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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91] 소식(蘇軾) 조주한문공묘비(潮州韓文公廟碑): 한문공 사당에 세운 비문

by प्रज्ञा 2025.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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匹夫而爲百世師, 一言而爲天下法, 是皆有以參天地之化, 關盛衰之運, 其生也有自來, 其逝也有所爲. 故申呂自嶽降, 傳說爲列星, 古今所傳, 不可誣也.

평민으로(匹夫而) 백 세의 스승이 되어(爲百世師), 말 한마디로(一言而) 천하의 법이 되었으니(爲天下法), 이것이(是) 모두(皆) 천지의 조화에 참여할 수 있고(有以參天地之化), 성쇠의 운에 관여할 수 있어(關盛衰之運), 그 태어난 것에(其生也) 온 곳이 있고(有自來), 그 돌아감에(其逝也) 한 일이 있다(有所爲). 그러므로(故) 신백과 여후가(申呂) 산에서(自嶽) 내려왔고(降), 부열은(傳說) 늘어선 별이 되었고(爲列星), 예로부터 지금까지(古今) 전해진 것이(所傳), 거짓일 수 없다(不可誣也).

 

孟子曰: “我善養吾浩然之氣.” 是氣也, 寓於尋常之中, 而塞乎天地之間, 卒然遇之, 王公失其貴, 晉楚失其富, 良平失其智, 賁育失其勇, 儀秦失其辯, 是孰使之然哉. 其必有不依形而立, 不恃力而行, 不待生而存, 不隨死而亡者矣. 故在天爲星辰, 在地爲河嶽, 幽則爲鬼神, 而明則復爲人, 此理之常, 無足怪者.

맹자가 말하길(孟子曰): “나는(我) 내 호연지기를(吾浩然之氣) 잘 기른다(善養).”라고 한 것이, 이 기운이고(是氣也), 평범한 가운데(於尋常之中) 있을 수 있고(, 而) 천지 사이에 가득 차서(塞乎天地之間), 마침내(卒然) 만나면(遇之), 왕공이(王公) 귀함을 잃고(失其貴), 진과 초가(晉楚) 부유함을 잃고(失其富), 장량과 진평이(良平) 지혜를 잃고(失其智), 맹분과 하육이(賁育) 용맹을 잃고(失其勇), 장의와 소진이(儀秦) 말재주를 잃으니(失其辯), 이것은(是) 누가(孰) 그렇게 만드는 것인가(使之然哉). 그것은(其) 반드시(必) 형상에 의지해서 서지 않음이 있고(有不依形而立), 힘에 의지해서 행하지 않고(不恃力而行), 생명에 의지해서 존재하지 않고(不待生而存), 죽음을 따라서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不隨死而亡者矣). 그러므로(故) 하늘에 있으면(在天) 별이 되고(爲星辰), 땅에 있으면(在地) 강과 산이 되고(爲河嶽), 그윽하면(幽則) 귀신이 되고(爲鬼神, 而) 밝으면(明則) 다시 사람이 되니(復爲人), 이 이치가(此理之) 늘 그러한 것은(常), 괴이하게 여길 것이 없다(無足怪者).

 

* 尋常(추상): 대수롭지 않고 예사(例事)로움.

 

自東漢以來, 道喪文弊, 異端幷起, 歷唐貞觀開元之盛, 輔以房杜姚宋, 而不能救, 獨韓文公, 起布衣, 談笑而麾之, 天下靡然從公, 復歸于正, 蓋三百年於此矣. 文起八代之衰, 而道濟天下之溺, 忠犯人主之怒, 而勇奪三軍之帥, 此豈非參天地關盛衰, 浩然而獨存者乎.

동한 이래로(自東漢以來), 도가 없어지고(道喪) 문장이 피폐해지고(文弊), 이단이(異端) 함께 일어나(幷起), 당나라 정관과 개원의 성시를 거치며(歷唐貞觀開元之盛), 방현령과 두여희, 요승, 송경이 보좌했지만(輔以房杜姚宋, 而) 구할 수 없었고(不能救), 오직(獨) 한문공이(韓文公), 평민에서 일어나(起布衣), 담소하며(談笑而) 지도하고(麾之), 천하가(天下) 쏠리듯(靡然) 공을 따라서(從公), 다시(復) 바름에 돌아갔으니(歸于正), 대략(蓋) 여기까지(於此) 3백여 년이다(三百年矣). 문장으로(文) 8대의 쇠락을 일으키고(起八代之衰, 而) 도로(道) 천하의 가라앉은 것을 구제하고(濟天下之溺), 충으로(忠) 임금의 노여움을 범하고(犯人主之怒, 而) 용맹으로(勇) 삼군의 장수를 빼앗았으니(奪三軍之帥), 이것이(此) 어찌(豈) 천지의 성쇠에 참여한 것이 아니며(非參天地關盛衰), 호연하게(浩然而) 홀로 존재한 것이 아니겠는가(獨存者乎).

