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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40] 한유(韓愈) 송온조처사서(送溫造處士序)

by प्रज्ञा 202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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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元和) 5년(810년)에 하양군절도사(河陽軍節度使) 오중윤(烏重胤)의 초빙을 받고 하양(河陽)으로 가는 온조(溫造)를 전송하는 글이다. 한유가 직접 전송한 것은 아니지만 친분이 두터웠던 석홍(石洪)이 이미 하양군으로 가고 난 후 또 깨끗한 인품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온조를 보내야 하는 허전한 마음을 전한 것이다. 

 

伯樂一過冀北之野, 而馬群遂空. 夫冀北馬多於天下. 伯樂雖善知馬, 安能空其群邪? 解之者曰: “吾所謂空, 非無馬也, 無良馬也. 伯樂知馬, 遇其良, 輒取之. 群無留良焉, 苟無留其良, 雖謂無馬, 不爲虛語矣.”

백락이(伯樂) 기북의 들판을(冀北之野) 한 번 지나가면(一過, 而) 말 무리가(馬群) 모두 사라진다(遂空). 무릇(夫) 기북은(冀北) 말이(馬) 천하에서 많은 곳이다(多於天下). 백락이(伯樂) 비록(雖) 말을 잘 알지만(善知馬), 어찌(安) 그 말 무리를(其群) 없앨 수 있는가(能空邪)?

그것을 풀이한 사람이 말하길(解之者曰): “내가(吾) 이른바(所謂) 공이라고 한 것은(空), 말이 없다는 것이 아니고(非無馬也), 좋은 말이 없는 것이다(無良馬也). 백락이(伯樂) 말을 알고(知馬), 그 좋은 말을 만나면(遇其良), 번번이(輒) 취한다(取之). 무리에(群) 남겨진 좋은 말이 없으니(無留良焉), 진실로(苟) 그 좋은 말이 없다면(無留其良), 비록(雖) 말이 없다고 하더라도(謂無馬), 허언이 아닐 것이다(不爲虛語矣).”라고 했다.

 

* 伯樂(백락): 본시 별 이름으로 天馬를 관장한다고 하였다. 석씨성경(石氏星經)에 이르기를 “백락(伯樂)은 하늘의 별 이름으로 천마(天馬)를 담당하는데 춘추시대 손양(孫陽)이 말을 잘 부렸기 때문에 그것을 이름으로 삼았다.”라고 했다.

 

東都固士大夫之冀北也, 恃才能, 深藏而不市者, 洛之北涯曰‘石生,’ 其南涯曰‘溫生.’ 大夫烏公, 以鈇鉞. 鎭河陽之三月, 以石生爲才, 以禮爲羅, 羅而致之幕下; 未數月也, 以溫生爲才, 於是以石生爲媒, 以禮爲羅, 又羅而致之幕下. 東都雖信多才士, 朝取一人焉, 拔其尤; 暮取一人焉, 拔其尤. 自居守河南尹, 以及百司之執事, 與吾輩二縣之大夫, 政有所不通, 事有所可疑, 奚所咨而取焉? 士大夫之去位而巷處者誰與嬉遊? 小子後生, 於何考德而問業焉, 搢紳之東西行過是都者, 無所禮於其廬. 若是而稱曰: “大夫烏公, 一鎭河陽, 而東都處士之廬, 無人焉,” 豈不可也?

동도(낙양)는(東都) 본래(固) 사대부의 기북이니(士大夫之冀北也), 재능에 의지해서(恃才能), 깊이 숨어서(深藏而) 드러내지 않는 사람은(不市者), 낙수의(洛之) 북쪽 기슭에(北涯) 석생이 있고(曰‘石生’), 그 남쪽 기슭에(其南涯) 온생이 있다(曰‘溫生.’).라고 했다.

대부 오공이(大夫烏公), 부월(왕명)을 받아서以鈇鉞, 하양을 지킨 것이(鎭河陽之) 석 달이고(三月), 석생을(以石生) 재능 있다고 여기고(爲才), 예로(以禮) 그물을 삼아(爲羅), 잡아서(羅而) 그를 막하에 이르도록 했고(致之幕下); 몇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未數月也), 온생을(以溫) 재능 있다고 여겨서(生爲才), 이에(於是) 석생을(以石生) 중매자로 삼아(爲媒), 예로 그물을 치고(以禮爲羅), 또 잡아서(又羅而) 막하에 이르게 했다(致之幕下).

