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秦攻邯鄲, 十七月不下. 莊謂王稽曰: “君何不賜軍吏乎?” 王稽曰: “吾與王也, 不用人言.” 莊曰: “不然, 父之於子也, 令有必行者, 必不行者. 曰: ‘去貴妻, 賣愛妾.’ 此令必行者也. 因曰: ‘毋敢思也.’ 此令必不行者也. 守閭嫗曰: ‘其夕某懦子內某士.’ 貴妻已去, 愛妾已賣, 而心不有欲; 敎之者, 人心固有. 今君雖幸於王, 不過父子之親; 軍吏雖賤, 不卑於守閭嫗. 且君擅主輕下之日久矣. 聞‘三人成虎, 十夫楺椎, 衆口所移, 毋翼而飛’. 故曰: ‘不如賜軍吏而禮之’.”
01 진나라가(秦) 한단을 공격했는데(攻邯鄲), 17개월이 지나도록(十七月) 함락하지 못했다(不下).
장이란 사람이(莊) 왕계에게 말하길(謂王稽曰): “그대는(君) 어찌(何) 군리에게 상을 주지 않습니까(不賜軍吏乎)?”라고 했다.
왕계가 말하길(王稽曰): “내가(吾) 왕과 더불어(與王也), 남의 말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不用人言).”라고 했다.
장이 말하길(莊曰): “그렇지 않으니(不然), 아버지가 자식에 대해서도(父之於子也), 령 가운데(令) 반드시 행해지는 것이 있고(有必行者), 반드시 행해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必不行者). 말하길(曰): ‘귀한 처를 버리고(去貴妻), 아끼는 첩을 팔아라(賣愛妾).’라고 했다면, 이 령은(此令) 반드시 행해질 것입니다(必行者也). 이어 말하길(因曰): ‘감히 생각하지도 말아라(毋敢思也).’라고 한다면, 이 령은(此令) 반드시 행해지지 않을 것입니다(必不行者也). 마을을 지키는 노파가 말하길(守閭嫗曰): ‘그날 저녁에(其夕) 某懦子內某士.’ 귀한 처는(貴妻) 이미 버렸고(已去), 아끼는 첩은 이미 팔았더라도(愛妾已賣, 而) 마음에(心) 하려는 것이 있지 않을 것이고(不有欲); 가르치려는 것은(敎之者), 사람 마음에(人心) 본래 있는 것입니다(固有). 지금(今) 그대가(君) 비록(雖) 왕에게 총애를 받지만(幸於王), 부자의 친함을 넘지 못할 것이고(不過父子之親); 군리가 비록 천하지만(軍吏雖賤), 마을을 지키는 노파보다 낮지 않습니다(不卑於守閭嫗). 또(且) 그대가(君) 임금을 믿고(擅主) 아랫사람을 가벼이 여긴 것이(輕下之日) 오래되었습니다(久矣). 듣기로(聞) ‘세 사람 말이면(三人) 호랑이를 만들고(成虎), 열 사람 말이면(十夫) 몽둥이를 구부렸다 펴니(楺椎), 여러 사람의 입이(衆口) 옮기는 것은(所移), 날개가 없어도(毋翼而) 날아갑니다(飛)’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말하길(故曰): ‘군리에게 상을 내리고(賜軍吏而) 예로 대하는 것만(禮之) 못합니다(不如)’.”라고 했다.
02 王稽不聽. 軍吏窮, 果惡王稽ㆍ杜摯以反. 秦王大怒, 而欲兼誅范雎. 范雎曰: “臣東鄙之賤人也, 開罪於楚魏, 遁逃來奔. 臣無諸侯之援, 親習之故. 王擧臣於羇旅之中, 使職事, 天下皆聞臣之身與王之擧也. 今遇惑或與罪人同心, 而王明誅之, 是王過擧顯於天下, 而爲諸侯所議也. 臣願請藥賜死, 而恩以相葬臣, 王必不失臣之罪, 而無過擧之名.” 王曰: “有之.” 遂弗殺而善遇之.
02 왕계가 듣지 않았다(王稽不聽). 군리가 곤란해지자(軍吏窮), 과연(果) 왕계와 두지를 미워하여(惡王稽杜摯以) 배반했다(反). 진왕이 크게 노하여(秦王大怒, 而) 범저를 함께 죽이려고 했다(欲兼誅范雎).
범저가 말하길(范雎曰): “제가(臣) 동쪽 시골의(東鄙之) 천한 사람이었는데(賤人也), 초나라와 위나라에서(於楚魏) 죄를 얻고(開罪), 숨어 다니며(遁逃) 도망쳐 왔습니다(來奔). 신에게는(臣) 제후의 지원도 없고(無諸侯之援), 오랜 친구의 연고도 없습니다(親習之故). 왕께서(王) 떠돌이 신세에서(於羇旅之中) 저를 등용해서(擧臣), 일을 맡도록 한 것은(使職事), 천하가(天下) 모두(皆) 저의 출신과(臣之身與) 왕의 등용을(王之擧) 들었습니다(聞也). 지금(今) 의혹을 만나(遇惑或) 죄인과 같은 마음이라면(與罪人同心, 而) 왕께서(王) 공개적으로 죽이시고(明誅之), 이것은(是) 왕의 잘못이(王過) 천하에 드러나는 것이며(擧顯於天下, 而) 제후의 논의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爲諸侯所議也). 신은 원컨대(臣願) 사약으로 죽기를 청하니(請藥賜死, 而) 은혜를 베풀어(恩以) 재상으로 저를 장사 지내면(相葬臣), 왕께서(王) 반드시(必) 신의 죄를 놓치지 않고(不失臣之罪, 而) 잘못 등용한 오명이 없을 것입니다(無過擧之名).”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王曰): “그렇게 할 것이다(有之).”라고 했다. 마침내(遂) 죽이지 않고(弗殺而) 잘 대우했다(善遇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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