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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4] 소식(蘇軾) 제구양공문(祭歐陽公文): 구양문중에게 올리는 제문

by प्रज्ञा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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嗚呼哀哉! 公之生於世, 六十有六年. 民有父母, 國有蓍龜, 斯文有傳, 學者有師. 君子有所恃而不恐, 小人有所畏而不爲. 譬如大川喬嶽, 雖不見其運動, 而功利之及於物者, 蓋不可數計而周知.

아(嗚呼) 슬프구나(哀哉)! 공이(公之) 세상에 산 것이(生於世), 66년이 되었다(六十有六年). 백성에게(民) 부모가 있고(有父母), 나라에(國) 물어볼 곳이 있고(有蓍龜), 이 문화에(斯文) 전해지는 것이 있고(有傳), 학자에게(學者) 스승이 있다(有師). 군자에게(君子) 믿는 것이 있어(有所恃而) 두려워하지 않고(不恐), 소인에게(小人) 두려워하는 것이 있어(有所畏而) 하지 않는다(不爲). 비유하자면(譬如) 큰 내와(大川) 높은 산이(喬嶽), 비록(雖) 그 움직임을 보이지 않지만(不見其運動, 而) 공적과 이익이(功利之) 만물에 미치는 것을(及於物者), 대개(蓋) 수를 헤아려 두루 알려줄 수 없는 것과(不可數計而周知) 같다.

 

* 蓍龜(시귀): 점칠 때에 쓰는 가새풀과 거북.

* 喬嶽(교악): 높은 산, 태산(泰山).

* 功利(공리): 공명(功名)과 이욕(利慾), 공적(功績)과 이익(利益).

* 周知(주지): 여러 사람이 어떤 사실(事實)을 널리 아는 것.

 

今公之沒也, 赤子無所仰庇, 朝廷無所稽疑, 斯文化爲異端, 學者至於用夷. 君子以爲無與爲善, 而小人沛然自以爲得時. 譬如深山大澤, 龍亡而虎逝, 則變怪百出, 舞鰌鱔而號狐狸.

지금(今) 공이 죽고(公之沒也), 어린아이에게(赤子) 우러러 보호받을 곳이 없고(無所仰庇), 조정에(朝廷) 의심 나는 것을 물어볼 곳이 없고(無所稽疑), 이 문화가(斯文化) 이단이 되어(爲異端), 학자가(學者) 오랑캐의 습속을 씀에 이르렀다(至於用夷). 군자가(君子) 더불어 선을 행할 것이 없다고(無與爲善) 여기고(以爲, 而) 소인이(小人) 세차게(沛然) 자기가(自) 때를 얻었다고 여긴다(以爲得時). 비유하자면(譬如) 깊은 산과 큰 연못에(深山大澤), 용이 없어지고(龍亡而) 호랑이가 떠나면(虎逝, 則) 괴이한 변화가(變怪) 갖가지로 나오고(百出), 미꾸라지와 드렁허리를 춤추게 하고(舞鰌鱔而) 여우와 삵이 소리치는 것과(號狐狸) 같다.

 

* 沛然(패연): (비나 폭포(瀑布) 따위가) 쏟아지는 모양(模樣)이 매우 세참.

 

公之未用也, 天下以爲病, 而其旣用也, 則又以爲遲. 及其釋位而去也, 莫不冀其復用, 至於請老而歸也, 莫不悵然失望. 而猶庶幾於萬一者, 幸公之未衰, 孰謂公無復有意於斯世也, 奄一去而莫予追? 豈厭世之溷濁, 潔身而逝乎? 將民之無祿, 而天莫之遺?

공이(公之) 쓰이지 않았을 때는(未用也), 천하가(天下) 병으로 여겼고(以爲病, 而) 그가(其) 쓰이고 나서는(旣用也, 則) 또(又) 늦었다고 여겼다(以爲遲). 그가 지위를 내려놓고 떠났을 때는(及其釋位而去也), 누구도(莫) 그가 다시 등용될 것이라고(其復用) 기대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不冀), 늙어서 고향으로 돌아갈 것을 청함에(於請老而歸) 이르러서는(也), 누구도(莫) 서운하고 실망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不悵然失望). 그러나(而) 오히려(猶) 만에 한 사람이라도(於萬一者) 기대한 것은(庶幾), 다행히(幸公) 공이 아직 쇠약하지 않았는데(之未衰), 누가(孰) 공에게(公) 다시 이 세상에 뜻을 두는 일이 있지 않아서(無復有意於斯世也), 문득(奄) 떠나서(一去而) 누구도(莫)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고(予追) 말했겠는가(謂)? 어찌(豈) 세상의 혼탁함을 싫어해서(厭世之溷濁), 몸을 깨끗이 하고(潔身而) 간 것이겠는가(逝乎)? 장차(將) 백성에게(民之) 복이 없어서(無祿, 而) 하늘이(天) 무엇도 남겨두지 않은 것인가(莫之遺)?

 

* 悵然(창연): 몹시 서운하고 섭섭함.

* 庶幾(서기): 바람, 바라건대, 거의.

* 奄(엄): 문득, 갑자기.

* 將(장): 또한, 그렇지 않으면.

 

昔我先君, 懷寶遯世, 非公則莫能致. 而不肖無狀, 夤緣出入, 受敎門下者, 十有六年於斯. 聞公之喪, 義當匍匐往弔, 而懷祿不去, 愧古人以恧怩. 緘辭千里, 以寓一哀而已, 蓋上以爲天下慟, 而下以哭吾私.

옛날(昔) 우리 선친이(我先君), 보배를 품고서도(懷寶) 세상을 피했을 때(遯世), 공이 아니었다면(非公則) 누구도 이르게 할 수 없었고(莫能致, 而) 못나고(不肖) 보잘것없지만(無狀), <내가> 인연으로(夤緣) 드나들며(出入), 문하에서 가르침 받은 것이(受敎門下者), 여기까지(於斯) 16년이다(十有六年). 공의 상을 듣고(聞公之喪), 의리상(義) 마땅히(當) 기어서라도 가서 조문해야 하지만(匍匐往弔, 而) 관직을 품고(懷祿) 가지 못하니(不去), 고인에게 부끄럽고(愧古人以) 송구스럽습니다(恧怩). 편지로라도(緘辭) 천 리를 보내니(千里), 한 슬픔을 부칠 따름이니(以寓一哀而已), 대체로(蓋) 위로는(上以) 천하를 위해(爲天下) 슬퍼하고(慟, 而) 아래로는(下以) 나의 사사로움으로 곡한다(哭吾私).

 

* 遯世(둔세): 속세(俗世)를 등지고 불문(佛門)에 들어감.

* 夤緣(인연): 덩굴이 벋어 올라감, 권세(權勢) 있는 연줄(-)을 타서 지위(地位)에 오름의 비유(比喩譬喩).

* 匍匐(포복): 배를 땅에 대고 김.

* 緘辭(함사): 서면으로 묻거나 대답하는 말.

* 寓(우): 부치다, 보내다, 맡기다, 위탁하다(委託), 기탁하다(寄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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