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穰侯, 華陽君, 昭王母宣太后之弟也; 而涇陽君·高陵君皆昭王同母弟也. 穰侯相, 三人者更將, 有封邑, 以太后故, 私家富重於王室. 及穰侯爲秦將, 且欲越韓·魏而伐齊綱壽, 欲以廣其陶封. 范睢乃上書曰:
7 양후(穰侯), 화양군은(華陽君), 소왕의 어머니(昭王母) 선태후의 동생이고(宣太后之弟也; 而) 경양군과 고릉군은(涇陽君·高陵君) 모두(皆) 소왕의 어머니가 같은 동생이다(昭王同母弟也). 양후가 재상이 되고(穰侯相), 세 사람이(三人者) 번갈아 장군이 되어(更將), 봉읍이 있고(有封邑), 태후 때문에(以太后故), 사가의 부유함이(私家富) 왕실보다 많았다(重於王室). 향후가 진나라 장수가 되어(及穰侯爲秦將), 또(且) 한나라와 위나라를 넘어(越韓·魏而) 제나라 강읍과 수읍을 쳐서(欲伐齊綱壽), 봉토인 도읍을 넓히려고 했다(欲以廣其陶封). 범저가(范睢) 이에 글을 올려 말하길(乃上書曰):
8 臣聞明主立政, 有功者不得不賞, 有能者不得不官, 勞大者其祿厚, 功多者其爵尊, 能治眾者其官大. 故無能者不敢當職焉, 有能者亦不得蔽隱. 使以臣之言爲可, 願行而益利其道; 以臣之言爲不可, 久留臣無爲也. 語曰: "庸主賞所愛而罰所惡; 明主則不然, 賞必加於有功, 而刑必斷於有罪." 今臣之胸不足以當椹質, 而要不足以待斧鉞, 豈敢以疑事嘗試於王哉! 雖以臣爲賤人而輕辱, 獨不重任臣者之無反復於王邪?
8 신이 듣건대(臣聞) 밝은 군주가 정치를 세우면(明主立政), 공이 있는 사람은(有功者) 상을 주지 않을 수 없고(不得不賞), 능력 있는 사람은(有能者) 관직을 받지 않을 수 없고(不得不官), 공이 큰 사람은(勞大者) 그 봉록이 두텁고(其祿厚), 공이 많은 사람은(功多者) 그 작위를 높이고(其爵尊), 백성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能治眾者) 그 관직이 높습니다(其官大). 그러므로(故) 능력 없는 사람은(無能者) 직책을 감당할 수 없고(不敢當職焉), 능력 있는 사람도(有能者) 또한(亦) 감추어질 수 없습니다(不得蔽隱). 만약(使) 신의 말이(以臣之言) 옳다고 여기신다면(爲可), 원컨대(願) 행하여(行而) 그 도를 더욱 이롭게 하시길 바랍니다(益利其道); 신의 말이(以臣之言) 옳지 않다고 여기신다면(爲不可), 신을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久留臣) 소용없습니다(無爲也).
속담에 이르길(語曰): "평범한 군주는(庸主)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을 주고(賞所愛而) 미워하는 사람에게 벌을 주지만(罰所惡); 밝은 군주는 그렇지 않고(明主則不然), 상은(賞) 반드시(必) 공이 있는 사람에게 주고(加於有功, 而) 형은 반드시(刑必) 죄가 있는 사람에게 내린다(斷於有罪)."라고 했습니다.
지금(今) 신의 가슴은(臣之胸) 형틀을 감당할 수 없고(不足以當椹質, 而) 허리는(要) 도끼를 대하기에 모자라니(不足以待斧鉞), 어찌 감히(豈敢) 의심스러운 일로(以疑事) 일찍이(嘗) 왕을 시험하겠습니까(試於王哉)! 비록(雖) 신이(以臣) 천한 사람으로 여기고(爲賤人而) 업신여겨 모욕하더라도(輕辱), 다만(獨) 신을 추천한 사람(왕계)이(任臣者之) 왕에게 이랬다 저랬다 하지 않는 것은(無反復於王) 중하게 여기지 않으십니까(不重邪)?
* 椹質(심질): 고대에 참수하는 형구(刑具)의 일종.
* 斧鉞(부월): 작은 도끼와 큰 도끼인데, 고대(古代)의 목을 베는 도구이다. 형벌(刑罰)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 任臣者(임신자): 나를 추천한 자. 왕계(王稽)를 말한다.
* 無反復(무반복): =無反覆. 반복은 (줏대가 없이) 언행을 늘 이랬다 저랬다 하여 자꾸 고침.
9 且臣聞周有砥砨, 宋有結綠, 梁有縣藜, 楚有和樸, 此四寶者, 土之所生, 良工之所失也, 而爲天下名器. 然則聖王之所棄者, 獨不足以厚國家乎?
