博愛之謂仁, 行而宜之之謂義, 由是而之焉之謂道, 足乎己無待於外之謂德. 仁與義, 爲定名; 道與德, 爲虛位. 故道有君子有小人, 而德有凶有吉. 老子之小仁義, 非毁之也, 其見者小也, 坐井而觀天曰天小者, 非天小也. 彼以煦煦爲仁, 孑孑爲義, 其小之也則宜. 其所謂道, 道其所道, 非吾所謂道也; 其所謂德, 德其所德, 非吾所謂德也. 凡吾所謂道德云者, 合仁與義言之也, 天下之公言也; 老子之所謂道德云者, 去仁與義言之也, 一人之私言也.
널리 사랑하는 것을(博愛之) 인이라 하고(謂仁), 행하고(行而) <이치에> 알맞은 것을(宜之之) 의라 하고(謂義), 이것을 따라서(由是而) 가는 것을(之焉之) 도라 하고(謂道), 자기에게 충분해서(足乎己) 바깥에 기대는 것이 없는 것을(無待於外之) 덕이라 한다(謂德).
인과 의는(仁與義), 정해진 이름이 되고(爲定名); 도와 덕은(道與德), 공허한 자리가 된다(爲虛位).
그러므로(故) 도에(道) 군자가 있고(有君子) 소인이 있으며(有小人, 而) 덕에(德) 흉이 있고(有凶) 길이 있다(有吉).
노자가(老子之) 인의를 작게 여기고(小仁義), 그것을 비방했지만(非毁之也), 그가 본 것이(其見者) 작은 것이고(小也), 우물에 앉아서(坐井而) 하늘을 보고는(觀天) 하늘이 작다고 말한 것이지(曰天小者), 하늘이 작은 것이 아니다(非天小也).
저 사람은(彼) 작은 온정을(以煦煦) 인으로 여겼고(爲仁), 작은 은혜를(孑孑) 의로 여겼으니(爲義), 그가 작게 여긴 것이(其小之也則) 당연하다(宜).
그가(其) 이른바(所謂) 도란 것은(道), 그 도라고 한 것을(其所道) 도로 여긴 것이고(道), 내가 이른바 도라고 한 것이 아니며(非吾所謂道也); 그가 이른바(其所謂) 덕이란 것은(德), 그 덕이라 한 것을 덕으로 여긴 것이고(德其所德), 내가 이른바 덕이라 한 것이 아니다(非吾所謂德也).
무릇(凡) 내가 이른바(吾所謂) 도덕이라고 한 것은(道德云者), 인과 의를 합해서(合仁與義) 말한 것이고(言之也), 천하의 공인이지만(天下之公言也); 노자가(老子之) 이른바(所謂) 도덕이라고 한 것은(道德云者), 인과 의를 버리고(去仁與義) 말한 것이고(言之也), 한 사람의(一人之) 사사로운 말이다(私言也).
* 定名(정명): 고정된 이름이란 확정된 개념을 나타내기 위한 말이라는 뜻이다.
* 虛位(허위): '빈자리'는 무엇이든 앉을 수 있는 자리이므로 무엇을 따르는가에 달라지는 행동 양식이나 존재 방법이 되고 따라서 군자의 도, 소인의 도, 악덕, 선덕으로 들어가는 말에 따라 여러 의미가 나올 수 있다.
* 煦煦(후후): 1. 온정(溫情)을 베푸는 모양(模樣), 2. 아첨(阿諂)하여 웃는 모양(模樣).
* 孑孑(혈혈): 우뚝하게 외로이 선 모양(模樣).
周道衰, 孔子沒, 火于秦, 黃老于漢, 佛于晋ㆍ宋ㆍ齊ㆍ梁ㆍ魏ㆍ隨之間, 其言道德仁義者, 不入于楊, 則入于墨, 不入于老, 則入于佛, 入于彼則出于此. 入者主之, 出者奴之; 入者附之, 出者汚之, 噫, 後之人, 其欲聞仁義道德之說, 孰從而聽之.
