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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07 왕포(王褒) 성주득현신송(聖主得賢臣頌)] 어진 임금이 현명한 신하 얻은 것을 기리며

by प्रज्ञा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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此篇起句有策體. 蓋前漢王褒, 字子淵本蜀人, 爲漢宣帝徵召, 詔爲此頌. 起四句說譬自叙, 第一節, 且謙辭叙應詔之意, 第二節, 勉宣帝審己正統, 第三節, 方論賢者國家之器用, 第四節, 論聖主得賢臣之功, 第五節, 論人臣之遭遇, 第六節, 總論臣主相得之美. 時上頗好神仙, 故末段不取彭祖喬松之事.

이 편의(此篇) 기구에는(起句) 책문의 체제가 있다(有策體). 대체로(蓋) 전한의 왕포는(前漢王褒), 자가(字) 자연이고(子淵) 본래(本) 촉나라 사람이다(蜀人), 한나라 선제가(漢宣帝) 불렀기 때문에(徵召), 이 송을 지었다(詔爲此頌). 기 4구의 말로(起四句) 비유해서(說譬) 자기를 서술했고(自叙), 제1절은(第一節), 또(且) 겸손한 말로(謙辭) 부름에 응하는 뜻을 서술했고(叙應詔之意), 제2절은(第二節), 선제가(宣帝) 자기를 살피고(審己) 통치를 바르게 하길 권했고(正統), 제3절은(第三節), 현자가(賢者) 국가의 유용한 그릇임을(國家之器用) 논했고(方論), 제4절은(第四節), 성스러운 임금이(聖主) 어진 신하를 얻는 공덕을(得賢臣之功) 논했고(論), 제5절은(第五節), 신하가 뜻에 맞는 임금을 만나는 것을 논했고(論人臣之遭遇), 제6절은(第六節), 신하와 임금이 서로를 얻는(臣主相得之) 아름다움을(美) 총괄해서 논했다(總論). 당시(時) 임금이(上) 신선술을 자못 좋아했고(頗好神仙), 그러므로(故) 마지막 단락에서(末段) 팽조와 자교, 적송자의 일을 취하지 않았다(不取彭祖喬松之事).

 

* 徵召(징소), 徵兵(징병): 법에 의거(依據)하여 해당자(該當者)를 군대(軍隊)에 복무(服務)시키기 위()하여 모음.

* 謙辭(겸사): 겸손한 말, 겸손하게 사양함

* 遭遇(조우): 신하(臣下)가 뜻에 맞는 임금을 만남, 우연히 서로 만남.

 

성은을 입어 뜻을 펼치다

夫荷旃被毳者, 難與道純緜之麗密, 羹藜含糗者, 不足與論太牢之滋味. 今臣僻在西蜀, 生於窮巷之中, 長於逢茨之下. 無有游觀廣覽之知, 顧有至愚極陋之累. 不足以塞厚望應明旨. 雖然, 敢不略陳其愚心, 而抒情素.

무릇(夫) 거친 모포옷을 입고(荷旃) 거친 털옷을 걸친 사람은(被毳者), 순면의 고움과 세밀함을(純緜之麗密) 함께 말하기 어렵고(難與道), 명아주국이나 말린 밥을 먹는 사람은(羹藜含糗者), 큰제사에 쓰는 맛있는 음식을(太牢之滋味) 더불어 논하기에 부족합니다(不足與論). 지금(今) 신이(臣) 서촉에 외따로 살면서(僻在西蜀), 가난한 마을 가운데서 태어나(生於窮巷之中), 쑥으로 이은 지붕 아래서 자랐습니다(長於逢茨之下). 넓은 견문과 책을 읽어 얻은 지식이 있지 않고(無有游觀廣覽之知), 단지(顧) 지극히 어리석고(至愚) 지극히 비천한 허물만(極陋之累) 있습니다(有). 두터운 신망에 부응하고(塞厚望) 밝은 뜻에 응하기에 부족합니다(不足以應明旨). 그렇지만(雖然), 감히(敢) 그 어리석은 마음을 간략히 진술해서(不略陳其愚心, 而) 진실한 마음을 펴고자 합니다(抒情素).

