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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48] 한유(韓愈) 상재상제삼서(上宰相第三書) - 재상께 올리는 세 번째 글

by प्रज्ञा 2024.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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愈聞周公之爲輔相, 急於見賢也, 方一食, 三吐其哺; 方一沐, 三握其髮. 當是時, 天下之賢才, 皆已擧用, 姦邪讒佞欺負之徒, 皆已除去. 四海皆已無虞, 九夷八蠻在荒服之外者皆已賓貢, 天災時變昆蟲草木之妖皆已銷息, 天下之所謂禮樂刑政敎化之具, 皆已修理. 風俗皆已敦厚, 動植之物風雨霜露之所霑被者, 皆已得宜, 休徵嘉瑞麟鳳龜龍之屬, 皆已備至. 而周公以聖人之才, 憑叔父之親, 其所輔理承化之功. 又盡章章如是.

제가 듣기로(愈聞) 주공이(周公之) 보좌하는 재상이 되어(爲輔相), 현인을 만나는 것에(於見賢) 급해서(也), 막(方) 밥 한 끼를 먹다가도(一食), 그 먹은 것을(其哺) 세 번 토하고(三吐); 바야흐로(方) 머리 한 번 감는 사이에(一沐), 그 머리를 세 번 움켜쥐었다고 합니다(三握其髮).

당시에(當是時), 천하의 현재가(天下之賢才), 모두(皆) 등용되었고(已擧用), 간사하고(姦邪) 참소하고 아첨하고 속이고 배반하는(讒佞欺負之) 무리는(徒), 모두(皆) 제거되었습니다(已除去). 사해에(四海) 모두(皆已) 걱정이 없고(無虞), 구이와 팔만이(九夷八蠻) 국경 밖에 있는 자들이(在荒服之外者) 모두(皆已) 와서 조공을 바치고(賓貢), 천재나(天災) 계절의 변화와(時變) 곤충이나 초목의 요괴도(昆蟲草木之妖) 모두(皆已) 없어지고(銷息), 천하의(天下之) 이른바(所謂) 예악형정 교화의 도구가(禮樂刑政敎化之具), 모두(皆已) 잘 갖추어졌습니다(修理).

풍속이(風俗) 모두(皆已) 두터워지고(敦厚), 동물과 식물(動植之物) 비바람과 서리, 이슬에(風雨霜露之所霑) 젖는 것도(被者), 모두(皆已) 마땅함을 얻었고(得宜), 아름다운 징조와 상서로운 단서(休徵嘉瑞), 기린과 봉황, 큰 거북과 용 같은 동물이(麟鳳龜龍之屬), 모두(皆已) 두루 이르렀습니다(備至). 그런데(而) 주공은(周公) 성인의 재능을 가지고(以聖人之才), 숙부의 가까움에 의지해서도(憑叔父之親), 그(其) 보좌하고 다스리고 교화한 공로가(所輔理承化之功), 또한(又) 이와 같이(如是) 모두 분명했습니다(盡章章).

 

* 荒服(황복): 먼 국경 밖의 지역을 말한다. 옛 五服의 하나로 국경 밖 5백 리 지역이다(《書經》禹貢).

* 章章(장장): 밝은 모양, 분명한 모양.


其所求進見之士, 豈復有賢於周公者哉? 不惟不賢於周公而已, 豈復有賢於時百執事者哉? 豈復有所計議能補於周公之化者哉? 然而周公, 求之, 如此其急. 惟恐耳目有所不聞見, 思慮有所未及, 以負成王託周公之意, 不得於天下之心. 設使其時, 輔理承化之功, 未盡章章如是, 而非聖人之才, 而無叔父之親, 則將不暇食與沐矣, 豈特吐哺握髮爲勤而止哉. 惟其如是, 故于今頌成王之德而稱周公之功不衰.

그(其) 나아가 보기를 구하는(所求進見之) 선비가(士), 어찌(豈) 또(復) 주공보다 현명한 사람이 있겠습니까(有賢於周公者哉)? 오직(不惟) 주공보다 현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고(不賢於周公而已), 어찌(豈) 또(復) 당시 여러 관리보다(於時百執事) 현명한 사람이겠습니까(有賢者哉)? 어찌(豈) 또(復) 계획하고 의논하는 것이(所計議) 주공의 교화에 보탬될 수 있는 것이 있겠습니까(能補於周公之化者哉)? 

