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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3] 소식(蘇軾) 후적벽부(後赤壁賦): 두 번째 적벽부

by प्रज्ञा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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是歲十月之望, 步自雪堂, 將歸于臨皐, 二客從予. 過黃泥之坂, 霜露旣降, 木葉盡脫. 人影在地, 仰見明月. 顧而樂之, 行歌相答, 已而歎曰: “有客無酒, 有酒無肴. 月白風淸, 如此良夜何?”

이 해(是歲) 10월 보름에(十月之望), 설당에서 걸어 나와(步自雪堂), 장차(將) 임고로 돌아가려는데(歸于臨皐), 두 손님이(二客) 나를 따랐다(從予). 황니 언덕을 넘어가는데(過黃泥之坂), 서리와 이슬이(霜露) 내렸고(旣降), 나뭇잎은(木葉) 모두 떨어졌다(盡脫). 사람 그림자가(人影) 땅에 있고(在地), 우러러(仰) 밝은 달을 바라본다(見明月). 돌아보며(顧而) 즐기고(樂之), 가면서 노래하며(行歌) 서로 답하다가(相答), 이내(已而) 한탄하며 말하길(歎曰): “손님이 있으면(有客) 술이 없고(無酒), 술이 있으면 안주가 없구나(有酒無肴). 달은 밝고(月白) 바람은 맑은데(風淸), 이와 같이(如此) 좋은 밤을 어찌할까(良夜何)?”라고 했다.

 

客曰: “今者薄暮, 擧網得魚, 巨口細鱗, 狀如松江之鱸. 顧安所得酒乎?” 歸而謀諸婦, 婦曰: “我有斗酒, 藏之久矣. 以待子不時之需." 於是携酒與魚, 復遊於赤壁之下, 江流有聲, 斷岸千尺. 山高月小, 水落石出, 曾日月之幾何, 而江山不可復識矣.

손님이 말하길(客曰): “지금(今者) 땅거미가 지는 때에(薄暮), 그물을 들어(擧網) 물고기를 잡았는데(得魚), 큰 입에(巨口) 작은 비늘이 있고(細鱗), 모습이(狀) 송강의 농어 같다(如松江之鱸). 생각건대(顧) 어디서(安) 술을 얻을 수 있을까(所得酒乎)?”라고 했다.

돌아가(歸而) 아내에게 상의하니(謀諸婦), 아내가 말하길(婦曰): “나에게(我) 술 한 말이 있는데(有斗酒), 감춰둔 것이(藏之) 오래다(久矣). 그것으로(以) 그대가(子) 불시에 찾을 것을(不時之需) 기다렸다(待).라고 했다.

이에(於是) 술과 물고기를 가지고(携酒與魚), 적벽 아래서(於赤壁之下) 다시 노니(復遊), 강물에(江流) 소리가 있고(有聲), 깎아 세운 절벽이(斷岸) 천 척이다(千尺). 산이 높고(山高) 달은 작고(月小), 물이 떨어져(水落) 돌이 나오니(石出), 일찍이(曾) 일월이 얼마나 되었기에(日月之幾何, 而) 강산을(江山) 다시 알아볼 수 없다(不可復識矣).

 

* 薄暮(박모): 해가 진 뒤로 껌껌하기 전까지의 어둑어둑하여지는 어둠, 땅거미, 황혼().

 

予乃攝衣而上, 履巉巖披蒙茸, 踞虎豹, 登虯龍, 攀棲鶻之危巢, 俯馮夷之幽宮, 蓋二客之不能從焉. 劃然長嘯, 草木震動, 山鳴谷應, 風起水涌. 予亦悄然而悲, 肅然而恐, 凜乎其不可留也. 反而登舟, 放乎中流, 聽其所止而休焉. 時夜將半, 四顧寂寥, 適有孤鶴, 橫江東來, 翅如車輪, 玄裳縞衣, 戞然長鳴, 掠予舟而西也.