 

蓋嘗論天人之辨, 以謂, 人無所不至, 惟天不容僞. 智可以欺王公, 不可以欺豚魚, 力可以得天下, 不可以得匹夫匹婦之心. 故公之精誠, 能開衡山之雲, 而不能回憲宗之惑, 能馴鰐魚之暴, 而不能弭皇甫鎛李逢吉之謗, 能信於南海之民, 廟食百世, 而不能使其身一日安於朝廷之上, 蓋公之所能者天也, 其所不能者人也.

일찍이(蓋嘗) 하늘과 사람의 구별은 논하고(論天人之辨, 以) 사람에게 이르지 못하는 곳이 없다고 말하는데(謂, 人無所不至), 오직(惟) 하늘은(天) 거짓을 용납하지 않는다(不容僞). 지혜는(智) 왕공을 속일 수 있지만(可以欺王公), 돼지와 물고기를 속일 수 없고(不可以欺豚魚), 힘은(力) 천하를 얻을 수 있지만(可以得天下), 필부필부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不可以得匹夫匹婦之心). 그러므로(故) 공의 정성은(公之精誠), 형산의 구름을 열 수 있었지만(能開衡山之雲, 而) 헌종의 미혹을 되돌릴 수 없었고(不能回憲宗之惑), 악어의 포악함을 길들일 수 있었지만(能馴鰐魚之暴, 而不) 황보박과 이봉길의 비방을 멈출 수 없었고(能弭皇甫鎛李逢吉之謗), 남해 사람에게 믿음을 주어(能信於南海之民), 묘에서(廟) 백 세에 걸쳐 제수를 먹었지만(食百世, 而) 자기 한 몸으로 하여금(使其身) 하루라도(一日) 조정에서 편안하게 하지 못했으니(不能安於朝廷之上), 대개(蓋) 공이(公之) 잘한 것은(所能者) 하늘의 일이고(天也), 그 할 수 없는 것은(其所不能者) 사람의 일이다(人也).

 

始潮人未知學, 公命進士趙德, 爲之師, 自是潮之士, 皆篤於文行, 延及齊民. 至于今號稱易治, 信乎. 孔子之言曰: “君子學道則愛人, 小人學道則易使也.” 潮人之事公也, 飮食必祭, 水旱疾疫凡有求, 必禱焉, 而廟在刺史公堂之後, 民以出入爲艱. 前守欲請諸朝, 作新廟不果, 元祐五年, 朝散郞王君滌, 來守是邦, 凡所以養士治民者, 一以公爲師, 民旣悅服. 則出令曰: “願新公廟者聽.” 民讙趨之, 卜地於州城之南七里, 期年而廟成.

처음에(始) 조주 사람들이(潮人) 배움을 알지 못했는데(未知學), 공이 명하여(公命) 선비 조덕을 등용하고(進士趙德), 스승으로 삼아(爲之師), 이것으로부터(自是) 조주의 선비가(潮之士), 모두(皆) 문과 행에 돈독해졌고(篤於文行), 백성에게 이르렀다(延及齊民). 지금에 이르러(至于今) 다스리기 쉽다고 말하는데(號稱易治), 믿을만하다(信乎). 공자의 말에(孔子之言曰): “군자가(君子) 도를 배우면(學道則) 남을 사랑하고(愛人), 소인이 도를 배우면(小人學道則) 쉽게 다스려진다(易使也).”라고 했다. 조주 사람들이(潮人之) 공을 모시는 것이(事公也), 음식으로(飮食) 반드시 제사 지내고(必祭), 홍수와 가뭄, 질병이 있으면(水旱疾疫凡) 구함이 있어서(有求), 반드시 기도했는데(必禱焉, 而) 사당이(廟) 자사의 관청 뒤에 있어서(在刺史公堂之後), 백성이(民以) 출입하는 것이(出入) 어려웠다(爲艱). 이전 태수가(前守) 조정에 청해서(欲請諸朝), 사당을 새로 지으려고 했지만(作新廟) 이루지 못했고(不果), 원우 5년에(元祐五年), 조산랑 왕군척이(朝散郞王君滌), 태수로 이 고을에 와서(來守是邦), 선비를 기르고 백성을 다스리는 것이(凡所以養士治民者), 한결같이(一以) 공이 스승이 되니(公爲師), 백성이(民) 기뻐하며 복종했다(旣悅服). 그러므로(則) 영을 내려 말하길(出令曰): “원컨대(願) 공의 사당을 새로 짓는 것을(新公廟者) 들어준다(聽).”라고 했다. 백성들이 떠들며(民讙) 달려들어(趨之), 조주성 남쪽 7리 되는 곳에(於州城之南七里) 점을 쳐 터를 잡으니(卜地), 일 년이 지나(期年而) 사당이 만들어졌다(廟成).

 

或曰: “公去國萬里而謫于潮, 不能一歲而歸, 沒而有知, 其不眷戀于潮也審矣.” 軾曰: “不然. 公之神在天下者, 如水之在地中, 無所往而不在也, 而潮人獨信之深思之至, 焄蒿悽愴, 若或見之, 譬如鑿井得泉而曰, ‘水專在是.’ 豈理也哉.”

