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魏公子無忌者, 魏昭王子少子而魏安釐王異母弟也. 昭王薨, 安釐王即位, 封公子爲信陵君. 是時范睢亡魏相秦, 以怨魏齊故, 秦兵圍大梁, 破魏華陽下軍, 走芒卯. 魏王及公子患之.
1 위 공자 무기는(魏公子無忌者), 위 소왕의(魏昭王) 아들 중(子) 막내로(少子而) 위(魏) 안희왕의(安釐王) 어머니가 다른(異母) 형제다(弟也). 소왕이 죽고(昭王薨), 안희왕이 즉위하자(安釐王即位), 공자를 봉하여(封公子) 신릉군으로 삼았다(爲信陵君). 이때(是時) 범저가(范睢) 위나라에서 도망쳐서(亡魏) 진나라에서 재상이 되었는데(相秦), <재상> 위제에 대한 원한 때문에(以怨魏齊故), 진날 군대가(秦) 대량을 포위하고(兵圍大梁), 위나라 화양에 주둔한 군대를(魏華陽下軍) 무찌르고(破), 망묘를 도망치도록 했다(走芒卯). 위왕과(魏王及) 공자가 이것을 걱정했다(公子患之).
2 公子爲人仁而下士, 士無賢不肖皆謙而禮交之, 不敢以其富貴驕士. 士以此方數千里爭往歸之, 致食客三千人. 當是時, 諸侯以公子賢, 多客, 不敢加兵謀魏十餘年.
2 공자이 사람됨이(公子爲人) 어질고 선비에게 자신을 낮춰서(仁而下士), 선비에게(士) 현명함이 없거나(無賢) 어리석어도(不肖) 모두(皆) 겸손하게(謙而) 예를 갖추고 교류하고(禮交之), 감히(敢) 자신의 부귀함으로(以其富貴) 선비에게 교만하게 굴지 않았다(不驕士). 선비들이(士) 이것 때문에(以此) 사방(方) 수천 리에서(數千里) 다투어 와서(爭往) 그에게 귀의하고(歸之), 식객이 3천 명에 이르렀다(致食客三千人). 당시에(當是時), 제후들은(諸侯) 공자가 현명하고(公子賢), 식객이 많다고 여겨(以多客), 감히 군대를 내어(敢加兵) 위나라를 도모하지 않은 것이(不謀魏) 십 년이었다(十餘年).
3 公子與魏王博, 而北境傳舉烽, 言「趙寇至, 且入界」. 魏王釋博, 欲召大臣謀. 公子止王曰: "趙王田獵耳, 非爲寇也." 復博如故. 王恐, 心不在博. 居頃, 復從北方來傳言曰: "趙王獵耳, 非爲寇也." 魏王大驚, 曰: "公子何以知之?" 公子曰: "臣之客有能深得趙王陰事者, 趙王所爲, 客輒以報臣, 臣以此知之." 是後魏王畏公子之賢能, 不敢任公子以國政.
3 공자와 위왕이(公子與魏王) 박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博, 而) 북쪽 변경에(北境) 봉화가 올랐다고 전해졌는데(傳舉烽), '조나라 도적이 이르러(趙寇至), 막(且) 국경에 들어왔습니다(入界)'라고 했다(言). 위왕이(魏王) 박 놀이를 그만두고(釋博), 대신을 불러 의논하려고 했다(欲召大臣謀).
공자가(公子) 왕을 막으며 말하길(止王曰): "조왕이(趙王) 사냥 나왔을 뿐이니(田獵耳), 침략하는 것이 아닙니다(非爲寇也)."라고 했다.
다시(復) 전처럼 박 놀이를 했다(博如故). 왕이 걱정하며(王恐), 마음이(心) 박 놀이에 있지 않았다(不在博). 얼마 지나지 않아(居頃), 다시(復) 북방으로부터(從北方) 전언이 와서 말하길(來傳言曰): "조왕이 사냥했을 뿐이고(趙王獵耳), 침략한 것이 아닙니다(非爲寇也)."라고 했다.
