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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사기열전(史記列傳)

[사기열전(史記列傳)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 손자/손빈(孫臏) 급소를 치고 빈틈을 노려라

by प्रज्ञा 2023.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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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臏)이란 이름은 무릎뼈(슬개골)를 도려내는 형벌을 받아서 스스로 이런 이름을 지었다는 설이 있다. 본명은 알 수 없고, 아버지는 손조(孫操),  5대 조가 손자병법을 지은 손무(孫武)이다. 젊은 시절에 방연(龐涓)과 함께 병법을 배웠는데 손빈의 재주를 시기한 방연이 위나라로 초대한 후 모함하여 무릎뼈를 도려내고 얼굴에 먹칠을 하는 형을 당했다. 제나라로 탈출해서 제나라에서 장군 전기(田忌)의 빈객(賓客)이 되었다. 마릉전투에서 방연이 이끈 위나라군을 크게 무찌르고 태자 '신'을 포로로 잡아 이름을 떨쳤다. 

 

孫武旣死, 後百餘歲有孫臏. 臏生阿鄄之閒, 臏亦孫武之後世子孫也. 孫臏嘗與龐涓俱學兵法. 龐涓旣事魏, 得爲惠王將軍, 而自以爲能不及孫臏, 乃陰使召孫臏. 臏至, 龐涓恐其賢於己, 疾之, 則以法刑斷其兩足而黥之, 欲隱勿見. 

손무가(孫武) 죽고 나서(旣死), 백여 년 뒤에(後百餘歲) 손빈이 있었다(有孫臏). 손빈은(臏) 안읍과 견읍 사이에서 태어났고(生阿鄄之閒), 손빈도(臏) 또한(亦) 손무의(孫武之) 후손이다(後世子孫也). 손빈이 일찍이(孫臏嘗) 방연과 더불어(與龐涓) 병법을 함께 배웠다(俱學兵法).

방연이(龐涓) 위나라를 섬기고 나서(旣事魏), 위 혜왕의 장군이 되어(得爲惠王將軍, 而) 스스로(自) 능력이 손빈에 미치지 못한다고(能不及孫臏) 여겨서(以爲, 乃) 은밀하게(陰) 사람을 보내(使) 손빈을 불렀다(召孫臏). 손빈이 도착하자(臏至), 방연은(龐涓) 그가 자기보다 현명한 것을 두려워하고(恐其賢於己), 질투하여(疾之, 則) 법으로 죄를 뒤집어씌워(以法刑) 그의 양 발을 자르고(斷其兩足而) 묵형을 가해(黥之), 숨어서(隱) 나타나지 않도록 하려고 했다(勿見). 

 

* 法刑(법형) : 죄를 뒤집어씌워 처형하다.

* 黥(경) : 묵형(墨刑). 이마에 죄인이라는 표시를 먹실로 새기는 고대 형벌.

 

齊使者如梁, 孫臏以刑徒陰見, 說齊使. 齊使以爲奇, 竊載與之齊. 齊將田忌善而客待之. 忌數與齊諸公子馳逐重射. 孫子見其馬足不甚相遠, 馬有上·中·下·輩. 於是孫子謂田忌曰: "君弟重射, 臣能令君勝." 田忌信然之, 與王及諸公子逐射千金. 及臨質, 孫子曰: "今以君之下駟與彼上駟, 取君上駟與彼中駟, 取君中駟與彼下駟." 旣馳三輩畢, 而田忌一不勝而再勝, 卒得王千金. 於是忌進孫子於威王. 威王問兵法, 遂以爲師. 

제나라 사신이(齊使者) 양나라에 갔을 때(如梁), 손빈이(孫臏) 형을 받는 무리로(以刑徒) 은밀하게 만나(陰見), 제나라 사신을 설득했다(說齊使). 제나라 사신이(齊使) 기이하게 여겨(대단하다고 여겨)(以爲奇), 몰래(竊) 수레에 태워(載) 함께(與) 제나라로 갔다(之齊). 제나라 장수(齊將) 전기가(田忌) 좋게 여겨(善而) 그를 객으로 대우했다(客待之).

