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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87] 소순(蘇洵) 고조론(高祖論): 한 고조를 논함

by प्रज्ञा 202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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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高祖挾數用術, 以制一時之利害, 不如陳平, 揣摩天下之勢, 擧指搖目, 以劫制項羽, 不如張良, 微此二人, 則天下不歸漢, 而高帝乃木强之人而止耳. 然天下已定, 後世子孫之計, 陳平張良, 智之所不及, 則高帝常先爲之規畫處置, 使夫後世之所爲, 曉然如目見其事而爲之者. 蓋高帝之智, 明於大而暗於小, 至於此而後見也.

한 고조가(漢高祖) 술수를 가지고(挾數) 용병술을 써서(用術, 以) 한 때의 이해를 제압하는 것은(制一時之利害), 진평보다 못했고(不如陳平), 천하의 형세를 헤아려(揣摩天下之勢), 손가락질하고(擧指) 눈을 움직여(搖目, 以) 항우를 제압하는 것은(劫制項羽), 장량만 못했으니(不如張良), 이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微此二人, 則) 천하가(天下) 한나라에 돌아가지 않고(不歸漢, 而) 고제는(高帝乃) 목강지인에 그쳤을 것이다(木强之人而止耳). 그러나(然) 천하가(天下) 이미 안정되고(已定), 후세 자손을 위한 계획에는(後世子孫之計), 진평과 장량은(陳平張良), 지혜가(智之)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었고(所不及, 則) 고제는(高帝) 늘(常) 앞서(先) 그것을 위해(爲之) 계획하고 조치했으니(規畫處置), 후세에 할 것은(使夫後世之所爲), 분명하게(曉然) 눈으로 그 일을 보고(目見其事而) 그것을 하는 것처럼(爲之者) 만들었다. 대개(蓋) 고제의 지혜가(高帝之智), 큰 것에 밝고(明於大而) 작은 것에 어두운 것은(暗於小), 여기에 이르고 나서(至於此而後) 드러난다(見也).

 

* 揣摩(췌마): 忖度(촌탁), 남의 마음을 미루어 헤아림.

* 曉然(효연): 환하고 똑똑함.

 

帝常語呂后曰: “周勃重厚少文, 然安劉氏者, 必勃也, 可令爲太尉.” 方是時, 劉氏旣安矣, 勃又將誰安耶? 故吾之意曰: ‘高帝之以太尉屬勃也, 知有呂氏之禍也.’ 雖然其不去呂后, 何也? 勢不可也. 昔者武王沒, 成王幼而三監叛, 帝意百歲後, 將相大臣及諸侯王, 有如武庚祿父而無有以制之也. 獨計以爲家有主母, 而豪奴悍婢, 不敢與弱子抗, 呂氏佐帝定天下, 爲諸侯大臣素所畏服, 獨此可以鎭壓其邪心, 以待嗣子之壯. 故不去呂后者, 爲惠帝計也.

고제가(帝) 늘(常) 여후에게 말하길(語呂后曰): “주발은(周勃) 중후하고(重厚) 꾸밈이 적지만(少文), 그러나(然) 유씨를 안정시킬 사람은(安劉氏者), 반드시 주발일 것이니(必勃也), 태위로 삼을만하다(可令爲太尉).”라고 했다.

