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張儀去楚, 因遂之韓, 說韓王曰: "韓地險惡山居, 五穀所生, 非菽而麥, 民之食大抵[飯]菽[飯]藿羹. 一歲不收, 民不饜糟糠. 地不過九百里, 無二歲之食. 料大王之卒, 悉之不過三十萬, 而廝徒負養在其中矣. 除守徼亭鄣塞, 見卒不過二十萬而已矣. 秦帶甲百餘萬, 車千乘, 騎萬匹, 虎賁之士跿跔科頭貫頤奮戟者, 至不可勝計. 秦馬之良, 戎兵之衆, 探前趹後蹄閒三尋騰者, 不可勝數. 山東之士被甲蒙胄以會戰, 秦人捐甲徒裼以趨敵, 左挈人頭, 右挾生虜. 夫秦卒與山東之卒, 猶孟賁之與怯夫;以重力相壓, 猶烏獲之與嬰兒. 夫戰孟賁·烏獲之士以攻不服之弱國, 無異垂千鈞之重於鳥卵之上, 必無幸矣.
34 장의가 초나라를 떠나서(張儀去楚), 잇달아(因) 마침내(遂) 한나라에 가서(之韓), 한왕을 설득하여 말하길(說韓王曰): "한나라는(韓) 땅이 험하고(地險) 험악한 산이 있고(惡山居), 오곡이 나는 것이(五穀所生), 콩 아니면(非菽而) 보리 정도이니(麥), 백성이 먹는 것이(民之食) 대개(大抵) 콩밥을 먹고([飯]菽) 콩잎 국을 먹습니다([飯]藿羹). 일 년이라도(一歲) 거두지 못하면(不收), 백성은(民) 술지게미와 쌀겨조차도(糟糠) 배불리 먹지 못합니다(不饜). 땅은(地) 900리를 넘지 않고(不過九百里), 2년을 견딜 식량이 없습니다(無二歲之食). 왕의 군대를 헤아려보니(料大王之卒), 모두(悉之) 30만을 넘지 않는데(不過三十萬, 而) 하인 무리와(廝徒) 잡부도(負養) 그 안에 있습니다(在其中矣). 관문과 요새를(亭鄣塞) 지키고 순찰하는 숫자를 빼면(除守徼), 보이는 병사는(見卒) 20만을 넘지 못할 뿐입니다(不過二十萬而已矣). 진나라는(秦) 갑옷을 입은 장졸이 100만이고(帶甲百餘萬), 전차가 1000승이고(車千乘), 기마가 만 필이고(騎萬匹), 호랑이처럼 날랜 용사와(虎賁之士) 맨머리로 뛰어들고(跿跔科頭) 턱이 뚫리고도 창을 휘두르는 병사가(貫頤奮戟者), 지극히 많아(至) 셀 수 없습니다(不可勝計). 진나라의 말이(秦馬之) 뛰어나고(良), 군사가 많아서(戎兵之衆), 앞발을 들고(探前) 뒷굽이 달리는(趹後蹄) 사이에(閒) 세 길을 뛰어오르는 사람이(三尋騰者), 셀 수 없습니다(不可勝數). 산동의 군사가(山東之士) 갑옷을 입고(被甲) 투구를 쓰고서(蒙胄以) 싸우지만(會戰), 진나라 병사는(秦人) 갑옷을 버리고(捐甲) 맨손에 웃통을 벗고(徒裼以) 적에게 달려가(趨敵), 왼손으로(左) 적군의 머리를 들고(挈人頭), 오른손으로(右) 포로를 옆구리에 낍니다(挾生虜). 무릇(夫) 진나라 군사와(秦卒與) 산동의 군사는(山東之卒), 맹분과 겁쟁의 싸움과 같고(猶孟賁之與怯夫); 무거운 힘으로(以重力) 서로 누르는 것은(相壓), 오획과 어린아이의 싸움과 같습니다(猶烏獲之與嬰兒). 무릇(夫) 맹분과 오획같은 병사를 싸우게 해서(戰孟賁·烏獲之士以) 복종하지 않는 약한 나라를 치는 것은(攻不服之弱國), 새알 위에(於鳥卵之上) 천균의 무거운 것을 내려놓은 것과(垂千鈞之重) 다를 바 없으니(無異), 반드시(必) 행운이 없을 것입니다(無幸矣).
* 惡山(악산): 험악(險惡)한 산(山).
* 亭鄣(정장): (예전에) 요새(要塞)처럼 만들어 놓고 사람들이 드나드는 것을 검열(檢閱)하던 곳.
* 帶甲(대갑): 갑옷(甲-)을 입은 장졸(將卒).
* 科頭(과두): 맨머리. 갓이나 두건 따위를 쓰지 않은 머리.
* 戎兵(융병), 兵士(병사): 하사관(下士官) 아래의 군인(軍人). 군사(軍士).
