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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사기열전(史記列傳)

[사기열전(史記列傳) 69 소진열전(蘇秦列傳) 9/13] 충신만이 죄를 짓는가? / 일강복주(一僵覆酒)

by प्रज्ञा 2024.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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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有毀蘇秦者曰: "左右賣國反覆之臣也, 將作亂." 蘇秦恐得罪歸, 而燕王不復官也. 

사람들 중에(人) 소진을 헐뜯는 사람이 있어(有毀蘇秦者) 말하길(曰): "여기저기(左右) 나라를 팔고(賣國) 이랬다 저랬다 하는 신하이니(反覆之臣也), 장차(將) 난을 일으킬 것입니다(作亂)."라고 했다. 소진이(蘇秦) 죄를 얻을까 두려워(恐得罪) 돌아오니(歸, 而) 연왕이(燕王) 다시 벼슬을 주지 않았다(不復官也).

 

* 反覆(반복): (줏대가 없이) 언행(言行)을言行 늘 이랬다 저랬다 하여 자꾸 고침, 먼저 상태()로 도로 되돌림.

 

蘇秦見燕王曰: "臣, 東周之鄙人也, 無有分寸之功, 而王親拜之於廟而禮之於廷. 今臣爲王卻齊之兵而得十城, 宜以益親. 今來而王不官臣者, 人必有以不信傷臣於王者. 臣之不信, 王之福也. 臣聞忠信者, 所以自爲也; 進取者, 所以爲人也. 且臣之說齊王, 曾非欺之也. 臣棄老母於東周, 固去自爲而行進取也.今有孝如曾參, 廉如伯夷, 信如尾生. 得此三人者以事大王, 何若?" 王曰: "足矣."

소진이(蘇秦) 연왕을 만나서 말하길(見燕王曰): "신은(臣), 동주의(東周之) 비천한 사람으로(鄙人也), 작은 공도 있지 않았는데(無有分寸之功, 而) 선왕께서(王) 친히(親) 종묘에서 절하고(拜之於廟而) 조정에서 예로 대했습니다(禮之於廷). 지금(今) 신이(臣) 왕을 위하여(爲王) 제나라의 군대를 물리치고(卻齊之兵而) 성 열 개를 얻었으니(得十城), 마땅히(宜) 더욱 친애하셔야 합니다(以益親). 지금(今) <연나라에> 와서(來而) 왕께서 벼슬을 주지 않는 것은(王不官臣者), 사람들 중에(人) 반드시(必) 믿을 수 없다는 것으로(以不信) 왕에게 신을 모함한 사람이(傷臣於王者) 있을 것입니다(有). 신이 믿음직스럽지 않은 것은(臣之不信), 왕의 복입니다(王之福)也. 신이 듣건대(臣聞) 충성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사람은(忠信者), 자기를 위하기 때문이고(所以自爲也); 나아가 이루는 사람은(進取者), 남을 위하기 때문입니다(所以爲人也). 또한(且) 신이(臣之) 제나라 왕을 설득한 것은(說齊王), 결고(曾) 속인 것이 아닙니다(非欺之也). 신이(臣) 동주에 노모를 버려두고(棄老母於東周), 진실로(固) 자기를 위하는 것을 버리고(去自爲而) 나아가 이루는 것을 행하는 것입니다(行進取也). 지금(今) 효도가 증삼과 같고(孝如曾參), 청렴하기가(廉) 백이 같고(如伯夷), 믿음직스럽기가(信) 미생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如尾生). 이 세 사람을 얻어서(得此三人者以) 대왕을 섬긴다면(事大王), 어떨까요(何若)?"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王曰): "만족할 것이다(足矣)."라고 했다.

 

* 分寸(분촌): ‘일() 분() 일() 촌()’이라는 뜻으로, 아주 적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蘇秦曰: "孝如曾參, 義不離其親一宿於外, 王又安能使之步行千里而事弱燕之危王哉? 廉如伯夷, 義不爲孤竹君之嗣, 不肯爲武王臣, 不受封侯而餓死首陽山下. 有廉如此, 王又安能使之步行千里而行進取於齊哉? 信如尾生, 與女子期於梁下, 女子不來, 水至不去, 抱柱而死. 有信如此, 王又安能使之步行千里卻齊之彊兵哉? 臣所謂以忠信得罪於上者也."

