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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69] 범중엄(范仲淹) 악양루기(岳陽樓記)

by प्रज्ञा 2025.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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慶曆四年春, 滕子京謫守巴陵郡, 越明年, 政通人和, 百廢具興. 乃重修岳陽樓, 增其舊制, 刻唐賢今人詩賦于其上, 屬予作文以記之. 予觀夫巴陵勝狀, 在洞庭一湖. 銜遠山, 呑長江, 浩浩蕩蕩, 橫無際涯. 朝暉夕陰, 氣象萬千, 此則岳陽樓之大觀也, 前人之述備矣. 然則北通巫峽, 南極瀟湘, 遷客騷人, 多會于此, 覽物之情, 得無異乎.

경력 4년 봄에(慶曆四年春), 등자경이(滕子京) 쫓겨나(謫) 파릉군에 태수로 와서(守巴陵郡), 해를 넘기니(越明年), 정치가 형통하고(政通) 사람들이 화합해서(人和), 백 가지 없어진 것이(百廢) 모두 살아났다(具興). 이에(乃) 악양루를 중수하고(重修岳陽樓), 그 옛 제도를(其舊制) 새롭게 하고(增), 당나라의 현인과(唐賢) 지금 사람들의(今人) 시와 부를(詩賦) 그 위에 새기고(于其上), 글을 지어 거기에 기록할 것을(作文以記之) 나에게 부탁했다(屬予). 내가 보건대(予觀) 파릉의(夫巴陵) 뛰어난 풍경은(勝狀), 동정호 하나에 있다(在洞庭一湖). 먼 산을 머금고(銜遠山), 장강을 삼키고(呑長江), 넓고 넘실거리며(浩浩蕩蕩), 옆으로(橫) 물의 끝이 없다(無際涯). 아침 햇살과(朝暉) 저녁 그림자는(夕陰), 기상이(氣象) 천만 개로 변하고(萬千), 이것이(此則) 악양루의 큰 경관이고(岳陽樓之大觀也), 이전 사람들이(前人之) 서술한 것이(述) 완전하다(備矣). 그렇다면(然則) 북으로(北) 무협으로 통하고(通巫峽), 남으로(南) 소수와 상수에 이르러(極瀟湘), 귀양살이하는 사람과(遷客) 시인이(騷人), 많이(多) 이곳에 모여(會于此), 정물을 보는 감정에(覽物之情), 다른 것이 없지 않겠는가(得無異乎).

 

* 謫守(적수): 높은 벼슬아치가 강직되어서 시골로 쫓겨 내려온 수령. . .

* 百廢具興(백폐구흥): 온갖 쇠()하여 없어진 일이 다시금 일어남.

* 浩浩蕩蕩(호호탕탕): 물이 한없이 넓게 흐르는 모양().

* 際涯(제애): 끝닿는 곳. 광대()한 물의 맨 가.

* 朝暉(조휘): 아침의 햇빛.

* 遷客(천객): 귀양살이하는 사람.

 

若夫霪雨霏霏, 連月不開. 陰風怒號, 濁浪排空, 日星隱曜, 山岳潛形. 商旅不行, 檣傾楫摧, 薄暮冥冥, 虎嘯猿啼. 登斯樓也, 則有去國懷鄕, 憂讒畏譏, 滿目蕭然, 感極而悲者矣. 

만약(若夫) 장맛비가 쏟아진다면(霪雨霏霏), 달을 이어(連月) 개지 않는다(不開). 음산한 바람이(陰風) 성내어 소리 지르고(怒號), 탁한 물결이(濁浪) 허공으로 치솟고(排空), 달과 별이(日星) 빛을 숨기고(隱曜), 산악이(山岳) 모습을 감춘다(潛形). 상인과 나그네가(商旅) 다니지 않고(不行), 돛대가 기울고(檣傾) 노가 꺾여서(楫摧), 땅거미 으슥하고(薄暮冥冥), 호랑이 울부짖고(虎嘯) 원숭이가 운다(猿啼). 이 누각에 오르면(登斯樓也, 則) 나라를 떠나(去國) 고향 생각하는 마음과(懷鄕), 참소를 걱정하고(憂讒) 비방을 두려워하는 마음이(畏譏) 있어(有), 만 가지 눈에 보이는 것이(滿目) 쓸쓸하고(蕭然), 감정이 극에 달해(感極而) 슬픈 것이 있다(悲者矣). 

