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나라에서 맹활약한 오기지만, 자부심이 강한 성격 때문에 위나라 대신들과 갈등을 빚다가 초나라로 몸을 피했다. 초나라 왕은 오기를 높게 평가해서 재상에 임명했고, 오기는 초나라 왕족과 귀족들이 받는 녹을 몰수해서 국고를 늘리고 초나라를 강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오기를 신임한 초나라 왕이 죽자 특권을 빼앗긴 왕족과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오기는 그들이 쏜 수많은 화살을 맞고 최후를 맞이했다.
하지만 오기는 죽는 순간까지 기지를 부렸다. 죽음을 예감해 초나라 선왕의 시신 위로 몸을 숨겼고, 왕의 시신에도 수많은 화살이 꽂히게 되었다. 왕족과 귀족들은 오기를 죽이는 데 성공했지만 왕의 시신을 훼손했기에 많은 사람이 사형을 당했고 그 수만 해도 500여 명이나 됐다. 오기는 용병술과 과감한 추진력으로 시대를 대표하는 명사가 되었지만, 지나친 자부심과 출세욕 때문에 허망한 죽음을 맞았다.
吳起爲西河守, 甚有聲名. 魏置相, 相田文. 吳起不悅, 謂田文曰: "請與子論功, 可乎?" 田文曰: "可." 起曰: "將三軍, 使士卒樂死, 敵國不敢謀, 子孰與起?" 文曰: "不如子." 起曰: "治百官, 親萬民, 實府庫, 子孰與起?" 文曰: "不如子." 起曰: "守西河而秦兵不敢東鄉, 韓趙賓從, 子孰與起?" 文曰: "不如子." 起曰: "此三者, 子皆出吾下, 而位加吾上, 何也?" 文曰: "主少國疑, 大臣未附, 百姓不信, 方是之時, 屬之於子乎?屬之於我乎?" 起默然良久, 曰: "屬之子矣." 文曰: "此乃吾所以居子之上也." 吳起乃自知弗如田文.
오기가(吳起) 서하 태수가 되어(爲西河守), 매우(甚) 명성을 얻었다(有聲名). 위나라가(魏) 재상 자리를 두고(置相), 전문을 상으로 삼았다(相田文). 오기가 기분 나빠하며(吳起不悅), 전문에게 말하길(謂田文曰): "청컨대(請) 그대와 함께 공을 논하는 것이(與子論功), 가능할까요(可乎)?"라고 했다. 전문이 말하길(田文曰): "좋습니다(可)."라고 했다. 오기가 말하길(起曰): "삼군을 이끌고(將三軍), 사졸로 하여금(使士卒) 죽음을 기쁘게 여기도록 만들고(樂死), 적국이(敵國) 감히 도모하지 못하게 한 것이(不敢謀), 그대가(子) 나에게(起) 대적할 수 있을까요(孰與)?"라고 했다. 전문이 말하길(文曰): "그대보다 못합니다(不如子)."라고 했다. 오기가 말하길(起曰): "백관을 다스리고(治百官), 만민을 친애하고(親萬民), 보고를 충실하게 하는 것은(實府庫), 그대가(子) 오기와(起) 누가 더 나은가(孰與)?"라고 했다. 전문이 말하길(文曰): "그대만 못합니다(不如子)."라고 했다. 오기가 말하길(起曰): "서하를 지키고(守西河而) 진나라 병사가(秦兵) 감히 동쪽으로 오지 못하게 하며(不敢東鄉), 한나라와 조나라를(韓趙) 복종시킨 것은(賓從), 그대와(子) 오기 중에서(起) 누가 더 나은가(孰與)?"라고 했다. 전문이 말하길(文曰): "그대만 못합니다(不如子)."라고 했다. 오기가 말하길(起曰): "이 세 가지는(此三者), 그대가(子) 모두(皆) 내 아래에 있는데(出吾下, 而) 자리는(位) 내 위에 더했으니(加吾上), 어째서인가(何也)?"라고 했다. 전문이 말하길(文曰): "주군이 어리고(主少) 나라가 안정되지 못하고(國疑), 대신이 따르지 않고(大臣未附), 백성이 믿지 않으니(百姓不信), 바야흐로(方) 이때(是之時), 그대에게(於子) 그것을 맡길까요(屬之乎)? 나에게 맡길까요(屬之於我乎)?"라고 했다. 오기가(起) 말없이(默然) 한참을 있다가(良久), 말하길(曰): "그대에게 맡길 것이다(屬之子矣)."라고 했다. 전문이 말하길(文曰): "이것이(此) 바로(乃) 내가(吾) 그대의 위에 있는(居子之上) 까닭이다(所以也)."라고 했다. 오기가(吳起) 이에(乃) 스스로(自) 전문보다 못함을 알았다(知弗如田文).
