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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사기열전(史記列傳)

[사기열전(史記列傳) 92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 2/2] 토사구팽(兎死狗烹): 토끼를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

by प्रज्ञा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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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楚已亡龍且, 項王恐, 使盱眙人武涉往說齊王信曰: “天下共苦秦久矣, 相與戮力擊秦. 秦已破, 計功割地, 分土而王之, 以休士卒. 今漢王復興兵而東, 侵人之分, 奪人之地, 已破三秦, 引兵出關, 收諸侯之兵以東擊楚, 其意非盡吞天下者不休, 其不知厭足如是甚也. 且漢王不可必, 身居項王掌握中數矣, 項王憐而活之, 然得脫, 輒倍約, 復擊項王, 其不可親信如此. 今足下雖自以與漢王爲厚交, 爲之盡力用兵, 終爲之所禽矣. 足下所以得須臾至今者, 以項王尚存也. 當今二王之事, 權在足下. 足下右投則漢王勝, 左投則項王勝. 項王今日亡, 則次取足下. 足下與項王有故, 何不反漢與楚連和, 參分天下王之? 今釋此時, 而自必於漢以擊楚, 且爲智者固若此乎!” 韓信謝曰: “臣事項王, 官不過郎中, 位不過執戟, 言不聽, 畫不用, 故倍楚而歸漢. 漢王授我上將軍印, 予我數萬衆, 解衣衣我, 推食食我, 言聽計用, 故吾得以至於此. 夫人深親信我, 我倍之不祥, 雖死不易. 幸爲信謝項王!”

17. 초나라가(楚) 이미(已) 용저를 잃고(亡龍且), 항왕이 두려워하여(項王恐), 우이 사람 무섭으로 하여금(使盱眙人武涉) 가서(往) 제왕 한신을 설득해 말하길(說齊王信曰): “천하가(天下) 진나라에 함께 고통받은 것이(共苦秦) 오래되었고(久矣), 서로 힘을 모아(相與戮力) 진나라를 공격했다(擊秦). 진나라가(秦) 이미 깨져서(已破), 공을 헤아려(計功) 땅을 나누고(割地), 토지를 나누어(分土而) 왕을 삼아서(王之, 以) 사졸을 쉬도록 했다(休士卒). 지금(今) 한왕이(漢王) 다시 병사를 일으켜(復興兵而) 동으로 와서(東), 사람들의 나눈 것을 침략하고(侵人之分), 남의 땅을 뺏으며(奪人之地), 삼진을 깨뜨리고(已破三秦), 병사를 이끌고(引兵) 관을 나와(出關), 제후의 병사를 거두어(收諸侯之兵以) 동쪽으로(東) 초나라를 공격하니(擊楚), 그 뜻이(其意) 천하를 다 삼키지 않고서는(非盡吞天下者) 그치지 않을 것이니(不休), 그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其不知厭足) 이와 같이 심하다(如是甚也). 또(且) 한왕을(漢王) 기약할 수 없으니(不可必), 몸이(身) 항왕의 손아귀에 있은 것이(居項王掌握中) 여러 번이었지만(數矣), 항왕이 가엾게 여기고(項王憐而) 그를 살려주었는데(活之), 그러나 도망쳐서(然得脫), 문득(輒) 약속을 배반하고(倍約), 항왕을 다시 공격하니(復擊項王), 그 친하게 지내고 믿을 수 없는 것이(其不可親信) 이와 같다(如此). 지금(今) 그대가(足下) 비록(雖) 스스로(自) 한왕과 두텁게 사귄다고 여기지만(以與漢王爲厚交), 그를 위하여(爲之) 힘을 다하고(盡力) 병사를 써도(用兵), 끝내(終) 그에게 사로잡히는 꼴이 될 것이다(爲之所禽矣). 그대가(足下) 잠시라도 지금까지(須臾至今) 있는 것은(所以得者), 항왕이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以項王尚存也). 지금(當今) 두 왕의 일에서(二王之事), 저울추가(權) 당신에게 달렸다(在足下). 그대가(足下) 오른쪽으로 던지면(右投則) 한왕이 이기고(漢王勝), 왼쪽으로 던지면(左投則) 항왕이 이긴다(項王勝). 항왕이 오늘 망하면(項王今日亡, 則) 다음에는(次) 그대를 칠 것이다(取足下). 그대와 항왕에게(足下與項王) 연고가 있는데(有故), 어찌(何) 한나라를 배반하고(反漢) 초나라와 연합해서 화친하고(與楚連和),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參分天下) 왕이 되지 않는가(王之)? 지금(今) 이때를 놓치고(釋此時, 而) 스스로(自) 한나라와 약속해서(必於漢以) 초나라를 치는 것은(擊楚), 어찌(且) 지혜로운 사람이(爲智者) 참으로(固) 이와 같이 하겠는가(若此乎)!”라고 했다.

한신이(韓信) 사양하며 말하길(謝曰): “제가(臣) 항왕을 섬겼을 때(事項王), 관직은(官) 낭중에 지나지 않았고(不過郎中), 직위는(位) 집극에 지나지 않았으며(不過執戟), 말을 들어주지 않고(言不聽), 계획을 채용하지 않았고(畫不用), 그러므로(故) 초나라를 배반하고(倍楚而) 한나라에 귀의했습니다(歸漢). 한왕이(漢王) 나에게 상장군의 인수를 주고(授我上將軍印), 나에게 수만 무리를 주었으며(予我數萬衆), 옷을 벗어(解衣) 나를 입혀주고(衣我), 밥을 미루어(推食) 나를 먹이고(食我), 말을 듣고(言聽) 계책을 썼고(計用), 그러므로(故) 내가(吾) 여기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得以至於此). 무릇(夫) 사람이(人) 나를 매우 친하게 여기고 믿는데(深親信我), 내가 그를 배신하는 것은(我倍之) 상서롭지 못하고(不祥), 비록(雖) 죽더라도(死) 바꿀 수 없다(不易). 나를 위해(幸爲信) 항왕에게 사양해 주시오(謝項王)!”라고 했다.

 

* 戮力(육력): 서로 힘을 모음.

* 掌握中(장악중): 움켜쥔 손아귀의 안.

