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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89] 소순(蘇洵) 상전추밀서(上田樞密書): 전추밀에게 올리는 편지

by प्रज्ञा 2025.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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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之所以與我者, 夫豈偶然哉. 堯不得以與丹朱, 舜不得以與商均, 而瞽瞍不得奪諸舜, 發於其心, 出於其言, 見於其事, 確乎其不可易也. 聖人不得以與人, 父不得奪諸其子, 於此見天之所以與我者, 不偶然也.

하늘이(天之) 나에게 준 것이(所以與我者), 어찌(夫豈) 우연이겠는가(偶然哉). 요임금이(堯) 단주에게 줄 수 없었고(不得以與丹朱), 순임금이(舜) 상균에게 줄 수 없었고(不得以與商均, 而) 고수가(瞽瞍) 제순에게 뺏을 수 없었으니(不得奪諸舜), 그 마음에서 드러나고(發於其心), 그 말에서 나오고(出於其言), 그 일에서 보이는 것이어서(見於其事), 확실히(確乎) 바꿀 수 없었다(其不可易也). 성인이(聖人) 사람들에게 줄 수 없고(不得以與人), 아버지가(父) 아들에게 뺏을 수 없고(不得奪諸其子), 이것에서(於此) 하늘이(天之) 나에게 준 것이(所以與我者), 우연이 아님을(不偶然) 볼 수 있다(也).

 

* 確乎(확호): 아주 든든하고 굳셈.

 

夫其所以與我者, 必有以用我也, 我知之, 不得行之, 不以告人, 天固用之, 我實置之, 其名曰棄天. 自卑以求幸其言, 自小以求用其道, 天之所以與我者何如, 而我如此也, 其名曰褻天. 棄天我之罪也, 褻天亦我之罪也, 不棄不褻而人不我用, 不我用之罪也, 其名曰逆天.

그(夫) 나에게 준 것에는(其所以與我者), 반드시(必) 나를 쓸 것이 있어서이고(有以用我也), 내가(我) 그것을 알고서(知之), 행할 수 없고(不得行之), 남에게 일러줄 수 없다면(不以告人), 하늘이(天) 진실로(固) 쓰는데(用之), 내가(我) 실제로(實) 버려두는 것이니(置之), 그것을 이름 붙어(其名) 하늘을 버린다고 한다(曰棄天). 자기를 낮추면서(自卑以) 그 말이 받아들여지기를 구하고(求幸其言), 자기를 작게 만들면서(自小以) 그 도가 쓰이기를 구한다면(求用其道), 하늘이(天之) 나에게 준 것이(所以與我者) 무슨 까닭이고(何如, 而) 우리가(我) 이처럼 하는 것은(如此也), 그것을 이름 붙여(其名) 하늘을 모독한다고 한다(曰褻天). 하늘을 버리는 것은(棄天) 우리 죄이고(我之罪也), 하늘을 모독하는 것도(褻天) 또한(亦) 우리 죄이니(我之罪也), 버리지 않고(不棄) 모독하지 않았는데(不褻而) 사람들이(人) 나를 쓰지 않는 것은(不我用), 나를 쓰지 않는(不我用之) 죄이니(罪也), 그것을 이름 붙여(其名) 역천이라고 한다(曰逆天).

 

* 幸其言(행기언): 자기 말이 남에게 받아들여지다.

 

然則棄天褻天者, 其責在我, 逆天者, 其責在人, 在我者, 吾將盡吾力之所能爲者, 以塞夫天之所以與我之意, 而求免夫天下後世之譏, 在人者, 吾何知焉. 吾求免夫一身之責之不暇, 而暇爲人憂乎哉.

그렇다면(然則) 하늘을 버리고(棄天) 하늘을 모독하는 것은(褻天者), 그 책임이(其責) 나에게 있고(在我), 하늘을 거스르는 것은(逆天者), 그 책임이 남에게 있으니(其責在人), 나에게 있는 것은(在我者), 내가(吾) 장차(將) 내 힘으로(吾力之) 할 수 있는 것을 다해서(所能爲者, 以) 하늘이(夫天之) 나에게 준 뜻을(所以與我之意) 보답하고(, 而) 천하 후세의 비난을(夫天下後世之譏) 벗어나길 구하지만(求免), 사람들에게 있는 것은(在人者), 내가(吾) 어찌 알겠는가(何知焉). 내가(吾) 한 몸의 책을 벗어나기를 구하는 것도(求免夫一身之責之) 겨를이 없고(不暇, 而) 남을 위해 걱정하는 것에(爲人憂) 겨를이 있겠는가(乎哉).

