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張儀說秦王曰: "臣聞之, 弗知而言爲不智, 知而不言爲不忠. 爲人臣不忠當死, 言不審亦當死. 雖然, 臣願悉言所聞, 大王裁其罪.
1 장의가(張儀) 진왕에게 유세하여 말하길(說秦王曰): "신이 듣건대(臣聞之), 알지 못하면서(弗知而) 말하는 것은(言) 지혜롭지 못한 것이고(爲不智), 알면서 말하지 않는 것은(知而不言) 불충한 것입니다(爲不忠). 신하가 되어(爲人臣) 불충하면(不忠) 마땅히 죽어야 하고(當死), 말이(言) 상세히 살피지 않는 것도(不審) 또한(亦) 마땅히 죽어야 합니다(當死). 비록 그렇지만(雖然), 신이(臣) 들은 것을(所聞) 모두 말하기를 바라니(願悉言), 대왕께서(大王) 그 죄를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裁其罪).
2 臣聞天下陰燕陽魏, 連荊固齊, 收余韓成從, 將西南以與秦爲難. 臣竊笑之. 世有三亡, 而天下得之, 其此之謂乎! 臣聞之曰: '以亂攻治者亡, 以邪攻正者亡, 以逆攻順者亡'. 今天下之府庫不盈, 囷倉空虛, 悉其士民, 張軍數千百萬, 白刃在前, 斧質在後, 而皆去走, 不能死, 罪其百姓不能死也, 其上不能殺也. 言賞則不使, 言罰則不行, 賞罰不行, 故民不死也.
2 신이 듣기로(臣聞) 천하에서(天下) 북쪽은 연나라이고(陰燕) 남쪽은 위나라이고(陽魏), 초나라와 연합해서(連荊) 제나라를 견고하게 하고(固齊), 나머지 한나라를 거두어(收余韓) 합종을 완성하고(成從), 장차(將) 서남쪽으로 가서(西南以) 진나라와 함께(與秦) 어렵게 만들겠다고 합니다(爲難). 신은(臣) 속으로(竊) 그것을 비웃었습니다(笑之). 세상에는(世) 세 가지 망하는 것이 있으니(有三亡, 而) 천하(산동 6국)가 그것을 얻었으니(天下得之), 아마(其) 이것을 말하는 것입니다(此之謂乎)! 신이 들은 것을 말한다면(臣聞之曰): '혼란스러움으로(以亂) 다스려지는 것을 공격하는 사람은(攻治者) 망하고(亡), 사악한 것으로(以邪) 바른 것을 공격하는 사람은 망하고(攻正者亡), 거스르는 것으로(以逆) 따르는 것을 공격한 사람은 망한다(攻順者亡)'입니다. 지금(今) 천하의 창고가(天下之府庫) 가득 차지 않았고(不盈), 창고가 비었는데(囷倉空虛), 그 병사와 백성을 모두 모아(悉其士民), 군대를 동원한 것이(張軍) 수 천백만이지만(數千百萬), 하얀 칼날이 앞에 있고(白刃在前), 부질이 뒤에 있더라도(斧質在後, 而) 모두 도망가 달아나니(皆去走), 不能死, 罪其百姓不能死也, 其上不能殺也. 상을 말하고서(言賞則) 주지 않고(不使), 벌을 말하고서(言罰則) 행하지 않으니(不行), 상과 벌이 행해지지 않았고(賞罰不行), 그러므로(故) 백성이 죽으려 하지 않습니다(民不死也).
* 不能死 罪其百姓不能死也 其上不能殺也: 1) '<백성을 잡아서> 죽일 수 없고(不能死), 그 백성을 죄주어(罪其百姓) <모두> 죽일 수 없고(不能死也), 그 윗사람을 죽일 수 없습니다(其上不能殺也).'라는 해석(진기환 역)과 2) '죽으려는 각오가 없고( 不能死) 그 백성이(其百姓) 죽으려는 각오가 없는 것을(不能死) 벌할 수 없는 것은(罪也) 그 윗사람이(其上) <용감하게 적을> 죽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不能殺也).'라는 해석이 있다.(동양고전종합 DB)
* 天下陰燕陽魏(천하음연양위): 여기서 天下는 山東六國을 말한다. 원주에 “陰은 小이며 陽은 大이다.”라고 하였으나, 陰은 북쪽, 陽은 남쪽의 뜻으로 번역하였다. 燕나라는 趙나라의 북쪽, 魏나라는 趙나라의 남쪽에 위치한다.