 

18. 武涉已去, 齊人蒯通知天下權在韓信, 欲爲奇策而感動之, 以相人說韓信曰: “僕嘗受相人之術.” 韓信曰: “先生相人何如?” 對曰: “貴賤在於骨法, 憂喜在於容色, 成敗在於決斷, 以此參之, 萬不失一.” 韓信曰: “善. 先生相寡人何如?” 對曰: “願少閒.” 信曰: “左右去矣.” 通曰: “相君之面, 不過封侯, 又危不安. 相君之背, 貴乃不可言.” 韓信曰: “何謂也?” 蒯通曰: “天下初發難也, 俊雄豪桀建號壹呼, 天下之士雲合霧集, 魚鱗雜遝, 熛至風起. 當此之時, 憂在亡秦而已. 今楚漢分爭, 使天下無罪之人肝膽塗地, 父子暴骸骨於中野, 不可勝數. 楚人起彭城, 轉鬥逐北, 至於滎陽, 乘利席卷, 威震天下.

18. 무섭이 떠나고 나서(武涉已去), 제나라 사람(齊人) 괴통이(蒯通) 천하의 저울추가(天下權) 한신에게 있음을(在韓信) 알고(知), 기이한 계책으로(爲奇策而) 그를 움직이려고 했고(感動之), 관상으로(以相人) 한신을 설득해 말하길(說韓信曰): “제가(僕) 일찍이(嘗) 관상가의 술법을 배웠습니다(受相人之術).”라고 했다.

한신이 말하길(韓信曰): “선생의 관상 보는 것이(先生相人) 어떠한가(何如)?”라고 했다.

대답하여 말하길(對曰): “귀천은(貴賤) 골법에 있고(在於骨法), 근심과 기쁨은(憂喜) 얼굴 모습에 달렸고(在於容色), 성패는(成敗) 결단에 달렸으니(在於決斷), 이것을(以此) 참고하면(參之), 만의 하나라도 잃지 않습니다(萬不失一).”라고 했다.

한신이 말하길(韓信曰): “좋소(善). 선생이(先生) 과인의 관상을 본 것은(相寡人) 어떠한가(何如)?”라고 했다.

대답하여 말하길(對曰): “원컨대(願) <주위를> 조금 한가하게 해 주십시오(少閒).”라고 했다.

한신이 말하길(信曰): “좌우는 물러가라(左右去矣).”라고 했다.

괴통이 말하길(通曰): “주군의 얼굴은(相君之面), 제후에 봉해지는 것에 지나지 않고(不過封侯), 또(又) 위태롭고(危) 불안합니다(不安). 주근의 등은(相君之背), 귀한 것이(貴乃) 말할 수 없습니다(不可言).”라고 했다.

한신이 말하길(韓信曰): “무슨 말인가(何謂也)?”라고 했다.

괴통이 말하길(蒯通曰): “천하가(天下) 처음(初) 혼란이 생겼을 때(發難也), 영웅호걸이(俊雄豪桀) 호를 세우고(建號) 한 번 외치니(壹呼), 천하의 사가(天下之士) 구름처럼 합쳐지고(雲合) 안개처럼 모이고(霧集), 물고기 비늘처럼(魚鱗) 겹치고 섞여(雜遝), 불똥이 이르고(熛至) 바람이 일었습니다(風起). 이때를 당해서는(當此之時), 근심은(憂)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에 있었을 뿐입니다(在亡秦而已). 지금(今) 초나라와 한나라가(楚漢) 나뉘어 다투는데(分爭), 천하의 죄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使天下無罪之人) 간과 쓸개를 길에 바르게 하고(肝膽塗地), 부자가 들판에 해골을 드러낸 것이(父子暴骸骨於中野),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不可勝數). 초나라가(楚人) 팽성에서 일어나(起彭城), 싸우며(轉鬥) 북으로 쫓아(逐北), 형양에 이르렀고(至於滎陽), 날카로움을 타고(乘利) 자리를 말아 올리듯(席卷), 천하를 뒤흔들었습니다(威震天下).

 

19. 然兵困於京、索之閒, 迫西山而不能進者, 三年於此矣. 漢王將數十萬之衆, 距鞏、雒, 阻山河之險, 一日數戰, 無尺寸之功, 折北不救, 敗滎陽, 傷成皋, 遂走宛、葉之閒, 此所謂智勇俱困者也. 夫銳氣挫於險塞, 而糧食竭於內府, 百姓罷極怨望, 容容無所倚. 以臣料之, 其勢非天下之賢聖固不能息天下之禍. 當今兩主之命縣於足下. 足下爲漢則漢勝, 與楚則楚勝. 臣願披腹心, 輸肝膽, 效愚計, 恐足下不能用也. 誠能聽臣之計, 莫若兩利而俱存之, 參分天下, 鼎足而居, 其勢莫敢先動. 夫以足下之賢聖, 有甲兵之衆, 據彊齊, 從燕、趙, 出空虛之地而制其後, 因民之欲, 西鄕爲百姓請命, 則天下風走而響應矣, 孰敢不聽!

