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北之燕, 說燕昭王曰: "大王之所親莫如趙. 昔趙襄子嘗以其姊爲代王妻, 欲并代, 約與代王遇於句注之塞. 乃令工人作爲金斗, 長其尾, 令可以擊人. 與代王飲, 陰告廚人曰: '即酒酣樂, 進熱啜, 反鬬以擊之.' 於是酒酣樂, 進熱啜, 廚人進斟, 因反鬬以擊代王, 殺之, 王腦涂地. 其姊聞之, 因摩笄以自刺, 故至今有摩笄之山. 代王之亡, 天下莫不聞.
46 북으로(北) 연나라에 가서(之燕), 연왕을 설득하여 말하길(說燕昭王曰): "대왕께서(大王之) 친하게 지내는 나라는(所親) 조나라만 한 것이 없다(莫如趙). 옛날(昔) 조양자가(趙襄子) 일찍이(嘗) 자기 누이를(以其姊) 대왕의 처로 만들어(爲代王妻), 대나라를 병합하려고 해서(欲并代), 구주의 요새에서(於句注之塞) 대왕과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約與代王). 이에(乃) 장인을 시켜(令工人) 금두를 만들도록 하고(作爲金斗), 그 자루를 길게 만들어(長其尾), 사람을 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令可以擊人). 대왕과 함께 <술을> 마시면서(與代王飲), 주방 사람에게 말하길(陰告廚人曰): '곧(即) 술자리가 즐거워지면(酒酣樂), 뜨거운 국을 내오면서(進熱啜), 국자를 거꾸로 해서(反鬬以) 그를 쳐라(擊之).'라고 했다. 이에(於是) 술자리에 흥이 오르자(酒酣樂), 뜨거운 국을 올리면서(進熱啜), 요리사가(廚人) 나아가 술을 따르다가(進斟), 인하여(因) 금두를 거꾸로 잡고(反鬬以) 대왕을 쳐서(擊代王), 죽였는데(殺之), 왕의 뇌가(王腦) 땅에 쏟아졌습니다(涂地). 그 누이가(其姊) 이것을 듣고(聞之), 인하여(因) 비녀를 갈아서(摩笄以) 스스로 찔렀고(自刺), 그러므로(故) 지금까지(至今) 마계산이 있습니다(有摩笄之山). 대왕이 망한 것은(代王之亡), 천하에서(天下) 누구라도(莫) 듣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不聞).
* 金斗(금두): 쇠붙이로 만든 술 그릇으로 모양이 국자와 같음.
* 廚人(주인): 부엌에서 일하는 사람.
* 酣樂(감락): 마음껏 즐김.
* 熱啜湯(열철탕): 뜨거운 국.
47 夫趙王之很戾無親, 大王之所明見, 且以趙王爲可親乎? 趙興兵攻燕, 再圍燕都而劫大王, 大王割十城以謝. 今趙王已入朝澠池, 效河閒以事秦. 今大王不事秦, 秦下甲雲中·九原, 驅趙而攻燕, 則易水·長城非大王之有也.
47 무릇(夫) 조왕이(趙王之) 매우 포악하고(很戾) 친애가 없는 것은(無親), 대왕께서(大王之) 잘 아는 것인데(所明見), 또한(且) 조왕과(以趙王) 친할 수 있다고 여기십니까(爲可親乎)? 조왕이(趙) 군대를 일으켜(興兵) 연나라를 쳐서(攻燕), 두 번이나(再) 연나라 도읍을 포위하고(圍燕都而) 대왕을 협박해서(劫大王), 대왕께서(大王) 성 열 개를 떼어주고(割十城以) 사과했습니다(謝). 지금(今) 조왕이(趙王) 이미(已) 민지에서 입조하고(入朝澠池,) 하간을 바치고(效河閒以) 진나라를 섬기고 있습니다(事秦). 지금(今) 대왕께서(大王) 진나라를 섬기지 않아서(不事秦), 진나라가(秦) 병사를 운중과 구원으로 내려보내고(下甲雲中·九原), 조나라를 몰아(驅趙而) 연나라를 공격하면(攻燕, 則) 역수와 장성이(易水·長城) 대왕의 소유가 아닐 것입니다(非大王之有也).
48 且今時趙之於秦猶郡縣也, 不敢妄舉師以攻伐. 今王事秦, 秦王必喜, 趙不敢妄動, 是西有彊秦之援, 而南無齊趙之患, 是故願大王孰計之."
48 또한(且) 지금(今時) 조나라가(趙之) 진나라에게는(於秦) 군현과 같아서(猶郡縣也), 감히(敢) 함부로(妄) 군대를 일으켜 공격할 수도 없습니다(不舉師以攻伐). 지금(今) 왕께서(王) 진나라를 섬기면(事秦), 진왕은(秦王) 반드시 기뻐할 것이고(必喜), 조나라가(趙) 감히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니(不敢妄動), 이것은(是) 서쪽으로(西) 강한 진나라의 도움이 있고(有彊秦之援, 而) 남쪽으로(南) 조나라와 제나라의 걱정이 없는 것이고(無齊趙之患), 이 때문에(是故) 원컨대(願) 대왕께서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大王孰計之)."라고 했다.
49 燕王曰: "寡人蠻夷僻處, 雖大男子裁如嬰兒, 言不足以采正計. 今上客幸教之, 請西面而事秦, 獻恒山之尾五城." 燕王聽儀. 儀歸報, 未至咸陽而秦惠王卒, 武王立.
49 연왕이 말하길(燕王曰): "과인이(寡人) 오랑캐처럼(蠻夷) 변방에 살면서(僻處), 비록(雖) 큰 남자인데도(大男子) 분별하는 것이(裁) 어린아이와 같으니(如嬰兒), 올바른 계책을 얻을 수 없었다(言不足以采正計). 지금(今) 상객이(上客) 다행히(幸) 가르쳐주니(教之), 청컨대(請) 서면하고(西面而) 진나라를 섬기고(事秦), 항산의 끝에 있는(恒山之尾) 성 다섯을 바치겠소(獻五城)."라고 했다.
연왕이(燕王) 장의의 말을 들어주었다(聽儀). 장의가 돌아가 보고하려는데(儀歸報), 함양에 이르지 못해서(未至咸陽而) 진 혜왕이 죽고(秦惠王卒), 무왕이 즉위했다(武王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