3 今秦出號令而行賞罰, 不攻無攻相事也. 出其父母懷衽之中, 生未嘗見寇也, 聞戰頓足徒裼, 犯白刃, 蹈煨炭, 斷死於前者比是也. 夫斷死與斷生也不同. 而民爲之者是貴奮也. 一可以勝十, 十可以勝百, 百可以勝千, 千可以勝萬, 萬可以勝天下矣. 今秦地形, 斷長續短, 方數千里, 名師數百萬, 秦之號令賞罰, 地形利害, 天下莫如也. 以此與天下, 天下不足兼而有也. 是知秦戰未嘗不勝, 攻未嘗不取, 所當未嘗不破也. 開地數千里, 此甚大功也. 然而甲兵頓, 士民病, 蓄積索, 田疇荒, 囷倉虛, 四鄰諸侯不服, 伯王之名不成, 此無異故, 謀臣皆不盡其忠也.
3 지금(今) 진나라가 명령을 내리고(秦出號令而) 상벌을 행해서(行賞罰), 공을 세우지 못한 사람은 공이 있는 사람의 부림을 받습니다(不攻無攻相事也). 부모의 품에서 나와(出其父母懷衽之中), 태어나서(生) 적을 본 적이 없는데도(未嘗見寇也), 전쟁을 들으면(聞戰) 발을 굴러 달려(頓足) 맨손으로 웃통을 벗고(徒裼), 시퍼런 칼날에 맞서고(犯白刃), 숯불을 밟으며(蹈煨炭), 앞에서 죽기를 결심한 사람들이(斷死於前者) 모두 이들입니다(比是也). 대체로(夫) 죽음을 결심한 사람과(斷死與) 살기를 결심한 사람은(斷生也) 같지 않습니다(不同). 그러니(而) 백성이 그것을 하는 것은(民爲之者) 바로(是) 떨쳐 일어남을 귀하게 여겨서입니다(貴奮也). 하나가(一) 열을 이길 수 있고(可以勝十), 열이(十) 백을 이길 수 있고(可以勝百), 백이(百) 천을 이길 수 있고(可以勝千), 천이(千) 만을 이길 수 있고(可以勝萬), 만이(萬) 천하를 이길 수 있습니다(可以勝天下矣). 지금(今) 진나라의 지형은(秦地形), 긴 곳을 잘라(斷長) 짧은 곳을 이으면(續短), 사방(方) 수천 리이고(數千里), 이름난 군대가(名師) 수백 만이고(數百萬), 진나라의 호령과 상벌(秦之號令賞罰), 지형의 이해는(地形利害), 천하에(天下) 같은 나라가 없습니다(莫如也). 이것으로(以此) 천하와 함께 하면(與天下), 천하는(天下) 병합해서 가져도 부족합니다(不足兼而有也). 이것은(是) 진나라가 싸워서(秦戰) 일찍이 이기지 못한 적이 없고(未嘗不勝), 공격해서 빼앗지 못한 적이 없고(攻未嘗不取), 대적해서(所當) 깨뜨리지 못한 적이 없는 것을(未嘗不破) 알 수 있습니다(知也). 땅을 넓힌 것이(開地) 수천 리고(數千里), 이것은(此) 매우 큰 공입니다(甚大功也). 그렇지만(然而) 갑병이(甲兵) 넘어지고(頓), 사민이 피곤하고(士民病), 비축한 것이 없어지고(蓄積索), 농토가 거칠어지고(田疇荒), 창고가 비었고(囷倉虛), 사방 이웃 제후가(四鄰諸侯) 복종하지 않고(不服), 패왕의(伯王之) 명성이(名)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不成), 이것은(此) 다른 까닭이 없고(無異故), 모신이(謀臣) 모두(皆) 그 충성을 다하지 않아서입니다(不盡其忠也).