* 默然(묵연): 입을 다문 채 말없이 잠잠(潛潛)한 꼴.
* 良久(양구): 1. 꽤 오래, 2. 한참 지남.
田文既死, 公叔爲相, 尚魏公主, 而害吳起. 公叔之仆曰: "起易去也." 公叔曰: "柰何?" 其仆曰: "吳起爲人節廉而自喜名也. 君因先與武侯言曰: '夫吳起賢人也, 而侯之國小, 又與彊秦壤界, 臣竊恐起之無留心也.' 武侯即曰: '柰何?'君因謂武侯曰: '試延以公主, 起有留心則必受之. 無留心則必辭矣. 以此卜之.' 君因召吳起而與歸, 即令公主怒而輕君. 吳起見公主之賤君也, 則必辭." 於是吳起見公主之賤魏相, 果辭魏武侯. 武侯疑之而弗信也. 吳起懼得罪, 遂去, 即之楚.
전문이 죽고 나서(田文既死), 공숙이(公叔) 재상이 되어(爲相), 위나라 공주에게(魏公主) 장가들어(尚, 而) 오기를 해치려고 했다(害吳起). 공숙의(公叔之) 하인이(仆) 말하길(曰): "오기를(起) 쉽게 없앨 수 있습니다(易去也)."라과 했다. 공숙이 말하길(公叔曰): "어떻게(柰何)?"라고 했다. 그 하인이 말하길(其仆曰): "오기의(吳起) 사람 됨이(爲人) 절개 있고 청렴하여(節廉而) 스스로 이름나는 것을 좋아합니다(自喜名也). 그대가(君) 먼저(因先) 무후에게 말하기를(與武侯言曰): '저(夫) 오기는(吳起) 현명한 사람이고(賢人也, 而) 군주의 나라가 작고(侯之國小), 또(又) 강력한 진과 더불어(與彊秦) 경계를 이루고 있으니(壤界), 신은(臣) 정말로(竊) 오기에게(起之) 머물 마음이 없을까 걱정됩니다(恐無留心也).'라고 하세요. 무후가(武侯) 곧장 말하길(即曰): '어찌할까요(柰何)?'라고 하면, 그대가(君) 이어(因) 무후에게 말하길(謂武侯曰): '공주로(以公主) 시험해 보시면(試延), 오기에게(起) 머물 마음이 있으면(有留心則) 반드시 받을 것입니다(必受之). 머물 마음이 없으면(無留心則) 반드시 사양할 것입니다(必辭矣). 이것으로(以此) 그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卜之).'라고 하십시오. 그대가(君) 이어(因) 오기를 불러(召吳起而) 함께 돌아가서(與歸), 곧(即) 공주로 하여금(令公主) 화내도록 하고(怒而) 그대를 가벼이 여기도록 하십시오(輕君). 오기가(吳起) 공주가 그대를 천시하는 것을 본다면(見公主之賤君也, 則) 반드시 사양할 것입니다(必辭)."라고 했다. 이에(於是) 오기는(吳起) 공주가 위나라 재상을 함부로 대하는 것을 보았고(見公主之賤魏相), 결국(果) 위 무후에게 사양했다(辭魏武侯). 무후가(武侯) 그를 의심하고(疑之而) 믿지 않았다(弗信也). 오기가(吳起) 죄를 얻을까 두려워하여(懼得罪), 마침내 떠나서(遂去), 곧(即) 초나라로 갔다(之楚).
楚悼王素聞起賢, 至則相楚. 明法審令, 捐不急之官, 廢公族疏遠者, 以撫養戰鬬之士. 要在彊兵, 破馳說之言從橫者. 於是南平百越; 北并陳蔡, 卻三晉; 西伐秦. 諸侯患楚之彊.
