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는 작은 위(衛) 나라 출신으로 잔인하고 의심이 많다고 비난하는 마을 사람 30여 명을 죽이고, 어머니 앞에서 자신의 팔을 깨물면서 한 나라의 재상이 되기 전에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증자의 문하에서 공부했지만 의절한 후 병법을 공부하여 노나라 장군이 되었다. 이후 노나라 · 위나라 · 초나라 등 여러 나라를 전전하며 전공을 거두어 명성을 떨쳤고, 마지막에는 초나라 재상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후대의 많은 평가는 오기의 잔인하고 끈질긴 면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오기의 리더십은 충분히 주목하고 본받을 만하다. 오기는 부하들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했다. 자신들을 아껴주고 존중하며, 수고로움을 함께하는 리더를 누가 따르지 않겠는가? 오기의 리더십은 깨끗한 승복 태도에서 더 빛난다. 남다른 자부심이 있었고, 상처 입으면 못 견뎠지만, 남의 장점과 자신의 약점을 제대로 파악하는 남다른 안목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吳起者, 衛人也, 好用兵. 嘗學於曾子, 事魯君. 齊人攻魯, 魯欲將吳起, 吳起取齊女爲妻, 而魯疑之. 吳起於是欲就名, 遂殺其妻, 以明不與齊也. 魯卒以爲將. 將而攻齊, 大破之.
오기는(吳起者), 위나라 사람이고(衛人也), 병사 다루는 것을 좋아했다(好用兵). 일찍이(嘗) 증자에게 배웠고(學於曾子), 노나라 임금을 섬겼다(事魯君). 제나라가(齊人) 노나라를 침공하자(攻魯), 노나라가(魯) 오기를 장군으로 삼으려 했는데(欲將吳起), 오기가(吳起) 제나라 여인을 취해서(取齊女) 아내로 삼았기에(爲妻, 而) 노나라가(魯) 그를 의심했다(疑之). 오기가(吳起) 이에(於是) 명성을 얻으려고(欲就名), 마침내(遂) 자기 아내를 죽이고(殺其妻, 以) 제나라와 함께하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明不與齊也). 노나라가(魯) 마침내(卒) 장수로 삼았다(以爲將). 장수가 되어(將而) 제나라를 공격하고(攻齊), 크게 무찔렀다(大破之).
魯人或惡吳起曰: "起之爲人, 猜忍人也. 其少時, 家累千金, 游仕不遂, 遂破其家, 鄉黨笑之, 吳起殺其謗己者三十餘人, 而東出衛郭門. 與其母訣, 齧臂而盟曰: '起不爲卿相, 不復入衛.'
노나라 사람 중에(魯人) 누군가(或) 오기를 미워하여 말하길(惡吳起曰): "오기의(起之) 사람됨이(爲人), 시기심 많고 잔인한 사람이다(猜忍人也). 그가 어릴 적에(其少時), 집안에(家) 천금이 쌓였는데(累千金), 벼슬을 구하려 유세하다가(游仕) 이루지 못하고(不遂), 마침내(遂) 그 집안이 파산했으니(破其家), 향당 사람들이(鄉黨) 그를 비웃었고(笑之), 오기가(吳起) 자기를 비방한 사람(其謗己者) 30여 명을(三十餘人) 죽이고(殺, 而) 동쪽으로(東) 위나라 성문을 나왔다(出衛郭門). 그 어머니와(與其母) 헤어지며(訣), 팔을 깨물며(齧臂而) 맹세하여 말하길(盟曰): '제가(起) 공경이나 재상이 되지 못하면(不爲卿相), 다시(復) 위나라에 들어오지 않을 것입니다(不入衛).'라고 했다.
* 猜忍(시인): 시기심(猜忌心)이 강(強)하고 잔인(殘忍)함.