* 不(有)攻(功)無攻(功)相事也: 원주에 “曾鞏本에는 有功無功으로 되어 있다.”라고 하였고, 《韓非子》 〈初見秦〉에도 有功無功으로 되어 있다. 孫詒讓은 “공이 없는 자로 하여금 공이 있는 자를 위해 대신 服役하게 한다.”라는 뜻이라 하였으나 何建章은 事는 使자와 通하므로 “공이 있는 자나 공이 없는 자를 막론하고 모두 나라를 위하여 죽음으로써 전쟁에 임하도록 시키고 있다.”의 뜻으로 보았다.(《戰國策注釋》)
* 頓足(돈족): 발을 구름.
* 斷死於前者比是也: 比는 '차례' 또는 '모두'로 해석할 수 있다.
4 臣敢言往昔. 昔者齊南破荊, 中破宋, 西服秦, 北破燕, 中使韓·魏之君, 地廣而兵強, 戰勝攻取, 詔令天下, 濟清河濁, 足以爲限, 長城鉅坊, 足以爲塞. 齊五戰之國也. 一戰不勝而無齊. 故由此觀之, 夫戰者萬乘之存亡也. 且臣聞之曰: '削柱掘根, 無與禍鄰, 禍乃不存. '秦與荊人戰, 大破荊, 襲郢, 取洞庭·五都·江南. 荊王亡奔走, 東伏於陳. 當是之時, 隨荊以兵, 則荊可舉. 舉荊, 則其民足貪也, 地足利也. 東以強齊·燕, 中陵三晉. 然則是一舉而伯王之名可成也, 四鄰諸侯可朝也. 而謀臣不爲, 引軍而退, 與荊人和. 今荊人收亡國, 聚散民, 立社主, 置, 宗廟, 令帥天下西面以與秦爲難, 此固已無伯王之道一矣. 天下有比志而軍華下, 大王以詐破之, 兵至梁郭, 圍梁數旬, 則梁可拔. 拔梁, 則魏可舉. 舉魏則荊·趙之志絕. 荊·趙之志絕, 則趙危. 趙危而荊孤. 東以強齊·燕, 中陵三晉, 然則是一舉而伯王之名可成也, 四鄰諸侯可朝也. 而謀臣不爲, 引軍而退, 與魏氏和, 令魏氏收亡國, 聚散民, 立社主, 置宗廟, 此固已無伯王之道二矣. 前者穰侯之治秦也, 用一國之兵, 而欲以成兩國之功. 是故兵終身暴靈於外, 士民潞病於內, 伯王之名不成, 此固已無伯王之道三矣.
4 신이 감히(臣敢) 지나간 옛 일을 말하겠습니다(言往昔). 옛날(昔者) 제나라가(齊) 남으로(南) 초나라를 깨뜨리고(破荊), 중간에서 송나라를 깨뜨리고(中破宋), 서쪽으로(西) 진나라를 굴복시켰고(服秦), 북쪽으로(北) 연나라를 깨뜨리고(破燕), 중간의(中) 한나라와 위나라 임금을 부렸습니다(使韓·魏之君), 땅이 넓고(地廣而) 군대가 강력해서(兵強), 싸워서 이기고(戰勝) 공격해서 빼앗아(攻取), 천하에 조령을 내려(詔令天下), 제수는 맑고(濟清) 하수는 탁해서(河濁), 경계로 삼기에 충분하고(足以爲限), 장성과 거방은(長城鉅坊), 요새가 되기에 충분합니다(足以爲塞). 제나라는(齊) 다섯 번 싸운 나라이고(五戰之國也), 한 번 싸워서(一戰) 이기지 못하면(不勝而) 제나라가 없었을 것입니다(無齊). 그러므로(故) 이것으로 보자면(由此觀之), 무릇(夫) 전쟁은(戰者) 만승지국의(萬乘之) 존망입니다(存亡也).