소진이 말하길(蘇秦曰): "효성이(孝) 증삼과 같다면(如曾參), 의리상(義) 그 어버이를 떠나서(離其親) 밖에서 하룻밤 자지 않을 것이니(一宿於外), 왕께서(王) 또(又) 어찌(安) 그로 하여금(能使之) 천리를 오도록 해서(步行千里而) 약한 연나라의 위급한 왕을 섬기도록 하겠습니까(事弱燕之危王哉)? 청렴이(廉) 백이와 같다면(如伯夷), 의리상(義) 고죽군의 후사가 되지 않았고(不爲孤竹君之嗣), 무왕의 신하가 되기를 달가워하지 않아서(不肯爲武王臣), 봉읍을 받지 않고(不受封侯而) 수양산 아래서 굶어 죽었습니다(餓死首陽山下). 이와 같이 청렴한 사람이 있다면(有廉如此), 왕께서(王) 또(又) 어찌(安) 그로 하여금(能使之) 천리를 와서(步行千里而行) 제나라에 가서 이루도록 하겠습니까(進取於齊哉)? 믿음직하기가(信) 미생과 같다면(如尾生), 여자와 더불어 다리 아래서 <만나기로> 약속하고(與女子期於梁下), 여자가 오지 않자(女子不來), 물이 차더라도(水至) 떠나지 않고(不去), 기둥을 붙잡고 죽었습니다(抱柱而死). 이와 같이 믿음직스러운 사람이 있다면(有信如此), 왕께서(王) 또(又) 어찌(安) 그로 하여금 천리를 오도록 해서(能使之步行千里) 제나라의 강병을 물리치도록 하겠습니까(卻齊之彊兵哉)? 신은(臣) 이른바(所謂) 충성스러움과 믿음직스러움으로(以忠信) 왕께 죄를 얻은 사람입니다(得罪於上者也)."라고 했다.

 

燕王曰: "若不忠信耳, 豈有以忠信而得罪者乎?"

연왕이 말하길(燕王曰): "만약(若) 충성스럽지 않고 믿음직스럽지 않았을 뿐이니(不忠信耳), 어찌(豈) 충성스럽고 믿음직스러운데도(有以忠信而) 죄를 지을 수 있는가(得罪者乎)?"라고 했다.

 

蘇秦曰: "不然. 臣聞客有遠爲吏而其妻私於人者, 其夫將來, 其私者憂之, 妻曰『勿憂, 吾已作藥酒待之矣』. 居三日, 其夫果至, 妻使妾舉藥酒進之. 妾欲言酒之有藥, 則恐其逐主母也, 欲勿言乎, 則恐其殺主父也. 於是乎詳僵而棄酒. 主父大怒, 笞之五十. 故妾一僵而覆酒, 上存主父, 下存主母, 然而不免於笞, 惡在乎忠信之無罪也? 夫臣之過, 不幸而類是乎!"

소진이 말하길(蘇秦曰): "그렇지 않습니다(不然). 신이 듣건대(臣聞) 어떤 사람이(客) 관리가 되어 멀리 떠났는데(遠爲吏而) 그 부인이(其妻) 다르 사람과 사통한(私於人) 일이 있었습니다(者), 그 남편이(其夫) 장차 오려고 할 때(將來), 그 사통한 사람이 걱정하자(其私者憂之), 부인이 말하길(妻曰) '걱정하지 말라(勿憂), 내가 이미(吾已) 독약이 든 술을 만들었으니(作藥酒) 그를 기다리고 있다(待之矣)'라고 했다. 사흘이 지나(居三日), 그 남편이(其夫) 과연 왔는데(果至), 처가(妻) 첩으로 하여금(使妾) 독이 든 술을 들어(舉藥酒) 그에게 가도록 했다(進之). 첩이(妾) 술에(酒之) 독이 있다고(有藥) 말하려고 한다면(欲言, 則) 그 주모가 쫓아낼까 두려웠고(恐其逐主母也),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면(欲勿言乎, 則) 그 주부가 살해당할까 걱정했다(恐其殺主父也). 이에(於是) 거짓으로 넘어져(乎詳僵而) 술을 버렸다(棄酒). 주부가 크게 화를 내고(主父大怒), 채찍질을 50대나 했다(笞之五十). 그러므로(故) 첩이(妾) 한 번 넘어져(一僵而) 술을 엎어서(覆酒), 위로는(上) 주부를 살리고(存主父), 아래로는(下) 주모를 살렸지만(存主母), 그렇지만(然而) 매질당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不免於笞), 어찌(惡) 충성스럽고 신실한 사람에게(乎忠信之) 죄가 없는 것이 있겠습니까(無罪也)? 무릇(夫) 신의 잘못은(臣之過), 불행히도(不幸而) 이것과 비슷한 류입니다(類是乎)!"라고 했다.

 

燕王曰: "先生復就故官." 益厚遇之. 

연왕이 말하길(燕王曰): "선생은(先生) 다시(復) 예전 벼슬에 오르시오(就故官)."라고 했다. <그리고> 더욱(益) 후하게 대우했다(厚遇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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