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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53] 유종원(柳宗元) 재인전(梓人傳)

by प्रज्ञा 2025.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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裵封叔之第, 在光德里, 有梓人款其門, 願傭隙宇而處焉. 所職尋引規矩繩墨, 家不居礱斲之器. 問其能, 曰: “吾善度材, 視棟宇之制, 高深圓方短長之宜, 吾指使而群工役焉, 捨我衆莫能就一宇. 故食官府, 吾受祿三倍, 作於私家, 吾收其直大半焉.” 他日入其室, 其牀闕足, 而不能理, 曰: “將求他工.” 余甚笑之, 謂其無能而貪祿嗜貨者.

배봉숙의 집이(裵封叔之第), 광덕리에 있는데(在光德里), 목수가 있어(有梓人) 그 문을 두드리며(款其門), 품삯으로(傭) 빈 방에(隙宇而) 머물기를(處) 원했다(焉). 맡은 것은(所職) 길이를 재고(尋引) 직각과 방형을 만들고(規矩) 먹줄을 긋는 것인데(繩墨), 집에(家) 갈고 쪼개는 공구가 없었다(不居礱斲之器).
그 잘하는 것을 묻자(問其能) 말하길(曰): “나는(吾) 목재를 잘 헤아리고(善度材), 집의 규격을(棟宇之制) 보면(視), 높고 깊은 것과(高深) 둥글고 네모난 것(圓方) 길고 짧은 것의 적당함을(短長之宜), 내가(吾) 지시해서(指使而) 여러 공인을 부리고(群工役焉), 나를 버리면(捨我) 여럿 가운데(衆) 누구도(莫) 집 한 채를 지을 수 없습니다(能就一宇). 그러므로(故) 관부에서 먹여주며(食官府), 내가(吾) 녹을 세 배나 받고(受祿三倍), 사가에서 일하면(作於私家), 내가(吾) 그 품삯을(其直) 태반이나 더 받습니다(大半焉).”라고 했다.
며칠 후(他日) 그 방에 들어가니(入其室), 그 침상이(其牀) 다리가 망가졌는데(闕足, 而) 고치지 못하고(不能理), 말하길(曰): “장차(將) 다른 공인을 구하려고 합니다(求他工).”라고 했다. 내가(余) 심히 비웃으며(甚笑之), 무능하고(其無能而) 녹봉을 탐하고(貪祿) 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嗜貨者) 말했습니다(謂).

 

* 梓人(재인): 목수(木手)의 우두머리.

* 第(제): 주택.

* 隙宇(극우): 빈 집, 빈 방.

* 尋引(심인): ‘八尺曰尋, 十丈曰引’ 각각 짧은 자와 긴 자를 말한다. 여기서는 '길이를 잰다'라는 뜻이다.

* 繩墨(승묵): 繩은 먹줄, 墨은 먹통이다. 여기서는 '먹줄을 긋다'란 뜻이다. 

* 不居(불거): 居는 存의 뜻이다. 

* 礱斲(농착): 갈고 쪼갬. '之器'란 목공들이 흔히 사용하는 도끼나 톱 등의 공구를 말한다.

棟宇(동우): 집의 마룻대와 추녀 끝.

* 指使(지사): 일을 시키기 위()해 지휘(指揮)하여 부림.

* 直(직): ‘値'와 통하고 공임(工賃) 즉, 품삯을 말한다.

 

其後京兆尹, 將飾官署, 余往過焉, 委群材, 會衆工, 或執斧斤, 或執刀鋸, 皆環立嚮之. 梓人左執引, 右執杖, 而中處焉, 量棟宇之任, 視木之能擧, 揮其杖曰: “斧.” 彼執斧者奔而右, 顧而指曰: “鋸.” 彼執鋸者趨而左. 俄而, 斤者斲, 刀者削, 皆視其色, 俟其言, 莫敢自斷者, 其不勝任者, 怒而退之, 亦莫敢慍焉. 畵宮於堵, 盈尺而曲盡其制, 計其毫釐而構大廈, 無進退焉. 旣成書于上棟曰: ‘某年某月某建.’ 則其姓字也, 凡執用之工, 不在列. 余圜視大駭, 然後知其術之工大矣.