 

* 荷旃被毳(하전피취): 荷는 부(負)의 뜻이고, 旃은 전(氈)과 같고 '모직물'이란 뜻이다. 毳는 '모직물 또는 털실로 짠 옷'을 말한다.

* 太牢(태뢰), 大牢(대뢰): 나라 제사(祭祀)에 소를 통째로 제물(祭物)로 바치던 일. 처음에는 소ㆍ양ㆍ돼지를 아울러 바치는 것을 대뢰하고 하였으나, 뒤에는 소만 바치게 되었음.

* 滋味(자미): 자양분(滋養分)이 많고 좋은 맛. 또는 그러한 음식(飮食).

* 僻在(벽재): 으슥한 벽지에 외따로 있음.

* 游觀廣覽(유관광람): 游觀(유관)은 널리 유람하며 견문을 넓히는 것이고 廣覽(광람)은 책을 널리 읽어 지식을 얻는 것이다. 

 

서로에게 맞는 것을 얻어

記曰: “恭惟, 『春秋』法, 五始之要, 在乎審己正統而已. 夫賢者國家之器用也. 所任賢, 則趨舍省而功施普; 器用利, 則用力少而就效衆.

기에 이르길(記曰): “삼가 생각해 보면(恭惟), 춘추의 서법에서(『春秋』法), 오시의 요체는(五始之要), 자신을 살피고 통치를 바르게 하는 데 있을 뿐입니다(在乎審己正統而已). 무릇(夫) 현자는(賢者) 국가의(國家之) 도구입니다(器用也). 임용된 사람이 어질면(所任賢, 則) 나아가고 물러남이 간략하고(趨舍省而) 공덕이 퍼지는 것이 넓고(功施普); 도구가 날카로우면(器用利, 則) 힘쓰는 것이 적다라도(用力少而) 효과가 많습니다(就效衆).

 

* 趨舍(추사): 나아감과 물러섬을 통틀어 이르는 말, 현명한 사람을 높이 쓰고 불초한 사람을 물러가게 하는 것을 뜻한다.

 

故工人之用鈍器也, 勞筋苦骨, 終日矻矻, 及至巧冶鑄干將之樸, 淸水淬其鋒, 越砥斂其鍔, 水斷蛟龍, 陸剸犀革, 忽若篲泛塵塗. 如此則使離婁督繩, 公輸削墨. 雖崇臺五層, 延袤百丈, 而不溷者, 工用相得也.

그러므로(故) 공인이(工人之) 무딘 연장을 쓰면(用鈍器也), 근육을 수고롭게 하고(勞筋) 뼈를 고달프게 해서(苦骨), 종일(終日) 애쓰지만(矻矻), 及至훌륭한 대장장이가(巧冶) <명검> 간장을 만드는 쇠뭉치를 주조해서(鑄干將之樸), 맑은 물로(淸水) 그 칼끝을 식히고(淬其鋒), 월나라 숫돌로(越砥) 그 칼날을 갈고(斂其鍔), 물에서(水) 교룡을 베고(斷蛟龍), 뭍에서(陸) 무소의 가죽을 베고(剸犀革), 문득(忽) 빗자루로 먼지 나는 길을 쓸 듯이 합니다(若篲泛塵塗). 이와 같다면(如此則) 이루로 하여금(使離婁) 먹줄을 잡게 하고(督繩), 공수반으로 하여금(公輸) 먹을 따라 깎게 하는 것과 같습니다(削墨). 비록(雖) 5층의 높은 누대가(崇臺五層), 길이와 너비가 백 장이지만(延袤百丈, 而) 흐트러지지 않는 것은(不溷者), 장인과 연장이(工用) 서로 얻었기 때문입니다(相得也).

 

* 篲(수): 대나무로 만든 커다란 빗자루를 말한다.

* 使離(이루): 황제 때 사람으로 백 보 밖에서도 털끌을 볼 정도로 눈이 밝았다고 한다.

