至和元年秋, 蜀人傳言, 有寇至邊. 邊軍夜呼, 野無居人, 妖言流聞, 京師震驚. 方命擇帥, 天子曰: “毋養亂, 毋助變. 衆言朋興, 朕志自定. 外亂不作, 變且中起, 旣不可以文令, 又不可以武競. 惟朕一二大吏, 孰能爲處玆文武之間? 其命往撫朕師.” 乃惟曰: “張公方平, 其人.” 天子曰: “然.” 公以親辭, 不可. 遂行冬十一月至蜀, 至之日歸屯軍, 撤守備, 使謂郡縣, “寇來在吾, 無以勞苦.” 明年正月朔旦, 蜀人相慶如它日, 遂以無事. 又明年正月, 相告留公像于淨衆寺, 公不能禁.
지화 원년 가을에(至和元年秋), 촉 사람들이(蜀人) 말을 전하길(傳言), 도적이 있어(有寇) 변경에 이르렀다(至邊)라고 했다. 변경의 군사들이(邊軍) 밤에 소리치고(夜呼), 들에(野) 사는 사람이 없고(無居人), 유언비어가(妖言) 떠돌아 들리니(流聞), 서울에서(京師) 떨며 놀랐다(震驚).
바야흐로(方) 명하여(命) 장수를 선발하고(擇帥), 천자가 말하길(天子曰): “혼란을 키우지 말고(毋養亂), 변고를 조장하지 말라(毋助變). 여러 말이(衆言) 함께 일어나지만(朋興), 나의 뜻은(朕志) 결정되었다(自定). 외란이(外亂) 일어나지 않았는데(不作), 변고가 또(變且) 안에서 일어나니(中起), 이미(旣) 글의 명령으로 할 수 없고(不可以文令), 또(又) 무력으로 다툴 수 없다(不可以武競). 오직(惟) 나의(朕) 한 두 명 큰 관리 가운데(一二大吏), 누가(孰) 이 문무 사이의 일을(玆文武之間) 처리할 수 있겠는가(能爲處)? 그 명으로(其命) 가서(往) 나의 군대를 어루만지도록 하겠다(撫朕師).”라고 했다.
이에 말하길(乃惟曰): “장공 방평이(張公方平), 그런 사람입니다(其人).”라고 했다.
천자가 말하길(天子曰): “그렇다(然).”라고 했다.
공이(公) 부모 때문에(以親) 사양했지만(辭), 허락하지 않았다(不可). 마침내(遂) 떠나서(行) 겨울 11월에(冬十一月) 촉에 도착했고(至蜀), 도착한 날(至之日) 주둔군을 돌려보내고(歸屯軍), 수비병을 철수시켰고(撤守備), 사자를 보내(使) 군현에 말하길(謂郡縣), “도적이 오는 곳에(寇來) 내가 있으니(在吾), 애쓸 필요가 없다(無以勞苦).”라고 했다.
다음 해(明年) 정월 초하루에(正月朔旦), 촉 사람들이(蜀人)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如它日) 서로 경하하며(相慶), 마침내(遂以) 아무 일도 없었다(無事). 또(又) 다음 해 정월에(明年正月), 서로 상의해서(相告) 청중사에(于淨衆寺) 공의 초상을 두었는데(留公像), 공이(公) 막을 수 없었다(不能禁).
* 妖言(요언): (사람의 마음을 어지럽히는) 요사(妖邪)스러운妖邪 말.
* 震驚(진경): 떨며 놀람.
* 朔旦(삭단): 초하룻날 아침.
眉陽蘇洵, 言于衆曰: “未亂易治也, 旣亂易治也, 有亂之萌, 無亂之形, 是謂將亂, 將亂難治.不可以有亂急, 亦不可以無亂弛. 惟是元年之秋, 如器之欹未墜於地, 惟爾張公, 安坐於旁, 其顔色不變, 徐起而正之, 旣正油然而退, 無矜容. 爲天子牧小民不倦, 惟爾張公. 爾繄以生, 惟爾父母.