그 뒤에(其後) 경조윤이(京兆尹), 관청을 꾸미려고 하는데(將飾官署), 내가 가서 지나는데(余往過焉), 많은 자재를 두고(委群材), 여러 공인이 모여서(會衆工), 누구는 도끼를 잡고(或執斧斤), 누구는 칼을 잡고(或執刀鋸), 모두(皆) 둥글게 서서(環立)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嚮之).
목수가(梓人) 왼손으로(左) 자를 잡고(執引), 오른손으로 막대기를 잡고(右執杖, 而) 가운데 있었는데(中處焉), 집에 맞는 목재를(棟宇之任) 계산하고(量), 나무의 용도를 살펴서(視木之能擧), 그 막대기를 휘두르며 말하길(揮其杖曰): “도끼(斧).”라고 했다. 저 도끼를 잡은 사람이(彼執斧者) 달려서(奔而) 오른쪽으로 가고(右), 돌아보며(顧而) 지시하길(指曰): “톱(鋸).”이라고 말하면, 톱을 잡은 사람이(彼執鋸者) 달려 왼쪽으로 갔다(趨而左). 잠시 뒤에(俄而), 도끼로 깎고(斤者斲), 칼로 자르는데(刀者削), 모두(皆) 그 얼굴색을 보며(視其色), 그 말을 기다리고(俟其言), 누구도(莫) 감히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敢自斷者), 그(其) 맡은 일을 다하지 못하는 사람은(不勝任者), 화내며(怒而) 물러가게 해도(退之), 또한(亦) 누구도(莫) 감히 화내지 못했다(敢慍焉).
담에(於堵) 건물을 그렸는데(畵宮), 한 척에 차는 것이었지만(盈尺而) 그 규격을 자세하게 다해서(曲盡其制), 그 작은 것까지 계산해서(計其毫釐而) 큰 집을 이루었으니(構大廈), 진퇴(오차)가 없었다(無進退焉). 들보에(于上棟) 글을 써서 말하길(旣成書曰): ‘모년 모월 누가 지었다(某年某月某建).’라고 하니, 바로 그 성과 자였고(則其姓字也), 무릇(凡) 작업한 공인은(執用之工), 열에 있지 않았다(不在列). 내가(余) 두루 살펴보고(圜視) 크게 놀라고 나서(大駭, 然後) 그 기술의 교묘함이(其術之工) 대단한 것임을(大) 알았다(矣).

 

* 量棟宇之任(량동우지임): 가옥에 소요될 목재를 계산하다. 任은 맞다, 당하다란 뜻이다. 

* 毫釐(호리): 자나 저울눈의 호()와 이(), 매우 적은 분량()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大廈(대하): 크고 넓은 집.

* 進退(진퇴): 오차.

 

繼而歎曰: “彼將捨其手藝, 專其心智, 而能知體要者歟. 吾聞勞心者役人, 勞力者役於人. 彼其勞心者歟. 能者用而智者謀, 彼其智者歟. 是足爲佐天子, 相天下法矣, 物莫近乎此也. 彼爲天下者本於人, 其執役者, 爲徒隷爲鄕師里胥, 其上爲下士, 又其上爲中士爲上士, 又其上爲大夫爲卿爲公, 離而爲六職, 判而爲百役. 外薄四海, 有方伯連帥, 郡有守, 邑有宰, 皆有佐政, 其下有胥史, 又其下有嗇夫版尹, 以就役焉, 猶衆工之各有執伎, 以食力也.

