穆王將征犬戎, 祭公謀父諫曰: 不可. 先王耀德不觀兵. 夫兵戢而時動, 動則威, 觀則玩, 玩則無震. 是故周文公之《頌》曰: "載戢干戈, 載櫜弓矢. 我求懿德, 肆于時夏, 允王保之."
목왕이(穆王) 장차(將) 견융을(犬戎) 정벌하려고 하자(征), 채공(祭公) 모보가(謀父) 간하여 말하길(諫曰): 안됩니다(不可). 선왕은(先王) <천하에> 덕을(耀德) 빛나게 하고(耀) 병사 일으키는 것을(兵) 보지 않았습니다(不觀). 무릇(夫) 병기를(兵) 거두었다가(戢而) 때에 맞게(時) 움직이고(動), 움직이면(動則) 위력이 있으니(威), <자주> 보이면(觀則) 얕보고(玩), 얕보면(玩則) 두려워함이 없습니다(無震). 이 때문에(是故) 주 문공이(周文公之) 송에서 말했습니다(《頌》曰): "창과 방패를(干戈) 거두어 정비하고(載戢), 활과 화살을(弓矢) 거두어 활집에 넣어라(載櫜). 내가(我) 아름다운 덕을 구하여(求懿德), 肆于時夏, 진실로(允) 왕이 그것을 보전했다(王保之)."라고 했습니다.
* 懿德(의덕), 宜德(의덕): 좋은 덕행.
先王之于民也, 懋正其德而厚其性, 阜其財求而利其器用, 明利害之鄉, 以文修之, 使務利而避害, 懷德而畏威, 故能保世以滋大.
선왕이(先王之) 백성을 대한 것은(于民也), 그 덕을(其德) 바르게 하고(正而) 그 본성을(其性) 두텁게 하는(厚) 것에 힘쓰고(懋), 그 재물(其財) 구하기를(求) 풍성하게 하여(阜而) 그 기물의 쓰임을(其器用) 이롭게 하고(利), 이로움과 해로움의(利害之) 추세를(鄉) 밝혀서(明, 以) 문덕이(文) 그것을 닦고(修之), 이로움에 힘쓰고(務利而) 해로움을 피하도록(避害) 하여(使), 덕에 감복하고(懷德而) <형벌의> 위력을(威) 두려워하게 했고(畏), 그러므로(故) 대대로(世以) 그 위대함을(滋大) 보전할 수 있습니다(能保).
昔我先王世后稷, 以服事虞·夏.
옛날(昔) 우리(我) 선왕이(先王) 대대로(世) 후직이 되어(后稷, 以) 우와 하에(虞·夏) 복종하고 섬겼습니다(服事).
及夏之衰也, 棄稷不務, 我先王不窋用失其官, 而自竄于戎·狄之間, 不敢怠業, 時序其德, 纂修其緒, 修其訓典, 朝夕恪勤, 守以敦篤, 奉以忠信, 奕世載德, 不忝前人.
하나라가(夏之) 쇠퇴함에(衰) 이르러서(及也), 후직을 버리고(棄稷) 힘쓰지 않아서(不務), 우리(我) 선왕(先王)이신 불굴이(不窋) 이 때문에(用) 그 관직을(其官) 잃고(失, 而) 스스로(自) 견융 지역(戎·狄之) 사이로(于間) 숨었지만(竄), 감히(敢) 그 직업을(業) 게을리하지 않고(不怠), 그 <선대의> 덕을(其德) 서술하고(時序), 그 실마리를(其緒) 모아 정리하고(纂修), 그 훈령과 법도를(其訓典) 정비하여(修), 아침저녁으로(朝夕) 부지런히 힘쓰고(恪勤), 지켜서(守以) 돈독하게 하고(敦篤), 충과 신으로(以忠信) 받들고(奉), 여러 대에 걸쳐(奕世) 덕을 이루어(載德), 앞사람들을(前人) 더럽히지 않았습니다(不忝).
* 纂修(찬수): 글이나 자료(資料) 따위를 모아 정리(整理)함. 또는 그렇게 하여 책(冊)으로 만듦.