미양의 소순이(眉陽蘇洵), 여러 사람에게 말하길(言于衆曰): “난이 일어나지 않았으면(未亂) 쉽게 다스리고(易治也), 난이 일어났어도(旣亂) 쉽게 다스리며(易治也), 혼란의 싹이 있는데(有亂之萌), 혼란의 형체가 없는 것을(無亂之形), 이것을(是) 장차 난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謂將亂), 장차 난이 일어나려는 것은(將亂) 다스리는 것이 어렵다(難治). 혼란이 급한 것처럼 할 수 없고(不可以有亂急), 또(亦) 난이 느슨한 것처럼 할 수 없다(不可以無亂弛). 이 원년 가을에(惟是元年之秋), 마치(如) 그릇이 기울었지만(器之欹) 아직 땅에 떨어지지 않은 것과 같았는데(未墜於地), 오직(惟) 그대들의 장공이(爾張公), 곁에 편안히 앉아서(安坐於旁), 그 안색이(其顔色) 변하지 않고(不變), 서서히 일어나(徐起而) 바로잡았고(正之), 바로잡고 나서(旣正) 태연하게(油然而) 물러나서(退), 자랑하는 모습이 없었다(無矜容). 천자를 위해(爲天子) 백성 돌보는 것에(牧小民) 게을리하지 않는 것은(不倦), 오직(惟) 그대들의 장공뿐이다(爾張公). 그대들은(爾) 그분 때문에(繄以) 살았으니(生), 오직(惟) 그대들의 부모와 같다(爾父母).
* 繄以(예이): 시이(是以)와 같은 뜻으로 '~때문에'라고 해석한다.
且公嘗爲我言, ‘民無常性, 惟上所待. 人皆曰: ‘蜀人多變.’ 於是待之以待盜賊之意, 而繩之以繩盜賊之法, 重足屛息之民, 而以碪斧令. 於是民始忍以其父母妻子之所仰賴之身, 而棄之於盜賊. 故每每大亂. 夫約之以禮, 驅之以法, 惟蜀人爲易, 至於急之而生變, 雖齊魯亦然. 吾以齊魯待蜀人, 而蜀人亦自以齊魯之人待其身. 若夫肆意於法律之外, 以威劫齊民, 吾不忍爲也.’ 嗚呼! 愛蜀人之深, 待蜀人之厚, 自公而前, 吾未始見也.” 皆再拜稽首曰: “然.”.
또(且) 공이 일찍이(公嘗) 나에게 말하길(爲我言), ‘백성에게(民) 꾸준한 마음이 없고(無常性), 오직(惟) 윗사람을(上) 기대하는 것이다(所待). 사람들이 모두 말하길(人皆曰): ‘촉 사람에게(蜀人) 변고가 많다(多變).’라고 한다. 이에(於是) 그들을 대하는 것이(待之) 도적을 대하는 뜻으로 하고(以待盜賊之意, 而) 단속하는 것은(繩之) 도적을 단속하는 법으로 하고(以繩盜賊之法), 발이 겹치고(重足) 숨을 쉬지 못하는 백성인데(屛息之民, 而) 모탕과 도끼로(以碪斧) 명을 내렸다(令). 이에(於是) 백성이(民) 처음에(始) 부모와 처자가(忍以其父母妻子之) 우러르고 의지하는 몸인데(所仰賴之身, 而) 도둑에게 버렸다(棄之於盜賊). 그러므로(故) 큰 난리가 일어날 때마다(每每大亂), 예로 단속하고(夫約之以禮), 법으로 몰면(驅之以法), 오직(惟) 촉 사람도(蜀人) 다스리기 쉽고(爲易), 급하게 해서(急之而) 변고가 생김에 이르는 것은(至於生變), 비록(雖) 제와 노도 또한 그렇다(齊魯亦然). 내가(吾) 제와 노로(以齊魯) 촉 사람을 대우하면(待蜀人, 而) 촉 사람도(蜀人) 또한(亦) 스스로(自) 제와 노 사람으로(以齊魯之人) 자신을 대한다(待其身). 만약(若) 법 바깥에서(於法律之外) 마음대로 해서(夫肆意), 위압하고 겁박하는 것으로(以威劫) 백성을 같게 하는 것은(齊民), 내가(吾) 차마 할 수 없다(不忍爲也).’라고 했다. 아(嗚呼)! 촉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愛蜀人之) 깊고(深), 촉 사람을 대우하는 것이(待蜀人之) 두터운 것은(厚), 공으로부터 이전에는(自公而前), 내가 아직 보지 못했다(吾未始見也).”라고 했다.