전기가(忌) 여러 번(數) 제나라 여러 공자와 더불어(與齊諸公子) 경마에서(馳逐) 크게 돈을 걸었다(重射). 손빈은(孫子) 그 말의 발걸음이(其馬足) 매우 서로 멀지 않지만(不甚相遠), 말에(馬) 상, 중, 하 무리가 있음을(有上·中·下輩) 알았다(見).

이에(於是) 손자가(孫子) 전기에게 말하길(謂田忌曰): "당신이(君) 얼마든지(弟) 크게 걸면(重射), 신이(臣) 그대로 하여금(令君)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勝)."라고 했다. 전기가(田忌) 그것을 믿고(信然之), 왕과 여러 공자와 더불어(與王及諸公子) 축에서(逐) 천금을 걸었다(射千金).

경기에 임하려는 무렵(及臨質), 손자가 말하길(孫子曰): "지금(今) 그대의 하급 말로(以君之下駟) 상대의 상급 말과(與彼上駟), 그대의 상급 말을 취해서(取君上駟) 상대의 중급 말과(與彼中駟), 그대의 중급말을 취해서(取君中駟) 상대의 하급 말과(與彼下駟) 겨루게 하십시오."라고 했다. 세 등급의 경주가 끝나고 나서(旣馳三輩畢, 而) 전기가(田忌) 한 번 이기지 못하고(一不勝而) 두 번 이겨서(再勝), 마침내(卒) 왕의 천금을 얻었다(得王千金).

이에(於是) 전기가(忌) 손자를(孫子) 위왕에게(於威王) 나아가게 했다(進). 위왕이(威王) 병법을 묻고(問兵法), 마침내(遂) 군사로 삼았다(以爲師). 

 

* 刑徒(형도): 벌을 받는 무리.

* 馳逐(치축): 달려가 쫒음. 기마 경기, 경마(競馬)를 말한다.

* 臨質(임질) : 경기에 임하다.

 

其後魏伐趙, 趙急, 請救於齊. 齊威王欲將孫臏, 臏辭謝曰: "刑餘之人不可." 於是乃以田忌爲將, 而孫子爲師, 居輜車中, 坐爲計謀. 

그 뒤(其後) 위나라가 조나라를 쳐들어가서(魏伐趙), 조나라가 위급하자(趙急), 제나라에(於齊) 구원을 청했다(請救). 제나라 위왕이(齊威王) 손빈을 장수로 삼으려 하자(欲將孫臏), 손빈이(臏) 사양하며 말하길(辭謝曰): "죄지은 사람은(刑餘之人) 안됩니다(不可)."라고 했다. 이에(於是) 곧(乃) 전기를(以田忌) 장수로 삼고(爲將, 而) 손자를(孫子) 군사로 삼아(爲師), 치중 수레에 머물게 하고(居輜車中), 앉아(坐) 계책을 세웠다(爲計謀).

 

* 刑餘(형여): 형벌()을 받은 일이 있는 일. 또는 그 사람.

* 輜車(치차): 치중(重, 군대()의 여러 가지 군수 물품())의 운반()에 쓰이는 차().

 

田忌欲引兵之趙, 孫子曰: "夫解雜亂紛糾者不控棬, 救鬬者不搏撠, 批亢擣虛, 形格勢禁, 則自爲解耳. 今梁趙相攻, 輕兵銳卒必竭於外, 老弱罷於內. 君不若引兵疾走大梁, 據其街路, 衝其方虛, 彼必釋趙而自救. 是我一擧解趙之圍而收獘於魏也." 田忌從之, 魏果去邯鄲, 與齊戰於桂陵, 大破梁軍. 