至于武王, 昭前之光明而加之以慈和, 事神保民, 莫弗欣喜. 商王帝辛, 大惡于民. 庶民不忍, 欣戴武王, 以致戎于商牧. 是先王非務武也, 勤恤民隱而除其害也.
무왕에(于武王) 이르러(至), 전왕의(前之) 광명을(光明) 밝히고(昭而) 인자함과 온화함을(以慈和) 그것에 더하여(加之), 신을 섬기고(事神) 백성을 보전하여(保民), 기뻐하고 좋아하지 않는(弗欣喜) 사람이 없었습니다(莫). 상나라 왕(商王) 제신이(帝辛), 백성에게(于民) 크게 미움을 받았습니다(大惡). 백성이(庶民) 참지 못하고(不忍), 기쁘게(欣) 무왕을(武王) 받들어서(戴, 以) 상나라의 목야에서(于商牧) 싸움에 이르렀습니다(致戎). 이것은(是) 선왕이(先王) 무력에 힘쓴 것이(務武) 아니고(非也), 부지런히(勤) 백성의 근심(民隱)을 구하여(恤而) 그 해악을(其害) 제거한 것입니다(除也).
* 欣喜(흔희), 歡喜(환히): 1. 매우 2. 불법(佛法)을 듣고 믿음을 얻어 느끼는 기쁨.
夫先王之制: 邦內甸服, 邦外侯服, 侯·衛賓服, 蠻·夷要服, 戎·狄荒服. 甸服者祭, 侯服者祀, 賓服者享, 要服者貢, 荒服者王. 日祭·月祀·時享·歲貢·終王, 先王之訓也.
무릇(夫) 선왕의(先王之) 제도는(制): 나라 안으로는(邦內) 전복(甸服)이고, 나라 밖으로는(邦外) 후복(侯服)이고, 후복과 위(侯·衛) 사이는 빈복이며(賓服), 만이는(蠻·夷) 요복이며(要服), 견융은(戎·狄) 황복입니다(荒服). 전복에 사는(甸服) 사람은(者) 제를 보내고(祭), 후복에 사는(侯服) 사람은(者) 사를 바치고(祀), 빈복에 사는(賓服) 사람은(者) 향을 드리고(享), 요복에 사는(要服) 사람은(者) 공을 바치고(貢), 황복에 사는(荒服) 사람은(者) 왕노릇을 합니다(王). 일제(日祭), 월사(月祀), 시향(時享), 세공(歲貢), 종왕(終王)이, 선왕의(先王之) 가르침입니다(訓也).
* 邦內(방내): 천자국(天子國)의 국도(國都) 사방 1천 리 구역을 이르는 말. 천자가 직접 통치하는 곳을 말한다.
* 甸服(전복): 천자국(天子國)의 왕성(王城)을 중심으로 교외의 1천 리 안 지역을 이르는 말. 甸은 畿內, 服은 王을 위하여 힘껏 농사지어 받든다는 뜻이라고 한다.
* 侯服(후복): 전복(甸服)의 밖 5백 리 지역으로, 제후(諸侯)들에게 봉지(封地)로 주는 구역이다.
* 賓服(빈복): 후복(侯服)의 밖 5백 리 구역. 제후와 중국의 변경(邊境)에 끼어 있어서 제후국의 외위(外衛)가 된다는 뜻이며, 이들이 정기적으로 천자에게 조공하면 빈례(賓禮)로 대접한다 하여 빈복(賓服)이라 하였다.
* 要服(요복): 빈복(賓服)의 밖 5백 리 구역. 요(要)는 '속박하다'의 뜻. 만이(蠻夷)는 국도(國都)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중국과 같은 통치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우호 관계를 맺어 천자를 섬기도록 하여 ‘기미술(羈縻術)’로 다스린다 하여 이른 말이다.
* 荒服(황복): 요복(要服)의 밖 5백 리 구역. 이곳은 요복(要服)보다 훨씬 더 먼 황야지역으로 그들의 풍속에 순응하여 천자를 섬기도록 한다 하여 이르는 말이다.
有不祭則修意, 有不祀則修言, 有不享則修文, 有不貢則修名, 有不王則修德, 序成而有不至則修刑. 于是乎有刑不祭, 伐不祀, 征不享, 讓不貢, 告不王.
