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司馬錯與張儀爭論於秦惠王前. 司馬錯欲伐蜀, 張儀曰: "不如伐韓." 王曰: "請聞其說." 對曰: "親魏善楚, 下兵三川, 塞轘轅·緱氏之口, 當屯留之道, 魏絕南陽, 楚臨南鄭, 秦攻新城·宜陽, 以臨二周之郊, 誅周主之罪, 侵楚·魏之地. 周自知不救, 九鼎寶器必出. 據九鼎, 安圖籍, 挾天子以令天下, 天下莫敢不聽, 此王業也. 今夫蜀, 西辟之國, 而戎狄之長也, 弊兵勞眾不足以成名, 得其地不足以爲利. 臣聞: '爭名者於朝, 爭利者於市.' 今三川·周室, 天下之市朝也. 而王不爭焉, 顧爭於戎狄, 去王業遠矣."
1 사마착과 장의가(司馬錯與張儀) 진 혜왕 앞에서(於秦惠王前) 논쟁했다(爭論).
사마착이(司馬錯) 촉을 정벌하려고 하자(欲伐蜀), 장의가 말하길(張儀曰): "한나라를 치는 것보다 못합니다(不如伐韓)."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王曰): "청컨대(請) 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聞其說)."라고 했다.
대답하여 말하길(對曰): "위나라와 친하게 지내고(親魏) 초나라와 잘 지내면서(善楚), 군대를 삼천으로 내려보내(下兵三川), 환원산과 구지산의 입구를 막고(塞轘轅·緱氏之口), 둔류(상당)의 길을 막고(當屯留之道), 위나라는(魏) 남양을 끊고(絕南陽), 초나라는(楚) 남정에 다다라서(臨南鄭), 진나라가(秦) 신성과 의양을 공격해서(攻新城·宜陽, 以) 두 주나라의 교외에 접근해서(臨二周之郊), 주나라 임금의 죄를 묻고(誅周主之罪), 초나라와 위나라가 <점령한> 땅을 칩니다(侵楚·魏之地). 주나라는(周) 스스로(自) 구원받을 수 없음을 알고(知不救), 구정과 보기가(九鼎寶器) 반드시 나올 것입니다(必出). 구정을 근거로 삼고(據九鼎), 지도와 호적을 바탕으로(安圖籍), 천자를 끼고(挾天子以) 천하에 명령하면(令天下), 천하에서(天下) 누구도(莫) 감히 듣지 않을 사람이 없으니(敢不聽), 이것이(此) 왕업입니다(王業也). 지금(今) 저 촉은(夫蜀), 서쪽 변방의 나라이고(西辟之國, 而) 융적의 수장이니(戎狄之長也), 우리 군대가 피로하더라도(弊兵勞眾) 명성을 이루기에 부족하고(不足以成名), 그 땅을 얻어서(得其地) 이익이 되기에 부족합니다(不足以爲利). 신이 듣기로(臣聞): '명성을 다투는 사람은(爭名者) 조정에서 다투고(於朝), 이익을 다투는 사람은(爭利者) 시장에서 다툰다(於市).'라고 했습니다. 지금(今) 삼천과 주실은(三川·周室), 천하의(天下之) 시장과 조정입니다(市朝也). 그런데(而) 왕께서(王) 거기서 다투지 않고(不爭焉), 융적과 다투는 것을 돌아보는 것은(顧爭於戎狄), 왕업과의 거리가(去王業) 먼 것입니다(遠矣)."라고 했다.
* 司馬錯(사마착): 秦나라의 장군. 본문 내용대로 惠王이 그를 시켜 촉蜀을 치게 하였다.
* 下兵三川(하병삼천): 하병下兵은 ‘군軍을 출병하여 내려보내다’의 뜻이다. 三川은 韓에 속한 伊水‧洛水‧河水이며 이곳을 관할한 현은 의양宜陽이었다.
2 司馬錯曰: "不然, 臣聞之, 欲富國者, 務廣其地; 欲強兵者, 務富其民; 欲王者, 務博其德. 三資者備, 而王隨之矣. 今王之地小民貧, 故臣願從事於易. 夫蜀, 西辟之國也, 而戎狄之長, 而有桀·紂之亂. 以秦攻之, 譬如使豺狼逐群羊也. 取其地, 足以廣國也; 得其財, 足以富民; 繕兵不傷眾, 而彼以服矣. 故拔一國, 而天下不以爲暴; 利盡西海, 諸侯不以爲貪. 是我一舉而名實兩附, 而又有禁暴正亂之名, 今攻韓劫天子, 劫天子, 惡名也, 而未必利也, 又有不義之名, 而攻天下之所不欲, 危! 臣請謁其故: 周, 天下之宗室也; 齊, 韓·周之與國也. 周自知失九鼎, 韓自知亡三川, 則必將二所並力合謀, 以因於齊·趙, 而求解乎楚·魏. 以鼎與楚, 以地與魏, 王不能禁. 此臣所謂危, 不如伐蜀之完也." 惠王曰: "善! 寡人聽子." 卒起兵伐蜀, 十月取之, 遂定蜀. 蜀主更號爲侯, 而使陳莊相蜀. 蜀旣屬, 秦益强富厚, 輕諸侯.