 

孔子ㆍ孟軻之不遇, 老於道途, 而不倦不慍不怍不沮者, 夫固知夫責之所在也. 衛靈ㆍ魯哀ㆍ齊宣ㆍ梁惠之徒, 不足相與以有爲也, 我亦知之矣, 抑將盡吾心焉耳, 吾心之不盡, 吾恐天下後世無以責夫衛靈ㆍ魯哀ㆍ齊宣ㆍ梁惠之徒, 而彼亦將有以辭其責也, 然則孔子ㆍ孟軻之目, 將不瞑於地下矣.

공자와 맹가가(孔子ㆍ孟軻之) 만나지 못하고(不遇), 거리에서 늙었지만(老於道途, 而) 게을리하지 않고(不倦) 화내지 않고(不慍) 부끄러워하지 않고(不怍) 무너지지 않은 것은(不沮者), 진실로(夫固) 책임이 있는 곳을(夫責之所在) 알아서이다(也). 위영공과 노애공, 제선왕, 양혜왕의 무리가(衛靈ㆍ魯哀ㆍ齊宣ㆍ梁惠之徒), 서로 더불어(相與) 큰 일을 하기에(以有爲) 부족한 것은(不足也), 나도 또한(我亦) 아는 것이고(知之矣), 그러나(抑) 내 마음을 다하는 것일 뿐이니(將盡吾心焉耳), 내 마음을(吾心之) 다하지 않으면(不盡), 내가(吾) 천하 후세에(天下後世) 위령공, 노애공, 제선왕, 양혜왕의 무리를(夫衛靈ㆍ魯哀ㆍ齊宣ㆍ梁惠之徒) 꾸짖을 수 없고(無以責, 而) 그들도 도한(彼亦) 장차(將) 그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有以辭其責) 두려우니(也), 그렇다면(然則) 공자와 맹가의 눈이(孔子ㆍ孟軻之目), 장차(將) 지하에서 감기지 않을 것이다(不瞑於地下矣).

 

夫聖人賢人之用心也, 固如此, 如此而生, 如此而死, 如此而貧賤, 如此而富貴, 升而爲天, 沈而爲淵, 流而爲川, 止而爲山, 彼不預吾事, 吾事畢矣. 竊怪夫後之賢者, 不能自處其身也, 飢寒窮困之不勝而號於人. 嗚呼! 使吾誠死於飢寒困窮耶, 則天下後世之責, 將必有在, 彼其身之責, 不自任以爲憂, 而我取而加之吾身, 不亦過乎.

무릇(夫) 성인과 현인이(聖人賢人之) 마음 쓰는 것이(用心也), 진실로 이와 같고(固如此), 이와 같으면(如此而) 살고(生), 이와 같으면 죽고(如此而死), 이와 같으면 빈천하고(如此而貧賤), 이와 같으면 부귀할 수 있으니(如此而富貴), 올라가서(升而) 하늘이 되고(爲天), 가라앉아서(沈而) 연못이 되고(爲淵), 흘러서 내가 되고(流而爲川), 멈춰서 산이 되니(止而爲山), 그들이(彼) 내 일에 관계하지 않고(不預吾事), 내 일이 끝날 것이다(吾事畢矣). 참으로 괴이하게(竊怪) 후세의 현자가(夫後之賢者), 자기를(其身) 스스로 처신하지 못하고(不能自處也), 굶주림과 추위(飢寒) 곤궁함을 이기지 못하고(窮困之不勝而) 남에게 소리친다(號於人). 아(嗚呼)! 나로 하여금(使吾) 진실로(誠) 굶주림과 추위, 곤궁함에서 죽도록 만든다면(死於飢寒困窮耶, 則) 천하 후세의 책망이(天下後世之責), 장차(將) 반드시 있을 것이고(必有在), 저(彼) 그 몸의 책임을(其身之責), 스스로 져서 걱정하도록 하지 않고(不自任以爲憂, 而) 내가 취하여(我取而) 나에게 가한다면(加之吾身), 또한 과하지 않겠는가(不亦過乎).

 

今洵之不肖, 何敢亦自列於聖賢? 然其心, 有所甚不自輕者, 何則? 天下之學者, 孰不欲一蹴而造聖人之域? 然及其不成也, 求一言之幾乎道, 而不可得也.