9 또(且) 신이 듣기로(臣聞) 주나라에는 지액(周有砥砨), 송나라에는 결륵(宋有結綠), 양나라에는 현려(梁有縣藜), 초나라에는 화박이 있는데(楚有和樸), 이 네 가지 보물은(此四寶者), 땅이 만든 것으로(土之所生), 솜씨 좋은 옥공이 놓쳤지만(良工之所失也, 而) 천하의 이름난 기물이 되었습니다(爲天下名器). 그렇다면(然則) 성왕이(聖王之) 버린 사람이라도(所棄者), 어찌(獨) 나라를 두텁게 부족하겠습니까(不足以厚國家乎)?
10 臣聞善厚家者取之於國, 善厚國者取之於諸侯. 天下有明主則諸侯不得擅厚者, 何也? 爲其割榮也. 良醫知病人之死生, 而聖主明於成敗之事, 利則行之, 害則捨之, 疑則少嘗之, 雖舜禹復生, 弗能改已. 語之至者, 臣不敢載之於書, 其淺者又不足聽也. 意者臣愚而不概於王心邪? 亡其言臣者賤而不可用乎? 自非然者, 臣願得少賜游觀之閒, 望見顏色. 一語無效, 請伏斧質.
10 신이 듣기에(臣聞) 집안을 잘 번창시키는 사람은(善厚家者) 나라에서 취하고(取之於國), 나라를 잘 번창시키는 사람은(善厚國者) 제후에게서 구합니다(取之於諸侯). 천하에(天下) 밝은 군주가 있다면(有明主則) 제후가(諸侯) 부유함을 독점할 수 없는 것은(不得擅厚者), 어째서인가요(何也)? 그 영화를 나눴기 때문입니다(爲其割榮也). 좋은 의사는(良醫) 병든 사람의 삶과 죽음을 알고(知病人之死生, 而) 성스러운 군주는(聖主) 성공과 실패의 일에 밝아서(明於成敗之事), 이로우면 행하고(利則行之), 해로우면 버리고(害則捨之), 의심 나면 조금 시험하니(疑則少嘗之), 비록(雖) 순임금과 우임금이 다시 살아와도(舜禹復生), 고칠 수 없습니다(弗能改已). 말이 지극한 것은(語之至者), 신이 감히(臣敢) 글에 싣지 못하고(不載之於書), 그 천한 것은(其淺者) 또한(又) 들으시기에 부족합니다(不足聽也). 뜻은(意者) 신이 어리석고(臣愚而) 왕의 마음에 느낌이 없어서입니까(不概於王心邪)? 亡其言臣者賤而不可用乎? 그런 것이 아니라면(自非然者), 신이 원컨대(臣願) 유람하는 사이에(游觀之閒) 작은 은혜를 얻을 수 있어( 得少賜), 얼굴을 멀리서나마 뵙기를 바랍니다(望見顏色). 말 한마디에(一語) 가치가 없다면(無效), 청컨대(請) 형틀에 엎드리기를 바랍니다(伏斧質).
* 擅厚(천후): 홀로 부유하고 권세가 있음. 이익을 독점함.
* 望見(망견): 멀리 바라봄.
11 於是秦昭王大說, 乃謝王稽, 使以傳車召范睢.
11 이에(於是) 진 소왕이 크게 기뻐하며(秦昭王大說, 乃) 왕계에게 사과하고(謝王稽), 수레를 보내(使以傳車) 범저를 부르도록 했다(召范睢).
* 傳車(전거): 공문(公文)이나 짐을 나르기 위하여 역참(驛站)에서 가지고 있던 수레.
12 於是范睢乃得見於離宮, 詳爲不知永巷而入其中. 王來而宦者怒, 逐之, 曰: "王至!" 范睢繆爲曰: "秦安得王? 秦獨有太后·穰侯耳." 欲以感怒昭王. 昭王至, 聞其與宦者爭言, 遂延迎, 謝曰: "寡人宜以身受命久矣, 會義渠之事急, 寡人旦暮自請太后; 今義渠之事已, 寡人乃得受命. 竊閔然不敏, 敬執賓主之禮." 范睢辭讓. 是日觀范睢之見者, 群臣莫不灑然變色易容者.
12 이에(於是) 범저가(范睢乃) 이궁에서 만날 수 있었다(得見於離宮), 거짓으로(詳) 영향(후궁의 거처)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해서(爲不知永巷而) 그 안으로 들어갔다(入其中).
왕이 오자(王來而) 환관이 화를 내며(宦者怒), 그를 내쫓으며 말하길(逐之, 曰): "왕께서 오셨다(王至)!"라고 했다.