제를 바치지 않음이(不祭) 있으면(有則) 뜻을 다스려서(修意) <자책하고>, 사를 바치지 않음이(不祀) 있으면(有則) 말로 다스려서(修言) <바로잡고>, 향을 드리지 않음이(不享) 있으면(有則) 문으로 다스려서(修文) <법을 정비하고>, 공을 바치지 않음이(不貢) 있으면(有則) 명분으로 다스려서(修名) 바로잡고, 왕을 하지 않음이(不王) 있으면(有則) 덕을 다스려서(修德), 차서가(序) 이루어졌는데도(成而) 오지 않음이(不至) 있으면(有則) 형벌로 다스렸습니다(修刑). 이에(于是乎) 제를 바치지 않음을(不祭) 벌주고(刑), 사를 바치지 않음을 공벌하고(伐不祀), 향 드리지 않음을 정복하고(征不享), 공 바치지 않음을 꾸짖고(讓不貢), 왕노릇 하지 않으면(不王) 일러줌이 있었습니다(有告).
于是乎有刑罰之辟, 有攻伐之兵, 有征討之備, 有威讓之令, 有文告之辭. 布令陳辭而又不至, 則增修于德而無勤民于遠, 是以近無不聽, 遠無不服.
이에(于是乎) 벌주는(刑罰之) 법(辟)이 있고(有), 공벌하는(攻伐之) 군대가(兵) 있고(有), 정토하는(征討之) 갖춤이(備) 있고(有), 엄하게 꾸짖는(威讓之) 명령이(令) 있고(有), 글로 일러주는(文告之) 말이(辭) 있다(有). 령을 포고하고(布令) 타이르는 말을 해서도(陳辭而) 또(又) 이르지 않는다면(不至, 則) 더욱(增) 덕을 닦아서(修于德而) 먼 곳에 <가서>(于遠) 백성을 수고롭게 함이(勤民) 없도록 하고(無), 이 때문에(是以) 가까이에서(近) 듣지 않음이(不聽) 없고(無), 멀리서(遠) 복종하지 않음이(不服) 없었다(無).
今自大畢·伯士之終也, 犬戎氏以其職來王. 天子曰: "予必以不享征之, 且觀之兵. 其無乃廢先王之訓而王幾頓乎!吾聞夫犬戎樹惇, 帥舊德而守終純固, 其有以御我矣!"
지금(今) 대필과 백사의(大畢·伯士之) 죽음 뒤로는(自終也), 견융씨가(犬戎氏) 그 직분에 맞게(以其職) 와서 왕노릇 했습니다(來王). <그런데> 천자가 말했다(天子曰): "나는(予) 반드시(必) 시향하지 않은 것을(以不享) 정벌하고(征之), 또(且) 병사를 일으키려 한다(觀之兵). 그것은(其) 아마도(無乃) 선왕의(先王之) 가르침을(訓) 없애서(廢而) 왕기가(王幾) 넘어지지 않을까요(頓乎)! 제가(吾) 듣기에(聞) 저(夫) 견융이(犬戎) 두터움을 세워서(樹惇), 옛 <선왕의> 덕을(舊德) 따라서(帥而) 끝까지(終) 순수하고 견고함을(純固) 지키니(守), 아마(其) 우리를 막을(御我) 수 있습니다(有以矣)!"라고 했다.
* 大畢·伯士: 둘 모두 견융 지역을 다스리던 군주의 이름이다.
* 無乃(무내): '설마 ~이 아닌가?, 아마도 ~이 아닌가?' 등으로 해석한다.
* 不享征之: 시향(時享)은 빈복(賓服)의 제후가 행하는 예인데, 요복의 예를 행하는 견융(犬戎)을 꾸짖으며 무력을 보인 것은 잘못이다.
王不聽, 遂征之, 得四白狼, 四白鹿以歸. 自是荒服者不至.
왕이(王) 듣지 않고(不聽), 끝내(遂) 정벌하여(征之), 흰 이리(白狼) 네 마리(四)와, 흰 사슴(白鹿) 네 마리를(四) 잡아서(得以) 돌아왔다(歸). 이로부터(自是) 황복하는 사람이(荒服者) 이르지 않았다(不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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