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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86] 소순(蘇洵) 목가산기(木假山記): 목가산의 위엄

by प्रज्ञा 2025.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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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之生或蘖而殤, 或拱而夭. 幸而至於任爲棟樑則伐, 不幸而爲風之所拔, 水之所漂, 或破折或腐. 幸而得不破折不腐, 則爲人之所材, 而有斧斤之患. 其最幸者, 漂沈汨沒於湍沙之間, 不知其幾百年, 而其激射齧食之餘, 或髣髴於山者, 則爲好事者取去, 强之以爲山. 然後可以脫泥沙而遠斧斤, 而荒江之濱, 如此者幾何, 不爲好事者所見, 而爲樵夫野人所薪者, 何可勝數. 則其最幸者之中, 又有不幸者焉.

나무의 삶은(木之生) 혹(或) 움이 나서(蘖而) <자라다> 일찍 죽기도 하고(殤), 혹(或) 팔을 두를 만큼 자라다가(拱而) 죽기도 한다(夭). 다행히(幸而) 기둥이나 들보가 될만한 것에 이르면(至於任爲棟樑則) 베어지고(伐), 불행히(不幸而) 바람에 뽑히거나(爲風之所拔), 물에 떠다니다가(水之所漂), 혹(或) 깨지고 잘리기도 하고(破折) 혹 썩기도 한다(或腐). 다행히(幸而) 부서지고 꺽지 않고(得不破折) 썩지 않으면(不腐, 則) 사람들이 쓰는 것이 되어(爲人之所材, 而) 도끼의 환난이 있다(有斧斤之患). 그 가운데 가장(其最) 다행인 것은(幸者), 뜨고 가라앉았다가(漂沈) 여울 모래 사이에 파묻혀서(汨沒於湍沙之間), 그 몇 백 년이나 지났는지(其幾百年) 알지 못하지만(不知, 而) 그(其) 물에 부딪히고(激射) 뜯기고 먹힌 나머지가(齧食之餘), 혹(或) 산과 비슷하게 된 것이라면(髣髴於山者, 則) 호사가가 취해서(爲好事者取去), 억지로(强之) 산처럼 만든 것이다(以爲山). 그 뒤에(然後) 진흙과 모래에서 벗어나고(脫泥沙而) 도끼의 환난을 멀리할 수 있으며(可以遠斧斤, 而) 거친 강가에서(荒江之濱), 이와 같은 것이(如此者) 얼마나 되고(幾何), 호사가에게 보이지 않지만(不爲好事者所見, 而) 나무꾼이나 들판 사람이(爲樵夫野人) 땔감으로 삼는 것을(所薪者), 어찌(何) 이루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可勝數). 그런데(則) 그 가장 다행인 것 가운데서도(其最幸者之中), 또(又) 불행한 것도 있다(有不幸者焉).

 

* 髣髴(방불): 거의 비슷함.

 

予家有三峰, 予每思之, 則疑其有數存乎其間. 且其蘖而不殤, 拱而不夭. 任爲棟樑而不伐, 風拔水漂而不破折不腐. 不破折不腐. 而不爲人所材以及於斧斤. 出於湍沙之間而不爲樵夫野人之所薪而後, 得至乎此, 則其理似不偶然也.

우리 집에(予家有) 봉우리 셋이 있는데(三峰), 내가(予) 그것을 생각할 때마다(每思之, 則) 그것에(其) 운수 있음이(有數) 그 사이에 있는 것이 아닌가(存乎其間) 생각한다(疑). 또(且) 그 움이 나서(其蘖而) 죽지 않았고(不殤), 한 아름이 돼서도(拱而) 죽지 않았다(不夭). 기둥이나 대들보감이 되어서도(任爲棟樑而) 잘리지 않았고(不伐), 바람에 뽑히고(風拔) 물에 떠서도(水漂而) 부서지고 꺾이지 않고(不破折) 썩지 않았다(不腐). 부서지고 꺾이지 않고(不破折) 썩지 않으면서(不腐, 而) 사람들이 재목으로 삼아(人所材以) 도끼질에 이르지 않았다(不爲及於斧斤). 여울 모래톱에서 나와서(出於湍沙之間而) 나무꾼이나 들판 사람의 땔감이 되지 않고서(不爲樵夫野人之所薪而後), 여기에 이르렀다면(得至乎此, 則) 그 이치가(其理) 우연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似不偶然也).

 

然予之愛之, 則非徒愛其似山. 而又有所感焉. 非徒感之. 而又有所敬焉. 予見中峰, 魁岸踞肆, 意氣端重, 若有以服其旁之二峰. 二峰者 莊栗刻削, 凜乎不可犯, 雖其勢服於中峰, 而岌然決無阿附意. 吁其可敬也夫, 其可以有所感也夫.

그러나(然) 내가(予之) 이것을 사랑하는 것은(愛之, 則) 다만(徒) 그 산을 닮은 것이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愛其似山, 而) 또(又) 느끼는 것이 있기 때문이고(有所感焉), 다만 감회가 있을 뿐이 아니고(非徒感之, 而) 또(又) 존경하는 것이 있어서이다(有所敬焉). 내가(予) 가운데 봉우리를 보니(見中峰), 강대한 모양으로(魁岸) 걸터앉아서(踞肆), 의기가(意氣) 단정하고 정중한 것이(端重), 마치(若) 그 옆의(其旁之) 두 봉우리를(二峰) 거느리는 것이 있는 듯하다(有以服). 두 봉우리는(二峰者) 장엄하고(莊栗) 높이 솟았고(刻削), 늠름하기에(凜乎) 범할 수 없고(不可犯), 비록(雖) 그 기세가(其勢) 가운데 봉우리에 복종하는 듯하지만(服於中峰, 而) 우뚝해서(岌然) 아부하는 뜻이(阿附意) 전혀 없는 듯하다(決無). 아(吁) 그것이(其) 존경할 만한 것이 아닌가(可敬也夫), 그것이(其) 감회가 있을 만하지 않은가(可以有所感也夫).

 

* 魁岸(괴안): 체격()이 장대()하고 기운()이 셈.

* 端重(단중): 단정하고 정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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