범저가(范睢) 대뜸 말하길(繆爲曰): "진나라에(秦) 어찌(安) 왕이 있는가(得王)? 진나라에는(秦) 오직(獨) 태후와 양후가 있을 뿐이다(有太后·穰侯耳)."라고 했다.
감정을 건드려 소왕을 화나게 만들려고 했다.(欲以感怒昭王). 소왕이 와서(昭王至), 그와 환관이 언쟁하는 것을 듣고(聞其與宦者爭言), 마침내(遂) 맞아들이고(延迎), 사과하며 말하길(謝曰): "과인이(寡人) 마땅히(宜) 몸소(以身) 가르침을 받으려 한 것이(受命) 오래되었지만(久矣), 의거의 일을 만나(會義渠之事) 급해서(急), 과인이(寡人) 아침저녁으로(旦暮) 스스로 태후에게 요청했고(自請太后); 지금(今) 의거의 일이 끝났기에(義渠之事已), 과인이 마침내(寡人乃) 가르침을 받을 수 있소(得受命). 참으로(竊) 불쌍하고(閔然) 어리석으니(不敏), 빈주의 예를(賓主之禮) 공경하여 대하겠소( 敬執)."라고 했다.
범수가 사양했다(范睢辭讓). 이날(是日) 범저의 만남을 보고(觀范睢之見者), 여러 신하가(群臣) 누구도(莫) 숙연하게(灑然) 얼굴빛을 바꾸고(變色) 자세를 바로잡지 않은(不易容) 사람이 없었다(者).
* 繆為(유위): 함부로 지껄이다.繆는 謬(류)와 통하여 사리에 맞지 않다는 뜻. 為는 謂와 통한다.
* 閔然(민연): 불쌍히 여기는 모양(模樣).
13 秦王屏左右, 宮中虛無人. 秦王跽而請曰: "先生何以幸教寡人?" 范睢曰: "唯唯." 有閒, 秦王復跽而請曰: "先生何以幸教寡人?" 范睢曰: "唯唯." 若是者三. 秦王跽曰: "先生卒不幸教寡人邪?" 范睢曰: "非敢然也. 臣聞昔者呂尚之遇文王也, 身爲漁父而釣於渭濱耳. 若是者, 交疏也. 已說而立爲太師, 載與俱歸者, 其言深也. 故文王遂收功於呂尚而卒王天下. 鄉使文王疏呂尚而不與深言, 是周無天子之德, 而文武無與成其王業也. 今臣羈旅之臣也, 交疏於王, 而所願陳者皆匡君之事, 處人骨肉之閒, 願效愚忠而未知王之心也. 此所以王三問而不敢對者也. 臣非有畏而不敢言也. 臣知今日言之於前而明日伏誅於後, 然臣不敢避也. 大王信行臣之言, 死不足以爲臣患, 亡不足以爲臣憂, 漆身爲厲被髪爲狂不足以爲臣恥. 且以五帝之聖焉而死, 三王之仁焉而死, 五伯之賢焉而死, 烏獲·任鄙之力焉而死, 成荊·孟賁·王慶忌·夏育之勇焉而死. 死者, 人之所必不免也. 處必然之勢, 可以少有補於秦, 此臣之所大願也, 臣又何患哉! 伍子胥橐載而出昭關, 夜行晝伏, 至於陵水, 無以糊其口, 厀行蒲伏, 稽首肉袒, 鼓腹吹篪, 乞食於吳市, 卒興吳國, 闔閭爲伯. 使臣得盡謀如伍子胥, 加之以幽囚, 終身不復見, 是臣之說行也, 臣又何憂? 箕子·接輿漆身爲厲, 被髪爲狂, 無益於主. 假使臣得同行於箕子, 可以有補於所賢之主, 是臣之大榮也, 臣有何恥? 臣之所恐者, 獨恐臣死之後, 天下見臣之盡忠而身死, 因以是杜口裹足, 莫肯鄉秦耳. 足下上畏太后之嚴, 下惑於姦臣之態, 居深宮之中, 不離阿保之手, 終身迷惑, 無與昭姦. 大者宗廟滅覆, 小者身以孤危, 此臣之所恐耳. 若夫窮辱之事, 死亡之患, 臣不敢畏也. 臣死而秦治, 是臣死賢於生." 秦王跽曰: "先生是何言也! 夫秦國辟遠, 寡人愚不肖, 先生乃幸辱至於此, 是天以寡人慁先生而存先王之宗廟也. 寡人得受命於先生, 是天所以幸先王, 而不棄其孤也. 先生柰何而言若是! 事無小大, 上及太后, 下至大臣, 願先生悉以教寡人, 無疑寡人也." 范睢拜, 秦王亦拜.
13 진왕이(秦王) 좌우를 물리고(屏左右), 궁중이 비어(宮中虛) 사람이 없었다(無人).
