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사성어(故事成語)

[고사성어(故事成語) 처세(處世) 10] 여세추이(與世推移) / 세상의 변화에 융통성 있게 적응하는 것

by प्रज्ञा 2024. 11. 11.
반응형

전국시대 초(楚)나라에서 삼려대부의 지위까지 올랐던 굴원은 제(齊)와 동맹해 강국인 진(秦)에 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정적들의 모함을 받아 좌천되었다. 굴원의 간언을 무시한 회왕은 장의의 모략에 빠져 진에 사로잡혀 객사했다. 경양왕이 즉위한 뒤 굴원은 다시 조정으로 돌아왔으나 다시 유배됐다. 굴원은 <어부사(漁父辭)>를 지어 자신의 심정을 나타냈다. 
굴원과 어부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굴원의 처치를 들은 어부가 성인은 혼탁한 세상의 흐름에 따라가라고 충고하는데서 유래한 고사성어다. 일반적으로 한 가지 일에만 얽매여 발전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일컫는 ‘수주대토(守株待兎)’와는 반대로, 시대나 세상의 변화에 융통성 있게 적응해 가는 성인(聖人)의 법도를 나타내는 의미로 쓰인다.

유의어: 여세부침(與世浮沈)


屈原, 名平, 楚之同姓.(굴원명평 초지동성) 爲懷王左徒, 博聞强志, 明於治亂.(위회왕좌도 박문강지 명어치란)

굴원은(屈原), 이름은 평이고(名平), 초나라와 같은 성이다(楚之同姓). 회왕의 좌도가 되었고(爲懷王左徒), 널리 듣고(博聞) 강직한 뜻을 가져(强志), 혼란한 세상을 다스리는 것에(於治亂) 밝았다(明).

 

* 左徒(좌도): 왕을 도와 정사를 돕고, 법령을 만드는 직책

 

嫺於辭令, 王甚任之. 上官大夫與之同列, 爭寵而心害其能, 因讒之, 王怒而疏平. 後秦昭王欲與懷王會, 平曰: “秦虎狼之國, 不如無行.” 懷王稚子子蘭勸王行, 王死於秦.

문장을 꾸미는 것에(於辭令) 우아하게 해서(嫺), 왕이(王) 깊이 신임했다(甚任之). 상관대부와 그가(上官大夫與之) 같은 반열이 되어(同列), 총애를 다투다가(爭寵而) 마음이(心) 그 재능을 해치고(害其能), 이 때문에(因) 그를 참소하자(讒之), 왕이 노하여(王怒而) 굴원과 멀어졌다(疏平).

나중에(後) 진 소왕이(秦昭王) 회왕고 더불어(與懷王) 회합을 가지려고 하자(會), 굴원이 말하길(平曰): “진나라는(秦) 호랑이와 이리 같은 나라이니(虎狼之國), 가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不如無行).”라고 했다.

회왕의(懷王) 애송이(稚子) 자란이(子蘭) 왕이 가도록 권했고(勸王行), 왕이(王) 진나라에서 죽었다(死於秦).

 

* 辭令(사령): 임명(), 해임() 따위의 인사()에 관한 명령(), 남을 응대()하는, 반드레하게 꾸미는 말, 문장을 꾸미는 말.

* 稚子(치자): 열 살 전후()의 어린아이, 나이 어린 아들.

 

長子頃襄王立, 以子蘭爲令尹. 子蘭使上官大夫, 短原於王, 王怒而遷之.

장자 경양왕이 즉위하여(長子頃襄王立, 以) 자란이(子蘭) 영윤이 되었다(爲令尹). 자란이(子蘭) 상관대부로 하여금(使上官大夫), 왕에게(於王) 굴원을 헐뜯도록 하자(短原), 왕이 노하여(王怒而) 그를 유배 보냈다(遷之).

原至江濱, 被髮行吟澤畔, 顔色憔悴, 形容枯槁.

굴원이(原) 강가에 이르러(至江濱), 못가에서(澤畔) 머리를 풀어헤치고(被髮) 다니며 노래하는데(行吟), 안색이 초췌하고(顔色憔悴), 몰골이(形容) 파리했다(枯槁).

 

* 澤畔(택반): 못 가에 있는 약간 판판하게 된 땅.

* 枯槁(고고): 초목()이 바짝 마름, 야위어 파리함.