그렇지만(然而) 주공이(周公), 그들을 찾은 것이(求之), 이와 같이(如此) 급했습니다(其急). 오직(惟) 눈과 귀에(耳目)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이 있고(有所不聞見), 생각함에(思慮) 미치지 못하는 것이 있어서(有所未及, 以) 성왕이 주공에게 의지한 뜻을(成王託周公之意) 배반하고(負), 천하의 마음을  얻지 못할까(不得於天下之心) 걱정했습니다(恐).

만약(設使) 그때(其時), 보좌해서 다스리고(輔理) 교화하는 공이(承化之功), 이와 같이(如是) 모두 드러나지 않고(未盡章章, 而) 성인의 재능도 아니고(非聖人之才, 而) 숙부의 친함도 없었다면(無叔父之親, 則) 장차(將) 먹고 머리 감을(食與沐) 겨를도 없었을 것이니(不暇矣), 어찌(豈) 다만(特) 먹던 것을 뱉고(吐哺) 머리카락을 움켜쥐고(握髮) 부지런히 하면서(爲勤而) 그쳤겠습니까(止哉). 오직(惟) 그가(其) 그와 같았고(如是), 그러므로(故) 지금까지(于今) 성왕의 덕을 칭송하고(頌成王之德而) 주공의 공을 칭찬하는 것이(稱周公之功) 없어지지 않았습니다(不衰).


今閤下爲輔相亦近耳. 天下之賢才, 豈盡擧用? 姦邪讒佞欺負之徒, 豈盡除去? 四海豈盡無虞? 九夷八蠻之在荒服之外者, 豈盡賓貢? 天災時變昆蟲草木之妖, 豈盡銷息? 天下之所謂禮樂刑政敎化之具, 豈盡修理? 風俗豈盡敦厚? 動植之物風雨霜露之所霑被者, 豈盡得宜? 休徵嘉瑞麟鳳龜龍之屬, 豈盡備至? 其所求進見之士, 雖不足以希望盛德, 至比於百執事, 豈盡出其下哉? 其所稱說, 豈盡無所補哉? 今雖不能如周公吐哺握髮, 亦宜引而進之, 察其所以而去就之. 不宜黙黙而已也.

지금(今) 합하가(閤下) 보좌하는 재상이 된 것도(爲輔相) 또한(亦) 비슷할 뿐입니다(近耳). 천하의 현재가(天下之賢才), 어찌(豈) 모두 등용되었습니까(盡擧用)? 간사하고(姦邪) 참소하고 아첨하고 속이고 등지는 무리가(讒佞欺負之徒), 어찌(豈) 모두 없어졌습니까(盡除去)? 사해에(四海) 어찌(豈) 모두(盡) 걱정이 없습니까(無虞)? 구이와 팔만 가운데(九夷八蠻之) 변경 바깥에 있는 자들이(在荒服之外者), 어찌(豈) 모두 와서 조공합니까(盡賓貢)? 천재와(天災) 계절의 변화(時變) 곤충과 초목의 요괴가(昆蟲草木之妖), 어찌(豈) 모두 없어졌습니까(盡銷息)? 천하의 이른바(天下之所謂) 예악형정과 교화의 도구가(禮樂刑政敎化之具), 어찌 모두 갖추어졌습니까(豈盡修理)? 풍속이(風俗) 어찌 두텁습니까(豈盡敦厚)? 동물과 식물(動植之物), 비바람과 이슬, 서리에 젖는 것이(風雨霜露之所霑被者), 어찌 모두 마땅함을 얻었습니까(豈盡得宜)? 아름다운 징조와 상서로운 단서(休徵嘉瑞), 기린과 봉황, 큰 거북과 용 같은 동물이(麟鳳龜龍之屬), 어찌(豈) 모두 갖추어 이르렀습니까(盡備至)? 그(其) 나아가 보기를 구하는(所求進見之) 선비가(士), 비록(雖) 성덕 있는 사람이기를(盛德) 바라기에는 부족하지만(不足以希望), 여러 관리와(於百執事) 비교함에 이른다면(至比), 어찌(豈) 모두(盡) 그 아래보다 낫지 않을까요(出其下哉)? 그 말한 것이(其所稱說), 어찌(豈) 모두(盡) 돕는 것이 없겠습니까(無所補哉)? 지금 비록(今雖) 주공이(周公) 씹던 것을 뱉고(吐哺) 머리카락을 움켜쥔 것과(握髮) 같을 수 없더라도( 不能如), 또한(亦) 마땅히 이끌어서 나아가게 하고(宜引而進之), 그 하는 것을 살펴서(察其所以而) 보내고 나아가게 해야 합니다(去就之). 묵묵히 있기만 하는 것은(黙黙而已) 마땅하지 않습니다(不宜也).