遂事曾子. 居頃之, 其母死, 起終不歸. 曾子薄之, 而與起絶. 起乃之魯, 學兵法以事魯君. 魯君疑之, 起殺妻以求將. 夫魯小國, 而有戰勝之名, 則諸侯圖魯矣. 且魯衛兄弟之國也, 而君用起, 則是棄衛." 魯君疑之, 謝吳起.
마침내(遂) 증자를 모셨다(事曾子). 머물고 얼마 지나지 않아(居頃之), 그 어머니가 죽었는데(其母死), 오기가(起) 끝내 돌아가지 않았다(終不歸). 증자가(曾子) 그를 야박하게 여기고(薄之, 而) 오기와(與起) 연을 끊었다(絶). 오기가(起) 이에(乃) 노나라에 가서(之魯), 병법을 배워(學兵法以) 노나라 임금을 섬겼다(事魯君). 노나라 임금이 의심하자(魯君疑之), 오기가(起) 아내를 죽여(殺妻以) 장수 자리를 구했다(求將). 무릇(夫) 노나라는 소국인데(魯小國, 而) 전쟁에서 이겼다는 명성을 얻으면(有戰勝之名, 則) 제후가(諸侯) 노나라를 도모할 것이다(圖魯矣). 또(且) 노나라와 위나라는(魯衛) 형제의 나라인데(兄弟之國也, 而) 임금이(君) 오기를 등용한다면(用起, 則) 이것은(是) 위나라를 버리는 것이다(棄衛)."라고 했다. 노나라 임금이(魯君) 그를 의심하고(疑之), 오기를 내쳤다(謝吳起).
吳起於是聞魏文侯賢, 欲事之. 文侯問李克曰: "吳起何如人哉?" 李克曰: "起貪而好色, 然用兵司馬穰苴不能過也." 於是魏文候以爲將, 擊秦, 拔五城.
오기가(吳起) 이에(於是) 위문하가 어질다는 소문을 듣고(聞魏文侯賢), 그를 섬기려 했다(欲事之). 문후가(文侯) 이극에게 물어 말하길(問李克曰): "오기가(吳起) 어떤 사람인가(何如人哉)?"라고 했다. 이극이 말하길(李克曰): "오기는(起) 탐욕스럽고(貪而) 색을 밝히지만(好色, 然) 병사를 다루는 것은(用兵) 사마양저도(司馬穰苴) 넘어설 수 없습니다(不能過也)."라고 했다. 이에(於是) 위문후가(魏文候) 장수로 삼아(以爲將), 진나라를 공격하고(擊秦), 다섯 개의 성을 빼앗았다(拔五城).
起之爲將, 與士卒最下者同衣食. 臥不設席, 行不騎乘, 親裹贏糧, 與士卒分勞苦.
오기가(起之) 장군이 되어(爲將), 사졸의 가장 낮은 사람과 함께(與士卒最下者) 옷 입고 먹는 것을 같게 했다(同衣食). 누울 때(臥) 자리를 만들지 않고(不設席), 행군할 때(行) 말을 타지 않고(不騎乘), 남은 음식을(贏糧) 직접 싸들고 다니며(親裹), 사졸과 함께(與士卒) 힘든 일을 나누었다(分勞苦).
卒有病疽者, 起爲吮之. 卒母聞而哭之. 人曰: "子卒也, 而將軍自吮其疽, 何哭爲?" 母曰: "非然也. 往年吳公吮其父, 其父戰不旋踵, 遂死於敵. 吳公今又吮其子, 妾不知其死所矣. 是以哭之."