주나라의 도가(周道) 쇠퇴하고(衰), 공자가 죽고(孔子沒), 진나라에서 불태워지고(火于秦), 한나라에서 황노가(黃老于漢), 진, 송, 제, 양, 위, 수나라의 사이에 불교가(佛于晋ㆍ宋ㆍ齊ㆍ梁ㆍ魏ㆍ隨之間), 그(其) 도덕과 인의를 말한 것은(言道德仁義者), 양주에 들지 않으면(不入于楊, 則) 묵적에 들고(入于墨), 노자에 들지 않으면(不入于老, 則) 불가에 들고(入于佛), 저기에 들면(入于彼則) 여기서 나왔다(出于此).
들어간 것은(入者) 주인으로 삼고(主之), 나간 것은(出者) 노예로 삼고(奴之); 들어간 것은(入者) 달라붙고(附之), 나간 것은(出者) 더럽혀졌으니(汚之), 아(噫), 후세 사람이(後之人), 그(其) 인의와 도덕의 설을(仁義道德之說) 들으려고 해도(欲聞), 누구를 따라서(孰從而) 듣겠는가(聽之).
老者曰: “孔子吾師之弟子也,” 佛者曰: “孔子吾師之弟子也,” 爲孔子者, 習聞其說, 樂其誕而自小也, 亦曰: “吾師亦嘗”云爾, 不惟擧之於其口. 而又筆之於其書. 噫, 後之人, 雖欲聞仁義道德之說, 其孰從而求之. 甚矣, 人之好怪也. 不求其端, 不訊其末, 惟怪之欲聞.
노자의 무리가 말하길(老者曰): “공자는(孔子) 우리 스승의(吾師之) 제자다(弟子也),”라고 하고, 불가의 무리가가 말하길(佛者曰): “공자는(孔子) 우리 스승의(吾師之) 제자다(弟子也),”라고 하니, 공자의 무리가 된 사람도(爲孔子者), 익숙하게(習) 그 말을 듣고(聞其說), 그 거짓을 즐기고(樂其誕而) 스스로 작게 여기며(自小也), 또 말하길(亦曰): “우리 스승도(吾師) 또한(亦) 일찍이(嘗)” 말했다고 해서(云爾), 다만(惟) 그 입에서(於其口) 거론하는 것만 아니라(不擧之, 而) 또(又) 책에 쓰기도 했다(筆之於其書).
아(噫), 후세 사람들이(後之人), 비록(雖) 인의와 도덕의 설을(仁義道德之說) 들으려고 해도(欲聞), 그 누구를 따라서(其孰從而) 구할 것인가(求之).
심하구나(甚矣), 사람이(人之) 괴이한 것을 좋아하고(好怪也), 그 실마리를 구하지 않고(不求其端), 그 말단을 묻지 않고(不訊其末), 단지(惟) 괴이한 것을(怪之) 들으려고 한다(欲聞).
古之爲民者四, 今之爲民者六, 古之敎者, 處其一, 今之敎者, 處其三. 農之家一而食粟之家六, 工之家一而用器之家六, 賈之家一 而資焉之家六, 奈之何民不窮且盜也.
옛날(古之) 백성 된 사람은(爲民者) 넷이고(四), 지금(今之) 백성 된 사람은(爲民者) 여섯인데(六), 옛날(古之) 가르치는 사람은(敎者), 그 가운데 하나를 차지했는데(處其一), 지금(今之) 가르치는 사람은(敎者), 그 셋을 차지한다(處其三).
농사짓는 집은(農之家) 하나인데(一而) 곡식을 먹는 집은(食粟之家) 여섯이고(六), 공인의 집은(工之家) 하나인데(一而) 용기를 쓰는 집은(用器之家) 여섯이고(六), 파는 집은(賈之家) 하나인데(一 而) 쓰는 집은(資焉之家) 여섯이니(六), 어찌(奈之何) 백성이(民) 곤궁하지 않고(不窮) 또 도적질 하지 않겠는가(且盜也).