19. 그러나(然) 병사들이(兵) 경색 사이에서 곤경을 당하고(困於京、索之閒), 서산에 들이닥쳐(迫西山而) 나아가지 못한 것이(不能進者), 지금에 3년이 되었습니다(三年於此矣). 한왕이(漢王) 수십만 무리를 이끌고(將數十萬之衆), 공과 낙에서(距鞏、雒), 산과 강의 험준함으로 막으며(阻山河之險), 하루에도(一日) 여러 번 싸웠지만(數戰), 한 척의 공도 없고(無尺寸之功), 꺾이고 패했지만(折北) 구원하지 않아서(不救), 형양에서 패하고(敗滎陽), 성고에서 상처 입고(傷成皋), 마침내(遂) 완과 섭 사이로 달아나니(走宛、葉之閒), 이것은(此) 이른바(所謂) 지혜롭고 용감한 사람이(智勇) 함께(俱) 곤란한 것입니다(困者也). 무릇(夫) 날카로운 기세가(銳氣) 험한 요새에서 꺾이고(挫於險塞, 而) 식량은(糧食) 창고에서 다했고(竭於內府), 백성은(百姓) 지치고(罷) 매우 원망하니(極怨望), 조금도(容容) 의지할 곳이 없습니다(無所倚). 제가 헤아려보면(以臣料之), 그 기세가(其勢) 천하의 현인과 성인이 아니라면(非天下之賢聖) 참으로(固) 천하의 화를 그치게 할 수 없습니다(不能息天下之禍). 지금(當今) 두 주인의 운명이(兩主之命) 그대에게 달렸습니다(縣於足下). 그대가(足下) 한나라를 위하면(爲漢則) 한나라가 이기고(漢勝), 초나라와 함께하면(與楚則) 초나라가 이깁니다(楚勝). 신이 원컨대(臣願) 속마음을 드러내고(披腹心), 간과 쓸개를 내보여(輸肝膽), 어리석은 계책을 바치지만(效愚計), 그대가 쓰지 않을까 걱정됩니다(恐足下不能用也). 진실로(誠) 제 계책을 들어준다면(能聽臣之計), 양쪽이 이롭고(兩利而) 함께 있으며(俱存之), 천하를 셋으로 나누어(參分天下), 솥의 발처럼(鼎足而) 머물면서(居), 그 기세가(其勢) 누구도 감히 먼저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莫敢先動) 못합니다(莫若). 무릇(夫) 그대의(以足下之) 현명함과 성스러움에(賢聖), 군사의 많음이 있고(有甲兵之衆), 강한 제나라에 걸터앉아(據彊齊), 연나라와 조나라가 따르며(從燕、趙), 빈 땅으로 나가(出空虛之地而) 그 뒤를 제압하고(制其後), 백성의 바라는 것을 따라(因民之欲), 서쪽으로 향해서(西鄕) 백성을 위해(爲百姓) 명을 요구한다면(請命, 則) 천하가(天下) 바람처럼 달려와(風走而) 호응할 것이니(響應矣), 누가 감히 듣지 않겠습니까(孰敢不聽)!

 

20. 割大弱彊, 以立諸侯, 諸侯已立, 天下服聽而歸德於齊. 案齊之故, 有膠、泗之地, 懷諸侯以德, 深拱揖讓, 則天下之君王相率而朝於齊矣. 蓋聞天與弗取, 反受其咎; 時至不行, 反受其殃. 願足下孰慮之.” 韓信曰: “漢王遇我甚厚, 載我以其車, 衣我以其衣, 食我以其食. 吾聞之, 乘人之車者載人之患, 衣人之衣者懷人之憂, 食人之食者死人之事, 吾豈可以鄕利倍義乎!” 蒯生曰: “足下自以爲善漢王, 欲建萬世之業, 臣竊以爲誤矣. 始常山王、成安君爲布衣時, 相與爲刎頸之交, 後爭張黶、陳澤之事, 二人相怨. 常山王背項王, 奉項嬰頭而竄, 逃歸於漢王. 漢王借兵而東下, 殺成安君泜水之南, 頭足異處, 卒爲天下笑. 此二人相與, 天下至驩也. 然而卒相禽者, 何也?患生於多欲而人心難測也.

20. 큰 것을 쪼개고(割大) 강한 것을 약하게 만들어(弱彊, 以) 제후를 세우고(立諸侯), 제후가 서고 나면(諸侯已立), 천하가(天下) 복종하여 말을 듣고(服聽而) 제나라에 덕을 돌릴 것입니다(歸德於齊). 제나라의 옛 땅인 것을 생각해서(案齊之故), 교와 사의 땅을 가지고(有膠、泗之地), 덕으로 제후를 품어(懷諸侯以德), 깊이(深) 공수하고(拱) 읍양하면(揖讓, 則) 천하의 군왕이(天下之君王) 서로 따라서(相率而) 제나라에 조회할 것입니다(朝於齊矣). 대개(蓋) 하늘의 명을 듣고(聞天與) 취하지 않으면(弗取), 도리어(反) 재앙을 받고(受其咎); 때가 이르러(時至) 행하지 않으면(不行), 도리어(反) 그 재앙을 받습니다(受其殃). 원컨대(願) 그대는(足下) 그것을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孰慮之).”라고 했다.

한신이 말하길(韓信曰): “한왕이(漢王) 나를 대우하는 것이(遇我) 매우 두텁고(甚厚), 나에게 그 마차를 태워주고(載我以其車), 자기 옷으로(以其衣) 나를 입혀주고(衣我), 자기 먹을 것으로(以其食) 나를 먹였습니다(食我). 내가 듣기로(吾聞之), 남의 수레를 타는 사람은(乘人之車者) 남의 우환을 가지고(載人之患), 남의 옷을 입은 사람은(衣人之衣者) 남의 걱정을 품어주고(懷人之憂), 남의 밥을 먹는 사람은(食人之食者) 남의 일을 위해 죽는 것이니(死人之事), 내가(吾) 어찌(豈) 이익을 좇아 의리를 배반하겠는가(可以鄕利倍義乎)!”라고 했다.

괴통이 말하길(蒯生曰): “그대가(足下) 스스로(自) 한왕을 좋게 여기고(以爲善漢王), 만세의 업적을 세우려고 하지만(欲建萬世之業), 저는(臣) 잘못된 것이라고 여깁니다(竊以爲誤矣). 처음에(始) 상산왕과 성안군이(常山王、成安君) 평민이었을 때(爲布衣時), 서로(相與) 물경지교 사이였지만(爲刎頸之交), 나중에(後) 장염과 진택의 일로 다투어(爭張黶、陳澤之事), 두 사람이(二人) 서로 원수가 되었습니다(相怨). 상산왕이(常山王) 항왕을 배신하고(背項王), 항영의 머리를 받들고(奉項嬰頭而) 달아나(竄), 한왕에게 귀순했습니다(逃歸於漢王). 한왕이(漢王) 병사를 빌려주고(借兵而) 동쪽으로 내려가(東下), 성안군을 지수 남쪽에서 죽이고(殺成安君泜水之南), 머리와 다리를(頭足) 다른 곳에 두어(異處), 마침내(卒)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爲天下笑). 이 두 사람이(此二人) 함께 하며(相與), 천하에서(天下) 지극히 좋은 사이였습니다(至驩也). 그렇지만(然而) 마침내(卒) 서로 잡으려고 한 것은(相禽者), 어째서인가요(何也)? 우환은(患) 많은 욕심에서 생기고(生於多欲而) 사람의 마음은(人心) 예측하기 어렵습니다(難測也).