전기가(田忌) 군대를 이끌고(引兵) 조나라로 가려고 하자(之趙), 손자가 말하길(孫子曰): "무릇(夫) 잡다하게 엉킨 것을 풀려면(解雜亂紛糾者) 주먹을 쥐지 말아야 하니(不控棬), 싸우는 사람을 말리려면(救鬬者) 치고 박아서는 안되니(不搏撠), 목덜미를 치고(批亢) 빈틈을 찌르며(擣虛), 형세를 막고 세를 꺼리게 만들면(形格勢禁, 則) 스스로(自) 풀릴 뿐입니다(爲解耳). 지금(今) 양나라와 조나라가 서로 싸우는데(梁趙相攻), 날쌘 병사와 정예 사졸은(輕兵銳卒) 반드시(必) <나라> 밖에서 고갈되었고(竭於外), 늙고 약한 병사를(老弱) <나라> 안에 두었을 것입니다(罷於內). 그대가(君) 군대를 이끌고 (引兵) 대량으로 빨리 가서(疾走大梁), 그 길목을 의지하고(據其街路), 그 빈틈을 찌르는 것만(衝其方虛) 못하니(不若), 저들이(彼) 반드시(必) 조나라를 풀고(釋趙而) 스스로를 구하려 할 것입니다(自救). 이것이(是) 우리가(我) 한 번 일어나(一擧) 조나라의 포위를 풀고(解趙之圍而) 위나라에 황폐함을 주는 것입니다(收獘於魏也)."라고 했다. 전기가(田忌) 그것을 따라(從之), 위나라 과연(魏果) 한단에서 물러나(去邯鄲), 제나라와 더불어(與齊) 계릉에서 싸웠는데(戰於桂陵), 위나라 군대를 크게 무찔렀다(大破梁軍). 

 

* 控棬(공권) : 주먹을 쥐다。棬은 拳과 통하여 주먹.

* 搏撠(박극) : 치고 박다. 搏과 撠은 치다.

* 批亢(비항)은 적의 요충지를 공격하다. 批는 치다(擊).

* 形格勢禁(형격세금): 적을 저지하여 원래의 계획을 꺼리게 하다. 格(격)은 가로막다. 禁(금)은 꺼리다. 망설이다.

 

後十三歲, 魏與趙攻韓, 韓告急於齊. 齊使田忌將而往, 直走大梁. 魏將龐涓聞之, 去韓而歸, 齊軍旣已過而西矣. 孫子謂田忌曰: "彼三晉之兵素悍勇而輕齊, 齊號爲怯, 善戰者因其勢而利導之. 兵法, 百里而趣利者蹶上將, 五十里而趣利者軍半至. 使齊軍入魏地爲十萬灶, 明日爲五萬灶, 又明日爲三萬灶." 龐涓行三日, 大喜, 曰: "我固知齊軍怯, 入吾地三日, 士卒亡者過半矣." 乃棄其步軍, 與其輕銳倍日并行逐之. 孫子度其行, 暮當至馬陵. 馬陵道陜, 而旁多阻隘, 可伏兵, 乃斫大樹白而書之曰「龐涓死于此樹之下」. 於是令齊軍善射者萬弩, 夾道而伏, 期曰「暮見火擧而俱發」. 龐涓果夜至斫木下, 見白書, 乃鉆火燭之. 讀其書未畢, 齊軍萬弩俱發, 魏軍大亂相失. 龐涓自知智窮兵敗, 乃自剄, 曰: "遂成豎子之名!」齊因乘勝盡破其軍, 虜魏太子申以歸. 孫臏以此名顯天下, 世傳其兵法. 

13년 뒤에(後十三歲), 위나라와 조나라가(魏與趙) 한나라를 공격하자(攻韓), 한나라가(韓) 제나라에 위급함을 알렸다(告急於齊). 제나라가(齊) 전기를 장수로 삼아(使田忌將而) 가도록 하자(往), 바로(直) 대량으로 달려갔다(走大梁). 위나라 장수(魏將) 방연이(龐涓) 이것을 듣고(聞之), 한나라에서 물러나(去韓而) 돌아갔는데(歸), 제나라 군대가(齊軍) 이미(旣已) <국경을> 넘어(過而) 서쪽으로 갔다(西矣).