古之時, 人之害多矣, 有聖人者立然後, 敎之以相生養之道, 爲之君, 爲之師, 驅其蟲蛇禽獸, 而處其中土. 寒然後爲之衣, 飢然後爲之食, 木處而顚, 土處而病也, 然後爲之宮室. 爲之工, 以贍其器用; 爲之賈, 以通其有無; 爲之醫藥, 以濟其夭死; 爲之葬埋祭祀, 以長其恩愛; 爲之禮, 以次其先後; 爲之樂, 以宣其湮鬱; 爲之政, 以率其怠倦; 爲之刑, 以鋤其强梗. 相欺也, 爲之府璽斗斛權衡以信之; 相奪也, 爲之城郭甲兵以守之. 害至而爲之備, 患生而爲之防. 今其言曰: “聖人不死, 大盜不止, 剖斗折衡, 而民不爭.” 鳴呼! 其亦不思而已矣.
옛날에는(古之時), 사람의 피해가(人之害) 많았는데(多矣), 성인이 섬이 있고 나서는(有聖人者立然後), 서로(相) 살리고 봉양하는 도리를(以生養之道) 가르쳤고(敎之), 임금이 되고(爲之君), 스승이 되어(爲之師), 그 벌레와 뱀 짐승을 몰아내고(驅其蟲蛇禽獸, 而) 가운데 땅에 머물게 했다(處其中土).
추워지고 나서(寒然後) 그들에게 옷을 만들게 하고(爲之衣), 굶주리고 나서(飢然後) 그들에게 먹을 것을 만들게 하고(爲之食), 나무에서 살다가(木處而) 떨어지고(顚), 땅에 살다가(土處而) 병들고 나서(病也, 然後) 집을 짓게 했다(爲之宮室).
그들에게 공구를 만들게 해서(爲之工, 以) 그 용기를 풍족하게 했고(贍其器用); 장사하도록 해서(爲之賈, 以) 그 있고 없는 것을 통하게 하고(通其有無); 의약을 만들게 해서(爲之醫藥, 以) 일찍 죽는 것을 구제하고(濟其夭死); 매장하고 제사 지내도록 해서(爲之葬埋祭祀, 以) 은혜와 사랑이 길어지도록 하고(長其恩愛); 예를 갖추도록 해서(爲之禮, 以) 그 선후를 순서 정하고(次其先後); 음악을 만들도록 해서(爲之樂, 以) 그 울적한 마음을 펴도록 하고(宣其湮鬱); 정치하도록 해서(爲之政, 以) 그 게으름을 이끌고(率其怠倦); 형벌을 만들도록 해서(爲之刑, 以) 그 난폭한 것을 없앴다(鋤其强梗).
서로 속이는 것은(相欺也), 도장과 말, 곡, 저울추, 저울대를 만들도록 해서(爲之府璽斗斛權衡以) 믿게 하고(信之); 서로 해치는 것은(相奪也), 성곽과 갑병을 만들도록 해서(爲之城郭甲兵以) 지키고(守之). 해가 오면(害至而) 준비하도록 하고(爲之備), 걱정이 생기니(患生而) 막도록 했다(爲之防).
지금(今) 그 말하길(其言曰): “성인이 죽지 않으면(聖人不死), 큰 도둑이 그치지 않고(大盜不止), 말을 부수고(剖斗) 저울을 꺾으면(折衡, 而) 백성이 다투지 않는다(民不爭).”라고 한다.
아(鳴呼)! 그것이(其) 또한(亦) 생각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不思而已矣).
如古之無聖人, 人之類滅, 久矣. 何也? 無羽毛鱗介以居寒熱也, 無爪牙以爭食也. 是故君者, 出令者也, 臣者行君之令, 而致之民者也, 民者出粟米麻絲, 作器皿, 通貨財, 以事其上者也. 君不出令, 則失其所以爲君, 臣不行君之令而致之民, 則失其所以爲臣, 民不出粟米麻絲, 作器皿, 通貨財, 以事其上, 則誅, 今其法曰: “必棄而君臣, 去而父子, 禁而相生相養之道, 以求其所謂淸凈寂滅者.” 鳴呼! 其亦幸而出於三代之後, 而不見黜於禹湯文武周公孔子也, 其亦不幸而不出於三代之前, 不見正於禹湯文武周公孔子也.
만약(如) 옛날(古之) 성인이 없었다면(無聖人), 사람은(人之類) 없어진 것이(滅), 오래일 것이니(久矣). 어째서인가(何也)?