 

21. 今足下欲行忠信以交於漢王, 必不能固於二君之相與也, 而事多大於張黶、陳澤. 故臣以爲足下必漢王之不危己, 亦誤矣. 大夫種、范蠡存亡越, 霸句踐, 立功成名而身死亡. 野獸已盡而獵狗亨. 夫以交友言之, 則不如張耳之與成安君者也; 以忠信言之, 則不過大夫種、范蠡之於句踐也. 此二人者, 足以觀矣. 願足下深慮之. 且臣聞勇略震主者身危, 而功蓋天下者不賞. 臣請言大王功略: 足下涉西河, 虜魏王, 禽夏說, 引兵下井陘, 誅成安君, 徇趙, 脅燕, 定齊, 南摧楚人之兵二十萬, 東殺龍且, 西鄕以報, 此所謂功無二於天下, 而略不世出者也.

21. 지금(今) 그대가(足下) 충성과 믿음을 행하여(行忠信以) 한왕과 교제하려고 하는 것은(交於漢王), 반드시(必) 두 사람이 함께한 것보다(於二君之相與也) 굳셀 수 없고(不能固, 而) 일은(事) 장염과 진택보다(於張黶、陳澤) 큰 것이 많을 것입니다(多大). 그러므로(故) 저는(臣) 그대가(足下) 반드시(必) 한왕이(漢王之) 자기를 위험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以爲不危己), 또한(亦)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誤矣). 대부 문종과 범려가(大夫種、范蠡) 망한 월나라를 보존하고(存亡越), 구천을 패자로 만들어(霸句踐), 공을 세우거(立功) 이름을 이루었지만(成名而) 몸을 죽어 없어졌습니다(身死亡). 들판의 짐승이(野獸) 없어지고 나면(已盡而) 사냥개는 삶아집니다(獵狗亨). 무릇(夫) 교분으로(以交友) 말하면(言之, 則) 장이가(張耳之) 성안군과 함께한 것보다(與成安君者) 못하고(不如也); 충성으로 말하면(以忠信言之, 則) 대부 문종과 범려가(大夫種、范蠡之) 구천에 대하여 한 거을(於句踐) 넘지 못합니다(不過也). 이 두 사람의 일은(此二人者), 거울로 삼을만합니다(足以觀矣). 원컨대(願) 그대가(足下)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深慮之). 또(且) 신이 듣기로(臣聞) 용기와 지략이(勇略) 군주를 흔드는 사람은(震主者) 몸이 위태롭고(身危, 而) 공이(功) 천하를 덮은 사람은(蓋天下者) 상을 받지 못한다고 합니다(不賞). 제가 청컨대(臣請) 대왕의 공과 지략을 말한다면(言大王功略): 그대는(足下) 서하를 건너(涉西河), 위왕을 포로로 잡고(虜魏王), 하열을 사로잡았으며(禽夏說), 병사를 이끌고(引兵) 정형을 함락시키고(下井陘), 성안군을 죽이고(誅成安君), 조나라를 항복시키고(徇趙), 연나라를 위협하고(脅燕), 제나라를 평정해서(定齊), 남으로(南) 초나라 병사 20만을 깨뜨리고(摧楚人之兵二十萬), 동으로(東) 용저를 죽이고(殺龍且), 서쪽을 향해서(西鄕以) 보고했으니(報), 이것은(此) 이른바(所謂) 공이(功) 천하에 둘도 없는 것이며(無二於天下, 而) 지략은(略) 세상에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不世出者也).

 

22. 今足下戴震主之威, 挾不賞之功, 歸楚, 楚人不信; 歸漢, 漢人震恐: 足下欲持是安歸乎? 夫勢在人臣之位而有震主之威, 名高天下, 竊爲足下危之.” 韓信謝曰: “先生且休矣, 吾將念之.” 後數日, 蒯通復說曰: “夫聽者事之候也, 計者事之機也, 聽過計失而能久安者, 鮮矣. 聽不失一二者, 不可亂以言; 計不失本末者, 不可紛以辭. 夫隨廝養之役者, 失萬乘之權; 守儋石之祿者, 闕卿相之位. 故知者決之斷也, 疑者事之害也, 審豪氂之小計, 遺天下之大數, 智誠知之, 決弗敢行者, 百事之禍也. 故曰: “猛虎之猶豫, 不若蜂蠆之致螫; 騏驥之跼躅, 不如駑馬之安步; 孟賁之狐疑, 不如庸夫之必至也; 雖有舜禹之智, 吟而不言, 不如瘖聾之指麾也”. 此言貴能行之. 夫功者難成而易敗, 時者難得而易失也. 時乎時, 不再來. 願足下詳察之.” 韓信猶豫不忍倍漢, 又自以爲功多, 漢終不奪我齊, 遂謝蒯通. 蒯通說不聽, 已詳狂爲巫.

22. 지금(今) 그대가(足下) 군주를 떨게 하는(震主之) 위엄을(威) 가졌고(戴), 상을 받을 없는 공을 지녔고(挾不賞之功), 초나라에 귀순해도(歸楚), 초나라가 믿지 않을 것이고(楚人不信); 한나라에 귀순해도(歸漢), 한나라가 두려워할 것이니(漢人震恐): 그대가(足下) 이런 것을 가지고(持是) 어디로 돌아가려고 하나요(安歸乎)? 무릇(夫) 형세가(勢) 신하의 자리에 있으면서(在人臣之位而) 주군을 흔드는 위엄이 있고(有震主之威), 명성이(名) 천하에서 높으니(高天下), 참으로(竊) 그대를 위해(爲足下) 위험합니다(危之).”라고 했다.

한신이 사양하며 말하길(韓信謝曰): “선생이(先生) 잠시 쉬시면(且休矣), 내가(吾0 그것을 생각해 볼 것이다(將念之).”라고 했다.