2 사마착이 말하길(司馬錯曰): "그렇지 않습니다(不然), 신이 듣기로(臣聞之), 나라를 부유하게 하려는 사람은(欲富國者), 그 땅을 넓히는 것에 힘쓰고(務廣其地); 군대를 강하게 하려는 사람은(欲強兵者), 그 백성을 부유하게 하는데 힘쓰고(務富其民); 왕자가 되려는 사람은(欲王者), 그 덕을 넓히는 것에 힘씁니다(務博其德). 세 가지 바탕이 갖추어지면(三資者備, 而) 왕자는 따라옵니다(王隨之矣). 지금(今) 왕의 땅이 작고(王之地小) 백성이 가난하고(民貧), 그러므로(故) 신이 원컨대(臣願) 쉬운 것에 종사하기를 바랍니다(從事於易). 무릇 촉은(夫蜀), 서쪽 변방의 나라이고(西辟之國也, 而) 융적의 수장이고(戎狄之長, 而) 걸왕과 주왕과 같은 난이 있었습니다(有桀·紂之亂). 진나라가 공격하는 것으로(以秦攻之), 비유하자면(譬如) 승냥이와 이리로 하여금(使豺狼) 양 떼를 쫒게 하는 것입니다(逐群羊也). 그 땅을 취하는 것은(取其地), 나라를 넓히기에 충분하고(足以廣國也); 그 재물을 얻는 것은(得其財), 백성을 부유하게 하기에 충분하고(足以富民); 병사를 훈련시키는 정도로도(繕兵) 무리를 다치지 않게 하고도(不傷眾, 而) 저들이 복속할 것입니다(彼以服矣). 그러므로(故) 한 나라를 빼앗더라도(拔一國, 而) 천하가(天下) 포악하다고 여기지 않고(不以爲暴); 서해의 이익을 독차지해도(利盡西海), 제후들이(諸侯) 탐욕스럽다고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不以爲貪). 이것이(是) 우리가(我) 한 번에(一舉而) 명분과 실기가(名實) 모두 더해지는 것이고(兩附, 而) 또(又) 포악함을 금하고 혼란을 바로잡는 명분이 있으니(有禁暴正亂之名), 지금(今) 한나라를 공격하고(攻韓) 천자를 위협한다고 하는데(劫天子), 천자를 위협하는 것은(劫天子), 명성을 더럽히지만(惡名也, 而) 반드시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고(未必利也), 또(又) 불의하다는 이름을 얻게 되며(有不義之名, 而) 천하가 하고자 하지 않는 곳을 공격하는 것은(攻天下之所不欲), 위험합니다(危)! 신이(臣) 그 까닭을 아뢰기를 청하오니(請謁其故): 주나라는(周), 천하의 종실이고(天下之宗室也); 제나라와 한나라는(齊, 韓) 주나라의 동맹국입니다(周之與國也). 주나라가(周) 스스로(自) 구정을 잃게 될 것을 알고(知失九鼎), 한나라가(韓) 스스로(自) 삼천을 잃게 될 것을 알면(知亡三川, 則) 반드시(必) 장차(將) 둘이(二) 힘을 합치고 계책을 모아(所並力合謀), 이것으로(以) 제나라와 조나라에 의지하고(因於齊·趙, 而) 초나라와 위나라에 해결을 요구할 것입니다(求解乎楚·魏). 구정을(以鼎) 초나라에 주고(與楚), 땅을 위나라에 주는 것을(以地與魏), 왕께서 막을 수 없습니다(王不能禁). 이것이(此) 신이 이르바(臣所謂) 위험하다고 하는 것이고(危), 촉을 쳐서 완전하게 하는 것만 못합니다(不如伐蜀之完也)."라고 했다.
혜왕이 말하길(惠王曰): "좋다(善)! 과인이(寡人) 그대를 따르겠다(聽子)."
마침내(卒) 군대를 일으켜(起兵) 촉을 정벌하고(伐蜀), 10월에 취하고(十月取之), 마침내(遂) 촉을 안정시켰다(定蜀). 촉주는(蜀主) 다시(更) 위후로 부르고(號爲侯, 而) 진장을(使陳莊) 촉에서 상으로 삼았다(相蜀). 촉이 이미 속하게 되자(蜀旣屬), 진나라가(秦) 더욱(益) 강하고 부유해져서(强富厚), 제후를 경시하게 되었다(輕諸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