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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고문진보(古文眞寶) 후집 16 공치규(孔稚圭) 북산이문(北山移文)] 북산의 신령이 주옹에게 보내는 경고

by प्रज्ञा 2024.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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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稚圭, 字德璋, 會稽人. 少涉學有美譽, 仕至太子詹事. 鍾山在郡北, 其先周彦倫隱於北山, 後應詔出爲海鹽縣令. 欲却適北山, 孔生乃假山靈之意移之, 使不許再至, 故云「北山移文」, 迂齋云: “建康蔣山, 是也.”

공치규는(孔稚圭), 자가 덕장이고(字德璋), 회계 사람이다(會稽人). 어려서(少) 학문을 섭렵해(涉學) 아름다운 명예가 있었다(有美譽), 벼슬이(仕) 태자첨사에 이르렀다(至太子詹事). 종산은(鍾山) 군의 북쪽에 있고(在郡北), 그 먼저(其先) 주언륜이(周彦倫) 북산에 은거했다(隱於北山), 나중에(後) 부름에 응해(應詔) 나가서(出) 해렴 현령이 되었다(爲海鹽縣令). 북산에 가려고 하자(欲却適北山), 공생이(孔生) 이에(乃) 산령의 뜻을 빌려(假山靈之意) 이문을 지어(移之), 다시 오는 것을(再至) 허락하지 않도록 했고(使不許), 그러므로(故) 북산이문이라 했다(云「北山移文」), 우재가 이르길(迂齋云): “건강의(建康) 장산이(蔣山), 이것이다(是也).”라고 했다.

 

* 美譽(미예): 훌륭한 명예().

 

은자처럼 살려는 모습

 

鍾山之英, 草堂之靈, 馳煙驛路, 勒移山庭. 夫以耿介拔俗之標, 蕭洒出塵之想, 度白雪以方潔, 干靑雲而直上, 吾方知之矣.

종산의 정령과(鍾山之英), 초당의 신령이(草堂之靈), 안개가 역로를 달리게 해서(馳煙驛路), 산정에 공문을 새기도록 했다(勒移山庭). 무릇(夫) <은자는> 지조가 굳고 범속을 뛰어넘는 풍채와(以耿介拔俗之標), 깨끗하고 속세를 벗어난 모습으로(蕭洒出塵之想), 흰 눈을 넘어서서(度白雪以) 깨끗함을 비교하고(方潔), 청운을 능가하여(干靑雲而) 곧장 위로 올라야 하니(直上), 나는(吾) 모름지기(方) 그렇게 알고 있다(知之矣).

 

* 勒移(늑이): 勒은 '돌이나 쇠에 새긴다'는 뜻으로 각(刻)과 같다. 移는 같은 직급의 사람들이 주고받는 공문의 일종이다. 여기서는 산신령이 해염 현령에게 공문을 보낸다는 뜻이다. 

* 耿介拔俗之標: 耿介(경개)는 '지조가 굳은 모습'이고 標는 빛나고 남보다 뛰어난 사람의 겉모습, 풍채를 말한다. 

* 方潔(방결): '결백함을 비교한다'는 뜻이다. 方은 비교한다(比)는 뜻이다. 

 

若其亭亭物表, 皎皎霞外, 芥千金而不眄, 屣萬乘其如脫, 聞鳳吹於洛浦, 値薪歌於延瀨, 固亦有焉. 

그 우뚝 솟아서(其亭亭) 만물 밖에 있는 듯하고(物表), 밝은 것이(皎皎) 아득히 멀리 있는 듯하고(霞外), 천금을 하찮게 여기고(芥千金而) 돌아보지 않으며(不眄), 만승의 지위를 가벼이 보고(屣萬乘) 그 벗어던지듯 하고(其如脫), 낙포에서 봉황의 울음소리를 듣고(聞鳳吹於洛浦), <소문 선생이> 연뢰에서 나무꾼의 노래를 들은 것처럼(値薪歌於延瀨), 진실로(固) 또한(亦) 있다(有焉). 