며칠 뒤에(後數日), 괴통이(蒯通) 다시 설득해 말하길(復說曰): “무릇(夫) 들어주는 것은(聽者) 일의 조짐이고(事之候也), 계획하는 것은(計者) 일의 기틀이니(事之機也), 듣는 것이 과하고(聽過) 계획에 실수가 있으면서(計失而) 오래 편안할 수 있는 것은(能久安者), 드뭅니다(鮮矣). 듣는 것이(聽) 한 두 개의 실수가 없으면(不失一二者), 말로 어지럽힐 수 없고(不可亂以言); 계획이(計) 처음과 끝을 잃지 않으면(不失本末者), 말로 어지럽힐 수 없습니다(不可紛以辭). 무릇(夫) 하인의 일을 따르는 사람은(隨廝養之役者), 만승의 권위를 잃고(失萬乘之權); 작은 녹봉을 지키는 사람은(守儋石之祿者), 경상의 자리를 잃습니다(闕卿相之位). 그러므로(故) 지혜로움은(知者) 결단하는 것이고(決之斷也), 의심은(疑者) 일을 해치는 것이고(事之害也), 터럭 같은 작은 계획은 자세히 살피는 것은(審豪氂之小計), 천하의 큰 운수를 잃고(遺天下之大數), 지혜가(智) 참으로 그것을 아는데(誠知之), 결단해서(決) 감히 행하지 못하는 것은(弗敢行者), 모든 일의  화근입니다(百事之禍也).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사나운 호랑이가(猛虎之) 오히려 머뭇거리면(猶豫), 벌과 전갈이(蜂蠆之) 쏘는 것만(致螫) 못하고(不若); 빨리 달리는 말이(騏驥之) 머뭇거리는 것은(跼躅), 노둔한 말이 편안히 것만 못하며(不如駑馬之安步); 맹분이(孟賁之) 여우처럼 의심하는 것은(狐疑), 평범한 사람이 반드시 이르는 것만 못하니(不如庸夫之必至也); 비록(雖) 순우의 지혜가 있더라도(有舜禹之智), 외우고(吟而) 말하지 않으면(不言), 벙어리와 귀머거리가 손발짓 하는 것만 못합니다(不如瘖聾之指麾也)”.라고 했다. 이것은(此) 행하는 것을 귀하에 여긴다는 말입니다(言貴能行之). 무릇(夫) 공이란(功者) 어렵게 이루지만(難成而) 쉽게 실패하고(易敗), 때란(時者) 어렵게 얻지만(難得而) 쉽게 잃는 것입니다(易失也). 때는 때이니(時乎時), 다시 오지 않습니다(不再來). 원컨대(願) 그대가(足下) 자세히 살피기 바랍니다(詳察之).”라고 했다.

한신이(韓信) 여전히 머뭇거리며(猶豫) 차마 한나라를 배반하지 못했고(不忍倍漢), 또(又) 스스로(自) 공이 많고(功多), 한나라가(漢) 끝내(終) 자기에게서 제나라를 뺏지 않을 것이라(不奪我齊) 여기고(以爲), 마침내(遂) 괴통을 말을 거절했다(謝蒯通). 괴통의 설득이(蒯通說) 받아들여지지 않자(不聽), 거짓으로 미친 척하고(已詳狂) 무당이 되었다(爲巫).

 

23. 漢王之困固陵, 用張良計, 召齊王信, 遂將兵會垓下. 項羽已破, 高祖襲奪齊王軍. 漢五年正月, 徙齊王信爲楚王, 都下邳. 信至國, 召所從食漂母, 賜千金. 及下鄕南昌亭長, 賜百錢, 曰: “公, 小人也, 爲德不卒.” 召辱己之少年令出胯下者以爲楚中尉. 告諸將相曰: “此壯士也. 方辱我時, 我寧不能殺之邪? 殺之無名, 故忍而就於此.”

23. 한왕이(漢王之) 고릉에서 곤경을 당할 때(困固陵), 장량의 계책을 써서(用張良計), 제왕 한신을 불러들이고(召齊王信), 마침내(遂) 병사를 이끌고(將兵) 해하에서 만났다(會垓下). 항우가(項羽) 이미 패하자(已破), 고조가(高祖) 습격해서(襲) 제왕의 군사를 빼앗았다(奪齊王軍). 한나라 5년 정월에(漢五年正月), 제왕 한신을 옮겨서(徙齊王信) 초왕으로 삼고(爲楚王), 하비에 도읍하도록 했다(都下邳). 한신이(信) 나라에 이르자(至國), 밥 먹여주던 아낙을 불러(召所從食漂母), 천금을 내렸다(賜千金). 또(及) 하향의 남창 정장에게(下鄕南昌亭長), 백전을 내리며 말하길(賜百錢, 曰): “그대는(公), 소인이니(小人也), 덕을 베풀다가(爲德) 끝내지 못했다(不卒).”라고 했다. 자기를 모욕한 젊은이 가운데(辱己之少年) 가랑이 사리에 나가도록 시킨 사람을 불러(令出胯下者) 초나라 중위로 삼았다(以爲楚中尉). 여러 장수에게 고하여 말하길(告諸將相曰): “이 사람은(此) 장사다(壯士也). 나를 모욕했을 때(方辱我時), 내가(我) 어찌(寧) 죽일 수 없었겠는가(不能殺之邪)? 그를 죽여도(殺之) 명성이 없을 것이고(無名), 그러므로(故) 참고(忍而) 여기에 이르렀다(就於此).”라고 했다.

 

24. 項王亡將鍾離眛家在伊廬. 素與信善, 項王死後, 亡歸信. 漢王怨眛, 聞其在楚, 詔楚捕眛. 信初之國, 行縣邑, 陳兵出入. 漢六年, 人有上書告楚王信反. 高帝以陳平計, 天子巡狩會諸侯. 南方有雲夢, 發使告諸侯“會陳吾將游雲夢.” 實欲襲信, 信弗知. 高祖且至楚, 信欲發兵反. 自度無罪, 欲謁上, 恐見禽. 人或說信曰: “斬眛謁上, 上必喜, 無患.” 信見眛計事. 眛曰: “漢所以不擊取楚, 以眛在公所. 若欲捕我以自媚於漢, 吾今日死, 公亦隨手亡矣.” 乃罵信曰: “公非長者!” 卒自剄. 信持其首, 謁高祖於陳. 上令武士縛信, 載後車. 信曰: “果若人言, “狡兔死, 良狗亨; 高鳥盡, 良弓藏; 敵國破, 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亨!” 上曰: “人告公反.” 遂械繫信, 至雒陽, 赦信罪, 以爲淮陰侯.