위왕이 크게 놀라(魏王大驚), 말하길(曰): "공자가(公子) 어찌(何以) 그것을 알았는가(知之)?"라고 했다.
공자가 말하길(公子曰): "신의 빈객 중에(臣之客) 조왕의 은밀한 일을 정탐할 수 있는(能深得趙王陰事) 사람이 있는데(有者), 조왕이 하는 일을(趙王所爲), 객이(客) 번번이(輒以) 신에게 보고하니(報臣), 신이(臣) 이것으로 알았습니다(以此知之)."라고 했다.
이 뒤로(是後) 위왕이(魏王) 공자의 현명함과 능력을 두려워해서(畏公子之賢能), 감히 공자에게 국정을 맡기지 않았다(不敢任公子以國政).
* 輒(첩) : 늘, 항상, 번번이.
4 魏有隱士曰侯嬴, 年七十, 家貧, 爲大梁夷門監者. 公子聞之, 往請, 欲厚遺之. 不肯受, 曰: "臣修身絜行數十年, 終不以監門困故而受公子財." 公子於是乃置酒大會賓客. 坐定, 公子從車騎, 虛左, 自迎夷門侯生. 侯生攝敝衣冠, 直上載公子上坐, 不讓, 欲以觀公子. 公子執轡愈恭. 侯生又謂公子曰: "臣有客在市屠中, 願枉車騎過之." 公子引車入市, 侯生下見其客朱亥, 俾倪故久立, 與其客語, 微察公子. 公子顏色愈和. 當是時, 魏將相宗室賓客滿堂, 待公子舉酒. 市人皆觀公子執轡. 從騎皆竊罵侯生. 侯生視公子色終不變, 乃謝客就車. 至家, 公子引侯生坐上坐, 遍贊賓客, 賓客皆驚. 酒酣, 公子起, 爲壽侯生前. 侯生因謂公子曰: "今日嬴之爲公子亦足矣. 嬴乃夷門抱關者也, 而公子親枉車騎, 自迎嬴於眾人廣坐之中, 不宜有所過, 今公子故過之. 然嬴欲就公子之名, 故久立公子車騎市中, 過客以觀公子, 公子愈恭. 市人皆以嬴爲小人, 而以公子爲長者能下士也." 於是罷酒, 侯生遂爲上客.
4 위나라에(魏) 은사가 있어 말하길(有隱士) 후영이라고 했는데(曰侯嬴), 나이가 70살이었고(年七十), 집이 가난해서(家貧), 대량의 이문(동문)을(大梁夷門) 감독관으로 있는 사람이었다(爲監者). 공자가 그것을 듣고(公子聞之), 올 것을 청하며(往請), 두터운 선물을 보내려고 했다(欲厚遺之).
기뻐이 받지 않으며 말하길(不肯受, 曰): "신이(臣) 몸을 닦고(修身) 행실을 깨끗하게 한 것이(絜行) 수십 년인데(數十年), 끝내(終) 문을 지키는 것이 힘들고 가난하더라도(以監門困故而) 공자의 재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不受公子財)."라고 했다.
공자가(公子) 이에(於是) 곧(乃) 술자리를 열어(置酒) 빈객을 크게 모이도록 했다(大會賓客). <연회> 자리가 정해지자(坐定), 공자가(公子) 수레와 말을 거느리고(從車騎), 왼쪽 자리를 비우고서虛左), 스스로(自) 이문에서 후영을 맞이했다(迎夷門侯生). 후영이(侯生) 해진 옷과 모자를 걸치고(攝敝衣冠), 바로(直) 올라타고(上載) 공자의 윗자리에 앉고서(公子上坐), 사양하지 않으며(不讓), 공자를 살펴보려고 했다(欲以觀公子). 공자가(公子) 고삐를 잡고(執轡) 더욱 공손하게 대했다(愈恭).