 

* 亭亭(정정): 늙은 몸이 꾸정꾸정한 모양(), 산이 솟아 있는 모양()이 우뚝함.  

* 皎皎(교교): (달이)휘영청 밝음, 흰 빛깔이 깨끗함.

 

豈期始終參差, 蒼黃反覆, 淚翟子之悲, 慟朱公之哭, 乍廻迹以心染, 或先貞而後黷, 何其謬哉. 嗚呼, 尙生不存, 仲氏旣往, 山阿寂寥, 千載誰賞.

어찌(豈期) 시작과 끝이 가지런하지 않고(始終參差), 푸르고 누르기를 반복하고(蒼黃反覆), 묵적의 슬픔에 눈물 흘리고(淚翟子之悲), 양주의 통곡에 서러워하고(慟朱公之哭), 잠깐(乍) 발길 돌려(廻迹以) 마음이 물들었으니(心染), 혹(或) 먼저 곧았다가도(先貞) 나중에 더러워졌으니(而後黷), 어찌 그처럼 잘못했는가(何其謬哉). 아(嗚呼), 상장이 있지 않고(尙生不存), 중장통이(仲氏) 이미 갔고(旣往), 산언덕 적막하고 고요한데(山阿寂寥), 천 년을 누가 즐기겠는가(千載誰賞).

 

* 參差(참치): 길고 짧고 들쭉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아니함.

* 寂寥(적요): 적적()하고 고요함.

 

주옹의 표리부동

 

世有周子, 雋俗之士. 旣文旣博, 亦玄亦史. 然而學遁東魯, 習隱南郭, 竊吹草堂, 濫巾北岳, 誘我松桂, 欺我雲壑, 雖假容於江皐, 乃纓情於好爵.

세상에(世) 주옹이 있어(有周子), 세속에서 영특한 선비다(雋俗之士). 이미 문장이 뛰어나고(旣文) 이미 박식하니(旣博), 또한 현묘하고(亦玄) 또한 역사에 밝다(亦史). 그러나(然而) 숨은 안합의 도를 배우고(學遁東魯), 은둔한 남곽자기를 익히고(習隱南郭), 슬그머니(竊) 초당에서 피리 불고(吹草堂), 북악에서 함부로 두건을 두르고(濫巾北岳), 나(북산)의 소나무와 계수나무를 유혹하고(誘我松桂), 나의 구름과 골짜기를 속여(欺我雲壑), 비록(雖) 강고의 모습을 빌렸지만(假容於江皐), 곧(乃) 좋은 벼슬자리에 정을 얽혔다(纓情於好爵).

 

* 東魯(동로): 동로의 도인인 안합을 가리킨다.

* 好爵(호작): 좋은 벼슬자리.

 

其始至也, 將欲排巢父, 拉許由, 傲百世, 蔑王侯, 風情張日, 霜氣橫秋, 或歎幽人長往, 或怨王孫不游, 談空空於釋部, 覈玄玄於道流, 務光何足比, 涓子不能儔.

그가(其) 처음(始) 와서는(至也), 장차(將) 소부를 밀어내려 하고(欲排巢父), 허유를 물리치려 하고(拉許由), 백세에 걸쳐 오만하고(傲百世), 왕과 제후를 멸시하고(蔑王侯), 풍류의 감정이(風情) 햇빛처럼 퍼지고(張日), 서리 같은 기상이(霜氣) 가을에 비껴갔는데(橫秋), 혹(或) 은자들이 멀리 간 것을 한탄하고(歎幽人長往), 혹(或) 왕손이 노닐지 않는 것을 원망하고(怨王孫不游), 불경에서(於釋部) 공허함을 이야기하고(談空空), 도경에서(於道流) 현묘함을 탐구했으니(覈玄玄), 무광이(務光) 어찌(何) 비할 수 있고(足比), 연자가(涓子) 무리가 될 수 없었다(不能儔).

