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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06 가의(賈誼) 조굴원부(弔屈原賦)] 굴원의 비운을 슬퍼하는 노래

by प्रज्ञा 2024.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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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의가 주발 등에게 미움을 받아 장사왕(長沙王) 태부(太傅)로 좌천당하였다. 장사로 가는 길에 상강(湘江)을 지나게 되었는데 굴원이 상강의 지류인 멱라강에 빠져 죽은 것을 생각하고 그 처지가 자신과 비슷한 것을 애통해하면서 이 글을 썼다. <나무위키>

 

迂齋云: “誼謫長沙, 不得意, 投書弔屈原而因以自諭. 然譏議時人, 太分明, 其才甚高, 其志甚大, 而量亦狹矣.”

迂齋云: “가의가(誼) 장사로 귀양 가면서(謫長沙), 뜻을 얻지 못하고(不得意), 글을 던져(投書) 굴원을 조문하고(弔屈原而) 잇달아(因) 자신을 비유했다(以自諭). 그러나(然) 당시 사람들을 비난하고 평론한 것이(譏議時人), 매우(太) 분명하고(分明), 그 재주가(其才) 아주 높고(甚高), 그 뜻이(其志) 매우 크지만(甚大, 而) 역량은 또한 작았다(量亦狹矣).”라고 했다.

 

* 譏議(기의), 譏評(기평): 헐뜯어 평론함.

 

○ 誼弔屈原而惜其不早去, 善矣. 然己之傅長沙傅ㆍ梁, 可以遠讒毁而安之以俟矣. 未幾, 自傷以死, 曷不以其所以惜屈原者, 自廣哉. 然誼之文, 當爲西漢第一.

○ 가의가(誼) 굴원을 조문하고(弔屈原而) 그가 일찍 떠나지 못한 것을(其不早去) 애석하게 여긴 것은(惜), 옳다(善矣). 그러나(然) 자기가(己之) 장사와 양의 태부가 되어(傅長沙傅梁), 참소와 비방을 멀리할 수 있고(可以遠讒毁而) 편안하게(安之以) 기다릴 수 있다(俟矣). 오래지 않아(未幾), 스스로 상심해서 죽었으니(自傷以死), 어찌(曷) 그가 굴원을 안타깝게 여긴 까닭으로(其所以惜屈原者), 스스로 넓히지 못했는가(不以自廣哉). 그러나(然) 가의의 글은(誼之文), 마땅히(當) 서한의 제일이다(爲西漢第一).

 

* 讒毁(참훼): (참소(讒訴譖訴)하기 위(爲)하여) 거짓을爲 꾸미어 남을 헐뜯어 말함.

* 未幾(미기): 동안이 얼마 오래 걸리지 않음.

 

인재를 괴롭히는 세상

恭承嘉惠兮, 竢罪長沙. 仄聞屈原兮. 自湛汨羅. 造托湘流兮, 敬弔先生. 遭世罔極兮, 迺殞厥身. 烏虖哀哉兮, 逢時不祥. 

황공하게도(恭) 높은 은혜를 받아(承嘉惠兮), 장사에서 죄를 기다렸다(竢罪長沙). 소문에 들으니(仄聞) 굴원이(屈原兮), 스스로(自) 멱라에 빠졌다고 한다(湛汨羅). 나아가(造) 상강 물결에 <내 뜻을> 붙여(托湘流兮), 경건하게(敬) 선생을 애도한다(弔先生). 세상의 무도함을 만나(遭世罔極兮), 이에(迺) 그 몸을 죽였네(殞厥身). 아(烏虖) 슬프구나(哀哉兮), 때를 만난 것이(逢時) 상서롭지 못했다(不祥).

 

鸞鳳伏竄兮, 鴟鴞翶翔. 闒茸尊顯兮, 讒諛得志. 賢聖逆曳兮, 方正倒植. 謂隨夷溷兮, 謂跖ㆍ蹻廉. 莫邪爲鈍兮, 鉛刀爲銛. 于嗟黙黙, 生之亡故兮. 斡棄周鼎, 寶康瓠兮. 騰駕罷牛, 驂蹇驢兮. 驥垂兩耳, 服鹽車兮. 章甫薦屨, 漸不可久兮. 嗟苦先生, 獨離此咎兮.

난새와 봉황이 엎드려 숨었고(鸞鳳伏竄兮), 솔개와 올빼미 날아오르네(鴟鴞翶翔). 천하고 어리석은 무리가 높이 드러나고(闒茸尊顯兮), 참소와 아첨이 뜻을 얻었다(讒諛得志). 어진이와 성인이(賢聖) 거꾸로 끌려다니고(逆曳兮), 반듯하고 바른 것이(方正) 거꾸로 세워졌네(倒植). 변수와 백이가 더럽다고(隨夷溷) 말하고(兮), 도척과 장교가 청렴하다고(跖蹻廉) 말한다(謂). 막야검을 무디다고 여기고(莫邪爲鈍兮), 무딘 칼을 날카롭게 여긴다(鉛刀爲銛). 아(于嗟) 묵묵히(黙黙), 선생이(生之) 까닭 없이 화를 당했네(亡故兮). 주나라 솥을 굴려서 버리고(斡棄周鼎), 큰 항아리를 보배로 여긴다(寶康瓠兮). 지친 소에(罷牛) 멍에를 올리고(騰駕), 절름발이 당나귀를(蹇驢) 곁마로 여긴다(兮). 천리마가(驥) 두 귀를 내리고(垂兩耳), 소금 수레를 끈다(服鹽車兮). 장포관이(章甫) 신발에 깔리고(薦屨), 점점(漸) 오래갈 수 없구나(不可久兮). 아(嗟) 선생 같은 사람이(苦先生), 홀로(獨) 이런 어려움을 겪었다(離此咎兮).