 

* 怒號(노호): 성내어 소리를 지름. 또는 그 소리, 성내어 소리를 지름. 또는 그 소리.

* 薄暮(박모): 해가 진 뒤로 껌껌하기 전까지의 어둑어둑하여지는 어둠, 땅거미, 황혼().

* 冥冥(명명): 드러나지 않고 으슥함. 아득하고 그윽함. 나타나지 않아 알 수 없는 모양().

* 懷鄕(회향): 고향()을 그리며 생각함.

 

至若春和景明, 波瀾不驚, 上下天光, 一碧萬頃. 沙鷗翔集, 錦鱗游泳, 岸芷汀蘭, 郁郁靑靑. 而或長煙一空, 皓月千里. 浮光躍金, 靜影沈璧. 漁歌互答, 此樂何極. 登斯樓也, 則有心曠神怡, 寵辱俱忘, 把酒臨風, 其喜洋洋者矣.

봄기운 화창하고 경치가 청명함에 이르고(至若春和景明), 파도가(波瀾) 놀라지 않게 하고(不驚), 위아래(上下) 하늘빛이(天光), 온통 푸른빛이다(一碧萬頃). 물가의 갈매기(沙鷗) 날아 모여들고(翔集), 비단 물고기 헤엄치며(錦鱗游泳), 언덕의 구릿대와(岸芷) 물가의 난초가(汀蘭), 무성하고 향기롭다(郁郁靑靑). 때로(而或) 긴 연기 하나(長煙一) 허공에 있고(空), 밝은 달은(皓月) 천리를 비춘다(千里). 물에 뜬 달빛(浮光) 금빛으로 뛰고(躍金), 맑은 그림자(靜影) 구슬이 잠긴듯하다(沈璧). 어부의 노래(漁歌) 서로 답하고(互答), 이 즐거움이(此樂) 어찌 다하겠는가(何極). 이 누각에 오르면(登斯樓也, 則) 마음이 넓어지고 정신이 편안해져서(心曠神怡), 총애와 욕된 것을 모두 잊고(寵辱俱忘), 술잔을 들고(把酒) 바름을 마주하는 것이(臨風) 있을 것이니(有), 그 기쁨이(其喜) 매우 크다(洋洋者矣).

 

* 至若(지약): ~와 같은 때에 이르러서는.

* 波瀾(파란): 잔물결과 큰 물결.

* 一碧萬頃(일벽만경): 푸른 물이 한없이 넓게 펼쳐 있음, 萬頃은 '만 이랑'으로 매우 넓은 것을 말한다. 

* 沙鷗(사구): 물가의 모래 위에 있는 갈매기.

* 郁郁靑靑(욱욱청청): 향기(香氣)가 높고, 수목(樹木)이 무성(茂盛)하여 푸른 빛깔이 썩 곱고 깨끗함.

* 洋洋(양양): 바다가 한이 없이 넓음. 사람의 앞길에 발전(發展)할 여지가 매우 많고 큼.

 

嗟夫, 予嘗求古仁之心, 或異二者之爲何哉. 不以物喜, 不以己悲, 居廟堂之高, 則憂其民, 處江湖之遠, 則憂其君, 是進亦憂, 退亦憂, 然則何時而樂耶. 其必曰: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歟.” 噫, 微斯人, 吾誰與歸.

아(嗟夫), 내가(予) 일찍이(嘗) 옛 어진 사람의 마음을 찾아보니(求古仁之心), 혹(或) 둘과 다른 것은(異二者之) 무엇 때문인가(爲何哉). 외물로 기뻐하지 않고(不以物喜), 자기 때문에 슬퍼하지 않고(不以己悲), 조정의 높은 자리에 있으면(居廟堂之高, 則) 백성을 걱정하고(憂其民), 강호의 먼 곳에 있으면(處江湖之遠, 則) 임금을 걱정하니(憂其君), 이것은(是) 나아가서 또 걱정하고(進亦憂), 물러나서 또 걱정하는 것이고(退亦憂), 그렇다면(然則) 언제(何時而) 즐겁겠는가(樂耶). 그 반드시 말하는 것은(其必曰): “천하의 걱정을 앞세우고(先天下之憂而) 걱정하고(憂), 천하의 즐거움은 뒤로하고(後天下之樂而) 즐기는 것인가(樂歟).”라고 했다. 아(噫), 이런 사람이 아니라면(微斯人), 내가(吾) 누구와 함께 돌아갈 것인가(誰與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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