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范雎至秦, 王庭迎. 謂范雎曰: “寡人宜以身受令久矣, 今者義渠之事急, 寡人日自請太后; 今義渠之事已, 寡人乃得以身受命. 躬竊閔然不敏, 敬執賓主之禮.” 范雎辭讓. 是日見范雎, 見者無不變色易容者. 秦王屛左右, 宮中虛無人. 秦王跪而請曰: “先生何以幸敎寡人?” 范雎曰: “唯唯.” 有閒, 秦王復請. 范雎曰: “唯唯.”
01 범저가(范雎) 진나라에 이르자(至秦), 왕이(王) 뜰에서 맞이했다(庭迎).
범저에게 말하길(謂范雎曰): “과인이(寡人) 마땅히(宜) 몸소(以身) 가르침 받으려는 것이(受令) 오래되었는데(久矣), 지금(今者) 의거의 일이 급해서(義渠之事急), 내가(寡人) 날마다(日) 태후에게 나섰는데(自請太后); 지금(今) 의거의 일이 끝나고(義渠之事已), 내가(寡人) 곧(乃) 몸소 가르침을 받을 수 있습니다(得以身受命). 내가 삼가(躬竊) 어둡고(閔然) 민첩하지 못하니(不敏), 손님과 주인의 예를(賓主之禮) 공경하여 갖추겠습니다(敬執).”라고 했다.
범저가 사양했다(范雎辭讓). 이날(是日) 범저를 보고(見范雎), 본 사람 가운데(見者) 얼굴빛을 바꾸고 용모를 고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無不變色易容者). 진왕이(秦王) 좌우를 물리고(屛左右), 궁 안이 비어(宮中虛) 사람이 없었다(無人).
진왕이(秦王) 꿇어앉아(跪而) 청하며 말하길(請曰): “선생께서(先生) 무엇으로(何以) 과인을 가르치시겠습니까(幸敎寡人)?”라고 했다.
범저가 말하길(范雎曰): “글쎄요(唯唯).”라고 했다.
잠시 뒤에(有閒), 진왕이(秦王) 다시 청했다(復請). 범저가 말하길(范雎曰): “글쎄요(唯唯).”라고 했다.
02 若是者三. 秦王跽曰: “先生不幸敎寡人乎?” 范雎謝曰: “非敢然也. 臣聞始時呂尙之遇文王也, 身爲漁父, 而釣於渭陽之濱耳, 若是者交疏也. 已, 一說而立爲太師, 載與俱歸者, 其言深也. 故文王果收功於呂尙, 卒擅天下, 而身立爲帝王. 卽使文王疏呂望而弗與深言, 是周無天子之德, 而文ㆍ武無與成其王也.
02 이와 같이 한 것이(若是者) 세 번이었다(三).
진왕이(秦王) 꿇어앉아 말하길(跽曰): “선생께서(先生) 불행히도(不幸) 관인을 가르칠 수 없습니까(敎寡人乎)?”라고 했다.
범저가(范雎) 인사하고 말하길(謝曰): “감히 그런 것이 아닙니다(非敢然也). 신이 듣건대(臣聞) 처음에(始時) 여상이(呂尙之) 문왕을 만났을 때(遇文王也), 몸은(身) 어부로(爲漁父, 而) 위수 북쪽 물가에서(於渭陽之濱) 낚시하고 있었을 뿐이니(釣耳), 이와 같은 경우는(若是者) 교류가 적은 사이였습니다(交疏也). 한 번 말해보고(已, 一說而) 세워서(立) 태사로 삼고(爲太師), 수레에 태워(載) 함께 돌아왔으니(與俱歸者), 그 말이(其言) 깊이가 있어서입니다(深也). 그러므로(故) 문왕이(文王) 결국(果) 여상에게서 공을 거두어(收功於呂尙), 마침내(卒) 천하를 마음대로 하고(擅天下, 而) 몸이 서서(身立) 제왕이 되었습니다(爲帝王). 만약(卽使) 문왕이(文王) 여망을 소홀하게 대하고(疏呂望而) 함께 말을 깊이 하지 않았다면(弗與深言), 이것은(是) 주나라에(周) 천자의 덕이 없었을 것이고(無天子之德, 而) 문왕과 무왕에게(文武) 그 왕업을 이루는 것이 없었을 것입니다(無與成其王也).