이어서(繼而) 탄식하며 말하길(歎曰): “저 사람이(彼) 장차(將) 그 손재주를 버리고(捨其手藝), 마음의 지혜에 전념해서(專其心智, 而) 요점을 아는 사람이 아니겠는가(能知體要者歟). 내가 듣기로(吾聞) 마음을 수고롭게 하는 사람은(勞心者) 남을 부리고(役人), 힘을 수고롭게 하는 사람은(勞力者) 남에게 부림 당한다(役於人)라고 했다. 저 사람이(彼) 그 마음을 수고롭게 한 사람이 아니겠는가(其勞心者歟). 능력 있는 사람은 쓰이고(能者用而) 지혜로운 사람은 계책을 내니(智者謀), 저 사람은(彼) 그 지혜로운 사람이 아니겠는가(其智者歟). 이것은(是) 천자를 보좌하(爲佐天子), 재상으로(相) 천하의 본보기가 되기에(天下法) 충분하니(矣), 무엇도(物莫) 이것보다 더 가까운 것은 없다(近乎此也).
저(彼) 천하를 다스리는 일의(爲天下者) 근본은(本) 사람에게 있으니(於人), 그 일은 맡은 사람은(其執役者), 도례가 있고(爲徒隷) 향사와 이서가 있으니(爲鄕師里胥), 그 위는(其上) 하사가 있고(爲下士), 또(又) 그 위로(其上) 중사가 있고 상사가 있으며(爲中士爲上士), 또(又) 그 위로(其上) 대부가 있고 경이 있고 공이 있으니(爲大夫爲卿爲公), 나뉘어(離而) 육직이 있고(爲六職), 가르면(判而) 백역이 있다(爲百役). 밖으로(外) 사해에 이르러(薄四海), 방백과 연사가 있고(有方伯連帥), 군에는 군수가 있고(郡有守), 읍에는 읍재가 있으니(邑有宰), 모두(皆) 부관이 있고(有佐政), 그 아래에(其下) 서리가 있고(有胥史), 또(又) 그 아래에(其下) 색부와 판윤이 있으니(有嗇夫版尹), 이것으로(以) 직무에 나아가니(就役焉), 여러 공인에게(衆工之) 각자(各) 지닌 기예가 있어서(有執伎, 以) 녹을 먹는 것과(食力) 같다(也).

 

* 體要(체요): 사물()의 요점().

* 徒隷(도례): 노역에 종사하는 죄수 또는 노복.

* 鄕師(향사): 고을의 정무를 감찰하는 관리.

* 里胥(이서): 한 마을의 행정을 맡아 처리하는 이장.

* 佐政(좌정): 군(郡)과 현(縣)의 부장관.

* 嗇夫(색부): 지방에서 송사(訟事)를 처결하고 부세(賦稅)를 징수하는 일을 관장하는 지방관리.

* 版尹(판윤): 지방의 호적을 관장하는 하급관리. 版(판)은 호적.

 

彼佐天子相天下者, 擧而加焉, 指而使焉, 條其紀綱而盈縮焉, 齊其法度而整頓焉, 猶梓人之有規矩繩墨, 以定制也. 擇天下之士, 使稱其職, 居天下之人, 使安其業, 視都知野, 視野知國, 視國知天下, 其遠邇細大, 可手據其圖而究焉, 猶梓人, 畵宮於堵而績于成也. 能者進而由之, 使無所德, 不能者退而休之, 亦莫敢慍, 不衒能, 不矜名, 不親小勞, 不侵衆官, 日與天下之英才, 討論其大經, 猶梓人之善運衆工而不伐藝也. 夫然後相道得而萬國理矣.

