸) 그 집안을 보니(視其家), 느티나무 그늘이(槐陰) 뜰을 채웠다(滿庭). 우리(吾) 소인 무리는(儕小人), 아침에(朝) 저녁을 도모하지 못하고(不謀夕), 때를 엿보고(相時) 이익을 뒤쫓으니(射利), 황급히(皇) 이 덕을 걱정한다(恤厥德). 요행을 바라고(庶幾僥倖), 씨 뿌리지 않고(不種而) 거두려고 한다(穫). 군자다움이 있지 않으면(不有君子), 그 어찌(其何) 나라를 다스리겠는가(能國). 왕성의 동쪽에(王城之東), 진공이(晉公) 집 지은 곳이 있고(所廬), 울창한(鬱鬱) 느티나무 세 그로(三槐), 오직(惟) 덕의 증거다(德之符). 아(嗚呼), 아름답구나(休哉).”라고 했다.
* 封植(봉식): 흙을 북돋아 심음.
* 皇恤厥德(황휼궐덕): 皇은 '황급히(遑)'과 같고 恤은 '걱정하다'란 뜻이다.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7] 소식(蘇軾) 표충관비(表忠觀碑): 표충관을 세운 사연 (0) | 2025.03.09 |
---|---|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5] 소식(蘇軾) 육일거사집서(六一居士集序): 욱일거사 문집의 서문 (0) | 2025.03.06 |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4] 소식(蘇軾) 제구양공문(祭歐陽公文): 구양문중에게 올리는 제문 (0) | 2025.03.05 |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3] 소식(蘇軾) 후적벽부(後赤壁賦): 두 번째 적벽부 (0) | 2025.03.05 |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2] 소식(蘇軾) 전적벽부(前赤壁賦): 적벽대전이 일어난 곳에서 (0) | 2025.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