지금(今) 저의 못남으로(洵之不肖), 어찌 감히(何敢) 또한(亦) 스스로(自) 성현과 나란히 서겠습니까(列於聖賢)? 그러나(然) 그 마음에는(其心), 매우 자기를 가벼이 여기지 않으려는 것이 있는 것은(有所甚不自輕者), 어째서인가요(何則)? 천하의 학자 가운데(天下之學者), 누가(孰) 한 번에(一蹴而) 성인의 영역에 가려고(造聖人之域) 하지 않겠습니까(不欲)? 그러나(然) 그 이룸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及其不成也), 말 한마디가(一言之) 도에 가까울 것을(幾乎道) 구해도(, 而)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不可得也).

 

* 一蹴(일축): 한 번 참, 상대방()을 단번에 물리침.

 

千金之子, 可以貧人, 可以富人, 非天之所與, 雖以貧人富人之權, 求一言之幾乎道, 不可得也; 天子之宰相, 可以生人, 可以殺人, 非天之所與, 雖以生人殺人之權, 求一言之幾乎道, 不可得也.

천금의 부잣집(千金之) 자식은(子), 남을 가난하게 만들 수 있고(可以貧人), 남을 부유하게 만들 수 있지만(可以富人), 하늘이 준 것이 아니라면(非天之所與), 비록(雖) 가난하게 만들고(貧人) 부자로 만들 수 있는(富人之) 권세로도(權), 말 한마디가 도에 가까운 것을 구해도(求一言之幾乎道), 얻을 수 없고(不可得也); 천자의 재상이(天子之宰相), 남을 살릴 수 있고(可以生人), 남을 죽일 수 있지만(可以殺人), 하늘이 준 것이 아니라면(非天之所與), 비록(雖) 남을 살리고 죽이는 권세로도(以生人殺人之權), 말 한마디로 도에 가까워짐을 구하는 것은(求一言之幾乎道), 얻을 수 없습니다(不可得也).

 

今洵用力於聖人賢人之術, 亦已久矣. 其言語其文章, 雖不識其果可以有用於今而傳於後與否, 獨怪夫得之之不勞, 方其致思於心也, 若或起之, 得之心而書之紙也, 若或相之, 夫豈無一言之幾於道者乎.

지금(今) 제가(洵) 성인과 현인의 술수에(於聖人賢人之術) 힘을 쓴 것이(用力), 또한(亦) 이미 오래되었습니다(已久矣). 그 말과(其言語) 그 문장이(其文章), 비록(雖) 그것이 과연(其果) 지금에 쓰일 수 있고(可以有用於今而) 후세에 전해질 수 있는지를(傳於後與否) 알지 못하지만(不識), 홀로(獨) 괴이하게 여기는 것은(怪) 그것을 얻으려고(夫得之之) 노력하지 않고(不勞), 바야흐로(方) 그(其) 마음에 생각을 다하면(致思於心也), 그것을 일으켜주는 듯하고(若或起之), 마음에 얻어서(得之心而) 종이에 쓰면(書之紙也), 그것을 도와주는 듯하니(若或相之), 어찌(夫豈) 말 한마디가 도에 가까워지는 것이 없겠습니까(無一言之幾於道者乎).

 

千金之子, 天子之宰相, 求而不得者, 一旦在己. 故其心得以自負, 或者天其亦有以與我也. 曩者見執事於益州, 當時之文, 淺狹可笑. 飢寒窮困, 亂其心, 而聲律記問, 又從而破壞其體, 不足觀也已, 數年來, 退居山野, 自分永棄, 與世俗日疏闊. 得以大肆其力於文章, 詩人之優游, 騷人之淸深, 孟ㆍ韓之溫醇, 遷ㆍ固之雄剛, 孫ㆍ吳之簡切, 投之所向, 無不如意.

부잣집 아들과(千金之子), 천자의 재상이(天子之宰相), 구했지만(求而) 얻지 못한 것이(不得者), 하루아침에(一旦) 나에게 있습니다(在己). 그러므로(故) 그 마음이(其心)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기고(得以自負), 아마도(或者) 하늘도 또한(天其亦) 나에게 줄 수 있습니다(有以與我也). 지난번에(曩者) 익주에서(於益州) 선생님을 뵈었을 때(見執事), 당시의 글이(當時之文), 얕고 좁아서(淺狹) 웃을만했습니다(可笑). 굶주리고 춥고 곤궁한 것이(飢寒窮困), 그 마음을 어지럽히고(亂其心, 而) 성률과(聲律) 잡다한 것이(記問), 또 따라서(又從而) 그 몸을 파괴하니(破壞其體), 볼 것이 되지 못했고(不足觀也已), 몇 년이 지나(數年來), 산야에 물러나 머물며(退居山野), 영원히 버려지는 것을(永棄) 스스로 분수로 여기고(自分), 세속과(與世俗) 날로(日) 멀어졌습니다(疏闊). 문장에(於文章) 그 힘을(其力) 크게 벨풀 수 있어(得以大肆), 시인의 여유와(詩人之優游), 초사의 맑고 깊음과(騷人之淸深), 맹자와 한유의(孟ㆍ韓之) 온화함과 진솔함(溫醇), 사마천과 반고의(遷ㆍ固之) 웅대함과 강인함(雄剛), 손자와 오자의(孫ㆍ吳之) 간결함과 절실함이(簡切), 향하는 곳에 던져지면(投之所向), 뜻처럼 되지 않는 것이 없었습니다(無不如意).