또(且) 신이 듣기로(臣聞之曰): '나무를 자르고(削柱) 뿌리를 뽑아내듯이(掘根), 화와 더불어 이웃이 되지 않으면(無與禍鄰), 화는(禍ㅒ 곧(乃) 있지 않습니다(不存). '진나라와 초나라가 싸워서(秦與荊人戰), 초나라를 크게 무찌르고(大破荊), 영을 습격해서(襲郢), 동정, 오도, 강남을 빼앗았습니다(取洞庭·五都·江南). 초왕이(荊王) 도망처 달아나니(亡奔走), 동쪽(東) 진에 엎드렸습니다(伏於陳). 당시에(當是之時), 초를 따라가(隨荊以) 공격했다면(兵, 則) 초나라를 없앨 수 있었습니다(荊可舉). 초를 없애면(舉荊, 則) 그 백성이 탐낼만했고(其民足貪也), 땅이(地) 이익이 될 수 있었습니다(足利也). 동으로(東) 강한 제나라와 연나라로(以強齊·燕), 중간의 삼진을 범할 수 있었습니다(中陵三晉). 그렇다면(然則) 이 한 번으로(是一舉而) 패왕의 이름을 이룰 수 있고(伯王之名可成也), 사방(四) 이웃 제후를(鄰諸侯) 조회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可朝也). 그러나(而) 모신이 <그렇게> 하지 않았고(謀臣不爲), 군대를 이끌고(引軍而) 물러나서(退), 초나라와(與荊) 화해했습니다(人和). 지금(今) 초나라 사람들이(荊人) 망한 나라를 거두어(收亡國), 흩어진 백성을 모으고(聚散民), 신주를 세우고(立社主), 종묘를 두어(置宗廟), 천하를 거느리고(帥天下) 서쪽으로(西面以) 진나라와 대항하게 만들었으니(令與秦爲難), 이것은(此) 진실로(固) 이미(已) 패왕의 도를 잃은(無伯王之道) 첫 번째입니다(一矣). 천하에(天下) 뜻을 같이 하는 나라가 있어(有比志而) 화산 아래에 군대를 주둔시키자(軍華下), 대왕께서(大王) 사술을 써서(以詐) 그들을 깨뜨리고(破之), 군대가(兵) 대량의 외곽에 이르러(至梁郭), 대량을 포위한 것이(圍梁) 수십 일만 되었다면(數旬, 則) 대량을 함락시킬 수 있었습니다(梁可拔). 대량을 함락시켰다면(拔梁, 則) 위나라를 멸망시킬 수 있었습니다(魏可舉). 위나라를 멸망시켰다면(舉魏則) 초나라와 조나라의 뜻(협력)이 끊어졌을 것입니다(荊·趙之志絕). 초나라와 조나라의 협력이 끊어진다면(荊·趙之志絕, 則) 조나라가 위급할 것입니다(趙危). 조나라가 위급하면(趙危而) 초나라가 고립됩니다(荊孤). 동으로(東) 강한 제나라와 연나라로(以強齊·燕), 중간의(中) 삼진을 범하고(陵三晉), 그렇다면(然則) 이 한 번으로(是一舉而) 패왕의 명성을 이룰 수 있고(伯王之名可成也), 사방(四) 제후를 조회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鄰諸侯可朝也). 그러나(而) 모신이 그렇게 하지 않고(謀臣不爲), 군대를 이끌고(引軍而) 물러나서(退), 위씨와 화했습니다(與魏氏和), 위씨로 하여금(令魏氏) 망한 나라를 거두어(收亡國), 흩어진 백성을 모으고(聚散民), 사직의 신주를 세우고(立社主), 종묘를 두게 했으니(置宗廟), 이것은(此) 진실로(固) 이미(已) 패왕의 도를 잃은 두 번째 일입니다(無伯王之道二矣). 전자는(前者) 양후가 진나라를 다스리며(穰侯之治秦也), 한 나라의 군대를 써서(用一國之兵, 而) 두 나라의 공을 이루려고 했습니다(欲以成兩國之功). 이 때문에(是故) 군대가(兵) 종신토록(終身) 밖에서 햇빛을 쬐고(暴靈於外), 사민은(士民) 안에서 피폐해지고(潞病於內), 패왕의 이름을 이루지 못했으니(伯王之名不成), 이것은(此) 진실로(固) 이미(已) 패왕의 도를 잃은 세 번째 일입니다(無伯王之道三矣).