24. 항왕의 도망친 장수(項王亡將) 종리매의 집이(鍾離眛家) 이려에 있었다(在伊廬). 평소(素) 한신과 잘 사귀어서(與信善), 항왕이 죽은 뒤에(項王死後), 한신에게 도망쳐 귀순했다(亡歸信). 한왕이(漢王) 종리매에게 원한이 있었고(怨眛), 그가 초나라에 있는 것을 듣고(聞其在楚), 초나라에 조서를 내려(詔楚) 종리매를 잡도록 했다(捕眛). 한신이(信) 처음(初) 나라에 와서(之國), 현과 읍에 다닐 때(行縣邑), 병사를 세우고(陳兵) 드나들었다(出入). 한나라 6년에(漢六年), 어떤 사람이 있어(人有) 글을 올려(上書) 초왕 한신이 배반했다고 고했다(告楚王信反). 고제가(高帝) 진평의 계략을 써서(以陳平計), 천자가(天子) 순수하며(巡狩) 제후를 모이도록 했다(會諸侯). 남방에(南方) 운몽이 있었는데(有雲夢), 사신을 보내(發使) 제후들이 진에 이도록 하고 고하길(告諸侯會陳) “내가(吾) 장차(將) 운몽에서 유람할 것이다(游雲夢).”라고 했다. 실제(實) 한신을 습격하려고 했는데(欲襲信), 한신이 알지 못했다(信弗知). 고조가(高祖) 초나라에 이르렀을 때(且至楚), 한신이(信) 병사를 일으켜 모반하려고 했다(欲發兵反). 스스로 헤아려(自度) 죄가 없었고(無罪), 황제를 만나려고 했지만(欲謁上), 사로잡힐까 두려웠다(恐見禽).

누군가(人或) 한신을 설득해 말하길(說信曰): “종리매를 죽이고(斬眛) 황제를 만나면(謁上), 황제가(上) 반드시 기뻐할 것이고(必喜), 후환이 없을 것입니다(無患).”라고 했다.

한신이(信) 종리매를 만나(見眛) 일을 의논했다(計事). 종리매가 말하길(眛曰): “한나라가(漢) 초나라를 공격해서 취하지 않는 까닭은(所以不擊取楚), 내가 공의 처소에 있기 때문이다(以眛在公所). 만약(若) 나를 체포해서(捕我以) 한나라에 스스로 잘 보이려고 한다면(自媚於漢), 내가(吾) 오늘 죽겠지만(今日死), 공도 또한(公亦) 따라서(隨) 망할 것이다(手亡矣).”라고 했다. 이에(乃) 한신을 꾸짖으며 말하길(罵信曰): “공은(公) 장자가 아니다(非長者)!”라고 했다.

마침내(卒) 스스로 목을 찔렀다(自剄). 한신이(信) 그 머리를 가지고(持其首), 진에서 고조를 만났다(謁高祖於陳). 황제가(上) 무사에게 명해서(令武士) 한신을 결박하고(縛信), 뒷수레에 실었다(載後車).

한신이 말하길(信曰): “과연(果) 사람들이 말하길(若人言),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狡兔死), 좋은 사냥개를 삶고(良狗亨); 높이 나는 새가 없어지면(高鳥盡), 좋은 활을 치우고(良弓藏); 적국이 무너지면(敵國破), 모신을 죽인다(謀臣亡).”라고 했다. 천하가 이미 안정되었으니(天下已定), 내가(我) 참으로(固) 삶아져 죽는 것이 맞는구나(當亨)!”라고 했다.

황제가 말하길(上曰): “사람들이(人) 공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고했다(告公反).”라고 했다. 마침내(遂) 한신을 형틀에 매고(械繫信), 낙양에 이르러(至雒陽), 한신의 죄를 사면하고(赦信罪), 회음후로 삼았다(以爲淮陰侯).

 

25. 信知漢王畏惡其能, 常稱病不朝從. 信由此日夜怨望, 居常鞅鞅, 羞與絳ㆍ灌等列. 信嘗過樊將軍噲, 噲跪拜送迎, 言稱臣, 曰: “大王乃肯臨臣!” 信出門, 笑曰: “生乃與噲等爲伍!” 上常從容與信言諸將能不, 各有差. 上問曰: “如我能將幾何?” 信曰: “陛下不過能將十萬.” 上曰: “於君何如?” 曰: “臣多多而益善耳.” 上笑曰: “多多益善, 何爲爲我禽?” 信曰: “陛下不能將兵, 而善將將, 此乃信之所以爲陛下禽也. 且陛下所謂天授, 非人力也.”

25. 한신은(信) 한왕이(漢王) 그 능력을 두려워하고 미워하는 것을(畏惡其能) 알고(知), 늘(常) 병을 핑계로(稱病) 조정에 나가지 않았다(不朝從). 한신이(信) 이로부터(由此) 밤낮으로(日夜) 원망하고(怨望), 살면서 늘 불만을 품고(居常鞅鞅), 강후나 관영 등과 같은 등급인 것을(與絳ㆍ灌等列) 부끄럽게 여겼다(羞).

한신이(信) 일찍이(嘗) 번장군 쾌의 집을 들렀는데(過樊將軍噲), 번쾌가(噲) 무릎을 꿇고 절하며(跪拜) 마중하고 배웅했고(送迎), 신이라고 칭하면서 말하길(言稱臣, 曰): “대왕께서(大王乃) 기꺼이(肯) 신에게 오셨습니다(臨臣)!”라고 했다.

한신이 문을 나서(信出門), 웃으며 말하길(笑曰): “살아서(生乃) 번쾌와(與噲) 등급이(等) 같은 열이 되었다니(爲伍)!”라고 했다.

황제가(上) 늘(常) 한신과 조용히(從容與信) 여러 장수의 능력이(諸將能不), 각자(各) 차이가 있음을(有差) 말한 적이 있다(言). 황제가 묻기를(上問曰): “나 같은 사람은(如我) 얼마나 많이(幾何) 이끌 수 있겠는가(能將)?”라고 했다.

한신이 말하길(信曰): “폐하는(陛下) 십만을 넘지 못할 것입니다(不過能將十萬).”라고 했다.

황제가 말하길(上曰): “그대에게는(於君) 어떤가(何如)?”라고 했다.

말하길(曰): “신은(臣) 많으면 많을수록(多多而) 더욱 좋습니다(益善耳).”라고 했다.

황제가 웃으며 말하길(上笑曰):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데(多多益善), 어찌(何爲) 나에게 사로잡혔는가(爲我禽)?”라고 했다.