* 呂尙之遇文王: 여상(呂尙)은 주나라 때 동해 사람으로 본성은 강(姜)이다. 그 선조가 여(呂)에 봉해졌기 때문에 여상이라 한다. 늙도록 위수(渭水)에서 낚시질을 하고 있었는데, 문왕(文王)이 사냥을 나가서 만나 말을 해보고 “우리 할아버지 太公께서 그대를 기다린 지 오래다.[吾太公望子久矣]”라 하고는 태공망(太公望)이라 이름 짓고 함께 돌아와 스승으로 삼았다.
* 渭陽(위양): 渭水의 북쪽. “강의 북쪽, 산의 남쪽을 陽이라 한다.[江北山南曰陽]”
03 今臣羈旅之臣也, 交疏於王, 而所願陳者皆匡君之之事, 處人骨肉之閒, 願以陳臣之陋忠, 而未知王心也, 所以王三問而不對者是也.
03 지금 신은(今臣) 외국 출신 신하이고(羈旅之臣也), 왕과 교류가 소원하고(交疏於王, 而) 진술하기를 바라는 것은(所願陳者) 모두(皆) 임금의 일을 바로잡는 것이지만(匡君之之事), 사람의 골육지간의 일을 처리하는 것이어서(處人骨肉之閒), 저의 볼품없는 충심을(臣之陋忠) 말하고 싶지만(願以陳, 而) 왕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未知王心也), 왕이 세 번 물었지만(王三問而) 대답하지 못한 것은(不對者) 이것 때문입니다(所以是也).
04 臣非有所畏而不敢言也, 知今日言之於前, 而明日伏誅於後. 然臣弗敢畏也. 大王信行臣之言, 死不足以爲臣患, 亡不足以爲臣憂, 漆身而爲厲, 被髮而爲狂, 不足以爲臣恥. 五帝之聖而死, 三王之仁而死, 五伯之賢而死, 烏獲之力而死, 奔ㆍ育之勇焉而死. 死者, 人之所必不免也, 處必然之勢. 可以少有補於秦, 此臣之所大願也, 臣何患乎?
04 신이(臣) 두려운 것이 있어서(有所畏而) 감히 말하지 않는 것이(不敢言) 아니고(非也), 오늘(今日) 앞에서 말하고(言之於前, 而) 내일(明日) 뒤에서 죽을 수 있다는 것을(伏誅於後) 압니다(知). 그러나(然) 신은 감히 두렵지 않습니다(臣弗敢畏也). 무릇(大) 왕께서(王) 신의 말을(臣之言) 진실로 행한다면(信行), 죽음도(死) 신의 걱정거리가 될 수 없고(不足以爲臣患), 쫓겨나는 것도(亡) 신의 근심이 될 수 없고(不足以爲臣憂), 몸에 옻칠을 해서(漆身而) 나환자가 되고(爲厲), 머리를 풀고(被髮而) 미치광이가 되는 것도(爲狂), 신의 치욕이 될 수 없습니다(不足以爲臣恥). 오제가(五帝之) 성인이지만 죽었고(聖而死), 삼왕은 인하지만 죽었고(三王之仁而死), 오패는 현명하지만 죽었고(五伯之賢而死), 오획이 힘이 있었지만 죽었고(烏獲之力而死), 하와 육이 용감했지만 죽었습니다(奔育之勇焉而死). 죽는 것은(死者), 사람이(人之) 반드시 벗어날 수 없는 것이고(所必不免也), 반드시 그런 형세에(必然之勢) 살면서(處). 조금이라도(少) 진나라에 보탬이 있을 수 있다면(可以有補於秦), 이것은(此) 신이(臣之) 매우 바라는 것이니(所大願也), 신이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臣何患乎)?