5 趙氏, 中央之國也, 雜民之所居也. 其民輕而難用, 號令不治, 賞罰不信, 地形不便, 上非能盡其民力. 彼固亡國之形也, 而不憂其民氓. 悉其士民, 軍於長平之下, 以爭韓之上黨, 大王以詐破之, 拔武安. 當是時, 趙氏上下不相親合, 貴賤不相信, 然則是邯鄲不守, 拔邯鄲, 完河間, 引軍而去, 西攻修武, 逾羊腸, 降代·上黨. 代三十六縣, 上黨十七縣, 不用一領甲, 不苦一民, 皆秦之有也. 代·上黨不戰而已爲秦矣, 東陽河外不戰而已反爲齊矣, 中呼池以北不戰而已爲燕矣. 然則是舉趙則韓必亡, 韓亡則荊魏不能獨立. 荊·魏不能獨立, 則是一舉而壞韓, 蠹魏, 挾荊, 以東弱齊·燕, 決白馬之口, 以流魏氏. 一舉而三晉亡, 從者敗. 大王拱手以須, 天下遍隨而伏, 伯王之名可成也. 而謀臣不爲, 引軍而退, 與趙氏爲和. 以大王之明, 秦兵之強, 伯王之業, 地尊不可得, 乃取欺於亡國, 是謀臣之拙也. 且夫趙當亡不亡, 秦當伯不伯, 天下固量秦之謀臣一矣. 乃復悉卒乃攻邯鄲, 不能拔也, 棄甲兵怒, 戰慄而卻, 天下固量秦力二矣. 軍乃引退, 並於李下, 大王並軍而致與戰, 非能厚勝之也, 又交罷卻, 天下固量秦力三矣. 內者量吾謀臣, 外者極吾兵力. 由是觀之, 臣以天下之從, 豈其難矣. 內者吾甲兵頓, 士民病, 蓄積索, 田疇荒, 囷倉虛, 外者天下比志甚固. 願大王有以慮之也.
5 조씨는(趙氏), 가운데 있는 나라이고(中央之國也), 잡다한 백성이 사는 곳입니다(雜民之所居也). 그 백성이 가벼워(其民輕而) 쓰기가 어렵고(難用), 호령이 통하지 않고(號令不治), 상벌을 믿지 않으며(賞罰不信), 지형이 좋지 못하고(地形不便), 윗사람이(上) 그 백성을 능력을 다하게 하는 것도 아닙니다(非能盡其民力). 저것은(彼) 진실로(固) 망국의 형세지만(亡國之形也, 而) 그 백성을 걱정하지 않습니다(不憂其民氓). 그 사민을 모두 모아서(悉其士民), 장평에 주둔시키고(軍於長平之下), 한나라의 상당을 다투었는데(以爭韓之上黨), 대왕께서(大王) 사술로(以詐) 깨뜨리고(破之), 무안을 빼앗았습니다(拔武安). 당시(當是時), 조나라의(趙氏) 상하가(上下) 서로 친합하지 않았고(不相親合), 귀천이(貴賤) 서로 믿지 않았는데(不相信), 그렇다면(然則) 이것은(是) 한단을 지킬 수 없는 것이니(邯鄲不守), 한단을 빼앗았으면(拔邯鄲), 하간 땅을 온전히 할 수 있었고(完河間), 군대를 이끌고 가서(引軍而去), 서쪽으로(西) 수무를 공격하고(攻修武), 양장을 넘어(逾羊腸), 대왕 상당을 항복시킬 수 있었습니다(降代·上黨). 대의 36개 현과(代三十六縣), 상당의 72개 현이(上黨十七縣), 병사 한 명도 쓰지 않고(不用一領甲), 백성 한 명도 고생시키지 않고(不苦一民), 모두(皆) 진나라가 차지했을 것입니다(秦之有也). 대왕 상당에서(代·上黨) 싸우지 않고(不戰而已) 이미 진나라가 되었을 것이고(爲秦矣), 동양과(東陽) 하외에서(河外) 싸우지 않고도(不戰而) 이미(已) 제나라가 되고(反爲齊矣), 중산과 호지 이북은(中呼池以北) 싸우지 않고도(不戰而) 이미(已) 연나라가 되었을 것입니다(爲燕矣). 그렇다면(然則) 이것은(是) 조나라를 함락시키면(舉趙則) 한나라도 반드시 망하고(韓必亡), 한나라가 망하면(韓亡則) 초와 위나라도(荊魏) 홀로 설 수 없었을 것입니다(不能獨立). 초와 위나라가(荊·魏) 홀로 설 수 없으면(不能獨立, 則) 이것은(是) 한 번에(一舉而) 한나라를 무너뜨리고(壞韓), 위나라를 병들게 하고(蠹魏), 초나라를 끼고(挾荊, 以) 동쪽으로(東) 제나라와 연나라를 약하게 해서(弱齊·燕), 백마진 입구를 터트려(決白馬之口, 以) 위나라를 물에 흐르도록 만들었을 겁니다(流魏氏). 한 번에(一舉而) 삼진 망하게 해서(三晉亡), 합종하는 나라를 패망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從者敗). 대왕께서(大王) 팔짱을 끼고(拱手以) 기다리면(須), 천하가(天下) 모두 따라서(遍隨而) 복종하고(伏), 패왕의 명성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王之名可成也). 그러나(而) 모신이(謀臣) 하지 않고(不爲), 군대를 이끌고 물러나사(引軍而退), 조나라와(與趙氏) 화해했습니다(爲和).