진왕이(秦王) 무릎을 꿇고(跽而) 청하여 말하길(請曰): "선생은(先生) 무엇으로(何以) 과인을 잘 가르치겠소(幸教寡人)?"라고 했다.
범저가 말하길(范睢曰): "네네(唯 唯)."라고 했다.
잠시 뒤에(有閒), 진왕이(秦王) 다시 무릎을 꿇고(復跽而) 청하여 말하길(請曰): "선생은(先生) 무엇으로(何以) 과인을 잘 가르치겠소(幸教寡人)?"라고 했다.
범저가 말하길(范睢曰): "네네(唯唯)."라고 했다. 이 같은 것이( 若是者) 세 번이었다(三).
진왕이 무릎을 꿇고 말하길(秦王跽曰): "선생은(先生) 끝내(卒) 과인을 잘 가르치지 않을 것이오(不幸教寡人邪)?"라고 했다.
범저가 말하길(范睢曰): "감히 그런 것이 아닙니다(非敢然也). 신이 듣기로(臣聞) 옛날(昔者) 여상이 문왕을 만난 것은(呂尚之遇文王也), 신분이(身) 어부가 되어(爲漁父而) 위수 가에서 낚시하고 있었습니다(釣於渭濱耳). 이와 같이(若是者), 교류가 없었습니다(交疏也). 말을 마치고(已說而) 태사로 삼아(立爲太師), 마차에 태워(載) 함께 돌아온 것은(與俱歸者), 그 말이 깊이가 있어서입니다(其言深也). 그러므로(故) 문왕이(文王) 마침내(遂) 여상에게서 공을 얻어(收功於呂尚而) 마침내(卒) 천하에서 왕노릇 했습니다(王天下). 만약(鄉使) 문왕이 여상을 멀리하고(文王疏呂尚而) 함께 깊이 말하지 않았다면(不與深言), 이것은(是) 주나라에(周) 천자의 덕이 없어서(無天子之德, 而) 문왕과 무왕에게(文武) 그 왕업을 이루는 것이 없었을 것입니다(無與成其王業也). 지금(今) 신은(臣) 다른 나라에서 온 신하이고(羈旅之臣也), 왕과 사귐이 지만(交疏於王, 而) 말하기를 바라는 것은(所願陳者) 모두(皆) 임금을 바로잡는 일이고(匡君之事), 골육지간의 일이므로(處人骨肉之閒), 원컨대(願) 어리석은 충성을 다하려고 하지만(效愚忠而) 왕의 마음을 알지 못합니다(未知王之心也). 이것이(此) 왕께서 세 번 물었는데(王三問而) 감히 대답하지 못한 까닭입니다(所以不敢對者也).
신에게(臣) 두려움이 있어서(有畏而) 감히 말하지 못한 것이(不敢言) 아닙니다(非也). 신은(臣) 오늘 (今日) 앞에서 말하고(言之於前而) 내일(明日) 뒤에서 죽을 수 있다는 것을(伏誅於後) 알지만(知), 그러나(然) 신은 감히 피하지 않을 것입니다(臣不敢避也). 대왕께서(大王) 신의 말을 믿어 행하고(信行臣之言), 죽음도(死) 신에게 걱정으로 여겨지지 않고(不足以爲臣患), 도망치는 것도(亡) 신에게 근심으로 여겨지지 않고(不足以爲臣憂), 몸에 옷칠을 하고(漆身) 문둥병자가 되어(爲厲) 머리를 풀어헤치고 미치광이가 되는 것도(被髪爲狂) 신에게 부끄러움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不足以爲臣恥). 또한(且) 오제의 성스러움으로도(以五帝之聖焉而) 죽었고(死), 삼왕의 인자함으로도(三王之仁焉而) 죽었고(死), 오백의 현명함으로도(五伯之賢焉而) 죽었고(死), 오희와 임비 같은 힘으로도(烏獲·任鄙之力焉而) 죽고(死), 성형과 맹분, 왕경기, 하육의 용맹으로도(成荊·孟賁·王慶忌·夏育之勇焉而) 죽었습니다(死). 죽는 것은(死者), 사람이(人之) 반드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所必不免也). <죽음에> 처하는 것이(處) 반드시(必) 그렇게 되는 형세이니(然之勢), 조금이라도(少) 진나라에 보탬이 있을 수 있다면(可以有補於秦), 이것은(此) 신이 크게 원하는 것이니(臣之所大願也), 신이(臣) 또(又)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何患哉)!