한신이 말하길(信曰): “폐하는(陛下) 병사를 이끌 수 없지만(不能將兵, 而) 장수를 잘 이끌고(善將將), 이것은(此乃) 제가(信之) 폐하에게 사로잡힌 까닭입니다(所以爲陛下禽也). 또(且) 폐하는(陛下) 이른바(所謂) 하늘이 준 것이니(天授), 사람의 힘이 아닙니다(非人力也).”라고 했다.

 

26. 陳豨拜爲鉅鹿守, 辭於淮陰侯. 淮陰侯挈其手, 辟左右與之步於庭, 仰天歎曰: “子可與言乎?欲與子有言也.” 豨曰: “唯將軍令之.” 淮陰侯曰: “公之所居, 天下精兵處也; 而公, 陛下之信幸臣也. 人言公之畔, 陛下必不信; 再至, 陛下乃疑矣; 三至, 必怒而自將. 吾爲公從中起, 天下可圖也.” 陳豨素知其能也, 信之, 曰: “謹奉敎!” 漢十年, 陳豨果反. 上自將而往, 信病不從. 陰使人至豨所, 曰: “弟舉兵, 吾從此助公.” 信乃謀與家臣夜詐詔赦諸官徒奴, 欲發以襲呂后、太子. 部署已定, 待豨報. 其舍人得罪於信, 信囚, 欲殺之. 舍人弟上變, 告信欲反狀於呂后. 呂后欲召, 恐其黨不就, 乃與蕭相國謀, 詐令人從上所來, 言豨已得死, 列侯群臣皆賀. 相國紿信曰: “雖疾, 彊入賀.” 信入, 呂后使武士縛信, 斬之長樂鍾室. 信方斬, 曰: “吾悔不用蒯通之計, 乃爲兒女子所詐, 豈非天哉!” 遂夷信三族.

26. 진희가(陳豨) 벼슬을 받아(拜) 거록 태수가 되어(爲鉅鹿守), 회음후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辭於淮陰侯). 회음후가(淮陰侯) 그 손을 잡고(挈其手), 좌우를 물리치고(辟左右) 그와 뜰에서 걸으며(與之步於庭), 하늘을 보고(仰天) 탄식하여 말하길(歎曰): “그대에게(子) 더불어 말할 수 있겠지(可與言乎)? 그대와 말할 것이 있다(欲與子有言也).”라고 했다.

진희가 말하길(豨曰): “오직(唯) 장군의 명이 있습니다(將軍令之).”라고 했다.

회음후가 말하길(淮陰侯曰): “공이 머무는 곳은(公之所居), 천하의 정예병사가(天下精兵) 있는 곳이니(處也); 그리고 공은(而公), 폐하가(陛下之) 믿고 아끼는 신하다(信幸臣也). 사람들이(人) 공이 배반했다는 것을 말해도(言公之畔), 폐하가(陛下) 반드시(必) 믿지 않을 것이고(不信); 다시 이르면(再至), 폐하가 의심할 것이고(陛下乃疑矣); 세 번 이르면(三至), 반드시(必) 화내고(怒而) 직접 이끌 것이다(自將). 내가(吾) 그대를 위해(爲公) 중간에 일어나(從中起), 천하를 도모할 수 있다(天下可圖也).”라고 했다.

진희가(陳豨) 평소(素) 그 능력을 알았고(知其能也), 그를 믿어 말하길(信之, 曰): “삼가(謹) 명령을 받듭니다(奉敎)!”라고 했다.

한나라 10년에(漢十年), 진희가(陳豨) 결국 배반했다(果反). 황제가(上) 직접 이끌고(自將而) 갔고(往), 한신이 병을 핑계로(信病) 따르지 않았다(不從). 은밀하게(陰) 사람을 시켜(使人) 진희의 처소에 이르러 말하길(至豨所, 曰): “그대가(弟) 군사를 일으키면(舉兵), 내가(吾) 그것을 따라(從此) 공을 도울 것이다(助公).”라고 했다.

한신이(信乃) 가신과 모의해서(謀與家臣) 밤에(夜) 거짓으로 조서를 내려(詐詔) 여러 관청의 노비를 사면하고(赦諸官徒奴), 징발해서 여후와 태자를 습격하려고 했다(欲發以襲呂后、太子). 부서가(部署) 이미 정해지고(已定), 진희의 보고를 기다렸다(待豨報). 그 집안일하는 사람이(其舍人) 한신에게 죄를 지어(得罪於信), 한신이 가두고(信囚), 죽이려고 했다(欲殺之). 일하는 사람의 아우가(舍人弟) 변고를 알리고(上變), 한신이 모반하려는 상황을(信欲反狀) 여후에게 알렸다(於呂后). 여후가(呂后) 불러들이려고 했지만(欲召), 그 일당이 오지 않을 것을 염려해서(恐其黨不就, 乃) 소상국과 모의해서(與蕭相國謀), 거짓으로(詐) 사람을 보내(令人) 황제가 있는 곳에서 온 것처럼 하고(從上所來), 진희가 이미 죽었고(豨已得死), 여러 제후와 군신이(列侯群臣) 모두 축하하고 있다고(皆賀) 말했다(言).

상국이(相國) 한신에게 다시 말하길(紿信曰): “비록 아프더라도(雖疾), 억지로라도 와서(彊入) 축하해 주시오(賀).”라고 했다. 한신이 들어가자(信入), 여후가(呂后) 무사를 시켜(使武士) 한신을 묶고(縛信), 장락궁의 종실에서 그를 베었다(斬之長樂鍾室).

한신이(信) 목이 베어질 때 말하길(方斬, 曰): “내가(吾) 괴통의 계책을(蒯通之計) 쓰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만(悔不用), 여자에게 속았으니(乃爲兒女子所詐), 어찌(豈) 운명이 아니겠는가(非天哉)!”라고 했다. 마침내(遂) 한신의 삼족을 죽였다(夷信三族).