저(彼) 천자를 보좌하고(佐天子) 천하에 재상 노릇하는 사람은(相天下者), 선발해서(擧而) <직책을> 더해주고(加焉), 지휘해서 부리고(指而使焉), 그 기강을 조리 있도록 하고(條其紀綱而) 남고 모자람이 있도록 하고(盈縮焉), 그 법도를 같게 하고(齊其法度而) 정돈하니(整頓焉), 재인에게(梓人之) 규구준승이 있어서(有規矩繩墨, 以) 규격을 정하는 것과(定制) 같다(也).
천하의 선비를 택해서(擇天下之士), 그 직에 걸맞도록 시키고(使稱其職), 천하사람들이 살면서(居天下之人), 그 직업에 편안하도록 하고(使安其業), 도읍을 보면(視都) 농촌을 알고(知野), 농촌을 보면 나라를 알고(視野知國), 나라를 보면 천하를 알고(視國知天下), 그 멀고 가깝고 세밀하고 큰 것을(其遠邇細大), 손으로(手) 그 도면에 근거해서(據其圖而) 궁구할 수 있는 것이(究焉), 재인이(梓人), 담에 집을 그려서(畵宮於堵而) 쌓아서 이루는 것과(績于成) 같다(也).
능력 있는 사람이(能者) 등용되어(進而) 쓰이지만(由之), 은덕으로 여기는 것이(所德) 없도록 하고(使無), 능력 없는 사람을(不能者) 물러나서(退而) 쉬더라도(休之), 또한(亦) 누구도(莫) 감히 화내지 못하고(敢慍), 재능을 자랑하지 않고(不衒能), 명성을 자랑하지 않고(不矜名), 작은 수고를 직접 하지 않고(不親小勞), 여러 관리의 일을 침범하지 않고(不侵衆官), 날마다(日) 천하의 영재와 더불어(與天下之英才), 그 큰 원칙을 토론하는 것은(討論其大經), 재인이(梓人之) 여러 공인을 잘 운영하고(善運衆工而) 기예를 자랑하지 않는 것과(不伐藝) 같다(也). 그런 뒤에야(夫然後) 재상의 법도가 얻어지고(相道得而) 만국이 다스려진다(萬國理矣).

 

* 定制(정제): 제도()를 정()함. 또는 정()한 제도().

* 由(유): 쓰다. 등용하다.

* 衒(현): 재을 자랑하다.

* 大經(대경) : 근본적 원칙. 법칙.

 

相道旣得, 萬國旣理, 天下擧首而望曰: “吾相之功也.” 後之人循跡而慕曰: “彼相之才也.” 士或談殷周之理者曰: “伊傳周召.” 其百執事之勤勞, 而不得紀焉, 猶梓人自名其功而執用者不列也. 大哉. 相乎. 通是道者, 所謂相而已矣.

재상의 도를(相道) 이미 얻었고(旣得), 천하가 이미 다스려지고(萬國旣理), 천하 사람들이(天下) 고개를 들고(擧首而) 바라보며 말하길(望曰): “우리 재상의(吾相之) 공이다(功也).”라고 했다. 뒷사람이(後之人) 족적을 따라(循跡而) 사모하며 말하길(慕曰): “저 재상의(彼相之) 재능이다(才也).”라고 했다. 선비 가운데(士) 혹(或) 은나라와 주나라의 다스림을 담론하는 사람이(談殷周之理者) 말하길(曰): “이윤과 부열, 주공, 소공이(伊傳周召).”라고 했다. 그 여러 관리들이(其百執事之) 수고하고 노력했지만(勤勞, 而) 적지 않은 것은(不得紀焉), 재인이(梓人) 스스로(自) 그 공으로 이름을 거론하고(名其功而) 일한 사람은(執用者) 나열하지 않은 것과(不列) 같다(也). 위대하구나(大哉), 재상이여(相乎). 이 도를 통달한 사람은(通是道者), 이른바(所謂) 재상일 뿐이다(相而已矣).

 

其不知體要者反此, 以恪勤爲功, 簿書爲尊, 衒能矜名, 親小勞侵衆官, 竊取六職百役之事, 听听於府庭而遺其大者遠者焉, 所謂不通是道也. 猶梓人而不知繩墨之曲直, 規矩之方圓, 尋引之短長, 姑奪衆工之斧斤刀鉅, 以佐其藝, 又不能備其工, 以至敗績用而無所成也, 不亦謬歟.

그(其) 요점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不知體要者) 이와 반대로 하고(反此), 그 삼가고 힘쓰는 것을(以恪勤) 공으로 여기고(爲功), 장부와 문서를 만드는 것을(簿書) 높게 여기고(爲尊), 재주를 자랑하고(衒能) 이름을 뽐내며(矜名), 직접(親) 사소하게 일하고(小勞) 여러 관리의 일을 침범하고(侵衆官), 육직의 여러 업무를 빼앗고(竊取六職百役之事), 관청에서 논쟁하면서(听听於府庭而) 그 크고 원대한 것은(其大者遠者) 빠뜨리니(焉), 이른바(所謂) 이 도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고(不通是道也). 목수가 되어(猶梓人而) 먹줄의 곡직과(繩墨之曲直), 규구의 방원(規矩之方圓), 심인의 장단을(尋引之短長) 알지 못하고(不知), 잠시(姑) 여러 공인의(衆工之) 도끼와 칼을(斧斤刀鉅) 빼앗아(, 以) 자기 기예를 보충하려고 하지만(佐其藝), 또(又) 그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不能備其工, 以) 쓰는 것에 실패함에 이르러(至敗績用而) 이루는 것이 없으니(無所成也), 또한 잘못이 아니겠는가(不亦謬歟).