오자서가(伍子胥) 자루에 실려(橐載而) 소관을 나서(出昭關), 밤에 가고(夜行) 낮에 숨어(晝伏), 능수에 이르러(至於陵水), 그 입에 풀칠할 수도 없어서(無以糊其口), 무릎으로 다니고(厀行) 엎드려 기며(蒲伏), 머리를 조아리고(稽首) 웃통을 벗은 채로(肉袒), 배를 두드리고 피리를 불며(鼓腹吹篪), 오나라 시장에서 구걸하다(乞食於吳市), 마침내(卒) 오나라를 일으키고(興吳國), 합려가(闔閭) 백이 되었습니다(爲伯). 신으로 하여금(使臣) 오자서처럼(如伍子胥) 계책을 다하게 하신다면(得盡謀), 옥에 갇히는 일이 더해져서(加之以幽囚), 평생(終身) 다시 보지 못하더라도(不復見), 바로(是) 신의 말이 실행된다면(臣之說行也), 신이 또(臣又)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何憂)? 기자와 접여가(箕子·接輿) 몸에 옻칠하고(漆身) 문둥병자가 되어(爲厲), 머리를 풀어헤치고 미치광이로 꾸며(被髪爲狂), 군주에게 도움이 없었습니다(無益於主). 설령(假) 신으로 하여금(使臣得) 기자와 같은 행동을 하게 만들더라도(同行於箕子), 현명한 군주에게(於所賢之主) 도움이 있을 수 있다면(可以有補), 이것은(是) 신의 큰 영광이니(臣之大榮也), 신에게(臣) 무슨 부끄러움이 있겠습니까(有何恥)? 신이 걱정하는 것은(臣之所恐者), 오직(獨) 신의 죽은 뒤를 걱정하는 것이니(臣死之後), 천하가(天下) 신이 충성을 다하고 죽은 것을 본다면(見臣之盡忠而身死), 인하여(因) 이 때문에(以是) 입을 막고 발걸음을 그치고(杜口裹足), 누구도(莫) 진나라로 달갑게 향하지 않을 것을(肯鄉秦) 염려할 뿐입니다(恐耳).
폐하께서(足下) 위로(上) 태후의 위엄을 두려워하고(畏太后之嚴), 아래로(下) 간신의 행동에 미혹된다면(惑於姦臣之態), 깊은 궁궐 가운데 살면서(居深宮之中), 가까운 신하의 손에서 떠나지 못하고(不離阿保之手), 평생(終身) 미혹된다면(迷惑), 간사한 신하를 구별할 수 없습니다(無與昭姦). 크게는(大者) 종묘가 망하고(宗廟滅覆), 작게는(小者) 자신이 고립되어 위험해지니(身以孤危), 이것이(此) 신이 두려워하는 것일 뿐입니다(臣之所恐耳). 만약(若) 무릇(夫) 곤궁해지거나 치욕을 겪는 일이이거나(窮辱之事), 죽는 걱정이라면(死亡之患), 신은(臣) 감히 두렵지 않습니다(不敢畏也). 신이 죽어서(臣死而) 진나라가 다스려지면(秦治), 이것은(是) 신의 죽음이(臣死) 사는 것보다 현명한 것입니다(賢於生)."라고 했다.
진소왕이 말하길(秦王跽曰): "선생은(先生) 이 무슨 말을 하시는가(是何言也)! 무릇(夫) 진나라는(秦國) 구석진 먼 곳이고(辟遠), 과인이(寡人) 어리석고 못났지만(愚不肖), 선생이(先生) 이에 다행히(乃幸) 이곳에 욕되게 왔으니(辱至於此), 이것은(是) 하늘이(天) 과인이 선생의 은혜를 입는 것으로(以寡人慁先生而) 선왕의 종묘를 보존하도록 한 것입니다(存先王之宗廟也). 과인이(寡人)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은(得受命於先生), 바로(是) 하늘이 선왕을 아끼고(天所以幸先王, 而) 그 고아를 버리지 않은 것입니다(不棄其孤也). 선생은(先生) 어찌(柰何而) 그와 같이 말합니까(言若是)! 일에는(事) 대소가 없고(無小大), 위로(上) 태후에 이르고(及太后), 아래로(下) 대신에 이르기까지(至大臣), 원컨대(願) 선생이(先生) 모두(悉) 과인을 가르치고(以教寡人), 과인을 의심하지 마십시오(無疑寡人也)."라고 했다.
범저가(范睢) <일어나> 절하고(拜), 진왕도 또한 절했다(秦王亦拜).
* 被髪(피발): 머리를 풀어헤침.
* 厀行蒲伏(슬행포복): 무릎으로 다니고 엎드려 기다. 蒲伏(포복)은 匍匐과 같으며 기다.
* 肉袒(육단): 웃통을 벗어 상체를 드러내는 일. 복종, 사죄 등의 뜻을 나타냄
* 幽囚(유수): 잡아 가둠.
* 阿保(아보): 보모(保姆), 가까운 신하.