모두(皆) 재배하고(再拜) 머리를 조아려 말하길(稽首曰): “그렇다(然).”라고 했다.
蘇洵又曰: “公之恩在爾心, 爾死在爾子孫, 其功業在史官, 無以像爲也. 且公意不欲, 如何?” 皆曰: “公則何事於斯? 雖然於我心, 有不釋焉. 今夫平居, 聞一善, 必問其人之姓名, 與其鄕里之所在, 以至於其長短大小美惡之狀, 甚者或詰其平生所嗜好, 以想見其爲人, 而史官亦書之於其傳, 意使天下之人, 思之於心, 則存之於目. 存之於目, 故其思之於心也固, 由此觀之, 像亦不爲無助.” 蘇洵無以詰, 遂爲之記. 公南京人, 爲人慷慨有大節, 以度量雄天下, 天下有大事, 公可屬.
소순이 또 말하길(蘇洵又曰): “공의 은혜가(公之恩) 그대들 마음에 있으니(在爾心), 그대들이 죽더라도(爾死) 그대들 자손에게 있을 것이고(在爾子孫), 그 공로와 업적이(其功業) 사관에게 있을 것이고(在史官), 화상을 만들 필요가 없다(無以像爲也). 또(且) 공의 뜻이(公意) 바라지 않으니(不欲), 어찌하겠는가(如何)?”라고 했다.
모두 말하길(皆曰): “공이라면(公則) 이것을(於斯) 어찌 일삼을까요(何事)? 비록 그렇지만(雖然) 우리 마음에(於我心), 석연치 않은 것이 있습니다(有不釋焉). 지금(今夫) 평소에(平居), 좋은 일 하나를 들으면(聞一善), 반드시(必) 그 사람의 성명과(其人之姓名, 與) 그 향리가(其鄕里之) 있는 곳을(所在) 묻고(問, 以) 그 장단과 대소, 미오의 형상에 이르기까지(至於其長短大小美惡之狀) 묻고, 심한 사람은(甚者) 혹(或) 그가 평생(其平生) 좋아하는 것도(所嗜好) 물어서(詰, 以) 그 사람됨을(其爲人) 생각해 보려는데(想見, 而) 사관도 또한(史官亦) 그 전기에(於其傳) 그것을 써서(書之),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使天下之人), 마음에(於心) 생각하게 하면(思之, 則) 눈에(於目) 그가 있도록(存之) 하려는 것이다(意). 눈에 있고(存之於目), 그러므로(故) 그 마음에 생각하는 것이(其思之於心也) 확고하고(固), 이것으로 본다면(由此觀之), 화상도 또한(像亦) 도움이 없는 것이 아니다(不爲無助).”라고 했다.
소순이(蘇洵) 따질 수 없었고(無以詰), 마침내(遂) 그를 위해 기록했다(爲之記). 공은(公) 남경 사람이고(南京人), 사람됨이(爲人) 의기가 강하고(慷慨) 큰 절개가 있으며(有大節), 도량으로는(以度量) 천하에 뛰어나서(雄天下), 천하에(天下) 큰 일이 있으면(有大事), 공에게(公) 맡길 수 있다(可屬).