깃털과 털, 비늘과 껍질이 없어서(無羽毛鱗介以) 춥고 더운 곳에 살고(居寒熱也), 손톱과 이빨이 없어서(無爪牙以) 먹을 것을 다투었을 것이다(爭食也).
이 때문에(是故) 군자가(君者), 령을 내리는 것이고(出令者也), 신하는(臣者) 군주의 령을 행하고(行君之令, 而) 그것을 백성에게 이르게 하는(致之民) 사람이니(者也), 백성은(民者) 곡식과 옷감을(粟米麻絲) 내고(出), 그릇을 만들고(作器皿), 재화를 유통시켜서(通貨財, 以) 그 윗사람을 모시는 사람이다(事其上者也).
임금이(君) 령을 내지 않으면(不出令, 則) 그가 임금이 된 까닭을(其所以爲君) 잃는 것이고(失), 신하가(臣) 임금의 령을 행하지 않아서(不行君之令而) 백성에게 이르지 않으면(致之民, 則) 그 신하가 된 까닭을 잃는 것이고(失其所以爲臣), 백성이 곡식과 옷감을 내고(民不出粟米麻絲), 그릇을 만들고(作器皿), 재화를 유통시켜서(通貨財, 以) 그 윗사람을 모시지 않으면(事其上, 則) 벌을 받는 것인데(誅), 지금(今) 그 법에 이르길(其法曰): “반드시(必) 임금과 신하를 버리고(棄而君臣), 부자를 버리고(去而父子), 서로 키우고 서로 봉양하는 도를 금하고(禁而相生相養之道, 以) 그 이른바(其所謂) 청정적멸이란 것을(淸凈寂滅者) 구하라(求).”라고 한다.
아(鳴呼)! 그것이(其) 또한(亦) 다행히도(幸而) 삼대의 뒤에 나와서(出於三代之後, 而) 우탕문무주공과 공자에게(於禹湯文武周公孔子) 배척당하지 않았고(不見黜也), 그것이(其) 또한(亦) 불행히도(不幸而) 삼대 이전에 나오지 않아서(不出於三代之前), 우탕문무주공과 공자에게(於禹湯文武周公孔子) 바로잡히지 않았다(不見正也).
帝之與王, 其號名殊, 其所以爲聖一也, 夏葛而冬裘, 渴飮而飢食, 其事雖殊, 其所以爲智一也. 今其言曰: “曷不爲太古之無事,” 是亦責冬之裘者曰: “曷不爲葛之之易也,” 責飢之食者曰: “曷不爲飮之之易也.”
황제와 왕은(帝之與王), 그 부르는 이름은(其號名) 다르지만(殊), 그 성인이 된 까닭은(其所以爲聖) 같고(一也), 여름에 칡베옷 입고(夏葛而) 겨울에 갖옷 입고(冬裘), 목마르면 마시고(渴飮而) 배고프면 먹는 것은(飢食), 그 일이(其事) 비록 다르지만(雖殊), 그 지혜가 되는 것은(其所以爲智) 같다(一也).
지금(今) 그들이 말하길(其言曰): “어찌(曷) 태고의 일 없음을(太古之無事) 하지 않는가(不爲),”라고 하니, 이것도(是) 또한(亦) 겨울에 갖옷 입은 사람을(冬之裘者) 꾸짖으며 말하길(責曰): “어찌(曷) 칡베옷을 입는 쉬운 일을(葛之之易) 하지 않는가 하고(不爲也),”라고 하며, 배고파 먹는 사람을(飢之食者) 꾸짖으며 말하길(責曰): “어찌(曷) 마시는 쉬운 일을(飮之之易) 하지 않는가(不爲也).”라고 한다.
傳曰: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欲正其心者, 先誠其意.” 然則古之所謂正心而誠意者, 將以有爲也, 今也欲治其心而外天下國家者, 滅其天常, 子焉而不父其父, 臣焉而不君其君, 民焉而不事其事. 孔子之作『春秋』也, 諸侯用夷禮則夷之, 夷而進於中國則中國之, 經曰: “夷狄之有君, 不如諸夏之亡.” 詩曰: “戎狄是膺, 荊舒是懲,” 今也, 擧夷狄之法, 而加之先王之敎之上, 幾何其不胥而爲夷也.