14 范睢曰: "大王之國, 四塞以爲固, 北有甘泉·谷口, 南帶涇·渭, 右隴·蜀, 左關·阪, 奮擊百萬, 戰車千乘, 利則出攻, 不利則入守, 此王者之地也. 民怯於私鬬而勇於公戰, 此王者之民也. 王并此二者而有之. 夫以秦卒之勇, 車騎之眾, 以治諸侯, 譬若施韓盧而搏蹇兔也, 霸王之業可致也, 而群臣莫當其位. 至今閉關十五年, 不敢窺兵於山東者, 是穰侯爲秦謀不忠, 而大王之計有所失也." 秦王跽曰: "寡人願聞失計."
14 범저가 말하길(范睢曰): "대왕의 나라는(大王之國), 사방의 요새가(四塞) 튼튼해서(以爲固), 북쪽에(北) 감천과 곡구가 있고(有甘泉·谷口), 남쪽에(南) 경수와 위수가 둘러 있고(帶涇·渭), 오른쪽에(右) 농과 촉이 있고(隴·蜀), 왼쪽에(左) 함곡관과 상판이 있고(關·阪), 용감한 군대가 백 만이고(奮擊百萬), 전차가 천 승이고(戰車千乘), 이로우면(利則) 나가서 싸우고(出攻), 불리하면(不利則) 들어가 지키고(入守), 이것은(此) 왕업을 이룰 수 있는 땅입니다(王者之地也). 백성은(民) 사사로운 싸움에서 겁을 내지만(怯於私鬬而) 공을 위한 싸움에서 용감하니(勇於公戰), 이것은(此) 왕업을 이룰 백성입니다(王者之民也). 왕께서(王) 이 둘을 합하여(并此二者而) 가지고 있습니다(有之). 무릇(夫) 진나라 병사의 용맹함(以秦卒之勇), 전차와 기병의 많음으로(車騎之眾), 이것으로(以) 제후를 다스리는 것은(治諸侯), 예를 들면(譬若) 한로를 풀어(施韓盧而) 절름발이 토끼를 잡는 것처럼(搏蹇兔也), 패왕의 업을(霸王之業) 이룰 수 있는데도(可致也, 而) 여러 신하들 중에(群臣) 누구도(莫) 그 자리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當其位). 지금까지(至今) 관을 닫은 것이 15년이 되었고(閉關十五年), 감히(不敢) 산동을 엿보아 병사를 내지 못한 것은(窺兵於山東者), 이것은(是) 양후가(穰侯) 진나라를 위해(爲秦) 계획한 것이 충실하지 못하고(謀不忠, 而) 대왕의 계획에(大王之計) 잘못이 있는 것입니다(有所失也)."
진왕이 무릎을 꿇고 말하길(秦王跽曰): "과인이(寡人) 원컨대(願) 잘못된 계획에 대해 듣고 싶소(聞失計)."라고 했다.
* 奮擊(분격): 분발(奮發)하여 냅다 침.
* 譬若(비약): 예를 들면. 예컨대. 가령.
15 然左右多竊聽者, 范睢恐, 未敢言內, 先言外事, 以觀秦王之俯仰. 因進曰: "夫穰侯越韓·魏而攻齊綱壽, 非計也. 少出師則不足以傷齊, 多出師則害於秦. 臣意王之計, 欲少出師而悉韓·魏之兵也, 則不義矣. 今見與國之不親也, 越人之國而攻, 可乎? 其於計疏矣. 且昔齊湣王南攻楚, 破軍殺將, 再辟地千里, 而齊尺寸之地無得焉者, 豈不欲得地哉, 形勢不能有也. 諸侯見齊之罷獘, 君臣之不和也, 興兵而伐齊, 大破之. 士辱兵頓, 皆咎其王, 曰" '誰爲此計者乎?' 王曰" '文子爲之.' 大臣作亂, 文子出走. 攻齊所以大破者, 以其伐楚而肥韓·魏也. 此所謂借賊兵而齎盜糧者也. 王不如遠交而近攻, 得寸則王之寸也, 得尺亦王之尺也. 今釋此而遠攻, 不亦繆乎! 且昔者中山之國地方五百里, 趙獨吞之, 功成名立而利附焉, 天下莫之能害也. 今夫韓·魏, 中國之處而天下之樞也, 王其欲霸, 必親中國以爲天下樞, 以威楚·趙. 楚彊則附趙, 趙彊則附楚, 楚·趙皆附, 齊必懼矣. 齊懼, 必卑辭重幣以事秦. 齊附而韓·魏因可虜也." 昭王曰: "吾欲親魏久矣, 而魏多變之國也, 寡人不能親. 請問親魏柰何?" 對曰: "王卑詞重幣以事之; 不可, 則割地而賂之; 不可, 因舉兵而伐之." 王曰: "寡人敬聞命矣." 乃拜范睢爲客卿, 謀兵事. 卒聽范睢謀, 使五大夫綰伐魏, 拔懷. 後二歲, 拔邢丘.
