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生漢光武之故人也. 相尙以道, 及帝握赤符, 乘六龍, 得聖人之時, 臣妾億兆, 天下孰加焉. 惟先生以節高之. 旣而動星象, 歸江湖, 得聖人之淸, 泥塗軒冕, 天下孰加焉. 惟光武以禮下之.
선생은(先生) 한나라 광무제의(漢光武之) 친구이다(故人也). 서로(相) 도로써 높여주고(尙以道), 광무제가(帝) 적부를 쥐고서(及握赤符), 육룡을 타고(乘六龍), 성인의 때를 얻어(得聖人之時), 신하와 시첩이(臣妾) 수 없이 많아졌으니(億兆), 천하에(天下) 누가 그보다 더하겠는가(孰加焉). 오직(惟) 선생이(先生) 절개로(以節) 그보다 높았다(高之). 이미(旣而) 천문을 움직이고서(動星象), 강호에 돌아왔다(歸江湖), 성인의 깨끗함을 얻고(得聖人之淸), 수레와 면류관을(軒冕) 진흙처럼 여기니(泥塗), 천하에(天下) 누가 그보다 더하겠는가(孰加焉). 오직(惟) 광무제가(光武) 예의로(以禮) 그에게 낮추었다(下之).
* 故人(고인): 죽은 사람, 오래전부터 사귀어 온 친구(親舊).
* 赤符(적부): 붉은 글씨로 써서 만든 부적(符籍), 황제의 적부를 말한다. 오행설에 따르면 목수금토화의 순서로 왕조가 일어난다고 생각했는데 한나라가 불의 기운을 타고난 왕조이므로 적부라고 표현했다.
* 億兆(억조): 아주 많은 수효(數爻).
* 星象(성상): 별자리의 모양(模樣).
在蠱之上九, ‘衆方有爲, 而獨不事王侯, 高尙其事.’ 先生以之. 在屯之初九, ‘陽德方亨, 而能以貴下賤, 大得民也.’ 光武以之. 蓋先生之心, 出乎日月之上, 光武之量, 包乎天地之外, 微先生, 不能成光武之大, 微光武, 豈能遂先生之高哉. 而使貪夫廉, 懦夫立, 是大有功於名敎也.
고괘 상구에(蠱之上九), ‘여럿에게(衆方) 일하려는 것이 있는데(有爲, 而) 오직(獨) 왕후를 섬기지 않고(不事王侯), 자기 일을 고상하게 여겼다(高尙其事).’라는 것이 있으니(在), 선생은(先生) 이것을 실천했다(以之). 둔괘 초구에(在屯之初九), ‘밝은 덕이 형통하고(陽德方亨, 而) 귀함으로 낮추어 천하게 해서(能以貴下賤), 민심을 크게 얻었다(大得民也).’라는 것이 있으니, 광무제는 이것을 실천했다(光武以之). 대개(蓋) 선생의 마음은(先生之心), 해와 달보다 높고(出乎日月之上), 광무제의 도량은(光武之量), 천지의 바깥을 감쌌으니(包乎天地之外), 선생이 없었다면(微先生), 광무제의 대업을(光武之大) 이룰 수 없었고(不能成), 광무제가 없었다면(微光武), 어찌(豈) 선생의 고결함을(先生之高) 이루었겠는가(能遂哉). 그러므로(而) 탐욕스러운 사람으로 하여금(使貪) 청렴하게 만들고(夫廉), 나약한 사람을 세웠으니(懦夫立), 이것은(是) 밝은 가르침에 대한 공이(功於名敎) 크게 있는 것이다(大有也).
* 衆方有爲(중방유위): 모든 사람이 조정에 나아가서 일하려는 뜻을 가졌다는 것이다.
* 在屯之初九(재둔지초구): 둔괘(屯卦)는 지금은 모든 일에 어려움이 많다는 괘이다. 둔괘의 초구는 “비록 나아감에 주저하더라도 뜻과 행동은 바르게 해야 한다. 귀함으로써 천한 곳으로 낮추니 민심을 크게 얻을 수 있다.”라고 하였다.
仲淹來守是邦, 始構堂而奠焉, 乃復其爲後者四家, 以奉祠事, 又從而歌曰: “雲山蒼蒼, 江水泱泱. 先生之風, 山高水長.”
내가(仲淹) 이 고을에(是邦) 태수로 와서(來守), 비로소(始) 사당을 짓고(構堂而) 제사를 올렸으며(奠焉), 이에(乃) 그 후손인 네 집안을 위해(其爲後者四家) 세금을 면제하고(復, 以) 제사의 일을 받들도록 했으며(奉祠事), 또한 이어서(又從而) 노래하길(歌曰): “구름 낀 산은 창창하고(雲山蒼蒼), 강물은 앙앙하다(江水泱泱). 선생의 덕풍이(先生之風), 산처럼 높고 물처럼 길다(山高水長).”라고 한다.
* 復(복): 세금과 부역을 면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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