바야흐로 이때(方是時), 유씨는(劉氏) 이미 안정되었는데(旣安矣), 주발이 또(勃又) 장차(將) 누구를 안정시키겠는가(誰安耶)? 그러므로(故) 나의 뜻으로 말하면(吾之意曰): ‘고제가(高帝之) 태위를(以太尉) 주발에게 맡긴 것은(屬勃也), 여씨의 화가 있을 것을(有呂氏之禍) 안 것이다(也).’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그렇지만(雖然) 그가(其) 여후를 제거하지 않은 것은(不去呂后), 어째서인가(何也)? 세가(勢) 가능하지 않았다(不可也). 옛날(昔者) 무왕이 죽고(武王沒), 성왕이 어렸는데(成王幼而) 삼감이 반란을 일으켰으니(三監叛), 고제는(帝) 백 년 뒤에(百歲後), 장군이나 재상(將相) 대신과 제후왕 가운데(大臣及諸侯王), 무경과 녹보 같은 사람이 있어(有如武庚祿父而) 그들을 제압할 수 있음이 없을지 모른다고(無有以制之) 여겼다(也). 홀로 생각하기를(獨計) 집안에(家) 주모가 있으면(有主母, 而) 뛰어난 노비나(豪奴) 사나운 노비가(悍婢), 감히 약한 자식에게(不敢與弱子) 대항하지 못할 것이고(抗), 여씨가(呂氏) 황제를 도와(佐帝) 천하를 안정시켰고(定天下), 제후와 대신이(爲諸侯大臣) 평소(素) 두려워하고 복종하는 사람이니(所畏服), 오직(獨) 이것으로(此) 그 나쁜 마음을 누를 수 있어(可以鎭壓其邪心, 以) 후계자가 장성하기를 기다릴 수 있다고(待嗣子之壯) 여겼을 것이다(以爲). 그러므로(故) 여후를 제거하지 않은 것은(不去呂后者), 혜제를 위한(爲惠帝) 계책이다(計也).

 

呂后旣不可去, 故削其黨, 以損其權, 使雖有變, 而天下不搖. 是故以樊噲之功, 一旦遂欲斬之而無疑. 嗚呼! 彼獨於噲不仁耶. 且噲與帝偕起, 拔城陷陣, 功不爲少, 方亞父嗾項莊時, 微噲譙羽, 則漢之爲漢, 未可知也. 一旦人有惡噲, 欲滅戚氏者, 時噲出伐燕, 立命平ㆍ勃, 卽軍中斬之. 夫噲之罪未形也. 惡之者誠僞, 未必也. 且帝之不以一女子, 斬天下功臣, 亦明矣. 彼其娶於呂氏, 呂氏之族, 若産祿輩, 皆庸才, 不足恤, 獨噲豪健, 諸將所不能制, 後世之患, 無大於此矣.

여후를(呂后) 이미(旣) 제거할 수 없었고(不可去), 그러므로(故) 그 무리를 줄이고(削其黨, 以) 권력을 줄여서(損其權), 비록(使雖) 변고가 있더라도(有變, 而) 천하가 요동치지 않도록 했다(天下不搖). 이 때문에(是故) 번쾌의 공이 있지만(以樊噲之功), 하루아침에(一旦) 드디어(遂) 그를 베려고 하면서(欲斬之而) 의심하는 것이 없었다(無疑). 아(嗚呼)! 그가(彼) 오직(獨) 번쾌에게만(於噲) 인자하지 않았던가(不仁耶). 또(且) 번쾌와 고제가(噲與帝) 함께 일어나(偕起), 성을 함락하고(拔城) 진을 부순 것은(陷陣), 공이 적다고 할 수 없고(功不爲少), 바야흐로(方) 아보가(亞父) 항우를 부추겨 죽이려고 했을 때(嗾項莊時), 번쾌가 항우를 꾸짖지 않았다면(微噲譙羽, 則) 한나라가(漢之) 한나라가 되는 것을(爲漢), 알 수 없었다(未可知也). 하루아침에(一旦) 어떤 사람이(人) 번쾌를 미워함이 있어(有惡噲), 척씨를 없애려고 한다고 하고(欲滅戚氏者), 그때(時) 번쾌는(噲) 나가서(出) 연나라를 정벌하고 있었는데(伐燕), 진평과 주발에게 명해서(立命平ㆍ勃), 바로(卽) 군중에서 그를 죽였다(軍中斬之). 무릇(夫) 번쾌의 죄가(噲之罪) 이루어진 것도 아니었고(未形也). 미워하는 사람의(惡之者) 진실과 거짓이(誠僞),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었다(未必也). 다만(且) 고제가(帝之) 한 여자 때문에(以一女子), 천하의 공신을 죽인 것이 아님도(斬天下功臣), 또한 명백하다(亦明矣). 번쾌가(彼其) 여씨에게 장가들었고(娶於呂氏), 여씨 일족 가운데(呂氏之族), 여산과 여록 같은 무리는(若産祿輩), 모두(皆) 평범한 재주로(庸才), 걱정할 것이 되지 못하고(不足恤), 오직(獨) 번쾌가(噲) 뛰어나고 굳세어(豪健), 여러 장수가(諸將) 제압할 수 없는 사람이니(所不能制), 뒷날의 걱정거리는(後世之患), 이것보다(於此) 큰 것이 없었다(無大矣).