05 伍子胥橐載而出昭關, 夜行而晝伏, 至於蔆水, 無以餌其口, 坐行蒲服, 乞食於吳市, 卒興吳國, 闔廬爲霸. 使臣得進謀如伍子胥, 加之以幽囚, 終身不復見, 是臣說之行也, 臣何憂乎? 箕子ㆍ接輿漆身而爲厲, 被髮而爲狂, 無益於殷ㆍ楚. 使臣得同行於箕子ㆍ接輿, 漆身, 可以補所賢之主, 是臣之大榮也, 臣又何恥乎?
05 오자서가(伍子胥) 전대를 이고(橐載而) 소관을 나설 때(出昭關), 밤에 길을 가고(夜行而) 낮에 숨어서(晝伏), 능수에 이르러(至於蔆水), 그 입에 먹을 것이 없어서(無以餌其口), 앉은뱅이걸음으로(坐行) 기어(蒲服), 오시에서 음식을 얻어먹었고(乞食於吳市), 마침내(卒) 오나라를 일으켜서(興吳國), 합려가(闔廬) 패자가 되었습니다(爲霸). 신으로 하여금(使臣) 오자서처럼(如伍子胥) 계책을 올렸는데( 得進謀), 죄를 주어(加之以) 잡아 가두고(幽囚), 평생(終身) 다시 보지 못하게 하더라도(不復見), 이 신의 말을(是臣說之) 행한다면(行也), 신이(臣)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何憂乎)? 기자와 접여가(箕子接輿) 옻칠하고 나병환자가 되고(漆身而爲厲), 머리를 풀고 미치광이가 되었어도(被髮而爲狂), 은나라와 초나라에(於殷楚) 이익이 없었습니다(無益). 신으로 하여금(使臣) 기자와 접여가 몸에 옻칠한 것처럼(於箕子接輿, 漆身) 같이 하더라도(得同行), 현명한 군주에게(所賢之主) 도움이 된다면(可以補), 이것이(是) 신의 큰 영광이니(臣之大榮也), 신이 또(臣又) 무엇을 부끄러워하겠습니까(何恥乎)?
* 幽囚(유수): 잡아 가둠.
06 臣之所恐者, 獨恐臣死之後, 天下見臣盡忠而身蹶也, 是以杜口褁足莫肯卽秦耳. 足下上畏太后之嚴, 下惑姦臣之態, 居深宮之中, 不離保傅之手, 終身闇惑, 無與照姦, 大者宗廟滅覆, 小者身以孤危. 此臣之所恐耳. 若夫窮辱之事ㆍ死亡之患, 臣弗敢畏也. 臣死而秦治, 賢於生也.”
06 신이(臣之) 두려워하는 것은(所恐者), 오직(獨) 신이 죽은 뒤에(臣死之後), 천하가(天下) 신이 충성을 다하고도(臣盡忠而) 몸이 쓰러지는 것을(身蹶) 보고(見也), 이 때문에(是以) 입을 막고(杜口) 발을 묶어서(褁足) 아무도(莫) 기꺼이 진나라에 오지 않는 것을(肯卽秦) 걱정할 뿐입니다(恐耳). 足下上畏太后之嚴, 下惑姦臣之態, 居深宮之中, 不離保傅之手, 終身闇惑, 無與照姦, 大者宗廟滅覆, 小者身以孤危. 此臣之所恐耳. 若夫窮辱之事ㆍ死亡之患, 臣弗敢畏也. 臣死而秦治, 賢於生也.”
07 秦王跽曰: “先生是何言也. 夫秦國僻遠, 寡人愚不肖, 先生乃幸至此, 此天以寡人慁先生, 而存先王之廟也. 寡人得受命於先生, 此天所以幸先王而不棄其孤也, 先生奈何而言若此? 事無大小, 上及太后, 下至大臣, 願先生悉以敎寡人, 無疑寡人也.”
