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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11 유령(劉伶) 주덕송(酒德頌)] 술의 덕을 칭송함

by प्रज्ञा 2024.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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劉伶, 字伯倫, 沛國人. 貌甚醜悴, 而志氣放曠, 以宇宙爲狹. 性好酒, 常携酒自隨, 使人荷鍤從之, 云: “死便埋我.” 故著此頌, 頌酒德之美也.

유령은(劉伶), 자가 백륜이고(字伯倫), 패국 사람이다(沛國人). 모습은(貌) 매우(甚) 추하고 파리했지만(醜悴, 而) 뜻과 기상은(志氣) 거리낌이 없어서(放曠, 以) 우주가(宇宙) 작다고 여겼다(爲狹). 성품이(性) 술을 좋아해서(好酒), 늘(常) 술을 휴대하고(携酒) 스스로 지녔으며(自隨), 사람들로 하여금(使人) 삽을 메고 따르게 하여(荷鍤從之), 말하길(云): “죽거든(死) 바로(便) 나를 묻어라(埋我).”라고 했다. 그러므로(故) 이 송을 지어(著此頌), 술의 덕이 아름다운 것을 노래했다(頌酒德之美也).

 

* 放曠(방광): 언행(言行)에서 거리낌이 없음.

 

有大人先生, 以天地爲一朝, 萬期爲須臾, 日月爲扃牖, 八荒爲庭衢. 

대인 선생이 있어(有大人先生), 천지개벽 이래의 시간을(以天地) 하루아침으로 삼고(爲一朝), 만 년의 세월을(萬期) 잠깐으로 여기고(爲須臾), 해와 달을(日月) 문과 창문으로 삼고(爲扃牖), 천지를(八荒) 뜰과 네거리로 여겼다(爲庭衢).

 

* 天地: 태초에 천지가 개벽하고 나서의 긴 시간

* 萬期: 만세의 긴 세월

 

行無轍跡, 居無室廬, 幕天席地, 縱意所如.

다니는데(行) 바퀴 자국이 없고(無轍跡), 머무는데(居) 집이 없고(無室廬), 하늘을 장막으로 삼고(幕天) 땅을 자리로 여겨(席地), 뜻이 가는 대로(意所如) 내버려 두었다(縱).

 

* 轍跡(철족): 수레바퀴 자국

* 縱意所如: 如는 간다는(行) 뜻으로 거리낄 것 없이 마음 가는 대로 한다는 말이다.

 

止則操巵執觚, 動則挈榼提壺, 唯酒是務, 焉知其餘.

멈추면(止則) 술잔을 잡고(操巵執觚), 움직이면(動則) 술통을 들고(挈榼) 술병을 끌고(提壺), 오직(唯) 술이(酒) 바로 힘쓰는 것이니(是務), 어찌(焉) 그 나머지를 알겠는가(知其餘).

 

有貴介公子, 搢紳處士, 聞吾風聲, 議其所以.

존귀한 공자와(貴介公子), 벼슬아치와(搢紳) 처사가(處士) 있어(有), 내 소문을 듣고서(聞吾風聲), 그 까닭을 의논한다(議其所以).

 

* 搢紳(진신): ‘홀()을 큰 띠에 꽂는다.’는 뜻으로, 모든 벼슬아치를 통틀어 이르는 말, 지위()가 높고 행동()이 점잖은 사람.

 

乃奮袂揚衿, 怒目切齒, 陳設禮法, 是非鋒起.

이에(乃) 소매를 떨치고(奮袂) 옷깃을 날리며(揚衿), 눈을 부라리고(怒目) 이를 갈며(切齒), 예법을 늘어놓아(陳設禮法), 시비가(是非) 칼날처럼 일어난다(鋒起).

 

先生於是, 方捧甖承糟, 銜盃漱醪, 奮髥踑踞, 枕麴藉糟.

선생이 이에(先生於是), 바로(方) 술단지를 들고(捧甖) 술통을 받아(承糟), 잔을 입에 물고(銜盃) 탁주로 양치질하며(漱醪), 수염을 쓰다듬고(奮髥) 다리를 쭉 뻗고 기대앉아(踑踞), 누룩을 베고(枕麴) 지게미를 깔고 누웠다(藉糟).

 

* 踑踞(기거): 두 다리를 쭉 뻗고 기대어 앉다.

 

無思無慮, 其樂陶陶. 兀然而醉, 恍爾而醒, 靜聽不聞雷霆之聲, 熟視不見泰山之形.

생각도 없고(無思) 걱정도 없고(無慮), 그 즐거움이 도도하다(其樂陶陶). 외로이(兀然而) 취했다가(醉), 어슴푸레(恍爾而) 깨었다가(醒), 조용히 들어도(靜聽) 우레 소리를 듣지 못하고(不聞雷霆之聲), 자세히 보아도(熟視) 태산의 형체를 보지 못한다(不見泰山之形).

 

* 陶陶(도도): 매우 화락()한 모양(). 말을 달리게 하는 모양().

* 兀然(올연): 홀로 외롭고 우뚝한 모양().

* 恍爾(황이): 황홀한 모양, 어슴푸레한 모양, 멍한 모양

 

不覺寒暑之切肌, 嗜慾之感情, 俯觀萬物擾擾焉, 如江漢之浮萍.

추위와 더위가(寒暑之) 피부를 절실한 것과(切肌), 즐기고 좋아하는 감정도(嗜慾之感情) 느끼지 못하고(不覺), 만물이 시끄러운 것을(萬物擾擾焉) 굽어보니(觀), 장강과 한수의 부평초 같다(如江漢之浮萍).

 

* 嗜慾(기욕): 기호()의 욕심(). 즐기고 좋아하는 욕심().

 

二豪侍側焉, 如踝蠃之螟蛉.

두 호걸이(二豪) 옆예 서 있더라도(侍側焉), 나나니벌이나 배추벌레 같구나(如踝蠃之螟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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