 

* 優游(우유): 하는 일 없이 한가(閑暇)롭고 편안(便)하게 지냄.

 

嘗試以爲董生, 得聖人之經, 其失也流而爲迂, 鼂錯得聖人之權, 其失也流而爲詐, 有二子之才而不流者, 其惟賈生乎. 惜乎, 今之世, 愚未見其人也. 作策二道曰: “審勢審敵.” 作書十篇曰: “權書.” 洵有山田一頃, 非凶歲, 可以無飢, 力耕而節用, 亦足以自老, 不肖之身, 不足惜, 而天之所與者, 不忍棄, 且不敢褻也.

일찍이(嘗試) 동중서는(董生), 성인의 경을 얻었지만(得聖人之經), 그 잃은 것은(其失也) 흘러서(流而) 사실과 멀어진 것이고(爲迂), 조조는(鼂錯) 성인의 권도를 얻었지만(得聖人之權), 그 잘못이 흘러서(其失也流而) 속이는 것이 되었으니(爲詐), 두 사람의 재능을 가지고도(有二子之才而) 흐르지 않은 사람은(不流者), 그 오직(其惟) 가의일 것이라고(賈生) 여겼습니다(以爲乎). 안타깝게도(惜乎), 지금 세상에(今之世), 저는(愚) 아직 그런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未見其人也). 책론 두 편을 지어(作策二) 말하길(道曰): “심세와(審勢) 심적이라 한다(審敵).”라고 했습니다. 글 열 편을 지어 말하길(作書十篇曰): “권서다(權書).”라고 했습니다. 제가(洵) 산속 밭에 잠깐 있으면서(有山田一頃), 흉년이 아니라면(非凶歲), 굶주림이 없을 수 있고(可以無飢), 힘써 밭 갈고(力耕而) 아끼면(節用), 또한(亦) 스스로 늙을 수 있으니(足以自老), 못난 몸으로(不肖之身), 아까울 것이 없고(不足惜, 而) 하늘이 준 것은(天之所與者), 차마 버릴 수 없고(不忍棄), 또(且) 감히 모독할 수 없습니다(不敢褻也).

 

執事之名, 滿天下, 天下之士, 用與不用, 在執事. 故敢以所謂策二道, 權書十篇, 爲獻. 平生之文, 遠不可多致, 有「洪範論」ㆍ「史論」十篇, 近以獻內翰歐陽公. 度執事與之朝夕相從, 議天下之事, 則斯文也其亦庶乎得陳於前矣. 若夫言之可用, 與其身之可貴與否者, 執事事也, 執事責也, 於洵何有哉.

선생의 명성이(執事之名), 천하를 가득 채우고(滿天下), 천하 선비를(天下之士), 쓰고 쓰지 않는 것이(用與不用), 선생에게 달렸습니다(在執事). 그러므로(故) 감히(敢) 이른바 책론 2편과(以所謂策二道), 권서 10편으로(權書十篇), 바칩니다(爲獻). 평생의 글은(平生之文), 멀어서(遠) 많이 이르게 할 수 없고(不可多致), 홍범론과 사론 10편이 있어(有「洪範論」ㆍ「史論」十篇), 근래(近) 그것을(以) 내한 구양공에게 바쳤습니다(獻內翰歐陽公). 생각건대(度) 선생이(執事) 그와 더불어(與之) 아침저녁으로(朝夕) 서로 따르니(相從), 천하의 일을 의논한다면(議天下之事, 則) 이 글이(斯文也) 또한(其亦) 거의(庶乎) 앞에 펼쳐질 것입니다(得陳於前矣). 만약(若) 말을(夫言之) 쓸만하다고 여기는지와(可用, 與) 그 몸을(其身之) 귀하게 여길만한지 아닌지는(可貴與否者), 선생의 일이고(執事事也), 선생의 책임이니(執事責也), 저에게(於洵) 무슨 관여할 것이 있겠습니까(何有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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