07 진왕이(秦王) 굻어 앉아 말하길(跽曰): “선생은(先生) 그것이(是) 무엇을 말인가(何言也). 무릇(夫) 진나라가(秦國) 외지고 멀며(僻遠), 과인이(寡人) 어리석고 불초하지만(愚不肖), 선생이(先生) 이에(乃) 다행히(幸) 이곳에 이르렀으니(至此), 이것은(此) 하늘이(天) 과인으로(以寡人) 선생을 번거롭게 해서(慁先生, 而) 선왕의 사당을 보존하게 하려는 것이다(存先王之廟也). 과인이(寡人) 선생에게(於先生) 가르침을 받은 것은(得受命), 이것은(此) 하늘이(天) 선왕을 좋게 하여(所以幸先王而) 나를 버리지 않은 것인데(不棄其孤也), 선생은(先生) 어찌(奈何而) 이와 같이 말합니까(言若此)? 일에(事) 크고 작은 것이 없고(無大小), 위로(上) 태후에 이르고(及太后), 아래로(下) 대신에 이르기까지(至大臣), 원컨대(願) 선생이(先生) 모두(悉以) 과인을 가르쳐(敎寡人), 과인에게 의혹이 없도록 해주십시오(無疑寡人也).”라고 했다.
* 僻遠(피원): 한쪽으로 치우쳐 외지고 멂.
08 范雎再拜, 秦王亦再拜. 范雎曰: “大王之國, 北有甘泉ㆍ谷口, 南帶涇ㆍ渭, 右隴ㆍ蜀, 左關ㆍ阪, 戰車千乘, 奮擊百萬, 以秦卒之勇, 車騎之多, 以當諸侯, 譬若馳韓盧而逐蹇免也, 霸王之業可致. 今反閉而不敢窺兵於山東者, 是穰侯爲國謀不忠, 而大王之計有所失也.”
08 범저가(范雎) 두 번 절하고(再拜), 진왕도 또한(秦王亦) 두 번 절했다(再拜).
범저가 말하길(范雎曰): “대왕의 나라는(大王之國), 북으로(北) 감천과 곡구가 있고(有甘泉谷口), 남으로(南) 경수와 위수를 두르고(帶涇渭), 오른쪽으로(右) 농과 촉이 있고(隴蜀), 왼쪽으로 관과 판이 있으며(左關阪), 전차가 천 승이고(戰車千乘), 분발하여 공격할 병사가(奮擊) 백만이니(百萬), 진나라 군사의 용맹함과(以秦卒之勇), 전차와 기마의 많은 숫자를 가지고(車騎之多), 그것으로 제후를 대적하는 것은(以當諸侯), 비유하자면(譬若) 뛰어난 사냥개를 풀어(馳韓盧而) 절름발이 토끼를 쫓는 것과 같으니(逐蹇免也), 패왕의 업을(霸王之業) 이룰 수 있습니다(可致). 지금(今) 도리어(反) 닫고서(閉而) 감히 산동에 군대를 엿보지 않는 것은(不敢窺兵於山東者), 이것은(是) 양후가(穰侯) 나라를 위해 모의하는 것이(爲國謀) 충성스럽지 않아서(不忠, 而) 대왕의 계책에(大王之計) 잘못이 있는 것입니다(有所失也).”라고 했다.
* 韓盧(한로): 韓나라에서 나오는 좋은 사냥개.
09 王曰: “願聞所失計.” 雎曰: “大王越韓ㆍ魏而攻强齊, 非計也. 少出師則不足以傷齊ㆍ多之則害於秦. 臣意王之計, 欲少出師, 而悉韓ㆍ魏之兵, 則不義矣. 今見與國之不可親, 越人之國而攻, 可乎? 疏於計矣. 昔者齊人伐楚, 戰勝, 破軍殺將, 再辟千里, 膚寸之地無得者, 豈齊不欲地哉? 形弗能有也. 諸侯見齊之罷露, 君臣之不親, 擧兵而伐之, 主辱軍破, 爲天下笑. 所以然者, 以其伐楚而肥韓ㆍ魏也. 此所謂‘藉賊兵而齎盜食’者也.