초나라 도왕이(楚悼王) 본래(素) 오기가 현명하다는 소문을 듣고(聞起賢), <오기가> 오자(至則) 초나라 재상을 삼았다(相楚). 법을 분명히 하고(明法) 령을 상세히 살펴(審令), 급하지 않은 관직을 없애고(捐不急之官), 공족과 소원한 자의 <봉록을> 폐하여(廢公族疏遠者, 以) 군사를 길렀다(撫養戰鬬之士). 요체는(要) 군대를 강하게 하는 것에 있고(在彊兵), 유세객이 합종연횡을 말하는 것을(馳說之言從橫者) 물리치는 것이었다(破). 이에(於是) 남으로(南) 백월을 평정하고(平百越); 북으로(北) 진과 채를 합병하고(并陳蔡), 삼진을 물리치고(卻三晉); 서로(西) 진나라를 정벌했다(伐秦). 제후들이(諸侯) 초나라의 강성함을 걱정했다(患楚之彊).
* 疏遠(소원): 지내는 사이가 두텁지 않고 버성김. 서먹서먹함.
* 撫養(무양), 撫育(무륙): (윗사람이) 잘 돌보아 사랑하여 기름.
* 馳說(치세) : 분주히 유세를 하러 왕래함.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자기의 주장을 선전하다.
故楚之貴戚盡欲害吳起. 及悼王死, 宗室大臣作亂而攻吳起, 吳起走之王尸而伏之. 擊起之徒因射刺吳起, 并中悼王. 悼王既葬, 太子立, 乃使令尹盡誅射吳起而并中王尸者. 坐射起而夷宗死者七十餘家.
그러므로(故) 초나라의(楚之) 귀족과 친적이(貴戚) 모두(盡) 오기를 해치려고 했다(欲害吳起). 도왕이 죽음에 이르러(及悼王死), 종실과 대신이(宗室大臣) 난을 일으켜(作亂而) 오기를 공격했고(攻吳起), 오기가(吳起) 왕의 시신에 달려가(走之王尸而) 엎드렸다(伏之). 오기를 공격하는(擊起之) 무리들이(徒) 이어(因) 화살을 쏴(射) 오기를 찌르고(刺吳起), 함께(并) 도왕에게도 적중했다(中悼王). 도왕을 장사 지내고 나서(悼王既葬), 태자가 즉위하고(太子立), 이에(乃) 영윤으로 하여금(使令尹) 오기에게 활을 쏘아(射吳起而) 도왕의 시신을 함께 맞춘 사람들을(并中王尸者) 모두 죽였다(盡誅). 오기를 화살로 쏜 일로(射起) 죄를 받아(坐而) 멸족당한 사람이(夷宗死者) 70여 가문에 이르렀다(七十餘家).
太史公曰:世俗所稱師旅, 皆道孫子十三篇, 吳起兵法, 世多有, 故弗論, 論其行事所施設者. 語曰: "能行之者未必能言, 能言之者未必能行." 孫子籌策龐涓明矣, 然不能蚤救患於被刑. 吳起說武侯以形勢不如德, 然行之於楚, 以刻暴少恩亡其軀. 悲夫!
태사공이 말하길(太史公曰): 세상에서(世俗) 군대를 말하는 사람은(所稱師旅), 모두(皆) 손자 13편과(孫子十三篇), 오기병법을 말하는데(道吳起兵法), 세상에(世) 있는 것이 많고(多有), 그러므로(故) 거론하지 않고(弗論), 그 행한 일과(其行事) 계책을 시행한 것만(所施設者) 논했다(論). 속담에 이르길(語曰): "실천을 잘하는 사람은(能行之者) 반드시 말을 잘하지 못하고(未必能言), 말을 잘하는 사람은(能言之者) 반드시 실천을 잘하지 못한다(未必能行)."라고 한다. 손자가(孫子) 방연에게 베푼 책략은(籌策龐涓) 영명했지만(明矣, 然) 일찌감치(蚤) 형벌당하는 것에서(於被刑) 재앙을 피하지 못했다( 不能救患). 오기가(吳起) 무후에게(武侯) 형세가 덕보다 못하다고(以形勢不如德) 말했지만(說, 然) 초나라에서 행한 것은(行之於楚, 以) 각박하고 잔혹하며(刻暴) 은혜가 적어(少恩) 그 몸을 잃었다(亡其軀). 슬프구나(悲夫)!
* 施設(시설) : 시책. 계책.
* 籌策(주책): 이해(利害)를 타산한 끝에 생각한 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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