 

* 閤下(합하): 「정일품() 벼슬아치」를 높이어 이르는 말.


愈之待命, 四十餘日矣. 書再上而志不得通, 足三及門而閽人辭焉. 惟其昏愚, 不知逃遁, 故復有周公之說焉. 古之士三月不仕則相弔, 故出疆必載質. 然所以重於自進者, 以其於周不可, 則去之魯; 於魯不可, 則去之齊; 於齊不可, 則去之宋之鄭之秦之楚也. 今天下一君, 四海一國, 舍乎此則夷狄矣, 去父母之邦矣. 故士之行道者, 不得於朝, 則山林而已矣. 山林者士之所獨善自養而不憂天下者之所能安也. 如有憂天下之心, 則不能矣. 故愈每自進而不知愧焉. 書亟上, 足數及門而不知止焉. 寧獨如此而已? 惴惴焉. 惟不得出大賢之門, 是懼. 亦惟少垂察焉.

제가(愈之) 명을 기다린 것이(待命), 40여 일입니다(四十餘日矣). 글을(書) 다시 올려서(再上而) 뜻이(志) 통하지 않았고(不得通), 발이(足) 세 번(三) 문에 이르렀지만(及門而) 문지기가(閽人) 거절했습니다(辭焉). 오직(惟) 그 어둡고 어리석어(其昏愚), 달아나 숨는 것을 알지 못하고(不知逃遁), 그러므로(故) 또(復) 주공에 대한 말이 있는 것입니다(有周公之說焉).

옛날 선비는(古之士) 3개월 벼슬하지 않으면(三月不仕則) 서로 위로한다고 했고(相弔), 그러므로(故) 국경을 나서면(出疆) 반드시(必) 폐백을 실었습니다(載質). 그러나(然) 스스로 나아가는 것을(於自進)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所以重者), 그가(以其) 주나라에서(於周) 되지 않으면(不可, 則) 떠나서(去) 노나라에 갔꼬(之魯); 노나라에서 안되면(於魯不可, 則) 떠나서 제나라고 가고(去之齊); 제나라에서 안되면(於齊不可, 則) 떠나서 송나라로 가고(去之宋) 정나라로 가고(之鄭) 진나라로 가고(之秦) 초나라로 갔습니다(之楚也).

지금(今) 천하에(天下) 한 임금이고(一君), 사에에(四海) 한 나라이니(一國), 이곳을 버리면(舍乎此則) 오랑캐 땅이고(夷狄矣), 부모의 나라를 떠나는 것입니다(去父母之邦矣). 그러므로(故) 선비가(士之) 도를 행하는 것이(行道者), 조정에서 얻어지지 않으면(不得於朝, 則) 산속에 있을 뿐입니다(山林而已矣). 산속이란(山林者) 선비가(士之) 홀로(獨) 자기를 잘 봉양하는 곳이고(善自養而) 천하를 걱정하는 사람이(憂天下者之) 편안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所能安也). 만약(如) 천하를 근심하는 마음이 있다면(有憂天下之心, 則) 할 수 없습니다(不能矣). 그러므로(故) 제가(愈) 스스로 나아갈 때마다(每自進而) 부끄러움을 알지 못합니다(不知愧焉). 글이(書) 자주 올라갔으며(亟上), 발이(足) 여러 번 문에 이르렀지만(數及門而) 그치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不知止焉). 어찌(寧) 다만(獨) 그와 같을 뿐이겠습니까(如此而已)? 걱정하면서(惴惴焉). 오직(惟) 크게 현명한 사람의 문에(大賢之門) 드나들지 못하는 것(不得出), 이것을 두려워합니다(是懼). 또한(亦惟) 조금이라도(少) 살핌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垂察焉).

