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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49] 한유(韓愈) 전중소감마군묘명(殿中少監馬君墓銘)- 마군의 묘비명

by प्रज्ञा 2025.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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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諱繼祖, 司徒贈太師北平莊武王之孫, 少府監贈太子少傳諱暢之子. 生四歲以門功, 拜太子舍人, 積三十四年, 五轉而至殿中少監. 年三十七以卒, 有男八人女二人.

마군의 아버지는(君諱) 계조로(繼祖), 사도로(司徒) 태사북평장무왕으로 추증된 마수의(贈太師北平莊武王之) 손자이고(孫), 소부감으로(少府監) 태자소전으로 추증된(贈太子少傳) 마창의 아들이다(諱暢之子). 태어나서(生) 4년 만에(四歲) 집안의 공로 때문에(以門功), 태자사인으로 임명되었고(拜太子舍人), 34살에(積三十四年), 다섯 번 승진해서(五轉而) 전중소감에 이르렀다(至殿中少監). 나이(年) 37살에 죽으니(三十七以卒), 8남 2녀를 두었다(有男八人女二人).

 

* 諱(휘): 죽은 사람의 이름, 높은 사람의 이름, 은휘하다(꺼리어 감추거나 숨기다)


始余初冠, 應進士貢, 在京師, 窮不能自存. 以故人稚弟, 拜北平王於馬前, 王問而憐之. 因得見於安邑里第, 王軫其寒飢, 賜食與衣, 召二子, 使爲之主, 其季遇我特厚, 少府監贈太子少傳者也. 姆抱幼子立側, 眉眼如畵, 髮漆黑, 肌肉玉雪可念, 殿中君也. 

애초에(始) 내가(余) 처음 관례했을 때(初冠), 과거에 응시하려고(應進士貢), 경사에 있었는데(在京師), 궁박해서(窮) 나를 보존할 수 없었다(不能自存). 고인의 어린 동생이란 이유로(以故人稚弟), 말머리에서(於馬前) 북평왕을 뵈었는데(拜北平王), 왕이 묻고는(王問而) 가련하게 여겼다(憐之). 이어(因) 안읍에 있는 마을 집에서(於安邑里第) 뵙고는(得見), 왕이(王) 그 굶주리고 추위에 떠는 것을(其寒飢) 마음 아파하여(軫), 음식과 옷을 내려주고(賜食與衣), 두 아들을 불러(召二子), 그들이 주인 노릇하도록 했는데(使爲之主), 그 동생이(其季) 나를(我) 특별히 두텁게(特厚) 대우했으니(遇), 소부감증태자소부다(少府監贈太子少傳者也). 유모가(姆) 어린 아들을 안고(抱幼子) 옆에 섰는데(立側), 눈썹과 눈이(眉眼) 그림 같았고(如畵), 머리털이 칠흑 같고(髮漆黑), 피부가(肌肉) 옥과 눈을 생각나게 하니(玉雪可念), 전중소감 마군이었다(殿中君也). 

 

* 進士貢(진사공): 중앙에서 치르는 과거 시험, 貢은 擧로도 씀.

* 以故人稚弟 : '죽은 이의 어린 동생이라는 이유로'란 뜻인데, 여기서 '죽은 이'는 한유의 형 한엄을 가리킨다. 한엄은 정원 3년(787) 平凉에서 吐蕃이 난을 일으켰을 때, 殿中侍御史로 마수(馬燧) 밑에 있다가 죽었다.

* 里第(이제): 마을에 있는 집.


當是時, 見王於北亭, 猶高山深林, 龍虎變化不測, 傑魁人也. 退見少傅, 翠竹碧梧, 鸞鵠停峙, 能守其業者也. 幼子娟好靜秀, 瑤環瑜珥, 蘭茁其芽, 稱其家兒也.

당시에(當是時), 북정에서(於北亭) 왕을 만났는데(見王), 높은 산과 깊은 숲 같았고(猶高山深林), 용호처럼 변하는 것을(龍虎變化) 예측할 수 없으니(不測), 뛰어난 사람이었다(傑魁人也). 물러나(退) 소부를 보니(見少傅), 취죽과 벽오 같았고(翠竹碧梧), 난새와 고니가(鸞鵠) 언덕에 머물러(停峙), 그 가업을 지킬 수 있을 것 같았다(能守其業者也). 어린 아들은(幼子) 예쁘고 잘생겼으며(娟好) 얌전하고 빼어났으니(靜秀), 옥팔찌와 옥귀고리 같고(瑤環瑜珥), 난초가 싹이 난 듯해서(蘭茁其芽), 그 집안의 아이에(其家兒) 걸맞았다(也).