* 公輸(공수): 노나라의 장인으로 나무로 매를 깎았는데 살아 있는 매처럼 날았다고 한다. 

* 崇臺(숭대): 높은 누대(樓臺).

 

庸人之御駑馬, 亦傷吻敝策, 而不進於行. 胸喘膚汗, 人極馬倦. 及至駕齧膝, 參乘旦, 王良執靶, 韓哀附輿, 縱騁馳騖, 忽如景靡, 過都越國, 蹶如歷塊. 追奔電, 逐遺風. 周流八極, 萬里一息. 何其遼哉? 人馬相得也. 故服絺綌之凉者, 不苦盛暑之鬱燠; 襲狐狢之暖者, 不憂至寒之凄愴. 何則有其具者, 易其備.

평범한 사람이(庸人之) 둔한 말을 몰면(御駑馬), 또한(亦) 주둥이를 상하게 하고(傷吻) 채찍이 닳더라도(敝策, 而不) 길에서 나아가게 하지 못합니다(進於行). 가슴은 헐떡이고(胸喘) 피부는 땀에 젖어(膚汗), 사람은 힘이 다하고(人極) 말은 지칩니다(馬倦). 설슬(명마)에 멍에를 메고(及至駕齧膝), 승단(명마)을 곁마로 삼고(參乘旦), 왕량이 고삐를 잡고(王良執靶), 한애가 수레에 올라(韓哀附輿), 빠르게 치달아 달리면(縱騁馳騖), 홀연(忽) 해가 지는 듯하고(如景靡), 도읍을 지나고 나라를 넘어(過都越國), 뛰어(蹶) 흙무더기를 지나는 듯합니다(如歷塊). 번개를 쫓아 달리고(追奔電), 바람을 쫓아 뒤로하고(逐遺風). 팔방을 두루 돌아다니는 것이(周流八極), 만 리가 한숨일 것이니(萬里一息). 얼마나(何) 멀리 가는 것입니까(其遼哉)? 사람과 말이(人馬) 서로 얻은 것입니다(相得也). 그러므로(故) 갈포옷의 시원함을 입은 사람은(服絺綌之凉者), 한 여름의 무더위에 고통받지 않고(不苦盛暑之鬱燠); 여우와 담비 가죽의 따뜻함을 입은 사람은(襲狐狢之暖者), 한겨울의 추위를 걱정하지 않습니다(不憂至寒之凄愴). 왜냐하면(何則) 갖춘 것이 있어서(有其具者), 그 대비가 쉽습니다(易其備).

 

* 駑馬(노마): 걸음이  느리고 둔()한 말.

* 忽如(홀여): 뜻하지 않은 사이에 갑자기.

 

어진 신하를 얻기 위해서는

賢人君子, 亦聖王之所以易海內. 是以嘔喩受之, 開寬裕之路, 以延天下之英俊. 夫竭智附賢者, 必建仁策; 索遠求士者, 必樹伯迹. 昔周公躬吐握之勞, 故有圄空之隆; 齊桓設庭燎之禮, 故有匡合之功. 由此觀之, 君人者, 勤於求賢, 而逸於得人.

현인과 군자도(賢人君子), 또한(亦) 성왕이(聖王之) 천하를 다스리는 도구입니다(所以易海內). 이 때문에(是以) 기뻐하고 즐거워하며(嘔喩) 그들을 받아들이고(受之), 너그럽고 넉넉한 길을 열어(開寬裕之路, 以) 천하의 영웅과 호걸을(天下之英俊) 불러들여야 합니다(延). 무릇(夫) 지혜를 다해(竭智) 현자를 가까이하는 사람은(附賢者), 반드시(必) 인의의 정책을 세우고(建仁策); 멀리서 찾아 선비를 구하는 사람은(索遠求士者), 반드시(必) 패자의 공적을 세웁니다(樹伯迹). 옛날(昔) 주공이(周公) 몸소(躬) 인재를 얻는 수고를 했고(吐握之勞), 그러므로(故) 감옥이 비는 융성함이 있었고(有圄空之隆); 제나라 환공이(齊桓) 횃불을 켜는 예를 베풀었고(設庭燎之禮), 그러므로(故) 천하를 바로잡고 규합하는 공이 있었습니다(有匡合之功). 이것으로 보건대(由此觀之), 임금은(君人者), 어진 사람을 구하는 것에 힘써서(勤於求賢, 而) 사람을 얻는 것에서 편안해집니다(逸於得人).