09 왕이 말하길(王曰): “원컨대(願) 잘못된 계책을 듣고 싶다(聞所失計).”라고 했다.
범저가 말하길(雎曰): “대왕이(大王) 한나라와 위나라를 넘어(越韓魏而) 강한 제나라를 공격하는 것은(攻强齊), 나쁜 계책입니다(非計也). 적게(少) 군사를 내보내(出師則) 제나라를 손상시킬 수 없고(不足以傷齊) 많으면(多之則) 진나라에 해가 됩니다(害於秦). 신이 생각건대(臣意) 왕의 계책은(王之計), 적게 군사를 내보내서(欲少出師, 而) 한나라의 위나라를 함께 하려고 한다면(悉韓魏之兵, 則) 옳지 못합니다(不義矣). 지금(今) 보면(見) 동맹국이(與國之) 친하지 않은데(不可親), 남의 나라를 넘어(越人之國而) 공격하는 것이(攻), 가능할까요(可乎)? 계책에 소홀함이 있습니다(疏於計矣). 옛날(昔者) 제나라가(齊人) 초나라를 공격해서(伐楚), 싸움에서 이기고(戰勝), 군대를 깨뜨리고 장수를 죽여(破軍殺將), 다시(再) 천리를 넓혔는데(辟千里), 한 치의 땅도(膚寸之地) 얻지 못한 것이(無得者), 어찌(豈) 제나라가(齊) 땅을 원하지 않아서인가요(不欲地哉)? 형세가(形) 가질 수 없어서입니다(弗能有也). 제후들은(諸侯) 제나라가 피로에 지치고(齊之罷露), 군신이(君臣之) 친하지 않을 것을(不親) 보고(見), 군사를 일으켜(擧兵而) 공격했고(伐之), 임금이 치욕을 당하고(主辱) 군대가 깨지고(軍破), 천하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爲天下笑). 이렇게 된 까닭은(所以然者), 그 초나라를 공격하면서(以其伐楚而) 한나라와 위나라를 비옥하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肥韓魏也). 이것은(此) 이른바(所謂) ‘적에게 병기를 빌려주고(藉賊兵而) 도적에게 음식을 주었다(齎盜食)’란 것입니다(者也).
10 王不如遠交而近攻, 得寸則王之寸, 得尺亦王之尺也. 今舍此而遠攻, 不亦繆乎? 且昔者, 中山之地方五百里, 趙獨擅之, 功成ㆍ名立ㆍ利附, 則天下莫能害. 今韓ㆍ魏中國之處, 而天下之樞也. 王若欲霸, 必親中國而以爲天下樞, 以威楚ㆍ趙. 趙彊則楚附, 楚彊則趙附, 楚ㆍ趙附則齊必懼, 懼, 必卑辭重弊以事秦, 齊附, 而韓ㆍ魏可虛也.”
10 왕께서(王) 멀리 교류하고(遠交而) 가까이 공격하는 것보다(近攻) 못하니(不如), 한 촌을 얻으면(得寸則) 왕의 한 촌이고(王之寸), 한 척을 얻는 것도 또한(得尺亦) 왕의 한 척입니다(王之尺也). 지금(今) 이것을 버리고(舍此而) 멀리 공격하는 것은(遠攻), 또한 잘못이 아닐까요(不亦繆乎)? 또 옛날(且昔者), 중산의 땅이(中山之地) 사방(方) 500리였고(五百里), 조나라가(趙) 홀로 독차지했는데(獨擅之), 공이 이루어지고(功成) 명성이 세워지고(名立) 이익이 생겼지만(利附, 則) 천하의 누구도(天下莫) 비방하지 못했습니다(能害). 지금(今) 한나라와 위나라가(韓魏) 중국에 있고(中國之處, 而) 천하의 축입니다(天下之樞也). 왕께서 만약(王若) 패도를 이루려고 하면(欲霸), 반드시(必) 중국과 친하게 지내고(親中國而) 천하의 축으로 삼아서(以爲天下樞, 以) 초나라와 조나라를 위협해야 합니다(威楚趙). 조나라가 강하면(趙彊則) 초나라가 의지하고(楚附), 초나라가 강하면(楚彊則) 조나라가 의지하니(趙附), 초나라와 조나라가 의지하면(楚趙附則) 제나라가 반드시 두려워하고(齊必懼), 두려워하면(懼), 반드시(必) 말을 낮추고(卑辭重) 폐백으로 진나라를 섬길 것이고(弊以事秦), 제나라가 의지하면(齊附, 而) 한나라와 위나라를(韓魏) 비게 할 수 있습니다(可虛也).”라고 했다.