 

夫高帝之視呂后, 猶醫者之視菫也, 使其毒, 可使治病, 而無至於殺人而已. 噲死則呂氏之毒, 將不至於殺人. 高帝以爲是足以死而無憂矣, 彼平ㆍ勃者, 遺其憂者也. 噲之死於惠帝之六年, 天也, 使之尙在, 則呂祿不可紿, 太尉不得入北軍矣.

무릇(夫) 고제가(高帝之) 여후를 보는 것이(視呂后), 의사가(醫者之) 독초를 보는 것과(視菫) 같았고(也), 그 독으로 하여금(使其毒), 병을 치료하게 할 수 있고(可使治病, 而) 사람을 죽이는 일에 이르지 않도록 할 뿐이다(無至於殺人而已). 번쾌가 죽으면(噲死則) 여씨의 독은(呂氏之毒), 장차(將) 사람을 죽이는 것에 이르지 않을 것이다(不至於殺人). 고제는(高帝) 그가 죽어서(是足以死而) 후환이 없을 것으로(無憂) 여겼고(以爲矣), 저 진평과 주발은(彼平ㆍ勃者), 그 걱정거리를 남긴 사람이다(遺其憂者也). 번쾌가(噲之) 혜제 6년에 죽은 것은(死於惠帝之六年), 하늘의 뜻이니(天也), 그로 하여금(使之) 오래 있도록 했다면(尙在, 則) 여록을(呂祿) 속일 수 없었을 것이고(不可紿), 태위가(太尉) 북군으로 들어갈 수 없었을 것이다(不得入北軍矣).

 

或謂噲於帝最親, 使之尙在, 未必與産祿叛, 夫韓信ㆍ黥布ㆍ盧綰, 皆南面稱孤, 而綰又最爲親幸, 然及高帝之未崩也, 皆相繼以逆誅, 誰謂百歲之後, 椎埋屠狗之人, 見其親戚得爲帝王, 而不欣然從之耶. 吾故曰: “彼平ㆍ勃者, 遺其憂者也.”

누군가는(或) 번쾌가(噲) 고제와(於帝) 가장 친했고(最親), 그로 하여금(使之) 여전히 살아 있도록 했어도(尙在), 반드시(未必) 여산, 여록과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라고(與産祿叛) 말했고(謂), 저 한신과 경포, 노관은(夫韓信ㆍ黥布ㆍ盧綰), 모두(皆) 남면하고(南面) 왕을 칭했고(稱孤, 而) 노관은 또(綰又) 가장(最) 총애를 받았지만(爲親幸), 그러나(然) 고제가 아직 죽지 않았을 때에도(及高帝之未崩也), 모두(皆) 서로 이어(相繼以) 반역으로 죽임을 당했으니(逆誅), 누가(誰) 백 년 뒤에(百歲之後), 쇠뭉치로 죽여 묻고(椎埋) 개를 잡던 사람이(屠狗之人), 그 친척이(其親戚) 제왕이 되는 것을 보고(得爲帝王, 而) 기뻐하며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不欣然從之) 말할 수 있는가(耶). 내가(吾)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저 진평과 주발은(彼平ㆍ勃者), 그 걱정거리를 남겨둔 사람이다(遺其憂者也).”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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