 

* 寬裕(관유): 마음이 너그럽고 넉넉함.

* 吐握之勞(토악지로): 「토포악발(吐哺握髮)하는 수고」라는 뜻으로, 뛰어난 인물(人物)을 얻으려고 노력(努力)함을 이르는 말.

* 吐握(髮): 민심(民心)을 수람(收攬)하고 정무(政務)를 보살피기에 잠시(暫時)도 편안(便安)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 중국(中國)의 주공(周公)이 식사(食事) 때나 목욕(沐浴)할 때 내객(來客)이 있으면 먹던 것을 뱉고, 감고 있던 머리를 거머쥐고 영접(迎接)하였다는 데서 유래(由來)한다.

* 倉廩實而囹圄空: 백성(百姓)의 생계(生計)가 풍족(豐足)하게 되며 자연(自然)히 죄()를 저지르는 자도 없게 되므로, 따라서 감옥(監獄)은 텅 비게 된다는 뜻.

 

어진 임금과 어진 신하

人臣亦然. 昔賢者之未遭遇也, 圖事揆策, 則君不用其謀; 陳見悃誠, 則上不然其信. 進仕不得施效, 斥逐又非其愆. 是故伊尹勤於鼎俎, 太公困於鼔刀, 百里自鬻, 寗子飯牛, 離此患也.

신하도(人臣) 또한(亦) 그러합니다(然). 옛날(昔) 현자가(賢者之) 뜻이 맞는 임금을 만나지 못하고(未遭遇也), 일을 도모하고 계책을 내면(圖事揆策, 則) 임금이 그 계책을 쓰지 않고(君不用其謀); 정성을 펴서 보여도(陳見悃誠, 則) 임금이 그 믿음을 주지 않습니다(上不然其信). 벼슬에 나아가(進仕) 베풀어 효과가 없고(不得施效), 쫓겨나는 것도(斥逐) 또한(又) 그의 허물이 아닙니다(非其愆). 이 때문에(是故) 이윤은(伊尹) 솥과 도마에 열심이었고(勤於鼎俎), 태공은(太公) 칼을 휘두르는 일에 고생했고(困於鼔刀), 백리해는 자기를 팔았고(百里自鬻), 영자는 소를 먹인 것은(寗子飯牛), 이런 환난을 당한 것입니다(離此患也).

 

* 遭遇(조우): 신하()가 뜻에 맞는 임금을 만남, 우연히 서로 만남

* 揆策(규책): 계책과 같은 뜻으로 '책략을 지어낸다'는 말이다. 

 

及至遇明君遭聖主也, 運籌合上意, 諫諍則見聽, 進退得閔其忠, 任職得行其術. 去卑辱奧渫, 而升本朝, 離蔬釋蹻, 而享膏粱, 剖符錫壤, 而光祖考, 傳之子孫, 以資說士. 故世必有聖知之君, 而後有賢明之臣. 故虎嘯而風冽, 龍興而致雲, 蟋蟀俟秋吟, 蜉蝣出以陰.