동도에(東都) 비록(雖) 참으로(信) 재사가 많지만(多才士), 아침에(朝) 한 사람을 취해서(取一人焉), 그 뛰어난 사람을 발탁한 것이고(拔其尤); 저녁에(暮) 한 사람을 취해서(取一人焉), 그 뛰어난 사람을 뽑은 것이다(拔其尤). 동도유사와 하남윤으로부터(自居守河南尹), 여러 관청의 관리들과(以及百司之執事), 우리와 같은(與吾輩) 두 현의 대부는(二縣之大夫), 정사에(政) 통하지 않는 것이 있고(有所不通), 일에(事) 의심할 만한 것이 있다면(有所可疑), 어디로 가서(奚所) 물어보고 취하겠는가(咨而取焉)?

사대부가(士大夫之) 벼슬자리를 떠나(去位而) 민간에 사는 사람은(巷處者) 누구와 더불어(誰與) 즐겁게 놀겠는가(嬉遊)? 젊은 후배들은(小子後生), 어디에서(於何) 덕을 고찰하고(考德而) 학업을 묻고(問業焉), 지위가 높은 사람이(搢紳之) 동서로 다니며(東西行) 이곳을 지나다가(過是都者), 그 움막에(於其廬) 예를 차릴 곳이 없다(無所禮). 이와 같으니(若是而) 말하길(稱曰): “대부 오공이(大夫烏公), 하양을 한 번 지키고(一鎭河陽, 而) 동도 처사의 움막에(東都處士之廬), 사람이 없어졌다(無人焉),”라고 하니, 어찌(豈) 말이 되지 않겠는가(不可也)?

 

* 鈇鉞(부월): 도끼. 무기의 일종으로 군중에서 처형할 때 주로 썼고, 장군의 지휘권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여기서는 장군의 권력 상징으로 도끼를 천자에게서 받은 것으로 절도사에 임명된 것을 말한다.

* 居守(거수): 낙양의 東都留守를 가리키며 낙양의 가장 높은 관리다. 

* 百司之執事(백사지집사): 여러 관청의 일을 맡은 관리들.

* 嬉遊(희유): 즐겁게 놂.

* 搢紳(진신): ‘홀(笏)을 큰 띠에 꽂는다.’는 뜻으로, 모든 벼슬아치를 통틀어 이르는 말, 지위(地位)가 높고 행동(行動)이 점잖은 사람.

 

夫南面而聽天下, 其所託重而恃力者, 惟相與將耳. 相爲天子, 得人於朝廷; 將爲天子, 得文武士於幕下, 求內外無治, 不可得也. 愈縻於玆, 不能引去, 資二生以待老. 今皆爲有力者奪之, 其何能無介然於懷邪? 生卽至, 拜公於軍門, 其爲吾, 以前所稱, 爲天下賀; 以後所稱, 爲吾致私怨於盡取也. 留守相公, 首爲四韻詩, 歌其事, 愈因推其意而序焉.

무릇(夫) 남면하고(南面而) 천하의 소리를 듣는 것은(聽天下), 그 맡겨진 일이(其所託) 중요하고(重而) 힘에 의지하는 사람은(恃力者), 오직(惟) 재상과 장군일 뿐이다(相與將耳). 재상이(相) 천자를 위해(爲天子), 조정에(於朝廷) 사람을 얻고(得人); 장군이 천자를 위해(將爲天子), 막하에(於幕下) 문사와 무사를 얻어(得文武士), 안팎에(內外) 다스려짐이 없기를(無治) 바라더라도(求), 그럴 수 없다(不可得也).

내가(愈) 이곳에서(於玆) <벼슬에> 얽매여(縻), 떠나지 못한 것은(不能引去), 두 선생을 의재해서(資二生以) 늙기를 기다린 것이다(待老). 지금(今) 모두(皆) 힘 있는 사람 때문에(爲有力者) 빼앗겼으니(奪之), 그 어찌(其何) 머움애(於懷) 불편한 것이 없겠는가(能無介然邪)?

운생이(生) 이르면(卽至), 군문에서(於軍門) 공을 뵙고(拜公), 그 나를 위하여(其爲吾), 앞서 일컬은 것으로(以前所稱), 천하를 위해(爲天下) 축하하고(賀); 뒤에 일컬은 것으로(以後所稱), 나를 위하여(爲吾) <인재를> 모두 가져간 것에(於盡取) 사원을 이르도록 해주시오(致私怨也). 유수 상공이(留守相公), 먼저(首) 사운시를 짓고(爲四韻詩), 그 일을 노래하니(歌其事), 내가(愈) 이에(因) 그 뜻을 미루어(推其意而) 서를 짓는다(序焉).

 

* 介然(개연): 고립한 모양(). 변절(變節)하지 않는 모양(), 마음에 꺼림칙한 모양(),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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