 

* 罔極(망극): '極'은 '중도'라는 뜻으로 '망극'은 '무도하다'란 뜻이다.

* 闒茸(탑용): 천하고 어리석음

* 康瓠(강호): 큰 항아리.

* 服: 멍에를 멘다(駕)란 뜻으로 멍에를 메어 끌게 한다는 말이다.

 

굴원을 품기에 작은 세상

誶曰: “已矣, 國其莫吾知兮. 予獨壹鬱其誰語. 鳳縹縹其高逝兮, 夫固自引而遠去. 襲九淵之神龍兮, 沕淵潛以自珍. 偭蟂獺以隱處兮, 夫豈從蝦與蛭螾. 所貴聖之神德兮, 遠濁世而自臧. 使麒麟可係而覊兮, 豈云異夫犬羊. 般紛紛其離此郵兮. 亦夫子之故也. 歷九州而相其君兮. 何必懷此都也. 鳳凰翔于千仞兮, 覽德輝而下之. 見細德之險微兮. 遙增擊而去之. 彼尋常之汙瀆兮, 豈容呑舟之魚. 橫江湖之鱣鯨兮, 固將制於螻螘.”

誶曰: “그만두어라(已矣), 나라에서(國) 그 누구도(其莫) 나를 알아주지 않는구나(吾知兮). 나는(予) 홀로(獨) 답답한 마음을(壹鬱) 그 누구에게 말하겠는가(其誰語). 봉황이(鳳) 훨훨(縹縹) 그 높이 날아가는구나(其高逝兮), 무릇(夫) 진실로(固) 자기를 끌어서(自引而) 멀리 가버리는구나(遠去). 깊은 연못의 신룡이 몸을 사리고(襲九淵之神龍兮), 아득한 연못에 들어가(沕淵潛以) 스스로 중히 여기는구나(自珍). 교달 벌레를 피해서(偭蟂獺以) 숨어 사는데(隱處兮), 어찌(夫豈) 두꺼비와 거머리, 지렁이를 따르겠는가(從蝦與蛭螾). 귀하게 여기는 것은(所貴) 성인의 신덕이니(聖之神德兮), 탁한 세상 멀리하고(遠濁世而) 스스로 감춘다(自臧). 기린으로 하여금(使麒麟) 매여서(可係而) 굴레 씌우게 한다면(覊兮), 어지(豈) 저 개나 양과 다르다고 하겠는가(云異夫犬羊). 도리어(般) 어지러운데(紛紛) 이런 허물을 만났으니(其離此郵兮), 또한(亦) 선생의 잘못이다(夫子之故也). 구주를 돌아(歷九州而) 그 임금을 도와야 하는데(相其君兮), 하필(何必) 이 도성만을 마음에 품었는가(懷此都也). 봉황이(鳳凰) 천 길을 날아올라(翔于千仞兮), 덕의 빛을 보면(覽德輝而) 내려온다(下之). 덕이 없는 험악한 낌새를 보면(見細德之險微兮). 아득히(遙) 더욱 날개 치며(增擊而) 떠나간다(去之). 저(彼) 평범한(尋常之) 더러운 물구덩이가(汙瀆兮), 어찌(豈) 배를 삼킬만한 물고기를(呑舟之魚) 용납하겠는가(容). 강호를 비껴가던(橫江湖之) 전어와 고래여(鱣鯨兮), 진실로(固) 장차(將) 땅강아지와 개미에게 놀랄 것이다(制於螻螘).”라고 했다.

 

* 誶曰(수왈): 초사 형식의 노래에서 시의 끝에서 전문의 대의를 요약할 때 쓰는 말이다. 난왈(亂曰)이라고도 쓴다. 

* 壹鬱: 壹(일)은 '불평불만', 鬱(울)은 '가슴이 답답한 것'을 말한다. 불평불만이 있어 가슴이 끓어오르는 답답함이란 뜻이다.

* 離此郵(이차우): 離(이)는 '만나다, 걸리다'란 뜻이고, 郵(우)는 '허물'이란 뜻으로 구(咎)와 같다.

* 細德之險微(세덕지험미): 細德은 '무덕'과 같은 말이고 險微는 '험악한 낌새'를 말한다. 

* 尋常(심상): 대수롭지 않고 예사(例事)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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