系之以詩曰: “天子在祚, 歲在甲午, 西人傳言, 有寇在垣. 庭有武臣, 謀夫如雲, 天子曰嘻, 命我張公. 公來自東, 旗纛舒舒. 西人聚觀, 于巷于塗. 謂公曁曁, 公來于于. 公謂西人, 安爾室家, 無或敢訛. 訛言不祥, 往卽爾常, 春爾條桑, 秋爾滌場. 西人稽首, 公我父兄. 公在西囿, 草木騈騈, 公宴其僚, 伐鼓淵淵. 西人來觀, 祝公萬年. 有女娟娟, 閨闥閑閑, 有童哇哇, 亦旣能言. 昔公未來, 期汝棄損. 禾麻芃芃, 倉庾崇崇, 嗟我婦子, 樂此歲豊. 公在朝廷, 天子股肱. 天子曰歸, 公敢不承. 作堂嚴嚴, 有廡有庭. 公像在中, 朝服冠纓. 西人相告, 無敢逸荒. 公歸京師, 公像在堂.”
그것을 붙여(系之以) 시로 말하길(詩曰): “천자가(天子) 재위에 있으니(在祚), 해는(歲) 갑오년이고(在甲午), 서쪽 사람들이(西人) 말을 전하길(傳言), 도둑이 있어(有寇) 담장에 있다고 한다(在垣). 조정에(庭) 무신이 있고(有武臣), 모략이 뛰어난 사람이(謀) 구름처럼 많고(夫如雲), 천자가(天子) 그렇지라고 말하고(曰嘻), 우리 장공에게 명을 내렸다(命我張公). 공이(公) 동쪽에서 오는데(來自東), 깃발과 장식이(旗纛) 널렸네(舒舒). 서쪽 사람들이(西人) 모여서 보는데(聚觀), 골목에서(于巷) 길에서 본다(于塗). 공이 굳세다고 말했는데(謂公曁曁), 공이 오는 것이(公來) 부드러웠다(于于). 공이(公) 서쪽 사람들에게 말하길(謂西人), 너의 집안을 편안히 하고(安爾室家), 혹 감히 거짓말 말라(無或敢訛). 거짓말은(訛言) 상서롭지 않고(不祥), 가서(往) 그대들의 일상을 맞이하고(卽爾常), 봄에(春) 그대의 뽕나무 가지에서 따고(爾條桑), 가을에(秋) 그대의 타작마당에서 일하라(爾滌場). 서쪽 사람들이(西人) 머리를 조아리고(稽首), 공은(公) 나의 부형이라고 여겼다(我父兄). 공이(公) 서쪽 정원에 있는데(在西囿), 초목이(草木) 무성하고(騈騈), 공이(公) 그 막료와 잔치를 벌이며(宴其僚), 북소리 울리네(伐鼓淵淵). 서쪽 사람들이 와서 보고(西人來觀), 공의 만수무강을 빌었다(祝公萬年). 여자가 있어(有女) 아름답고 어여쁜데(娟娟), 규방에서(閨闥) 얌전하고(閑閑), 아이가 있어(有童) 우는데(哇哇), 또한(亦) 이미 말할 수 있었다(旣能言). 옛날(昔) 공이 오지 않았을 때(公未來), 너는 버릴 것을 기약했다(期汝棄損). 벼와 마가(禾麻) 무성하고(芃芃), 창고에는(倉庾) <물건이> 높이 쌓였고(崇崇), 아(嗟) 우리 부녀자와 아이들이(我婦子), 이 해의 풍년을 즐긴다(樂此歲豊). 공이(公) 조정에 있으면(在朝廷), 천자의 팔다리다(天子股肱). 천자가(天子) 돌아오라고 말하자(曰歸), 공이(公) 감히 받들지 않겠는가(敢不承). 사당을 지은 것이(作堂) 엄숙하고(嚴嚴), 행랑채가 있고(有廡) 뜰이 있다(有庭). 공의 화상이(公像) 가운데 있으니(在中), 조복과 관을 썼다(朝服冠纓). 서쪽 사람들이 서로 말하길(西人相告), 감히 함부로 하지 말아라(無敢逸荒)라고 했다. 공이(公) 서울로 돌아갔지만(歸京師), 공의 화상이(公像) 사당에 있다(在堂).”라고 했다.
* 娟娟(연연): 아름답고 어여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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