명군을 만나고 성스런 군주를 만남에 이르러서는(及至遇明君遭聖主也), 계책을 낸 것이(運籌) 임금의 뜻에 맞고(合上意), 간쟁하면(諫諍則) 들어주고(見聽), 나아가고 물러가면(進退) 그 충성을 안타깝게 여기고(得閔其忠), 직책을 맡으면(任職) 그 재능을 행할 수 있습니다(得行其術). 비천하고 욕되며 어둡고 더러운 것을 멀리하고(去卑辱奧渫, 而) 조정에 오르고(升本朝), 거친 음식과 짚신을 버리고(離蔬釋蹻, 而) 기름진 음식과 좋은 곡식을 누리고(享膏粱), 제후에 봉해져(剖符) 땅을 하사 받고(錫壤, 而) 조상을 빛내고(光祖考), 자손에게 전해서(傳之子孫, 以) 유세하는 선비에게 도움이 됩니다(資說士). 그러므로(故) 세상에는(世) 반드시(必) 성덕과 지혜를 갖춘 임금이 있고 나서(有聖知之君, 而後) 현명한 신하가 있습니다(有賢明之臣). 그러므로(故) 호랑이가 울부짖어야(虎嘯而) 바람이 차고(風冽), 용이 일어나야(龍興而) 그룸이 모이니(致雲), 귀뚜라미는(蟋蟀) 가을을 기다려(俟秋) 울고(吟), 하루살이는(蜉蝣) 어두워져서 나옵니다(出以陰).

 

* 運籌(운주): (주판을 놓듯이)이리저리 궁리()하고 계획()함.

* 本朝(본조): 자기가 섬기는 나라의 조정

* 剖符(부부): ‘부절()을 쪼갠다.’는 뜻으로, 제후()를 봉()함을 이르는 말.

 

어진 임금과 준수한 신하가 만나면

『易』曰: “飛龍在天, 利見大人.” 『詩』曰: “思皇多士, 生此王國.” 故世平主聖, 俊乂將自至. 若堯舜禹湯文武之君, 獲稷契皐陶伊尹呂望之臣, 明明在朝, 穆穆布列, 聚精會神, 相得益章. 雖伯牙操遞鍾, 逢門子彎烏號, 猶未足以喩其意也.

역에 이르길(『易』曰): “나는 용이 하늘에 있어(飛龍在天), 대인을 만나는 것이 이롭다(利見大人).”라고 했습니다. 시에서 이르길(『詩』曰): “빛나는 많은 선비가(思皇多士), 이 왕국에 나왔다(生此王國).”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故) 세상이 평화롭고(世平) 임금이 성스러우면(主聖), 준걸이(俊乂) 장차(將) 스스로 이릅니다(自至). 요, 순, 우, 탕, 문왕, 무왕 같은 임금은(若堯舜禹湯文武之君), 후직, 설, 고요, 이윤, 여망 같은 신하를 얻었습니다(獲稷契皐陶伊尹呂望之臣), 밝은 <임금이> 조정에 있고(明明在朝), 온화하고 위엄 있는 <신하가>(穆穆) 늘어서 있고(布列), 정을 모으고 신을 모아(聚精會神), 서로(相) 더욱 드러납니다(得益章). 비록(雖) 백아가 체종을 타고(伯牙操遞鍾), 방문자가 오호를 당겨도(逢門子彎烏號), 오히려(猶) 그 뜻을 비유하기 부족합니다(未足以喩其意也).

 

* 思皇多士: 思는 조사, 皇은 '빛나다'란 뜻다. 

* 俊乂(준예): 재주와 슬기가 아주 뛰어난 사람.

 

故聖主必待賢臣, 而弘功業, 俊士亦俟明主, 以顯其德. 上下俱欲, 歡然交欣, 千載一會, 論說無疑, 翼乎如鴻毛遇順風, 沛乎若巨魚縱大壑. 其得意如此, 則胡禁不止, 曷令不行. 化溢四表, 橫被無窮, 遐夷貢獻, 萬祥必臻.