 

북산이 텅 비었네

 

及其鳴騶入谷, 鶴書赴隴, 形馳魄散, 志變神動. 爾乃眉軒席次, 袂聳筵上, 焚芰製而裂荷衣, 抗塵容而走俗狀, 風雲悽其帶憤, 石泉咽而下愴, 望林巒而有失, 顧草木而如喪.

급기야(及其) 잘 우는 말이(鳴騶) 곡에 들어오고(入谷), 학두서가(鶴書) 언덕에 다다르니(赴隴), 형체가 달려나가(形馳) 혼백이 흩어지고(魄散), 뜻이 변하여(志變) 정신이 움직인다(神動). 이내(爾乃) 눈썹이 자리에서 춤추고(眉軒席次), 옷소매 솟아(袂聳) 대자리 위로 오르고(筵上), 마름 옷 불태우고(焚芰製而) 연잎 옷 찢어버리고(裂荷衣), 속세의 얼굴 들어올리고(抗塵容而) 속된 꼴로 달리니(走俗狀), 바람과 구름이 슬퍼하고(風雲悽) 그 분노하고(其帶憤), 바위 틈 샘물이 목메어 울고(石泉咽而) 내려가며 슬퍼하니(下愴), 수풀을 보니(望林巒而) 잃은 듯하고(有失), 초목을 돌아보니(顧草木而) 잃은 듯하다(如喪).

 

* 魄散(백산): ‘혼백()이 어지러이 흩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놀라 넋을 잃음을 이르는 말.

* 焚芰製而裂荷衣: 芰製(기제)는 마름의 잎을 엮은 옷이고, 荷衣(하의)는 연잎을 엮어 만든 옷으로 모두 은자가 입는 옷이다. 

 

至其紐金章, 綰黑綬, 跨屬城之雄, 冠百里之首, 張英風於海甸, 馳妙譽於浙右, 道帙長擯, 法筵久埋. 敲扑諠囂, 犯其慮, 牒訴倥傯, 裝其懷, 琴歌旣斷, 酒賦無續, 常綢繆於結課, 每紛綸於折獄. 籠張趙於往圖, 架卓魯於前籙, 希蹤三輔豪, 馳聲九州牧.

至其紐金章, 綰黑綬, 跨屬城之雄, 冠百里之首, 張英風於海甸, 馳妙譽於浙右, 道帙長擯, 法筵久埋. 敲扑諠囂, 犯其慮, 牒訴倥傯, 裝其懷, 琴歌旣斷, 酒賦無續, 常綢繆於結課, 每紛綸於折獄. 籠張趙於往圖, 架卓魯於前籙, 希蹤三輔豪, 馳聲九州牧.

 

使其高霞孤映, 明月獨擧, 靑松落陰, 白雲誰侶. 磵戶摧絶無與歸, 石逕荒凉徒延竚. 至於還颷入幕, 寫霧出楹, 蕙帳空兮夜鶴怨, 山人去兮曉猿驚. 昔聞投簪逸海岸, 今見解蘭縛塵纓.

 

돌아오지 말아라

 

於是南獄獻嘲, 北隴騰笑, 列壑爭譏, 攢峰竦誚, 慨遊子之我欺, 悲無人以赴弔. 故其林慙無盡, 澗愧不歇, 秋桂遣風, 春蘿擺月, 騁西山之逸議, 馳東皐之素謁.

 

今乃促裝下邑, 浪栧上京, 雖情投於魏闕, 或假步於山扃. 豈可使芳杜厚顔, 薜荔無耻, 碧嶺再辱, 丹崖重滓, 塵遊躅於蕙路, 汚淥池以洗耳. 宜扃岫幌掩雲關, 斂輕霧藏鳴湍, 截來轅於谷口, 杜妄轡於郊端. 於是叢條瞋膽, 疊潁怒魄, 或飛柯以折輪, 乍低枝而掃迹, 請廻俗士駕. 爲君謝逋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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