손자가(孫子) 전기에게 말하길(謂田忌曰): "전(彼) 삼진의 군대가(三晉之兵) 본래(素) 사납고 용맹스러워(悍勇而) 제나라를 가벼이 여기고(輕齊), 제나라를(齊) 겁쟁이라고 부르니(號爲怯),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善戰者) 그 기세를 따라(因其勢而) 유리하게 이끕니다(利導之). 병법에(兵法), 백리를 넘어(百里而) 이익을 서두르는 자는(趣利者) 상장군을 잃고(蹶上將), 오십 리를(五十里而) 이익을 서두르는 자는(趣利者) 군대의 반만 도착합니다)(軍半至). 제나라 군대로 하여금(使齊軍) 위나라 땅에 들어가(入魏地) 십만 개의 아궁이를 만들도록 하고(爲十萬灶), 다음날(明日) 오만 개의 아궁이를 만들도록 하고(爲五萬灶), 또(又) 다음날(明日) 삼만 개를 만들도록 하십시오(爲三萬灶)."라고 했다.

방연이(龐涓) 행군하여(行) 삼일이 지나자(三日), 크게 기뻐하며(大喜), 말하기를(曰): "나는(我) 정말로(固) 제나라 군대가 겁쟁이인 것을 알았지만(知齊軍怯), 우리 땅에 들어와서(入吾地) 삼일이 지나(三日), 사졸 중에 도망간 자가(士卒亡者) 반을 넘었구나(過半矣)."라고 했다. 이에(乃) 그 보군을 보리고(棄其步軍), 그 날쌘 정예와 함께(與其輕銳) 하루를 두 배로 하여(이틀 길을 하루에 달려)(倍日) 오로지 달려(并行) 쫒았다(逐之). 손자가(孫子) 그 행군 속도를 헤아리니(度其行), 저녁에(暮) 마릉에 이를 것 같았다(當至馬陵).

마릉은(馬陵) 길이 좁아서(道陜, 而) 곁에(旁) 험하고 좁은 것이 많아(多阻隘), 군대를 숨길만 했고(可伏兵), 이에(乃) 큰 나무를 베어(斫大樹) 껍질을 벗기고(白而) 거기에 글을 써서 말하길(書之曰) '방연이(龐涓) 이 나무 아래서 죽는다(死于此樹之下'라고 했다. 이에(於是) 제나라 군사에게 명하여(令齊軍) 활 잘 쏘는(善射者) 노수를(萬弩) 좁은 길에서(夾道而) 숨도록 하고(伏), 약속하며 말하길(期曰) '저녁에(暮) 불빛을 보면(見火) 일어나(擧而) 일제히 쏘아라(俱發'라고 했다.

방연이(龐涓) 과연(果) 밤에(夜) 베어진 나무 아래 이르러(至斫木下), 흰 부분의 글씨를 보고(見白書), 이에(乃) 불을 붙여(鉆火) 비추었다(燭之). 그 글을 읽기가 끝나지 않아서(讀其書未畢), 제나라 군사(齊軍) 만 명의 노수가(萬弩) 일제히 쏘니(俱發), 위나라 군대가(魏軍) 크게 혼란스러워져(大亂) 서로 잃어버렸다(相失). 방연이(龐涓) 자기의 지혜가(自智) 다하고(窮) 군대가 패한 것을 알고(兵敗), 이에(乃) 스스로 목을 찌르며 말하길(自剄, 曰): "마침내(遂) 풋내기의 명성을 이루어주었구나(成豎子之名)!'라고 했다. 제나라가(齊) 승세를 타고(因乘勝) 그 군대를 모두 쳐부수고(盡破其軍), 위나라 태자 신을(魏太子申) 포로로 잡아 돌아갔다(以歸). 손빈이(孫臏) 이 일로(以此_) 명성이(名) 천하에 드러나고(顯天下), 세상에(世) 그의 병법이 전해졌다(傳其兵法). 

 

* 悍勇(한용): 사납고 용맹()스러움.

* 阻隘(조예): 험하고 좁음.

* 斫大樹白(작대수백) : 남의 껍질을 벗겨 하얗게 만듦. 斫(작)은 砍(벨 감)과 같으며 ‘베다’.
* 弩手(노수)는 쇠뇌를 쏘는 군사.

* 豎子(수자): 1. 더부룩한 머리털을 가진 사람, 2. ‘풋내기’라는 뜻으로, 남을 낮잡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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