병사 중에(卒) 종기난 사람이 있었는데(有病疽者), 오기가(起) <고름을> 빨아 주었다(爲吮之). 병상의 어머니가(卒母) 듣고서(聞而) 곡을 했다(哭之). 사람들이 말하길(人曰): "아들이 졸병인데도(子卒也, 而) 장군이(將軍) 직접(自) 그 종기를 빨아 주었는데(吮其疽), 어찌(何) 곡을 하는가(哭爲)?"라고 했다. 어머니가 말하길(母曰): "그렇지 않다(非然也). 예전에(往年) 오공이(吳公) 그 아버지의 <종기를> 빨아 주었는데(吮其父), 그 아버지가(其父) 전투에서(戰) 발길을 돌리지 않다가(不旋踵), 마침내(遂) 적에게 죽었다(死於敵). 오공이(吳公) 지금(今) 또(又) 그 자식의 <종기를> 빨아 주었으니(吮其子), 소첩은(妾) 그가 죽을 곳을(其死所) 알지 못하게 되었다(不知矣). 이 때문에(是以) 우는 것이다(哭之)."라고 했다.
* 旋踵(선종): 발길을 돌림. 등지고 돌아섬.
文侯以吳起善用兵, 廉平, 盡能得士心, 乃以爲西河守, 以拒秦、韓.
문후는(文侯) 오기가(吳起) 병사 다루기를 잘하고(善用兵), 청령하고 공평하여(廉平), 병사의 마음을 다 얻었다고(盡能得士心) 여겼고(以), 곧(乃) 서하의 태수로 삼고(以爲西河守, 以) 진과 한을 막았다(拒秦韓).
魏文侯旣卒, 起事其子武侯. 武侯浮西河而下, 中流, 顧而謂吳起曰: "美哉乎山河之固, 此魏國之寶也!" 起對曰: "在德不在險. 昔三苗氏左洞庭, 右彭蠡, 德義不修, 禹滅之. 夏桀之居, 左河濟, 右泰華, 伊闕在其南, 羊腸在其北, 修政不仁, 湯放之. 殷紂之國, 左孟門, 右太行, 常山在其北, 大河經其南, 修政不德, 武王殺之. 由此觀之, 在德不在險. 若君不修德, 舟中之人盡爲敵國也." 武侯曰: "善."
위문후가 죽고 나서(魏文侯旣卒), 오기가(起) 그 아들 무후를 섬겼다(事其子武侯). 무후가(武侯) 서하 아래로 <배를 타고> 떠다니다(浮西河而下), 중류에 이르러(中流), 돌아보고(顧而) 오기에게 말하길(謂吳起曰): "아름답구나(美哉乎) 산천이 견고한 것이(山河之固), 이것은(此) 위나라의 보배로다(魏國之寶也)!"라고 했다. 오기가 말하길(起對曰): "덕에 있고(在德) <지형이> 험준한 것에 있지 않습니다(不在險). 옛날(昔) 삼묘씨는(三苗氏) 왼쪽에 동정호가(左洞庭), 오른쪽에(右) 팽려호가 있었지만(彭蠡), 덕과 의를 닦지 않아(德義不修), 우임금이 멸망시켰습니다(禹滅之). 하나라의 걸이(夏桀之) 사는 곳이(居), 왼쪽에(左) 하수와 제수가(河濟), 오른쪽에 태산과 화산이 있고(右泰華), 이궐이(伊闕) 그 남쪽에 있었고(在其南), 양장이(羊腸) 그 북쪽에 있었는데(在其北), 정치가 불인하여(修政不仁), 탕임금이 그를 쫓아냈습니다(湯放之). 은나라가 주왕의 나라는(殷紂之國), 왼쪽에 맹문산이(左孟門), 오른쪽에 태행산이 있고(右太行), 상산이(常山) 그 북쪽에 있고(在其北), 대하가(大河) 그 남쪽을 지났는데(經其南), 정치가(修政) 부덕하여(不德), 무왕이 그를 죽였습니다(武王殺之). 이것으로 보면(由此觀之), 덕에 있고(在德) 험준함에 있지 않습니다(不在險). 만약(若) 임금께서(君) 덕을 닦지 않으면(不修德), 배 안에 있는 사람이(舟中之人) 모두(盡) 적국이 될 것입니다(爲敵國也)."라고 했다. 무후가 말하길(武侯曰): "알겠소(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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