11 王曰: “寡人欲親魏; 魏, 多變之國也, 寡人不能親. 請問親魏奈何?” 范雎曰: “卑辭重幣以事之; 不可, 削地而賂之; 不可, 擧兵而伐之.” 於是擧兵而攻邢丘, 邢丘拔, 而魏請附. 曰: “秦ㆍ韓之地形, 相錯如繡. 秦之有韓, 若木之有蠹, 人之病心腹. 天下有變, 爲秦害者, 莫大於韓, 王不如收韓.” 王曰: “寡人欲收韓, 不聽, 爲之奈何?” 范雎曰: “擧兵而攻榮陽, 則成睪之路不通; 北斬太行之道, 則上黨之兵不下. 一擧而攻榮陽則其國斷而爲三. 魏韓見必亡, 焉得不聽? 韓聽, 而霸事可成也.” 王曰: “善.”
11 왕이 말하길(王曰): “과인은(寡人) 위나라와 친하게 지내려는데(欲親魏); 위나라는(魏), 변화가 많은 나라이니(多變之國也), 과인이 친하게 지낼 수 없다(寡人不能親). 청컨대(請) 위나라와 친하게 지내는 것은 어찌해야 하는지(親魏奈何) 묻습니다(問)?”라고 했다.
범저가 말하길(范雎曰): “겸손한 말과(卑辭) 많은 폐백으로(重幣以) 섬기고(事之); 안되면(不可), 땅을 잘라주어(削地而) 뇌물로 주며(賂之); 안되면(不可), 군사를 일으켜(擧兵而) 공격하십시오(伐之).”라고 했다.
이에(於是) 군사를 일으켜(擧兵而) 형구를 공격하고(攻邢丘), 형구가 함락되자(邢丘拔, 而) 위나라가 의지하기를 청했다(魏請附).
말하길(曰): “진나라와 한나라의 지형은(秦韓之地形), 서로(相) 얽힌 것이(錯) 비단실 무늬와 같다(如繡). 진나라에게(秦之) 한나라가 있는 것은(有韓), 나무에 좀이 있는 것과 같고(若木之有蠹), 사람의 병이(人之病) 마음과 배에 있는 것과 같다(心腹). 천하에(天下) 변고가 있으면(有變), 진나라를 해칠 나라는(爲秦害者), 무엇도(莫) 한나라보다 큰 것이 없으니(大於韓), 왕께서(王) 한나라를 거두는 것만 못합니다(不如收韓).”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王曰): “내가(寡人) 한나라를 거두려 하는데(欲收韓), 듣지 않으면(不聽), 어찌해야 하는가(爲之奈何)?”라고 했다.
범저가 마하길(范雎曰): “군사를 일으켜(擧兵而) 영양을 공격하면(攻榮陽, 則) 성택의 길이(成睪之路) 통하지 않을 것이고(不通); 북쪽으로(北) 태행의 길을 끊으면(斬太行之道, 則) 상당의 군사가(上黨之兵) 내려올 수 없습니다(不下). 한 번 일으켜서(一擧而) 형양을 공격하면(攻榮陽則) 그 나라가 끊어져(其國斷而) 셋이 됩니다(爲三). 위나라와 한나라가(魏韓) 반드시 망할 것이니(見必亡), 어찌(焉) 듣지 않을까요(得不聽)? 한나라가 들어준다면(韓聽, 而) 패업을 이룰 수 있습니다(霸事可成也).”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王曰): “훌륭하다(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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