 

* 逃遁(도둔): 몰래 달아나 숨음.

 

解說

迂齋云: ‘以周公與當時之事, 反覆對說, 而求士之緩急, 居然可見. 雖是退之切於求進, 然理亦如此.’

우제가 말하길(迂齋云): ‘주공과 당시의 일로(以周公與當時之事), 반복해서(反覆) 대비되는 말해서(對說, 而) 선비를 구하는 것의(求士之) 완급을(緩急), 쉽게(居然) 볼 수 있다(可見). 비록(雖) 이것이(是) 한유가(退之) 벼슬을 구하는 것에 절실했지만(切於求進), 그러나(然) 이치가 또한(理亦) 이와 같다(如此).’

○ 此書, 上於貞元十一年乙亥, 公時年二十八歲, 時相, 乃賈耽, 盧邁也. 前一書云: ‘前鄕貢進士韓愈, 謹伏光範門下, 再拜獻書相公閤下’ 公二十五歲, 已登進士第, 時猶未出官, 故只云‘前鄕貢進士’ 自正月二十七, 至三月十六, 凡三上書, 詞益慷慨. 世所謂光範三書者此也. 三上書, 不報, 乃東歸, 朱子論公所謂: ‘不免雜乎貪位慕祿之私者,’ 正謂此類. 然初年干進, 亦誰能免? 略之而取其議論文氣可也. 書辭激切如此, 而竟不報, 此二相者, 果何如人哉?

○ 이 글은(此書), 정원 11년 을해에(於貞元十一年乙亥) 올렸고(上), 공은(公) 당시 나이가 28세 였으며(時年二十八歲), 당시 재상은(時相), 바로(乃) 가탐과 노매였다(賈耽, 盧邁也). 이전(前) 첫 편지에서 이르길(一書云): ‘전향공진사 한유가(前鄕貢進士韓愈), 삼가(謹) 광범문 아래 엎드려(伏光範門下), 재배하고(再拜) 상공 합하에게(相公閤下) 글을 올립니다(獻書)’라고 했다. 공은(公) 25세에(二十五歲), 이미(已) 진사에 등용되었지만(登進士第), 당시(時) 여전히(猶) 관직에 나가지 못했고(未出官), 그러므로(故) 다만(只) 전향공진사라고 말했다(云‘前鄕貢進士’).

1월 27일부터(自正月二十七), 3월 16일까지(至三月十六), 모두(凡) 3번(三) 글을 올렸으니(上書), 말이(詞) 더욱 강개하다(益慷慨). 세상에서 이른바(世所謂) 광범삼서가(光範三書者) 이것이다(此也). 3번(三) 글을 올렸지만(上書), 답을 받지 못했고(不報), 이에(乃) 동쪽으로 돌아갔으니(東歸), 주자가(朱子) 공을 논하여(論公) 이른바(所謂): ‘지위를 탐하고(乎貪位) 봉록을 사모하는(慕祿) 잡됨을 피하지 못한(不免雜之) 사사로움 사람이다(私者),’라고 했으니, 바로(正) 이런 것을 말한다(謂此類).

그러나(然) 초년에(初年) 벼슬을 구하는 것도(干進), 또한(亦) 누가 벗어날 수 있는가(誰能免)? 그것을 생략하고(略之而) 그 논의와 글의 기운을(其議論文氣) 취한 것은(取) 좋다(可也). 편지의 글이(書辭) 격정적이고 절실한 것이(激切) 이와 같고(如此, 而) 끝내(竟) 답장을 받지 못했으니(不報), 이 두 재상이(此二相者), 과연(果) 어떤 사람이었겠는가(何如人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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