15 그러나(然) 좌우에(左右) 몰래 듣는 사람이 많아(多竊聽者), 범저가 두려워해서(范睢恐), 감히 <나라> 안의 일을 말하지 않고(未敢言內), 먼저(先) <나라> 밖의 일을 말해서(言外事, 以) 진왕의 태도를 살폈다(觀秦王之俯仰).
이에(因) 나아가 말하길(進曰): "무릇(夫) 양후가(穰侯) 한나라와 위나라를 넘어서(越韓·魏而) 제나라 강수를 공격하는 것은(攻齊綱壽), 계책이 좋지 않습니다(非計也). 군대를 작게 보내면(少出師則) 제나라를 해치기에 부족하고(不足以傷齊), 군대를 많이 보내면(多出師則) 진나라에 해롭습니다(害於秦). 신이(臣) 왕의 계획을 생각해 보니(意王之計), 군대를 작게 내보내고(少出師而) 한나라와 위나라 병사를 모두 모으려는 것은(欲悉韓·魏之兵也, 則) 의롭지 않습니다(不義矣). 지금(今) 동맹국이(與國之)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서(見不親也), 남의 나라를 넘어(越人之國而) 공격하는 것이(攻), 옳습니까(可乎)? 그(其) 계획에는(於計) 부족한 것이 있습니다(疏矣).
또(且) 옛날(昔) 제나라 민왕이(齊湣王) 남으로(南) 초나라를 공격해서(攻楚), 군대를 깨뜨리고(破軍) 장수를 죽여(殺將), 다시(再) 천여 리를 개척했지만(辟地千里, 而) 제나라가(齊) 촌적의 땅도(尺寸之地) 얻은 것이 없는 것은(無得焉者), 어찌(豈) 땅을 얻으려고 하지 않은 것인가(不欲得地哉), 형세에(形勢) 할 수 없는 것이 있었습니다(不能有也). 제후들은(諸侯) 제나라가 피폐해진 것과(見齊之罷獘), 군신이 화합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君臣之不和也), 군대를 일으켜(興兵而) 제나라를 쳐서(伐齊), 크게 깨뜨렸습니다(大破之). 군대가 치욕을 당하고(士辱) 병사들이 패하자(兵頓), 모두(皆) 왕을 꾸짖어 말하길(咎其王, 曰): '누가(誰) 이런 계획을 세웠는가(爲此計者乎)?'라고 했고, 왕이 말하길(王曰: '문자가 했다(文子爲之).'라고 했습니다. 대신들이 난을 일으켜(大臣作亂), 문자는 달아났습니다(文子出走). 제나를 공격해서(攻齊) 크게 무찌른 까닭은(所以大破者), 그들이 초나라를 정벌해서(以其伐楚而) 한나라와 위나라를 살찌웠기 때문입니다(肥韓·魏也). 이것이(此) 이른바(所謂) 적에게 군사를 빌려주고(借賊兵而) 도적에게 양식을 내어주는 것입니다(齎盜糧者也). 왕께서는(王) 먼 나라와 친하게 지내고(遠交而) 가까운 나라를 공격하는 것만(近攻) 못하니(不如), 한 치를 얻으면(得寸則) 왕의 한치가 되고(王之寸也), 한 자를 얻어도(得尺) 또한(亦) 왕의 한 자입니다(王之尺也). 지금 이것을 버리고(今釋此而) 먼 나라를 치는 것은(遠攻,) 또한 잘못이 아니겠습니까(不亦繆乎)!
또한(且) 옛날(昔者) 중산국의 땅이(中山之國地) 사방(方) 500리였는데(五百里), 조나라가(趙) 홀로 그것을 삼키자(獨吞之), 공을 이루고 이름을 세워서(功成名立而) 이익을 얻었지만(利附焉), 천하에서(天下) 누구도(莫之) 방해하지 못했습니다(能害也). 지금(今) 저 한나라와 위나라는(夫韓·魏), 중원에 있어서(中國之處而) 천하의 중추이니(天下之樞也), 왕께서(王) 패업을 이루려고 한다면(其欲霸), 반드시(必) 중원과 친해져서(親中國以) 천하의 중추가 되어(爲天下樞, 以) 초나라와 조나라를 위협해야 합니다(威楚·趙). 초나라가 강해지면(楚彊則) 조나라를 따를 것이고(附趙), 조나라가 강해지면(趙彊則) 초나라를 따르고(附楚), 초나라와 조나라가 모두 따르면(楚·趙皆附), 제나라는(齊) 반드시 두려워합니다(必懼矣). 제나라가 두려워하면(齊懼), 반드시(必) 말을 낮추고(卑辭) 많은 예물로(重幣以) 진나라를 섬길 것입니다(事秦). 제나라가 따르면(齊附而) 한나라와 위나라를(韓·魏) 이어(因) 사로잡을 수 있습니다(可虜也)."라고 했다.