누군가 말하길(或曰): “공이(公) 나라(서울)을 버리고(去國) 만리나 가서(萬里而) 조주에 이르러(謫于潮), 일 년을 보내지 못하고(不能一歲而) 돌아왔으니(歸), 죽어서(沒而) 앎이 있더라도(有知), 그가(其) 조주를 그리워하지 않는 것이(不眷戀于潮也) 심할 것이다(審矣).”라고 했다.

소식이 말하길(軾曰): “그렇지 않다(不然). 공의 신령이(公之神) 천하에 있는 것은(在天下者), 물이 땅 속에 있는 것과 같고(如水之在地中), 가서 있지 않은 고시 없으니(無所往而不在也, 而) 조주 사람들이(潮人) 오직(獨) 그를 믿고(信之) 생각하는 것이 지극해서(深思之至), 향을 피우고 오싹하게 하는 것이(焄蒿悽愴), 그를 본 것과 같으니(若或見之), 비유하자면(譬如) 우물을 파서(鑿井) 샘을 얻고(得泉而) 말하길(曰), ‘물이(水) 오직 여기에 있다(專在是).’라고 한다면, 어찌(豈) 이치에 맞겠는가(理也哉).”라고 했다.

 

* 眷戀(권련): 간절()하게 생각하며 그리워함.

* 焄蒿悽愴(훈호처장): 「향기()가 서려 올라 사람의 기분()을 오싹하게 한다.」는 뜻으로, 귀신()의 분위기()가 서림을 형용()해 이르는 말.

 

元豊元年, 詔封公昌黎伯. 故榜曰: ‘昌黎伯韓文公之廟.’ 潮人請書其事于石, 因爲作詩以遺之, 使歌以祀公. 其辭曰: “公昔騎龍白雲鄕, 手抉雲漢分天章, 天孫爲織雲錦裳. 飄然乘風來帝旁, 下與濁世掃粃糠. 西游咸池略扶桑, 草木衣被昭回光, 追逐李杜參翶翔, 汗流籍湜走且僵, 滅沒倒景不得望. 作書詆佛譏君王, 要觀南海窺衡湘, 歷舜九疑弔英皇. 祝融先驅海若藏, 約束鮫鰐如驅羊. 鈞天無人帝悲傷, 謳吟下招遺巫陽. 犦牲鷄卜羞我觴, 於粲荔丹與蕉黃. 公不少留我涕滂, 翩然被髮下大荒.”

원풍 원년에(元豊元年), 조서를 내려(詔) 공을 창려백으로 봉했다(封公昌黎伯). 그러므로(故) 방에 이르길(榜曰): ‘창려백 한문공의 묘(昌黎伯韓文公之廟).’라고 했다. 조주 사람들이(潮人) 돌에(于石) 그 일을 새기기를 청하니(請書其事), 이에(因) 시를 지어(爲作詩以) 그것을 남기고(遺之), 노래로(使歌以) 공을 제사 지낸다(祀公). 그 가사에 이르길(其辭曰): “공이(公) 옛날(昔) 백운향에서(白雲鄕) 용을 타고(騎龍), 은하수를 손으로 더듬어(手抉雲漢) 하늘의 글을 나누어 가지고(分天章), 천손(직녀)이(天孫) 아름다운 옷을 짰다(爲織雲錦裳). 홀연히(飄然) 바람을 타고(乘風) 천제 곁에 와서(來帝旁), 아래로(下) 혼탁한 세상과 더불어(與濁世) 쭉정이와 겨를 쓸어버렸다(掃粃糠). 서쪽으로(西) 함지에서 노닐고(游咸池) 부상을 건드리니(略扶桑), 초목이(草木) 은덕을 입고(衣被) 밝은 빛을 비추어(昭回光), 이백과 두보를(李杜) 뒤쫓아(追逐) 나는 데 참여하고(參翶翔), 땀 흘리며(汗流) 장적과 황보식이 달리고(籍湜走) 또 엎어져도(且僵), 滅沒倒景不得望. 글을 써서(作書) 부처를 꾸짖고(詆佛) 군왕을 비판하고(譏君王), 남해를 둘러보고(要觀南海) 형산과 상수를 엿보며(窺衡湘), 순임금의 구의산을 거쳐(歷舜九疑) 아황과 여영을 조문했다(弔英皇). 축용은(祝融) 앞서 달리고(先驅) 해악은 숨었고(海若藏), 악어를 묶어(約束鮫鰐) 양을 몰듯이 했다(如驅羊). 하늘에(鈞天) 사람이 없어(無人) 천제가 슬퍼하고(帝悲傷), 노래 부르며(謳吟) 신무양을 내려보내 불렀다(下招遺巫陽). 犦牲鷄卜羞我觴, 於粲荔丹與蕉黃. 公不少留我涕滂, 翩然被髮下大荒.”

 

* 雲錦裳(운금상): 아름다운 옷.

* 飄然(표연): 바람에 가볍게 팔랑 나부끼는 모양(), 훌쩍 나타나거나 떠나가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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