대왕의 밝음과(以大王之明), 진나라 군대의 강함으로(秦兵之強), 패왕의 업과(*伯王之業), 존엄한 지위를 얻지 못한 것은(地尊不可得), 곧(乃) 망한 나라에 사기를 당한 것이고(取欺於亡國), 이것은(是) 모신이 졸렬한 것입니다(謀臣之拙也). 또(且) 저 조나라가(夫趙) 마땅히 망해야 했지만(當亡) 망하지 않고(不亡), 진나라가 마땅히 패자가 되어야 했지만(秦當伯) 되지 못했으니(不伯), 천하가(天下) 진실로(固) 진나라라 모신을 헤아렸으니(量秦之謀臣) 첫 번째입니다(一矣). 이에(乃) 다시(復) 군사를 모두 모아(悉卒乃) 한단을 공격했지만(攻邯鄲), 함락시킬 수 없었고(不能拔也), 병기를 버리고(棄甲兵怒), 싸움에서 두려워하며(戰慄而) 물러났으니(卻), 천하가(天下) 진실로(固) 진나라의 힘을 헤알 수 있었으니(量秦力) 두 번째 일입니다(二矣). 군대를(軍乃) 이끌고 물러나(引退), 이하에서 모두 합쳐(並於李下), 대왕께서(大王) 군대를 모아(並軍而) 함께 싸웠지만(致與戰), 두터운 승리를 하지 못하고(非能厚勝之也), 또(又) 서로 지쳐 물러났으니(交罷卻), 천하가(天下) 진실로(固) 진나라의 힘을 헤아린 세 번째입니다(量秦力三矣). 안으로는(內者) 우리 모신을 헤아리고(量吾謀臣), 밖으로는(外者) 우리 병력의 극한을 알아야 합니다(極吾兵力). 이것으로 보면(由是觀之), 신은(臣) 천하가 합종하는 것이(以天下之從), 어찌 어렵겠는가(豈其難) 여깁니다(以矣). 안으로(內者) 우리 군사들이 넘어졌고(吾甲兵頓), 사민이 지쳤고(士民病), 비축한 것이 없어졌고(蓄積索), 경작지가 황폐하고(田疇荒), 창고가 비었으며(囷倉虛), 밖으로는(外者) 천하의(天下) 뜻을 합치는 것이(比志) 매우 견고합니다(甚固). 원컨대(願) 대왕에게(大王) 이것을 깊이 생각하심이 있기를 바랍니다(有以慮之也).
* 白馬(백마): 黃河의 나루 이름. 지금의 河南省 滑縣 동쪽.
6 且臣聞之, 戰戰慄栗, 日慎一日. 苟慎其道, 天下可有也. 何以知其然也? 昔者紂爲天子, 帥天下將甲百萬, 左飲於淇谷, 右飲於洹水, 淇水竭而洹水不流, 以與周武爲難. 武王將素甲三千領, 戰一日, 破紂之國, 禽其身, 據其地, 而有其民, 天下莫不傷. 智伯帥三國之眾, 以攻趙襄主於晉陽, 決水灌之, 三年, 城且拔矣. 襄主錯龜, 數策占兆, 以視利害, 何國可降, 而使張孟談. 於是潛行而出, 反智伯之約, 得兩國之眾, 以攻智伯之國, 禽其身, 以成襄子之功. 今秦地斷長續短, 方數千里, 名師數百萬, 秦國號令賞罰, 地形利害, 天下莫如也. 以此與天下, 天下可兼而有也. 臣昧死望見大王, 言所以即著破天下之從, 舉趙亡韓, 臣荊·魏, 親齊·. 燕, 以成伯王之名, 朝四鄰諸侯之道. 大王試聽其說, 一舉而天下之從不破, 趙不舉, 韓不亡, 荊·魏不臣, 齊·燕不親, 伯王之名不成, 四鄰諸侯不朝, 大王斬臣以徇於國, 以主爲謀不忠者."