* 孟賁(맹분): 중국(中國)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제나라(齊--) 때 역사(力士)의 이름.
* 烏獲(오획): 매우 힘이 센 진나라(秦)의 장사(壯士).
* 烏獲之力(오획지력): 「진나라(秦--)의 장사(壯士) 오획(烏獲)의 힘」이라는 뜻으로, 매우 센 힘을 두고 이르는 말.
35 夫群臣諸侯不料地之寡, 而聽從人之甘言好辭, 比周以相飾也, 皆奮曰'聽吾計可以彊霸天下'. 夫不顧社稷之長利而聽須臾之說, 詿誤人主, 無過此者.
35 무릇(夫群) 여러 신하와 제후들이(臣諸侯) 땅이 적은 것을 생각하지 않고(不料地之寡, 而) 합종을 주장하는 사람의(從人之) 달콤하고 아름다운 말을 듣고(聽甘言好辭), 두루 친하게 지내면서(比周以) 서로 꾸며서(相飾也), 모두(皆) 큰소리치며 말하길(奮曰) '우리 계책을 듣는다면(聽吾計) 천하의 패자가 될 수 있습니다(可以彊霸天下)'라고 합니다. 무릇(夫) 사직의 오랜 이익을 돌아보지 않고(不顧社稷之長利而) 잠깐의 <달콤한> 말을 듣는다면(聽須臾之說), 임금을 망치는 일에(詿誤人主), 이것을 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無過此者).
36 大王不事秦, 秦下甲據宜陽, 斷韓之上地, 東取成皋·滎陽, 則鴻臺之宮·桑林之苑非王之有也. 夫塞成皋, 絕上地, 則王之國分矣. 先事秦則安, 不事秦則危. 夫造禍而求其福報, 計淺而怨深, 逆秦而順楚, 雖欲毋亡, 不可得也.
36 대왕께서 진나라를 섬기지 않으면(大王不事秦), 진나라는(秦) 병사를 내려보내(下甲) 의양을 점거하고(據宜陽), 한나라의 위쪽 땅을 끊고(斷韓之上地), 동으로(東) 성고와 형양을 빼앗아서(取成皋·滎陽, 則) 홍대의 궁궐과(鴻臺之宮), 상림의 정원이(桑林之苑) 왕의 것이 아니게 될 것입니다(非王之有也). 무릇(夫) 성고를 막고(塞成皋), 위쪽 땅을 끊으면(絕上地, 則) 왕의 나라는(王之國) 나뉠 것입니다(分矣). 먼저(先) 진나라를 섬긴다면(事秦則) 편안해질 것이고(安), 섬기지 않는다면(不事秦則) 위태로울 것입니다(危). 무릇(夫) 화를 만들고서(造禍而) 그 복이 보답하길 바라는 것은(求其福報), 계책이 미숙해서(計淺而) 원한이 깊어질 것이고(怨深), 진나라를 거스르고(逆秦而) 초나라를 따른다면(順楚), 비록(雖) 망하지 않기를 바라더라도(欲毋亡), 그럴 수 없습니다(不可得也).
37 故為大王計, 莫如為秦. 秦之所欲莫如弱楚, 而能弱楚者如韓. 非以韓能彊於楚也, 其地勢然也. 今王西面而事秦以攻楚, 秦王必喜. 夫攻楚以利其地, 轉禍而說秦, 計無便於此者." 韓王聽儀計. 張儀歸報, 秦惠王封儀五邑, 號曰武信君.
37 그러므로(故) 왕을 위하여(為大王) 계책을 생각하면(計), 무엇도(莫) 진나라를 섬기는 것만 못합니다(如為秦). 진나라가 바라는 것은(秦之所欲) 무엇도(莫) 초나라를 약하게 하는 것만 못하며(如弱楚, 而) 초나라를 약하게 할 수 있는 나라는(能弱楚者) 한나라입니다(如韓). 한나라로(韓) 초나라보다 강하기(能彊於楚也) 때문이 아니라(非以), 그 땅의 형세가(其地勢) 그렇습니다(然也). 지금(今) 왕께서 서면하고(王西面而) 진나라를 섬기고(事秦以) 초나라를 공격하면(攻楚), 진왕은 반드시 기뻐할 것입니다(秦王必喜). 무릇(夫) 초나라를 공격해서(攻楚以) 그 땅을 얻고(利其地), 화를 돌려서(轉禍而) 진나라를 기쁘게 하는 것은(說秦), 계책 중에(計) 이것보다 편한 것이 없습니다(無便於此者)."라고 했다.
한왕이(韓王) 장의의 말을 들어주었다(聽儀計). 장의가 돌아가 보고하자(張儀歸報), 진나라 혜왕이(秦惠王) 장의에게 5읍을 봉해주고(封儀五邑), 부르기를(號) 무신군이라 했다(曰武信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