 

漁父問曰: “子非三閭大夫歟, 何故至此?”(어부문왈 자비삼려대부여 하고지차)

어부가 묻기를(漁父問曰): “그대는(子) 삼려대부가 아닌가(非三閭大夫歟), 무슨 까닭으로(何故) 여기에 이르렀는가(至此)?”라고 했다.

原曰: “擧世混濁, 而我獨淸;(거세혼탁 이아독청) 衆人皆醉, 而我獨醒, 是以見放.”(중인개취 이아독성 시이견방)

굴원이 말하길(原曰): “온 세상이(擧世) 혼탁한데(混濁, 而) 나만(我) 홀로 깨끗하고(獨淸); 여러 사람이(衆人) 모두(皆) 취했는데(醉, 而) 나만 홀로 멀쩡하니(我獨醒), 이 때문에(是以) 내침을 당했다(見放).”라고 했다.

漁父曰: “夫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부성인불응체어물 이능여세추이) 擧世混濁, 何不隨其流而揚其波; (거세혼탁 하불수기류이양기파) 衆人皆醉, 何不餔其糟而啜其醨?(중인개취 하불포기조이철기리) 何故懷瑾握瑜, 而自令見放爲.”(하고회근우유 이자령견방위)

어부가 말하길(漁父曰): “무릇(夫) 성인은(聖人) 외물에(於物) 막히거나 걸리지 않고(不凝滯, 而) 세상과 함께(與世) 옮겨갈 수 있다(推移). 온 세상이 혼탁한데(擧世混濁), 어찌(何) 그 흐름을 따르고(隨其流而) 그 물결을 올라타지 않고(揚其波); 여러 사람이 모두 취했는데(衆人皆醉), 어찌(何) 그 지게미를 먹고 그 술을 들이켜지 않는가(不餔其糟而啜其醨)? 무슨 까닭으로(何故) 아름다운 옥을 품고 쥐었으면서(懷瑾握瑜, 而) 스스로(自) 내침당하도록 했는가(令見放爲).”라고 했다.

原曰: “吾聞之, 新沐者必彈冠, 新浴者必振衣.(오문지 신목자필탄관 신욕자필진의) 誰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수능이신지찰찰 수물지민민자호) 寧赴湘流, 而葬乎江魚腹中耳, 又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之塵埃乎?”(녕부상류 이장호강어복중이 우안능이호호지백 이몽세진애호) 乃作「懷沙之賦」, 懷石, 自投汨羅以死.(내작회사지부 회석자투멱라이사)

굴원이 말하길(原曰): “내가 듣기로(吾聞之), 방금 머리 감은 사람은(新沐者) 반드시(必) 관을 털고(彈冠), 방금 목욕한 사람은(新浴者) 반드시 옷을 턴다고(必振衣) 했다. 누가(誰) 몸의 맑고 깨끗한 것으로(以身之察察), 만물의 더럽고 지저분한 것을(物之汶汶者) 받아들이겠는가(乎)? 차라리(寧) 상류에 달려가(赴湘流, 而) 물고기 뱃속에(乎江魚腹中) 죽을 망정(耳), 또(又) 어찌(安) 희고 깨끗한 것으로(以皓皓之白, 而) 세상의 먼지를(世之塵埃) 뒤집어쓸 수 있겠는가(乎)?”라고 했다.

이에(乃) 회사의 노래를 짓고(作「懷沙之賦」), 돌을 끌어안고(懷石), 멱라에 스스로 뛰어들어(自投汨羅以) 죽었다(死).

 

* 察察(찰찰): 아주 자세한 모양.

* 汶汶(민민): 더럽고 지저분한 모습, 불명예.

* 皓皓(호호): 깨끗하고 흼, 빛나고 맑음.

* 塵埃(진애): 티끌과 먼지를 통틀어 이르는 말, 세상()의 속()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後百餘年, 賈生爲長沙王太傅, 過湘水, 投書以弔之.(후백여년 가생위장사왕태부 과상수 투서이조지) - 『몽구(蒙求)』

뒤에(後) 백여 년이 지나(百餘年), 가생이(賈) 장사왕의 태부가 되어(爲長沙王太傅), 상수를 지나다가(過湘水), 글을 던져(投書以) 그를 조문했다(弔之). 『몽구(蒙求)』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