 

27. 高祖已從豨軍來, 至, 見信死, 且喜且憐之, 問: “信死亦何言?” 呂后曰: “信言恨不用蒯通計.” 高祖曰: “是齊辯士也.” 乃詔齊捕蒯通. 蒯通至, 上曰: “若敎淮陰侯反乎?” 對曰: “然, 臣固敎之. 豎子不用臣之策, 故令自夷於此. 如彼豎子用臣之計, 陛下安得而夷之乎!” 上怒曰: “亨之.” 通曰: “嗟乎, 冤哉亨也!” 上曰: “若敎韓信反, 何冤?” 對曰: “秦之綱絕而維弛, 山東大擾, 異姓並起, 英俊烏集. 秦失其鹿, 天下共逐之, 於是高材疾足者先得焉. 蹠之狗吠堯, 堯非不仁, 狗因吠非其主. 當是時, 臣唯獨知韓信, 非知陛下也. 且天下銳精持鋒欲爲陛下所爲者甚衆, 顧力不能耳. 又可盡亨之邪?” 高帝曰: “置之.” 乃釋通之罪.

27. 고조가(高祖) 이미 진희의 군대를 토벌하고(已從豨軍) 와서(來), 이르러(至), 한신이 죽은 것을 보고(見信死), 기쁘기도 하고(且喜) 가엾기도 해서(且憐之), 묻기를(問): “한신이 죽으면서(信死) 또한(亦) 무엇을 말하던가(何言)?”라고 했다.

여후가 말하길(呂后曰): “한신이(信) 괴통의 계책을 쓰지 않은 것을(不用蒯通計) 후회한다고 말했다(言恨).”라고 했다.

고조가 말하길(高祖曰): “이 사람은(是) 제나라의 변사다(齊辯士也).”라고 했다.

이에(乃) 제나라에 조서를 내려(詔齊) 괴통을 붙잡도록 했다(捕蒯通). 괴통이 이르자(蒯通至), 황제가 말하길(上曰): “네가(若) 회음후로 하여금 반역하도록 했는가(敎淮陰侯反乎)?”라고 했다.

대답하길(對曰): “그렇습니다(然), 제가(臣) 진실로(固) 그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敎之). 못난이가(豎子) 저의 계책을 쓰지 않았고(不用臣之策), 그러므로(故) 자기로 하여금(令自) 이곳에 죽도록 만들었습니다(夷於此). 만약(如) 이 못난이가(彼豎子) 저의 계책을 썼다면(用臣之計), 폐하가(陛下) 어찌(安) 그를 죽일 수 있었을까요(得而夷之乎)!”라고 했다.

황제가 노하여 말하길(上怒曰): “그를 삶아 죽여라(亨之).”라고 했다.

괴통이 말하길(通曰): “아(嗟乎), 원통합니다(冤哉) 삶겨 죽는 것은(亨也)!”이라고 말했다.

황제가 말하길(上曰): “네가(若) 한신으로 하여금(敎韓信) 배반하도록 했는데(反), 어찌 억울한가(何冤)?”라고 했다.

대답하길(對曰): “진나라의 기강이(秦之綱) 끊어지고(絕而) 느슨해져서(維弛), 산동이(山東) 크게 어지러워졌고(大擾), 다른 성씨가(異姓) 함께 일어나(並起), 영웅호걸이(英俊) 까마귀처럼 모여들었습니다(烏集). 진나라가(秦) 그 사슴을 잃자(失其鹿), 천하가(天下) 함께 쫓았고(共逐之), 이에(於是) 높은 재주와(高材) 빠른 발을 가진 사람이(疾足者) 먼저 얻었습니다(先得焉). 도적의 개가(蹠之狗) 요임금에게 짖은 것은(吠堯), 요임금이(堯) 어질지 않아서가 아니고(非不仁), 개가(狗) 그 주인이 아닌 사람에게(非其主) 인하여 짖습니다(因吠). 이때에(當是時), 저는(臣) 오직(唯獨) 한신을 알았고(知韓信), 폐하를 알지 못했습니다(非知陛下也). 또한(且) 천하예(天下) 날카롭고 정교하게(銳精) 칼날을 가지고(持鋒) 폐하처럼 되려는 사람이(欲爲陛下所爲者) 아주 많으니(甚衆), 돌아보면(顧) 힘이 모자랐을 뿐입니다(力不能耳). 또(又) 그들을 모두 삶아 죽일 것인가요(可盡亨之邪)?”라고 했다.

고제가 말하길(高帝曰): “풀어주어라(置之).”라고 했다. 이에(乃) 괴통의 죄를 용서했다(釋通之罪).

 

28. 太史公曰: 吾如淮陰, 淮陰人爲余言, 韓信雖爲布衣時, 其志與衆異. 其母死, 貧無以葬, 然乃行營高敞地, 令其旁可置萬家. 余視其母冢, 良然. 假令韓信學道謙讓, 不伐己功, 不矜其能, 則庶幾哉, 於漢家勳可以比周、召、太公之徒, 後世血食矣. 不務出此, 而天下已集, 乃謀畔逆, 夷滅宗族, 不亦宜乎! 

28. 태사공이 말하길(太史公曰): 내가(吾) 회음에 갔을 때(如淮陰), 회음 사람들이(淮陰人) 나에게 말하길(爲余言), 한신이(韓信) 비록(雖) 평민인 때에도(爲布衣時), 그 뜻이(其志) 무리와 달랐다(與衆異). 그 어머니가 죽었을 때(其母死), 가난해서(貧) 장사를 지낼 수 없었고(無以葬), 그렇지만(然) 높고 넒은 곳에 진영을 만들어(乃行營高敞地), 그 주변으로 하여금(令其旁) 만여 호를 두도록 했다(可置萬家). 내가(余) 그 어머니의 묘를 보니(視其母冢), 좋아보였다(良然). 가령(假令) 한신이(韓信) 도를 배워(學道) 겸양할 수 있어(謙讓), 자기 공을 자랑하지 않고(不伐己功), 자기 능력을 과시하지 않았다면(不矜其能, 則) 거의(庶幾哉), 한나아게 대한(於漢) 공훈이(家勳) 주공이나 소공, 태공의 무리에 비할 수 있었을 것이고(可以比周、召、太公之徒), 후세에(後世) 제사 음식을 받았을 것이다(血食矣). 이것에 나아가려고 힘쓰지 않고(不務出此, 而) 천하가(天下) 이미 모이고 나서(已集), 반역을 모의해서(乃謀畔逆), 종족이 모두 죽임당했으니(夷滅宗族), 또한 마땅하지 않은가(不亦宜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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