소왕이 말하길(昭王曰): "내가(吾) 위나라와 친해지려고 한 것이(欲親魏) 오래되었지만(久矣, 而) 위나라가(魏) 변화가 많은 나라라서(多變之國也), 과인이 친해질 수 없었다(寡人不能親). 청해 물으니(請問) 위나라와 친하려면(親魏) 어찌해야 하는가(柰何)?"라고 했다.
대답하여 말하길(對曰): "왕께서(王) 말을 낮추고(卑詞) 많은 예물로 섬기면(重幣以事之); 안되면(不可, 則) 땅을 떼어(割地而) 뇌물로 주고(賂之); 안되면(不可), 이에(因) 군대를 일으켜 정벌하십시오(舉兵而伐之)."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王曰): "과인이(寡人) 공경하여(敬) 가르침을 듣겠다(聞命矣)."라고 했다.
이에(乃) 범저에게 벼슬을 주어(拜范睢) 객경으로 삼고(爲客卿), 군대에 대한 일을 의논했다(謀兵事). 마침내(卒) 범저의 계책을 듣고(聽范睢謀), 오대부 관을 시켜(使五大夫綰) 위나라를 치고(伐魏), 회 땅을 빼앗았다(拔懷). 2년이 지나(後二歲), 형구를 빼앗았다(拔邢丘).
* 俯仰(부앙) : 아래를 굽어봄과 위를 쳐다봄. 행동거지.
* 齎盜(재도): 도적에게 물건을 싸서 내어 줌.
심복지병( 心腹之病 )
16 客卿范睢復說昭王曰: "秦韓之地形, 相錯如繡. 秦之有韓也, 譬如木之有蠹也, 人之有心腹之病也. 天下無變則已, 天下有變, 其爲秦患者孰大於韓乎? 王不如收韓." 昭王曰: "吾固欲收韓, 韓不聽, 爲之柰何?" 對曰: "韓安得無聽乎? 王下兵而攻滎陽, 則鞏·成皋之道不通; 北斷太行之道, 則上黨之師不下. 王一興兵而攻滎陽, 則其國斷而爲三. 夫韓見必亡, 安得不聽乎? 若韓聽, 而霸事因可慮矣." 王曰: "善." 且欲發使於韓.
16 객경 범저가(客卿范睢) 다시 소왕을 설득해 말하길(復說昭王曰): "진나라와 한나라의 지형이(秦韓之地形), 서로 얽혀(相錯) 수를 놓은 듯합니다(如繡). 진나라에게(秦之) 한나라가 있는 것은(有韓也), 마치(譬如) 나무에(木之) 좀벌레가 있고(有蠹也), 사람에게(人之) 배 속의 병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有心腹之病也). 천하에(天下) 변고가 업으면 그만이지만(無變則已), 천하에 변고가 있으면(天下有變), 그것이(其) 진나라의 근심이 되는 것이(爲秦患者) 무엇도(孰) 한나라보다 큰 것이 없습니다(大於韓乎)? 왕께서(王) 한나라를 끌어들이는 것만 못합니다(不如收韓)."라고 했다.
소왕이 말하길(昭王曰): "내가(吾) 참으로(固) 한나라를 거두고 싶었지만(欲收韓), 한나라가 말을 듣지 않으니(韓不聽), 이것을 위해(爲之) 어찌해야 하는가(柰何)?"라고 했다.
대답하여 말하길(對曰): "한나라가(韓) 어찌(安) 말을 듣지 않을 수 있습니까(得無聽乎)? 왕께서(王) 병사를 보내(下兵而) 형양을 치면(攻滎陽, 則) 공과 성고의 길이(鞏·成皋之道) 통하지 않고(不通); 북으로(北) 태행으로 가는 길을 끊으면(斷太行之道, 則) 상당의 군사가 내려오지 못합니다(上黨之師不下). 왕께서(王) 한 번(一) 병사를 일으켜(興兵而) 형양을 치면(攻滎陽, 則) 그 나라가(其國) 끊어져(斷而) 셋이 됩니다(爲三). 무릇(夫) 한나라가(韓) 반드시 망하게 될 것이니(見必亡), 어찌(安) 말을 듣지 않을까요(得不聽乎)? 만약(若) 한나라가 말을 들으면(韓聽, 而) 패업의 일을(霸事) 생갈할만 합니다(因可慮矣)."라고 했다.
왕이 말하길(王曰): "좋다(善)."라고 했다. 이어(且) 한나라에 사신을 보내려고 했다(欲發使於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