그러므로(故) 성스러운 임금이(聖主) 반드시(必) 현명한 신하를 기다려(待賢臣, 而) 공업을 크게 하고(弘功業), 준걸도 또한(俊士亦) 밝은 임금을 기다려(俟明主, 以) 그 덕을 드러냅니다(顯其德). 상하가 모두(上下俱) 바라고(欲), 즐겁고 기쁘게(歡然) 서로 좋아해서(交欣), 천 년에 한 번 만나(千載一會), 논설하는 것에(論說) 의심이 없고(無疑), 나는 것이(翼) 기러기 털이 순풍을 만난 듯하고(如鴻毛遇順風), 쏟아지는 것이(沛乎) 큰 물고기가 큰 골짜기에 놓인 듯합니다(若巨魚縱大壑). 그 뜻을 얻음이 이와 같다면(其得意如此, 則) 오히려(胡) 금지해도 그치지 않고(禁不止), 어떻게 명령해도(曷令) 행해지지 않겠습니까(不行). 교화가(化) 천하에 넘치고(溢四表), 橫被無窮, 멀리 있는 오랑캐가(遐夷) 공물을 바치고(貢獻), 만가지 상서로움이(萬祥) 반드시 이를 것입니다(必臻).

 

* 歡然(환연): 마음에 즐겁고 기쁨

* 鴻毛(홍모): ‘기러기의 털’이라는 뜻으로, 매우 가벼운 사물()을 이르는 말.

* 四表(사표): 나라 사방()의 바깥’이라는 뜻으로, ‘천하()’를 이르는 말.

* 遐夷(하이): 멀리 떨어져 있는 오랑캐.

* 貢獻(공헌): 사회()를 위()하여 이바지함, 공물()을 나라에 바침.

 

세상이 태평한 까닭

是以聖主不偏窺望, 而視已明, 不殫傾耳, 而聽已聰, 恩從祥風翶, 德與和氣游, 太平之責塞, 優游之望得. 遵遊自然之勢, 恬淡無爲之場, 休徵自至, 壽考無疆, 雍容垂拱, 永永萬年. 何必偃仰屈伸若彭祖, 喣噓呼吸如喬松, 眇然絶俗離世哉. 『詩』曰: “濟濟多士, 文王以寧.” 蓋信乎, 以寧也.

이 때문에(是以) 성스러운 임금은(聖主) 두루 살피지 않더라도(不偏窺望, 而) 바라보는 것이 이미 밝고(視已明), 기울여 듣기를 다하지 않더라도(不殫傾耳, 而) 듣는 것이 이미 총명하고(聽已聰), 은혜가(恩) 상서로운 바람을 따라(從祥風) 날고(翶), 덕과 화기가(德與和氣) 놀아(游), 태평스러운 책임이 꽉 차고(太平之責塞), 넉넉하게 노는 바람이 얻어집니다(優游之望得). 자연의 세를 따라 놀고(遵遊自然之勢), 무위의 경지에서(無爲之場) 마음이 깨끗하고(恬淡), 좋은 일이 생길 조짐이 스스로 이르러(休徵自至), 오래 사는 것이 끝이 없고(壽考無疆), 온화한 용모로(雍容) 내버려 두어(垂拱), 길이 만 년을 갑니다(永永萬年). 어찌 반드시(何必) 누웠다 일어나고(偃仰) 굽혔다 펴기를(屈伸) 팽조처럼 하고(若彭祖), 숨을 마시고 뱉는 것을(喣噓呼吸) 교통처럼 하고(如喬松), 아득하게(眇然) 속세와 끊고(絶俗) 세상을 떠나야 할까요(離世哉). 시에 이르길(『詩』曰): “많고도 많은 선비여(濟濟多士), 문왕이(文王) 이것으로 편안하다(以寧).”라고 했습니다. 대체로(蓋) 이것으로 편안했다는 것을 믿을만합니다(信乎, 以寧也).

 

* 恬淡(염담):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

* 休徵(휴징): 좋은 일이 있을 조짐().

* 壽考(수고): 나이가 아주 많게 오래 삶.

* 雍容(옹용): 화락하고 조용함, 垂拱(수공): ‘옷소매를 늘어뜨리고 팔짱을 낀다.’는 뜻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남이 하는 대로 보고만 있음을 이르는 말.

* 偃仰(언앙): ‘누웠다 일어났다 한다.’는 뜻으로, 기거()를 자기() 마음대로 함을 이르는 말.

* 屈伸(굴신): 팔, 다리 따위를 굽혔다 폈다 함.

* 濟濟(제제): 많고 성()함, 엄숙하고 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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