6 또(且) 신이 듣건대(臣聞之), 조심하고 두려워하고(戰戰慄慄), 하루에(日) 하루를 삼가라(慎一日)라고 했습니다. 진실로(苟) 이도를 삼가면(慎其道), 천하에 어떤 어려움이 있겠습니까(天下可有也). 어찌(何以) 그것이 그런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知其然也)? 옛날(昔者) 주왕이 천자가 되어(紂爲天子), 천하의 군사 백만을 거느리고(帥天下將甲百萬), 왼쪽(左) 기곡에서 물을 마시고(飲於淇谷), 오른쪽(右) 원수에서 물 마셨는데(飲於洹水), 기수가 말랐고(淇水竭而) 원수가 물이 흐르지 않아서(洹水不流, 以) 주 무왕이(與周武) 어려움을 겪었습니다(爲難). 무왕은(武王) 흰옷 입은 병사 삼 천을 이끌고(將素甲三千領), 싸운 지 하루 만에(戰一日), 주왕의 나라를 깨뜨리고(破紂之國), 그 몸을 사로잡고(禽其身), 그 땅을 차지하고(據其地, 而) 그 백성을 가졌지만(有其民), 천하에(天下) 누구도 마음 아파하지 않았습니다(莫不傷). 지백이(智伯) 삼국의 군사를 이끌고(帥三國之眾, 以) 진양에서 조양자를 공격해서(攻趙襄主於晉陽), 물을 터트려(決水) 흘려보내(灌之), 삼 년이 지나(三年), 성이 거의 함락되었습니다(城且拔矣). 조양자가(襄主) 거북점과(錯龜), 사초점으로(數策) 점을 쳐서(占兆, 以) 어느 나라에 항복할 것인지, 이해를 살피고(視利害, 何國可降, 而) 장맹담을 보냈습니다(使張孟談). 이에(於是) 몰래 나와서(潛行而出), 지백에 반기를 드는 약속을 하고(反智伯之約), 두 나라의 군사를 얻어(得兩國之眾, 以) 지백의 나라를 공격해서(攻智伯之國), 그 몸을 사로잡고(禽其身, 以) 조양자의 공을 이루었습니다(成襄子之功).
지금(今) 진나라의 땅은(秦地) 긴 것을 자르고(斷長) 짧은 것을 이어(續短), 사방(方) 수 천리이고(數千里), 이름난 군대가(名師) 수 백만이고(數百萬), 진나라의 호령과 상벌(秦國號令賞罰), 지형의 이해는(地形利害), 천하에서(天下) 누구도 같지 않습니다(莫如也). 以此與天下, 天下可兼而有也. 臣昧死望見大王, 言所以即著破天下之從, 舉趙亡韓, 臣荊·魏, 親齊·. 燕, 以成伯王之名, 朝四鄰諸侯之道. 大王試聽其說, 一舉而天下之從不破, 趙不舉, 韓不亡, 荊·魏不臣, 齊·燕不親, 伯王之名不成, 四鄰諸侯不朝, 大王斬臣以徇於國, 以主爲謀不忠者."
* 戰戰慄慄(전전율률): 몹시 무섭거나 두려워 몸이 벌벌 떨림.
* 素甲(소갑): 흰 갑옷을 입은 군사. 武王이 紂를 칠 때에 그의 아버지 文王의 喪中에 있었기 때문에 군사들에게 흰 갑옷을 입게 하였다 한다.
* 錯龜‧數策(착구수책): 錯龜가 《韓非子》 〈初見秦〉에는 鑽龜로 되어 있다. 즉 거북껍데기를 태워 그 갈라진 무늬로 길흉을 점치는 일이다. 數策은 蓍草로 점치는 것으로, 모두 占筮法의 일종이다.
* 占兆(점조): 점의 조짐(兆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