 

* 簿書(부서): 공문서의 총칭.

 

或曰: “彼主爲室者, 儻或發其私智, 牽制梓人之慮, 奪有世守, 而道謀是用, 雖不能成功, 豈其罪邪. 亦在任之而已.”
余曰: “不然. 夫繩墨誠陳, 規矩誠設, 高者不可抑而下也, 狹者不可張而廣也, 由我則固, 不由我則圮, 彼將樂去固而就圮也, 則卷其術, 黙其智, 悠爾而去, 不屈吾道, 是誠良梓人耳. 其或嗜其貨利, 忍而不能捨也, 喪其制量, 屈而不能守也, 棟撓屋壞, 則曰非我罪也, 可乎哉?” 余謂梓人之道類於相, 故書而藏之. 梓人蓋古之審曲面勢者, 今謂之都料匠云. 余所遇者楊氏潛其名.

누군가 말하길(或曰:) “저 주인이(彼主) 집을 짓는 사람인데(爲室者), 만일(儻或) 그 자기 지혜를 드러내서(發其私智), 목수의 생각을(梓人之慮) 견제하고(牽制), 대대로 지킴이 있는 것을 빼앗고(奪有世守, 而) 길가는 사람의 계책을(道謀是) 쓴다면(用), 비록(雖) 성공할 수 없더라도(不能成功), 어찌(豈) 그(목수)의 죄이겠는가(其罪邪). 또한(亦) 그(주인)에게 책임이 있을 뿐이다(在任之而已).”라고 했다.
내가 말하길(余曰): “그렇지 않다(不然). 무릇(夫) 먹줄이 이미 쳐지고(繩墨誠陳), 규구가 이미 베풀어지면(規矩誠設), 높은 것을(高者) 누르고(不可抑而) 낮출 수 없으며(下也), 좁을 것을(狹者) 늘리고 넓힐 수 없으니(不可張而廣也), 나를 통하면(由我則) 견고하고(固), 나를 통하지 않으면(不由我則) 무너지므로(圮), 저 사람(집주인)이(彼) 장차(將) 견고함 버리기를 좋아하고(樂去固而) 무너지는 것으로 나아가면(就圮也, 則) 그 기술을 버리고(卷其術), 그 지혜를 말하지 않고(黙其智), 유유히 떠나서(悠爾而去), 내 도를 굽히지 않아야 하니(不屈吾道), 이것이(是) 참으로(誠) 좋은 목수일뿐이다(良梓人耳).
그가 혹시라도(其或) 그 재물과 이익을 좋아해서(嗜其貨利), 차마(忍而) 버릴 수 없다면(不能捨也), 그 헤아림을 잃고(喪其制量), 굽혀서(屈而) 지킬 수 없으면(不能守也), 들보가 휘고(棟撓) 집이 무너지면(屋壞, 則) 내 죄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曰非我罪也), 옳겠는가(可乎哉)?”라고 했다.
내가 생각건대(余謂) 목수의 도가(梓人之道) 재상의 도와 비슷하고(類於相), 그러므로(故) 써서 보관한다(書而藏之). 목수가(梓人) 대체로(蓋) 옛날(古之) 굽고 곧은 형세를 살피는 사람으로(審曲面勢者), 지금(今) 그를 도목수라고 이른다(謂之都料匠云). 내가(余) 만난 사람은(所遇者) 양씨이고(楊氏) 잠이 그 이름이다(潛其名).

 

* 都料匠(도료장): 재료와 시공 상태를 총괄하는 장인. 도목수(都木手), 즉 목수의 우두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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