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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사기열전(史記列傳)

[사기열전(史記列傳) 노자한비열전(老子韓非列傳)] 한비자(韓非子 3/3) / 전국시대의 마키아벨리 / 노자심원(老子深遠)

by प्रज्ञा 2023.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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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는 흔히 군주론의 저자인 마키아벨리와 비교되곤 한다. 마키아벨리는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라를 지키려면 배신과 잔인함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의 사상은 다섯 지역으로 분열해서 싸우던 조국 이탈리아를 통일시키려는 마키아벨리의 애국심이 그 배경이다. 마키와벨리와는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큰 차이가 나는 한비자지만 세상의 평가는 비슷한 점이 많다. 전국시대의 혼란 속에서 강력한 군주를 통한 법치의 실현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생각한 것이 한비자였다. 

 

人或傳其書至秦. 秦王見孤憤、五蠹之書, 曰: "嗟乎, 寡人得見此人與之游, 死不恨矣!" 李斯曰: "此韓非之所著書也." 秦因急攻韓. 韓王始不用非, 及急, 乃遣非使秦. 秦王悅之, 未信用.  

어떤 사람이(人或) 그 책을(其書) 진나라에 가서 전했다(至秦). 진왕이(秦王) 고분과 오두의 글을 보고(見孤憤五蠹之書), 말하길(曰): "안타깝구나(嗟乎), 과인이(寡人) 이 사람을 만나서(得見此人) 그와 더불어 사귈 수 있다면(與之游), 죽어도(死) 한이 없을 것이다(不恨矣)!"라고 했다. 이사가 말하길(李斯曰): "이것은(此) 한비가(韓非之) 지은 책입니다(所著書也)."라고 했다. 진나라가(秦) 이 때문에(因) 급히 한나라를 공격했다(急攻韓). 한 왕이(韓王) 처음에(始) 한비를 등용하지 않다가(不用非), 위급함에 이르러(及急), 이에(乃) 비를 진나라에 사신으로(非使秦) 보냈다(遣). 진왕이(秦王) 그를 좋아했지만(悅之), 믿지 않았다(未信用).

 

* 嗟乎(차호): 슬프다의 뜻. 슬퍼서 탄식()할 때에 쓰는 말.

 

李斯、姚賈害之, 毀之曰: "韓非, 韓之諸公子也. 今王欲并諸侯, 非終爲韓不爲秦, 此人之情也. 今王不用, 久留而歸之, 此自遺患也, 不如以過法誅之." 

이사와 요가가(李斯姚賈) 그를 해치려고(害之), 그를 헐뜯어 말하길(毀之曰): "한비는(韓非), 한나라의(韓之) 여러 공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諸公子也). 지금(今) 왕께서(王) 제후들을 아우르려고 하는데(欲并諸侯), 한비가(非) 끝내(終) 한나라를 위하고(爲韓) 진나라를 위하지 않을 것이니(不爲秦), 이것이(此) 사람의 마음입니다(人之情也). 지금(今) 왕께서 등용하지 않고(王不用), 오래 머물게 했다가(久留而) 돌려보내면(歸之), 이것은(此) 스스로(自) 걱정거리를 남기는 것이니(遺患也), 잘못으로(以過) 그를 법에 따라 죽이는 것만(法誅之) 못합니다(不如)."라고 했다.

 

秦王以爲然, 下吏治非. 李斯使人遺非藥, 使自殺. 韓非欲自陳, 不得見. 秦王後悔之, 使人赦之, 非已死矣. 申子、韓子皆著書, 傳於後世, 學者多有. 余獨悲韓子爲說難而不能自脫耳. 

진왕이(秦王) 옳다고 여겨(以爲然), 올리가(下吏) 한비에게 죄를 물었다(治非). 이사가(李斯) 사람을 시켜(使人) 한비에게 독약을 보내서(遺非藥), 자살하도록 만들었다(使自殺). 한비가(韓非) 스스로를 말하려고 했지만(欲自陳), <왕을> 만날 수 없었다(不得見). 진왕이(秦王) 나중에 후회하고(後悔之), 사람을 시켜(使人) 그를 풀어주었으나(赦之), 한비가(非) 이미 죽은 뒤였다(已死矣). 신자와( 한자가申子韓子) 모두(皆) 책을 지어(著書), 후세에 전해서(傳於後世), 배우는 사람이(學者) 많이 있었다(多有). 나는(余) 단지(獨) 한비가(韓子) 세난을 짓고도(爲說難而) 스스로는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을(不能自脫) 슬퍼할 뿐이다(耳).


太史公曰:老子所貴道, 虛無, 因應變化於無爲, 故著書辭稱微妙難識. 莊子散道德, 放論, 要亦歸之自然. 申子卑卑, 施之於名實. 韓子引繩墨, 切事情, 明是非, 其極慘礉少恩. 皆原於道德之意, 而老子深遠矣. 

태사공이 말하길(太史公曰): 노자가(老子) 귀하게 여긴(所貴) 도는(道), 허무이고( 虛無), 무위에서(於無爲) 변화에 호응하고(因應變化), 그러므로(故) 지은 책의 말이(著書辭稱) 미묘하고(微妙) 알기 어렵다(難識). 장자는(莊子) 도덕을 흩어서(散道德), 자유롭게 언급했는데(放論), 핵심이(要) 또한(亦)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歸之自然). 신자가(申子) 애써 노력해서(卑卑), 명분과 실질에 베풀었다(施之於名實). 한자가(韓子) 먹줄을 끈 것처럼 <법령으로>(引繩墨), 세상의 일을 결단하고(切事情), 시비를 밝혔으나(明是非), 그 참혹함에 치우쳐(其極慘礉) 은혜가 적었다(少恩). 모두(皆) 도덕의 뜻에 근원을 두었으나(原於道德之意, 而) 노자가(老子) 깊고도 멀었다(深遠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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