後四五年, 吾成進士, 去而東游, 哭北平王於客舍. 後十五六年, 吾爲尙書都官郞, 分司東都, 而少傅卒, 哭之. 又十餘年至今, 哭少監焉.

뒤에(後) 4~5년이 지나(四五年), 내가(吾) 진사를 이루었는데(成進士), 떠나서(去而) 동쪽으로 유학하다(東游), 객사에서(於客舍) 북평왕을 곡했다(哭北平王). 뒤에(後) 15~6년이 지나(十五六年), 내가(吾) 상서도관랑이 되어(爲尙書都官郞), 동도를(東都) 나누어 맡았는데(分司, 而) 소부가 죽어서(少傅卒), 그를 곡했다(哭之). 또(又) 10여 년이 지나(十餘年) 지금에 이르러(至今), 여기서 소감을 곡한다(哭少監焉).


鳴呼! 吾未老耄, 自始至今, 未四十年, 而哭其祖子孫三世, 于人世何如也? 人欲久不死而觀居此世者何也?

아(鳴呼)! 나는(吾) 80살 늙은이도 아닌데(未老耄), 처음부터 지금까지(自始至今), 40년이 되지 않아(未四十年, 而) 그 할아버지와 아들, 손자 3세를 곡하니(哭其祖子孫三世), 인세에(于人世) 어떠하겠는가(何如也)? 사람이(人) 오래 살며 죽지 않고(久不死而) 이 세상을 보며 머물려는 것은(觀居此世者) 어째서인가(何也)?

 

* 老耄(노모): 일흔이나 여든의 노인(). 또는 늙어서 정신()이 가물가물함.

 

解說

 

◯ 迂齋云: “叙事有法, 辭極簡嚴而意味深長, 結尾絶佳. 感慨傷悼之情, 見於言外, 三世皆有舊, 故其言如此. 退之所作墓誌最多, 篇篇各有體製, 未嘗相襲.”

◯ 우재가 말하길(迂齋云): “사실을 적는 것에(叙事) 법칙이 있으니(有法), 말은(辭) 지극히(極) 간략하고 엄하며(簡嚴而) 의미는 깊고 길며(意味深長), 결말은 매우 아름다워야 한다(結尾絶佳). 감개하고(感慨) 슬퍼하는 감정이(傷悼之情), 말 바깥에서 보이니(見於言外), 3대와(三世) 모두(皆) 친분이 있고(有舊), 그러므로(故) 그 말이(其言) 이와 같다(如此). 퇴지가(退之) 묘지로 지은 것이(所作墓誌) 아주 많은데(最多), 편마다 각각(篇篇各) 체제가 있고(有體製), 일찍이 서로 답습하지 않았다(未嘗相襲).”

 

* 叙事(서사):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적음.

* 傷悼(상탁): 마음이 아프도록 몹시 슬퍼함.

 

◯ 退之墓誌銘最多, 最古雅, 叙事有法, 得史筆, 眞西山選在『文章正宗』者稍多. 今以他篇, 長不暇選, 姑選其簡者, 此篇所以簡略, 亦以其人勳臣子孫, 生平自無可見者, 故只叙其家世及我所感慨耳.

◯ 퇴지의 묘비명이(退之墓誌銘) 아주 많은데(最多), 가장 고아하고(最古雅), 서사에 법칙이 있어(叙事有法), 사관의 필법을 얻었고(得史筆), 참으로(眞) 서산이 선정한(西山選) 문장정종에 있는 것이(在『文章正宗』者) 조금 많다(稍多). 지금(今) 다른 편은(以他篇), 길고(長) 선집할 틈이 없으므로(不暇選), 우선(姑) 그 간략한 것을 선집한 것이고(選其簡者), 이 편이(此篇) 간략한 까닭은(所以簡略), 또한(亦) 그 사람이(以其人) 훈신의 자손으로(勳臣子孫), 평생(生平) 스스로(自) 보여줄 만한 것이 없는 사람이고(無可見者), 그러므로(故) 다만(只) 그 가세와(其家世及) 내가 느낀 것만을(我所感慨) 서술했을 뿐이다(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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