전에 이르길(傳曰): “옛날(古之) 천하에(於天下) 명덕을 밝히려고 한 사람은(欲明明德者), 먼저(先) 그 나라를 다스리고(治其國), 그 나라를 다스리려는 사람은(欲治其國者), 먼저(先) 그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고(齊其家), 그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려는 사람은(欲齊其家者), 먼저 그 몸을 다스리고(先修其身), 그 몸을 다스리려는 사람은(欲修其身者),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先正其心), 그 마음을 바르게 하려는 사람은(欲正其心者), 먼저 그 뜻을 성실하게 한다(先誠其意).”라고 했다.
그렇다면(然則) 옛날에(古之) 이른바(所謂) 마음을 바르게 하고(正心而) 뜻을 성실하게 한 사람은(誠意者), 장차(將) 큰 일을 할 수 있고(以有爲也), 지금(今也) 그 마음을 다스리면서(欲治其心而) 국가와 천하를 도외시하는 사람은(外天下國家者), 그 하늘의 도리를 없애고(滅其天常), 자식이면서(子焉而) 그 아버지를 아버지로 여기지 않고(不父其父), 신하이면서(臣焉而) 그 임금을 임금으로 여기지 않고(不君其君), 백성이면서(民焉而) 그 일에 종사하지 않는 것이다(不事其事).
공자가(孔子之) 춘추를 지을 때(作『春秋』也), 제후가(諸侯) 오랑캐의 예를 쓰면(用夷禮則) 오랑캐로 여기고(夷之), 오랑캐가(夷而) 중국에 나오면(進於中國則) 중국으로 여겼고(中國之), 경에 이르길(經曰): “오랑캐에게(夷狄之) 임금이 있는 것이(有君), 중국에 없는 것만(諸夏之亡) 못하다(不如).”라고 했다.
시에 이르길(詩曰): “서쪽과 북쪽 오랑캐를 치고(戎狄是膺), 형과 서를 정벌한다(荊舒是懲),”라고 했으니, 지금(今也), 오랑캐의 법을 들어(擧夷狄之法, 而) 선왕의 가르침 위에(之先王之敎之上) 더하니(加), 얼마 뒤에는(幾何) 그 모두(其胥而) 오랑캐가 되지 않겠는가(不爲夷也).
夫所謂先王之敎者何也. 博愛之謂仁, 行而宣之之謂義, 由是而之焉之謂道, 足乎己無待於外之謂德. 其文『詩』ㆍ『書』ㆍ『易』ㆍ『春秋』, 其法禮樂刑政, 其民士農工賈, 其位君臣ㆍ父子ㆍ師友ㆍ賓主ㆍ昆弟ㆍ夫婦, 其服麻絲, 其居宮室, 其食粟米蔬果魚肉. 其爲道易明, 而其爲敎易行也. 是故以之爲己則順而從, 以之爲人則愛而公, 以之爲心則和而平, 以之爲天下國家, 無所處而不當. 是故生則得其情, 死則盡其常, 郊焉而天神假, 廟焉而人鬼饗.
이른바(夫所謂) 선왕의 가르침이란 것은(先王之敎者) 무엇인가(何也). 널리 사랑하는 것을(博愛之) 인이라 하고(謂仁), 행하여(行而) 마땅한 것을(宣之之) 의라 하고(謂義), 이것을 따라서(由是而) 가는 것을(之焉之) 도라 하고(謂道), 나에게 충분하면(足乎己) 바깥에 기대지 않는 것을(無待於外之) 덕이라 한다(謂德).
그 글이(其文) 시경과 서경, 주역, 춘추이고(『詩』ㆍ『書』ㆍ『易』ㆍ『春秋』), 그 법이(其法) 예, 악, 형, 정이고(禮樂刑政), 그 백성이(其民) 선비와 농부, 공인, 상인이고(士農工賈), 그 지위는(其位) 군신과 부자, 스승과 벗, 손님과 주인, 형과 동생, 남편과 아내이고(君臣ㆍ父子ㆍ師友ㆍ賓主ㆍ昆弟ㆍ夫婦), 그 의복은(其服) 베와 비단이고(麻絲), 그 거처는(其居) 집이고(宮室), 그 먹는 것은(其食) 곡식과 채소, 과일, 물고기와 고기다(粟米蔬果魚肉).