후생이 또(侯生又) 공자에게 말하길(謂公子曰): "신에게(臣) 친구가 있어(有客) 시장 푸줏간에 있는데(在市屠中), 원컨대(願) 수레를 돌려(枉車騎) 들렀으면 합니다(過之)."라고 했다.
공자가(公子) 마차를 끌고 시장으로 들어가자(引車入市), 후생이 내려(侯生下) 그 친구 주해를 만나(見其客朱亥), 곁눈질하며(俾倪) 일부러(故) 오래 서서(久立), 그 친구와 말하면서(與其客語), 공자를 은밀하게 살폈다(微察公子). 공자의 얼굴빛이(公子顏色) 더욱 온화했다(愈和). 당시에(當是時), 위나라 장상과(魏將相) 종실 사람과(宗室) 빈객이 당에 가득 찼는데(賓客滿堂), 공자가 잔을 들기만 기다렸다(待公子舉酒). 시장 사람들이(市人) 모두(皆) 공자가 고삐를 잡고 있는 것을 보았다(觀公子執轡). 기마를 따르던 사람은(從騎) 모두(皆) 속으로(竊) 후생을 욕했다(罵侯生). 후생이(侯生) 공자의 안색이(公子色) 끝내 변하지 않는 것을(終不變) 보고(視), 이에(乃) 친구에게 인사하고(謝客) 마차올랐다(就車). 집에 이르자(至家), 공자가 후생을 이끌고(公子引侯生) 높은 자리에 앉히고(坐上坐), 빈객에게 두루 소하니(遍贊賓客), 빈객이 모두 놀랐다(賓客皆驚). 술자리가 무르익자(酒酣), 공자가 일어나(公子起), 장수를 위하여(爲壽) 후생 앞에 나아가 <술잔을 올렸다>(侯生前).
후생이(侯生) 인하여(因) 공자에게 말하길(謂公子曰): "오늘(今日) 후생이(嬴之) 공자를 위하여(爲公子) 또한(亦) 충분히 했습니다(足矣). 제가(嬴) 겨우(乃) 동문의 문지기이지만(夷門抱關者也, 而) 공자가(公子) 직접 마차를 몰아(親枉車騎), 여러 사람이 많이 모인 자리에(於眾人廣坐之中) 저를 직접 맞이하고(自迎嬴), 마땅히 들릴 곳이 있지 않음에도(不宜有所過), 지금(今) 공자가(公子) 일부러 들렀습니다(故過之). 그러나(然) 제가(嬴) 공자의 이름을 높이려고(欲就公子之名), 일부러(故) 오랫동안(久) 공자의 수레와 기마를(公子車騎) 시장 가운데 세워 두고(立市中), 친구에게 들러서(過客以) 공자를 살폈는데(觀公子), 공자께서(公子) 더욱 공손했습니다(愈恭). 시장 사람들이(市人) 모두(皆) 저를(以嬴) 소인으로 여기고(爲小人, 而) 공자를(以公子) 장자가 선비에게 몸을 낮춘다고 여겼습니다(爲長者能下士也)."라고 했다.
이에(於是) 술자리가 끝나고(罷酒), 후생이(侯生) 마침내(遂) 상객이 되었다(爲上客).
5 侯生謂公子曰: "臣所過屠者朱亥, 此子賢者, 世莫能知, 故隱屠閒耳." 公子往數請之, 朱亥故不復謝, 公子怪之.
5 후생이(侯生) 위공자에게 말하길(謂公子曰): "신이(臣) 들렀던(所過) 백정은(屠者) 주해인데(朱亥), 이 사람이(此子) 현자이면서(賢者), 세상에(世)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莫能知), 그러므로(故) 푸줏간 사이에 숨어 있을 뿐입니다(隱屠閒耳)."라고 했다.
공자가(公子) 오기를(往) 수차례 청했지만(數請之), 주해가(朱亥) 일부러(故) 답례하지 않자(不復謝), 공자가 이상하게 여겼다(公子怪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