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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08 중장통(仲長統) 락지론(樂志論)] 행복한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by प्रज्ञा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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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지론은 벼슬길을 마다하고 평생 포의(布衣)로 살았던 중국 후한시대 ‘중장통(仲長統, 179~220)’의 글로 ‘즐겁게 큰 뜻을 실행하는 방법'을 말했다. 직언을 서슴지 않고 작은 일에 구속받지 않아서 광생(狂生)이라고 불렸다. 주군에서 기용하려고 했지만 병을 핑계로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았다. 헌제 때 순욱이 상서랑으로 천거했고 조조의 군사로도 일했다. 

 

後漢仲長統, 字公理. 少好學, 性倜儻敢言, 不矜小節. 每州郡命召, 輒稱疾不就, 常以爲: “凡遊帝王者, 欲以立身揚名耳, 而名不常存, 人生易滅, 優游偃仰, 固以自娛其志.” 故爲之著論云.

후한의 중장통은(後漢仲長統), 자가 공리이다(字公理). 어려서부터(少) 배우기를 좋아했고(好學), 성품이 기개가 있고(性倜儻) 말을 과감하게 했으며(敢言), 작은 예절을 존중하지 않았다(不矜小節). 매번(每) 주와 군에서(州郡) 부르면(命召), 번번이(輒) 병을 핑계로(稱疾) 나아가지 않고(不就), 늘(常) 말하기를(以爲): “무릇(凡) 제왕을 따라 노는 사람은(遊帝王者), 입신양명을 바랄 뿐이지만(欲以立身揚名耳, 而) 이름이(名) 늘 보존되지 않고(不常存), 인생이 쉽게 없어지니(人生易滅), 맘껏 놀고(優游) 편안하게 지내며(偃仰), 진실로(固) 자기 뜻을 스스로 즐겨야 한다(以自娛其志).”라고 했다. 그러므로(故) 그것을 위해(爲之) 논을 지었다고 말한다(著論云).

 

* 倜儻(척당): 뜻이 크고 기개(氣槪)가 있음.

* 命召(명소): 임금이 특별(特別)히 부름.

* 優游(우유): 하는 일 없이 한가(閑暇)롭고 편안(便安)하게 지냄.

* 偃仰(언앙): ‘누웠다 일어났다 한다.’는 뜻으로, 기거(起居)를 자기(自己) 마음대로 함을 이르는 말, 편안(便安)하게 한가로이(閑暇--) 지냄.

 

使居有良田廣宅, 背山臨流, 溝池環匝, 竹木周布, 場圃築前, 果園樹後. 舟車足以代步涉之難, 使令足以息四體之役, 養親有兼珍之膳, 妻孥無苦身之勞, 良朋萃止, 則陳酒肴以娛之; 嘉時吉日, 則烹羔豚以奉之. 躕躇畦苑, 遊戱平林, 濯淸水, 追凉風, 釣游鯉, 弋高鴻, 諷於舞雩之下, 詠歸高堂之上.

머무는 곳에(使居) 좋은 밭과 넓은 집이 있고(有良田廣宅), 산을 등지고(背山) 냇물에 임해서(臨流), 도랑과 못이(溝池) 빙 둘러 돌고(環匝), 대나무와 나무가(竹木) 죽 벌려 있으니(周布), 채마밭이(場圃) 건물 앞에 있고(築前), 과수원이(果園) 뒤에 있다(樹後). 배와 수레는(舟車) 걸어 다니고 건너는 어려움을 대신할 수 있고(足以代步涉之難), 심부름꾼은(使令) 몸이 일하는 것을 쉬게 할 수 있고(足以息四體之役), 부모를 봉양하는 데(養親) 좋은 반찬을 곁들일 수 있고(有兼珍之膳), 아내와 자식에게는(妻孥) 몸을 괴롭게 하는 힘든 일이 없고(無苦身之勞), 좋은 벗들이(良朋) 모여서 머물면(萃止, 則) 술과 안주를 벌여 놓고(陳酒肴以) 즐거워하고(娛之); 경사스러운 날이나(嘉時) 좋은 날이면(吉日, 則) 양과 돼지를 삶아서(烹羔豚以) 받든다(奉之). 밭두둑과 동산에서(畦苑) 홀로 거닐고(躕躇), 숲에서 놀고(遊戱平林), 맑은 물에서 씻고(濯淸水), 서늘한 바람을 따라다니고(追凉風), 헤엄치는 잉어를 낚고(釣游鯉), 높이 나는 기러기를 주살로 잡고(弋高鴻), 무우 아래서 바람 쐬고(諷於舞雩之下), 높은 당으로 노래하며 돌아온다(詠歸高堂之上).

 

* 場圃(장포): 집터 가까이 있는 채소밭(菜蔬), 場(장)은 농사철에 밭이 되고 추수 때는 타작마당이 된다.

* 妻孥(처노): 아내와 자식(子息)을 아울러 이르는 말.

* 舞雩(무우): 기우제를 지낼 때 춤을 추는 제단이다. 

 

安神閨房, 思老氏之玄虛, 呼吸精和, 求至人之彷彿, 與達者數子, 論道講書, 俯仰二儀, 錯綜人物, 彈南風之雅操, 發淸商之妙曲. 逍遙一世之上, 睥睨天地之間, 不受當時之責, 永保性命之期.

깊은 방에서(閨房) 정신을 편안하게 하고(安神), 노자의 현묘하고 허무한 것을 생각하고(思老氏之玄虛), <천지의> 정화를 들이마시고(呼吸精和), 지인을 닮기를 노력하고(求至人之彷彿), 통달한 사람 몇몇과 함께(與達者數子), 도를 논하고(論道) 경서를 강론하고(講書), 하늘과 땅을 올려 보고 내려 보며(俯仰二儀), 인물을 한데 모아서 평하고(錯綜人物), 남풍의 고아한 가락을 타고(彈南風之雅操), 청상의 오묘한 곡조를 연주하고(發淸商之妙曲). 세상의 위에서 노닐고(逍遙一世之上), 하늘과 땅 사이를 둘러보고(睥睨天地之間), 당시의 책임을 받지 않고(不受當時之責), 생명의 기한을 영원히 보전한다(永保性命之期).

 

* 安神(안신): 정신을 편안하게 하다

* 閨房(규방): 깊숙한 방, 내실.

* 彷彿(방불): 거의 비슷함, 무엇과 같다고 느끼게 함.

* 二儀(이의): 음과 양, 즉 천지를 가리킨다. 儀는 법칙이란 뜻이다.

* 錯綜(착종): 여러 가지가 뒤섞여 모임, 여러 가지가 뒤섞여 모임.

* 睥睨(비예): 눈을 흘겨봄, 눈을 흘겨봄.

* 性命之期: 하늘로부터 받은 생명의 기한이다. 

 

如是則可以凌霄漢, 出宇宙之外矣, 豈羨夫入帝王之門哉.

이와 같다면(如是則) 하늘의 은하수를 넘을 수 있고(可以凌霄漢), 우주의 밖으로 나갈 수 있으니(出宇宙之外矣), 어찌(豈) 저 제왕의 문에 드는 것을(夫入帝王之門) 부러워하겠는가(羨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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