그 도됨은(其爲道) 쉽고 밝으며(易明, 而) 그 가르침은(其爲敎) 쉽게 행할 수 있다(易行也).
이 때문에(是故) 이것으로(以之) 자기를 다스리면(爲己則) 순조롭고 따르며(順而從), 이것으로(以之) 남을 다스리면(爲人則) 사랑하고 공정하며(愛而公), 이것으로(以之) 마음을 다스리면(爲心則) 온화하고 평화롭고(和而平), 이것으로(以之) 천하국가를 다스리면(爲天下國家), 처하여 부당한 것이 없다(無所處而不當).
이 때문에(是故) 살면(生則) 그 본성을 얻고(得其情), 죽으면(死則) 그 일상을 다하고(盡其常), 하늘에 제사 지내면(郊焉而) 천신이 오고(天神假), 조묘에 제사 지내면(廟焉而) 인귀가 흠향한다(人鬼饗).
曰: “斯道也, 何道也?” 曰: “斯吾所謂道也. 非向所謂老與佛之道也.” 堯以是傳之舜, 舜以是傳之禹, 禹以是傳之湯, 湯以是傳之文武周公, 文武周公傳之孔子, 孔子傳之孟軻, 軻之死, 不得其傳焉. 荀與揚也, 擇焉而不精, 語焉而不詳. 由周公而上, 上而爲君. 故其事行, 由周公而下, 下而爲臣. 故其說長.
말하길(曰): “이 도가(斯道也), 어떤 도인가(何道也)?”라고 했다.
말하길(曰): “이것이(斯) 내가(吾) 말하는 도이다(所謂道也). 노자와 불가가 이르는 것의 도가(所謂老與佛之道也) 아니다(非向).”라고 했다.
요임금이(堯) 이것을(以是) 순임금에게 전했고(傳之舜), 순임금이 이것을 우임금에게 전했고(舜以是傳之禹), 우임금이 이것을 탕임금에게 전했고(禹以是傳之湯), 탕임금이 이것을 문무주공에게 전했고(湯以是傳之文武周公), 문무주공이 이것을 공자에게 전했고(文武周公傳之孔子), 공자가 이것을 맹가에게 전했고(孔子傳之孟軻), 맹가가 죽고(軻之死), 그것이 전해질 수 없었다(不得其傳焉). 순자와 양웅은(荀與揚也), 택했지만(擇焉而) 정밀하지 못했고(不精), 말했지만(語焉而) 자세하지 못했다(不詳). 주공으로부터(由周公而) 위로는(上), 위에서(上而) 임금이 되었고(爲君), 그러므로(故) 그 일이 행해졌고(其事行), 주공으로부터 아래로는(由周公而下), 아래에서(下而) 신하가 되었고(爲臣), 그러므로(故) 그 말이 길어졌다(其說長).
然則如之何而可也? 曰不塞, 不流; 不止, 不行. 人其人, 火其書, 廬其居, 明先王之道以道之, 鰥寡孤獨廢疾者有養也, 其亦庶乎其可也.
그렇다면(然則) 어찌하면(如之何而) 좋은가(可也)? 막지 않으면(曰不塞), 흐르지 않고(不流); 그치게 하지 않으면(不止), 행해지지 않는다(不行). 그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고(人其人), 그 책을 불사르고(火其書), 그 거처를 집으로 만들고(廬其居), 선왕의 도를 밝혀서(明先王之道以) 인도하면(道之), 홀아비와 과부, 고아, 혼자 사는 노인, 병든 사람에게(鰥寡孤獨廢疾者) 봉양이 있을 것이고(有養也), 아마도(其) 또한(亦) 그 옳음에 가까울 것이다(庶乎其可也).
* 人其人(인기인): 도사나 승려를 다시 일반 사람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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