내가 이내(予乃) 옷을 걷어잡고(攝衣而) 올라가(上), 가파른 바위를 밟고(履巉巖) 어지럽게 난 풀을 헤치고(披蒙茸), 호랑이와 표범에 걸터앉아(踞虎豹), 새끼 용에 오르고(登虯龍), 매가 깃든(棲鶻之) 위태로운 둥지를(危巢) 붙잡고(攀), 하백의 깊은 궁궐을(馮夷之幽宮) 굽어보니(俯), 대체로(蓋) 두 손님이(二客之) 따르지 못했다(不能從焉). 크게(劃然) 소리를 길게 내어(長嘯), 초목이 진동하고(草木震動), 산이 울리고(山鳴) 골짜기가 응답하며(谷應), 바람이 일고(風起) 물이 통했다(水涌). 나도 또한(予亦) 조용해졌다가(悄然而) 슬퍼지고(悲), 숙연해졌다가 두려워져(肅然而恐), 오싹해져서(凜乎) 머물 수 없었다(其不可留也). 돌아와(反而) 배에 올라(登舟), 물 가운데 맡겨두고(放乎中流), 그 그치는 것과 쉬는 을(其所止而休) 내버려 두었다(聽焉). 때가(時) 밤이 장차 깊어지고(夜將半), 사방을 돌아보니(四顧) 적막하고(寂寥), 마침(適) 외로운 학이 있어(有孤鶴), 강을 가로질러(橫江) 동쪽으로 오니(東來), 날개가(翅) 수레바퀴와 같고(如車輪), 검은 치마와(玄裳) 흰 옷을 입고(縞衣), 새소리로(戞然) 길게 울며(長鳴), 내 배를 스치고(掠予舟而) 서쪽으로 간다(西也).

 

* 蒙茸(몽용): 풀이 어지럽게 난 모양(模樣), 물건(物件)이 어지러운 모양(模樣). 또는 어지럽게 뛰는 모양(模樣).

* 虯龍(규룡): 전설()에서 이르는 상상()의 동물(). 용의 새끼로서 빛이 붉고 뿔이 돋쳤다고 함.

* 馮夷(풍이): 고구려()의 시조() 동명왕()의 외조부()인 ‘하백()’을 달리 이르는 말.

* 劃然(획연): 명확()하게 구별()된 모양().

* 悄然(초연): 의기()가 떨어져서 기운이 없음.

* 凜乎(늠호): 마음이 오싹해져 얼어붙는 듯하다. 

* 聽(청): 될 대로 되도록 내버려 둔다는 뜻으로 종(從)이나 임(任)과 같다. 

 

須臾客去, 予亦就睡, 夢一道士羽衣翩躚, 過臨皐之下, 揖予而言曰: ‘赤壁之遊樂乎?’ 問其姓名, 俛而不答. ‘嗚呼噫嘻! 我知之矣. 疇昔之夜, 飛鳴而過我者, 非子也耶?’ 道士顧笑, 予亦驚悟, 開戶視之, 不見其處.

잠시 뒤에(須臾) 손님이 가고(客去), 나도 또한(予亦) 잠에 들었는데(就睡), 꿈에(夢) 도사 하나가(一道士) 깃털옷을(羽衣) 펄럭이며(翩躚), 임고 아래를 지나가며(過臨皐之下), 나에게 읍하고 말하길(揖予而言曰): ‘적벽의 놀이가(赤壁之遊) 즐거웠는가(樂乎)?’라고 했다. 그 성명을 물으니(問其姓名), 구부리고(俛而) 대답하지 않는다(不答). ‘아(嗚呼噫嘻)! 내가(我) 알겠다(知之矣). 어젯밤에(疇昔之夜), 날아 울면서(飛鳴而) 나를 지나간 것이(過我者), 그대가 아니겠는가(非子也耶)?’라고 했다. 도사가(道士) 돌아보며 웃고(顧笑), 나도 또한(予亦) 놀라서 깨어(驚悟), 문을 열고(開戶) 보니(視之), 그 자취를 볼 수 없었다(不見其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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